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종로 롤파크에서 치러진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 32일 차 일정 1경기에서는 젠지 e스포츠가 설해원 프린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설해원 프린스의 공격성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던 젠지 e스포츠였지만, 이내 리듬을 되찾고 제 힘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젠지 e스포츠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은 1세트에서 이즈리얼을 기용, 오늘도 '룰러 엔딩'으로 대표되는 슈퍼 캐리를 성공해 POG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룰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실력에 대한 그의 자부심과, 담원 게이밍에 대한 자신만의 분석을 내놓았다. '반지 원정대'라는 약간은 쑥스러운 밈에 대한 견해도 곁들였고 말이다.

다음은 젠지 e스포츠의 원거리 딜러이자 주장, '룰러' 박재혁과의 1:1 인터뷰 전문이다.




Q. 2:0 승리 축하한다. 소감 부탁한다.

어느 정도 깔끔하고 재미있던 경기를 해서 조금 만족스럽다.


Q. 1세트가 제법 팽팽한 모습도 보였다. 설해원 프린스와의 승부는 어땠으며, 어떤 점이 예상을 벗어났나?


예상을 벗어난 것은 없었다. 다만 우리의 ‘턴’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들이 어긋난 게 있었다. 어떤 곳에 줘야 할 힘을 엉뚱한 곳에 주기도 하고 말이다.


Q. 오늘 바텀 듀오인 ‘라이프’의 활약도 좋았다. 과감한 진입도 눈에 띄었는데, 듀오로서 ‘라이프’와 플레이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가?

각을 만들어주면 서로 말하지 않아도 똑같이 들어가는 서포터다. 바로 바로 생각이 맞아 행동하게 되는 그런 게 있다.


Q. 1세트에서 ‘룰러 엔딩’이 또 나오기도 했다. 오늘 스스로의 활약에 만족하는 편인가?

조금은 불만족스럽다. 1세트에서 유리한 판을 만들어놨는데, 인터뷰에서는 말할 수 없는 이유로 라인전 주도권을 날린 적도 있었다. 



Q. 꾸준한 활약으로 인해, ‘룰러’를 퍼스트팀에 걸맞는 원거리 딜러라고 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본인은 현재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솔직히 말해서, 나는 늘 내가 가장 잘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말이다. 19년도부터 전성기였다고 생각하고, 지금 역시 가장 잘 하지만 점점 더 잘하게 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재미삼아, 현재 LCK에서 원거리 딜러 랭킹 TOP 3를 매겨본다면?

(맨 위엔)물론 내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은 ‘데프트’, ‘고스트’, ‘테디’ 가 랭킹에 있다.


Q. ‘고스트’는 오래 저평가를 받아왔고, 담원 게이밍에서도 걸출한 상체 라이너들에게 평가가 약간 묻히는 경우가 많다. ‘룰러’는 ‘고스트’의 어떤 모습을 높게 평가한 것인가?

어떤 특정한 플레이가 좋다거나 인상깊게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팀에 잘 어우러져 할 일을 다 해주고, 라인전에서도 대부분 반반 이상을 해 주는 모습을 보며 확실히 잘 하는 선수라고 느꼈다.



Q. DRX가 완패한 이후, 사람들은 젠지를 담원 게이밍을 막아낼 팀으로 꼽기도 한다. 마침 다음 상대가 담원 게이밍인데, ‘룰러’가 보는 담원 게이밍은 어떤 점이 강점이고, 어떤 점이 약점으로 보이나?


담원 게이밍이 LCK 내에서 싸움을 아주 좋아하는 팀으로 꼽힌다. 다만 싸움에서 한 번 지면 흔들릴 수도 있는 팀으로 보인다. 우리와의 지난 승부에서도 그랬듯 말이다. 한 번씩 우리가 한타를 이기면 전체적인 게임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담원 게이밍이 한타를 이기면 우리도 말리는 느낌이 들겠지만, 자신감만큼은 우리 팀이 가장 좋으므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중요할 것이다.


Q. 바텀 듀오 싸움도 주목받을 것이다. ‘룰러’는 담원 게이밍과의 바텀 라인전에서 어떤 점이 승부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이나?

요즘엔 바텀 상성에 있어서 서포터의 픽이 무엇인지가 아주 중요하다. ‘라이프’가 픽 카운터를 잘 쳐줄 것이고, 플레이도 잘 할 것이라 생각해 깊이 걱정하진 않고 있다.


Q. 아직 젠지도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주장으로서 보기에, 젠지가 최상위권으로 가기 위해 젠지에서 어떤 부분이 더욱 개선되면 좋을 것 같나?

아직은 서로가 합이 안 맞는 부분들이 있다. 결승을 지나 롤드컵까진 아직 시간이 많으니, 길게 보아 팀의 합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싸움을 안 피하는 것이다.


Q. 오늘 롤드컵 정보가 공개되었다. 큰 스타디움도 사용하고, 관중 경기를 할 가능성도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많이 무섭다. 바이러스 이슈는 아주 큰 문제이기도 하고,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관중 경기는)섣부른 결정이 아닐까 우려도 된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입장에서 관중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것이 더 힘이 된다. 그래도 무섭긴 하다.


Q. 갑자기 생각났다. 요즘 들어, 이 기사 제목에 대한 생각은?


아, 이거. 못했을 때 보면 살짝 민망하다. 이겼을 때엔 아주 뿌듯한 제목이다. 좋은 원정대를 가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저희가 ‘깨꼬닥’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우와’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와’ 하는 모습만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