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송의진은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한국선수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중국을 대표하는 올스타에 미드라이너로 선출되어 미국 로스앤젤레스 땅을 밟았습니다. 송의진이 보여준 활약은 그가 왜 타국을 대표해 올스타에 뽑혔는지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송의진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LPL 리거로써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뛰는 리그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것.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그의 고백은 속에 담긴 순수함 때문에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LPL리그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송의진. 자신이 속한 리그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롤드컵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

빠르게 탈락한 뒤(웃음), 중국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으로 바로 귀국했다. 롤드컵에 떨어졌다는 슬픔 외에는 괜찮았다. 휴가동안 학교 친구들 만나 놀고 예전 kt 소속 친구들과 놀이동산에 가기도 했다. 노는 것도 힘들더라. 어제는 친구들과 뒷산에도 올라갔다. 게임은 하루에 감을 잃지 않을 정도만 하고 이번에는 계속 쉬는 데 집중했다.


Q. 롤드컵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롤드컵 첫 참여한 기분이 어떤가?

처음에 가니 전 세계에 유명한 선수들이 많았다. '엑스페케', '소아즈' 선수를 새롭게 본다니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그 외에는 전부 비슷했던 것 같다. 아마 16강 경기장이 작아서 그랬던 것 같다(웃음). 8강을 갔다면 기분이 다르지 않았을까? 경기장 크기도 비슷해서 긴장하지 않고 했다.


Q. 조은정 아나운서와의 인터뷰가 화제가 됐는데?

OGN 대기실이 있는 것을 보고 인사를 드릴 겸 자주 방문했다. OGN 관계자가 내가 자주 들르는 것을 보고 인터뷰 하고 싶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게 됐다. 조은정 아나운서를 그날 처음 본 줄 알았는데 지난 롤챔스 섬머 결승전에 봤다고 하더라. 사실 기억이 안났다(웃음). 조은정 아나운서 이쁘시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Q. 케스파에서 준 도시락도 이야깃거리다. 들어봤는가?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일단 부러웠다. 중국 팀이 도시락은 시켜주지 않았지만 우리 팀에서도 사비로 음식을 사다줘서 잘 먹었다. 한국팀이 부럽긴 했지만, 딱히 불만은 없었다. kt 선수들거 많이 빼앗아 먹었다.


Q. 롤드컵에서 중국팀이 부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강한 팀도 오랫동안 그 경기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리고 약해지는 시기는 원하는 때에 찾아오지 않는다. 우리 팀은 기복이 원래 심했고 LGD도 역시 기복이 심한 팀이다. EDG가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조금 아쉬웠다. EDG가 롤드컵 전부터 조금 하락세를 보였고 선발전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롤드컵에서는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 생활 하면서 느낀 것이 슬럼프는 어느 순간 말하지도 않는 순간에 찾아온다. 이번 대회는 운이 많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롤드컵은 선수 생활 동안 내 최고의 목표였다. 우리가 연습 열심히 해서 롤드컵에 가니 여한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롤드컵에 드러서니 욕심도 나고 8강에 오른 다른 팀을 보고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8강 경기장으로 가는 기차가 해저터널을 통과해서 간다 하여 정말 타고 싶었는데 아쉽게 떨어졌다(웃음).


Q. 중국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 자체적으로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가?

우리가 못한 점을 이야기 해주는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열심히 준비하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MSI에서 EDG가 SKT T1에 승리하면서 중국 리그가 최고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EDG, LGD, iG 모두 강한 팀이기에 잘할 거라 믿어주셨는데 실망을 많이 시켜드려 죄송스런 마음뿐이다.


Q. 앞으로 중국 팀이 국제무대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MSI때는 메타가 중국에 유리했다. 중국 선수들은 손싸움에 능숙하고 피지컬이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메타가 바뀌면서 손싸움도 중요하지만 운영도 필요해졌다. 중국팀은 앞으로 운영적인 측면을 보완해야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Q.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언어와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국적이 다른 선수들이 한 팀에 있는데 이 점은 문제가 계속 있지 않을까?

우리 팀은 중국어를 많이 쓰는 편이고 100분에 90은 대화가 가능하다. 10프로는 연기가 필요한 부분이나 뉘앙스를 전달해야 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나는 팀원들간의 연습과 지속적인 노력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의 연습이 필요하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Q. 조별 리그에서 만난 팀들이 많았다. AHQ, Fnatic, C9등 다양한 팀을 만나봤는데 미드 라인에서 누구와의 대결이 가장 재미있었나?

'페비벤'과 두 번의 대결을 벌였다. 그와 게임을 할 때는 게임 자체가 말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페비벤'과의 대결에서는 별다른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AHQ의 '웨스트도어'는 문제가 두개가 있더라(웃음). 하나는 챔프폭이 너무 좁다는 것, 다른 하나는 라인전이 많이 약하다는 점이었다. 단점도 명확했지만 장점도 명확하다. 할줄 아는 챔피언에 대해서는 그 특성을 제대로 살려서 운영할 줄 안다. 최근 메타가 라인전 메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쪽에서 힘을 받아 롤드컵에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인카네이션'과 대결해보니 아지르를 정말 잘하더라. 베이가도 했는데 베이가 자체가 피지컬이 특출나게 드러나는 챔피언이 아니다보니 별 다른 느낌은 없었다.


Q.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선수의 노력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선수마다 맞지 않는 챔피언이 있을까?

사람마다 해도 안되는 챔피언이 있는 것 같다.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보면 프로기 때문에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말할 순 없다. 노력을 굉장히 열심히 하지만 맞지 않는 챔피언이 있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밴을 하던지 아니면 될 때까지 연습하던지..

웨스트도어 선수도 다른 챔피언 연습을 안했을리 없다. 아마 계속 안맞아서 피즈, 아리, 제드 같은 챔피언을 계속 하게 된 것 같다.




Q. 안맞는 챔피언은 없었나?

나는 없었다(웃음). 연습을 하면 어느 정도 쓸 수 있더라.

팀이 메타에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운영메타, 싸움메타, 와드 시야 장악 메타등.. 싸움메타는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운영 메타로 들어가면 서포터가 더 많은 생각을 해야하고 팀과의 기민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운영을 잘하는 팀은 상대와 싸워주지 않으면서 운영을 한다. 삼성 블루는 싸움을 잘했고 삼성 화이트는 운영을 잘했다. 요즘 팀은 유리하더라도 싸움을 하지 않고 계속 차이를 벌린다. 그러다보니 상대하던 우리가 계속 말려들어갔다. 우리의 패배 요인은 이런 운영 메타에 적응하지 못한 것 때문인듯 싶다.


Q. 앞으로 중국에 돌아가면 많은 변화가 있을까?

가봐야 알겠지만 변화는 분명 있을 것 같다. 아마 엔트리 변화도 있을 것 같고 운영적인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연습도 해야할 것 같다.


Q. 예전에 인터뷰했을 때 롤드컵에서 한국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금도 변함없는가?

아니다 변했다(웃음). 내가 중국에 있지만 한국인이기 때문에 두 국가에 모두 애착이 있다. 두 나라 팀들이 모두 잘해서 다시 한번 결승해서 한중 대전이 벌어지길 바랬는데 중국 팀이 모두 탈락해서 정말 아쉬웠다. 한국 팀이 우승하는 건 좋은 소식이지만 중국 팀이 이렇게 대거 탈락한 점은 진심으로 아쉽다.


Q. 앞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가?
앞으로 중국 iG에서 계속 최선을 다해 활동할 것이다. 여러가지 대회가 있으니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