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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는 탈락했지만, 실력이 어디 간 건 아니란다.

삼성 오존, 그리고 진에어 스텔스. 롤챔스 스프링 예선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긴 진에어 스텔스의 플레이는 매서웠다. 경기 초반, '레이더' 김항민의 갱킹으로 선취점을 내준 삼성 오존. '임프' 구승빈이 병세 악화로 참전을 할 수 없었기에, 삼성 오존의 원거리 딜러는 '데프트' 김혁규가 맡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타' 조세형과 김혁규 모두 최상급의 선수들이지만, 상대적으로 호흡을 맞출 기회가 적었던 것이 사실. 삼성 오존이 이 점을 어떻게 극복될지 주목되는 상황이었다.

조금 뒤쳐져 있었지만, 삼성 오존은 비교적 슬기롭게 경기를 풀어가고 있었다. '댄디' 최인규의 판테온이 적절한 갱킹으로 '플라이' 송용준의 미드 카르마를 처치했고, '루퍼' 장형석의 합류로 드래곤까지 가져갔다. 타워를 하나 잃기는 했지만, 어차피 언젠가는 파괴될 것이 타워. 다만 이른 타워 손실로 인한 맵 주도권의 손실은 조금 아픈 부분이었다.

하지만 진에어 스텔스가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하자 삼성 오존의 전세는 눈에 띄게 힘들어졌다. 봇 라인의 딜교환에서 이득을 취한 진에어 스텔스는 지체없이 타워를 파괴했고, 이어 미드 1차 타워까지 박살내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삼성 오존은 역습을 가해 엘리스를 처치했지만, '트레이스' 여창동의 야스오가 날아온 판테온을 녹여내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삼성 오존의 악재는 계속되었다. 드래곤이 리스폰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양 팀은 싸움에 돌입, 삼성 오존은 또 한번의 치명타를 입고 말았다. 야스오와 '캡틴잭' 강형우의 이즈리얼이 괴력을 보이며 삼성 오존의 챔피언들을 줄줄이 없애버린 것. 드래곤까지 내준 삼성 오존은 수세에 몰렸고, 탑을 습격해 두 명의 챔피언을 처치했지만, 2차 미드 타워를 밀리며 큰 이득을 보지 못했다.

진에어 스텔스의 힘은 강력한 딜러 보호력이었다. 야스오와 이즈리얼 둘 다 대포급 대미지를 보여주었지만, 몸은 갈대보다 약한 유리대포. 그 부분을 채워주는 챔피언은 카르마와 나미였다. 막대한 쉴드량을 갖춘 카르마와 다양한 외부 지원기를 보유한 나미는 진에어 스텔스의 주요 딜러들이 딜을 뿜어낼 수 있는 지지 기반이 되어주었다.

기세를 잡은 진에어 스텔스의 진격은 이어졌다. 바론을 순식간에 처치했고, 삼성 오존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다. 킬 스코어는 불과 2킬 차이지만, 양 팀의 글로벌 골드는 이미 1만골 가까이 벌어졌고, 삼성 오존은 섣불리 싸움을 걸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 오존은 문도로 백도어를 시도하며 네 명이 수비를 맡는 등,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취했지만, 진에어 스텔스는 우직하게 진격해 삼성 오존의 억제기를 하나하나 쪼개버렸다. 결국 전세를 뒤집지 못한 삼성 오존은 진에어 스텔스에게 패배하며 2세트를 내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