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유일의 8강 진출 팀, C9 소속의 한국인 선수 '임팩트' 정언영이 8강에 오르게 된 소감을 밝혔다.

오늘(9일, 현지시각) LoL 월드 챔피언십 8강의 마지막 티켓 두장을 두고 벌어진 D조의 경기에서 SKT T1 과 C9 은 각각 5승 1패와 3승 3패로 조 1, 2위를 차지, 시카고에서 펼쳐지는 8강행에 성공했다. 이어 치뤄진 조 추첨식을 통해 C9은 한국의 삼성 갤럭시와 8강전을 펼치게 됐으며, 승리시 결승까지 한국 팀을 만나지 않는 대진을 받았다.

아래는 그룹 스테이지가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현장에서 C9 '임팩트' 정언영과 주고 받은 일문일답이다.



Q. 우선 8강 진출을 축하한다.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이겨서 좋지만, 자력 진출이 아니라서 조금 떨떠름하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그렇게 좋은 모습을 많이 못 보여준 것 같다. 오늘 컨디션이 조금 안좋았고, 속이 약간 울렁거리더라. 또 이번주 일정은 하루에 모두 몰아서 하기도 했고, 우리 조가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날에 치뤘는데 정작 8강전은 첫날이라 연습 기간이 3일 뿐이다. 대회 운영 상 아쉬운 점도 있고,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Q.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근황을 들려달라.

뭐, 비슷하다. 프로게이머의 생활이란게 다 똑같지 않나. 그래도 여기는 연습환경이 좀 달라서, 각자의 방에서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생활하고 연습도 하다보니 환경적으로는 더 여유가 있는 것 같다.


Q. 북미 최후의, 유일의 진출 팀이 됐다. 심정이 어떤가

솔직히 TSM 이 떨어져서 무척 놀랐다. 정말 잘하는 팀인데. 일단 그나마 미국팀이 하나라도 올라와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만약 우리마저 떨어졌다면 북미 전체가 굉장히 많은 놀림을 받았을 것 같다.


Q. 북미 1시드이자 강팀으로 분류되던 TSM이 어제 탈락하는 이변을 보였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일단 바텀 라인이 본래 미국 리그에서 보여주던 것 만큼 해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게 가장 컸고, 이를테면 RNG 전에서는 바텀 라인만 잘해도 이길 수 있었던 포인트가 있었다. 그 승부 하나가 이렇게 스노우볼이 되어서 탈락할 줄은 몰랐다. 물론 RNG의 마타 형도 잘했지만, 그 경기 자체가 탑 미드 정글 등 다른 라인은 전부 우세한 상황이었는데 바텀이 포인트를 놓쳐서 한타에서 역전 당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만큼 RNG가 실수를 하게 만들어 빈틈을 잡아낸 것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Q. IMAY전이 길게 흘러갔다. 이 경기를 자평한다면

우리팀이 너무 다이브를 하려고 했다. 자꾸만 다이브하자고 하는데, 내 생각엔 이러면 안되는데... 하고 있었다. 우리가 필요한 만큼 시간을 가져가면서 맞춰가면 되었는데, 다이브에 집착해서 결국 상대에게 시간을 줬고, 빅토르 같은 챔피언은 절대 시간을 주면 안되는데 그 때문에 조금 어렵게 흘러간 것 같다. 바론 싸움 때 한끗 차이로 이긴 것 같은데, 그때는 오히려 IMAY가 더 급했던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는 내가 한 번 죽은 것도 그럴 필요가 없는 거였는데 스카너에게 죽어서 아쉽고.


Q. SKT T1의 경기 결과에 따라 진출이 결정됐는데, 지켜본 소감은? 따로 이야기는 했는지.

어차피 이길거라 생각해서, 뭔가 따로 이야기 한 것은 없었다. 워낙 잘하는 팀이고, 만에 하나 SKT T1이 져서 타이브레이커에 가더라도 그때는 거기에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 솔직히 SKT T1이 질거라는 생각은 안들더라. 1주차 때는 상혁이가 조금 욕심 부리다가 꼬인게 있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오히려 잘해줘서, 보셨다시피 리산드라가 계속 밀어내서 타워도 공짜로 먹고 그런 플레이들이 좋았다. 이즈리얼도 워낙 잘 커서, 원딜 템차이 보고 이건 끝났다 싶었다.


Q. 8강 대진, 어떻게 생각하는가?

SKT T1과 ROX 타이거즈가 속한 그룹은 솔직히 조금 짜증이 날 것 같다. EDG, RNG 까지 강팀이 다 모여서 8강, 4강 대진으로 아까운 대진표다. 오히려 저희쪽은 서로 윈-윈이라 생각하는 대진인 것 같다. 아마 4팀 모두 '우리 결승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우리 열심히 하면 결승이다! 라고. 이중에서 물론 삼성 갤럭시가 가장 전력적으로 강해서 가장 좋아할 것 같고, 그리고 반대로 우리가 삼성을 이기면 그 모든 기회를 우리가 가져가는 것이니 좋다고 생각한다. 기회를 꼭 놓치지 않겠다.


Q. 삼성 갤럭시를 상대할 텐데, 매치업인 큐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다른건 몰라도 에코를 정말 잘 쓰는 것 같다. 이번에 에코 하는걸 보고 오히려 제가 배운 부분이 많아서 놀랐다. 럼블이나 케넨 등은 비슷한 것 같다. 확실히 잘하는 선수다. 삼성 갤럭시에서는 또 크라운이 정말 잘하는 선수 같고, 주목할만 하다.


Q. 마지막 경기에서 얀센이 라이즈로 참 잘해줬다.

사실 마지막 경기에서는 우리가 이게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으니, 너 하고 싶은 것 해라 라고 했고, 그러니까 라이즈를 택해서 그렇게 갔다. 잘해주더라. 그리고 그 게임은 애초에 바텀 라인 덕에 게임이 끝나서 별 걱정은 안했다.


Q. 팬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부탁드린다.

2주차에서 1주차 때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쉬운 면이 있다. 그래도 다음 8강 때는 꼭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저도 한국 팀 응원하고 다들 한국 팀을 응원하시겠지만, 저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솔직히 북미 팀 하나 정도는 같이 올라가야 재미있지 않나(웃음).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