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대에 이르러 'OS'는 필수라고 불러도 무방한 프로그램이며, 동시에 매우 큰 시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 시장의 규모에 비해, 경쟁률은 높다고 볼 수 없다. 대적하기엔 지나치게 강한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시리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특정 제품, 혹은 지역에서 독점적으로 사용되는 OS도 존재한다. 애플의 iOS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국적 시선에서 '윈도우'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는 OS는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윈도우의 경쟁 OS는 다른 버전의 윈도우가 될 수준이니까.

하지만 이 단독주행은 생각 외로 많은 노력을 수반한다. 그저 높은 범용성과 인지도로 윈도우가 시장을 석권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기존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얼마나 잦은 업데이트가 이뤄지는지.

'윈도우10'은 윈도우의 질주에 쐐기를 박을 또 한 번의 도약이다. 물론 결과는 두고 봐야 안다. 생각 외로 부진한 결과를 보여준 '윈도우8'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의 도약인가? 아니면 단순한 수명 연장일 뿐인가? 7월 29일, 광화문 마이크로소프트 한국지사에서 '윈도우10'의 설명회가 진행되었다. 수많은 기자가 모인 컨퍼런스룸. '윈도우10'을 엿볼 좋은 기회였다.

▲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마케팅 및 오퍼레이션즈 사업본부 송규철 상무


■ 'OS'를 넘어 '플랫폼'으로

'윈도우10'이 종전의 윈도우와 다른 것. 바로 단순 OS를 넘어 '플랫폼'으로서 진화했다는 점이다. '인사이더 프리뷰'으로 명명된 시연 프로그램을 써본 이들의 감상은 "'윈도우7'과 '윈도우8.1'의 장점을 모아서 다듬은 느낌"이었지만, 사실 그 진보는 차기 프로그램이기에 당연히 이뤄져야 할 순서로 볼 수 있으리라.


윈도우10이 말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은 단순히 데스크탑에서 머무는 정도가 아닌, 태블릿, 스마트폰, 나아가 윈도우10을 지원하는 콘솔인 '엑스박스 원'과 모든 상황 및 애플리케이션이 동기화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개인에게 맞춤화된 시스템이 마련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적어도 아직, 개개인에게 PC와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은 별개의 기기다. 어느 정도 공유하는 부분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다른 기기다. '윈도우10'은 그 경계를 허물고, 모든 시스템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 '맞춤', 그리고 '다양성'

'윈도우10'은 그간 출시되었던 어떤 OS보다도 개인의 취향에 맞춰 변경할 수 있다. 안면, 지문 인식을 지원하는 보안 프로그램부터, 마음대로 편집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메뉴, 그리고 화면의 분할까지, 개인의 입맛대로 꾸밀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OS'는 정형화된 프로그램이 아닌, 운영 체제다. 개인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것 정도야 기본이라는 것이다. '윈도우10'이 보여주는 최고의 맞춤 기능은 바로 '코타나'다. 'IOS'의 '시리'와 비슷한 기능을 갖춘 음성 인식 인공지능이지만, 코타나는 꾸준히 진화하고, 발전한다. 아직 한글은 지원하지 않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기능을 간단히 살펴볼 수 있는 '액션 센터', 업무 환경에 따라 나누는 '가상 데스크탑'까지, '윈도우10'의 기능적 다양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시연 및 설명에 나선 에반젤리스트가 '이렇게까지 써야 하나?'하고 느낄 수도 있을 거라고 말하는 정도. 처음에는 손에 익지 않아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점점 숙달될수록 더욱 빠른 효율의 업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 '윈도우10'의 다양한 기능을 설명하는 사업본부 김영욱 부장

'윈도우10'의 대표적인 기능

- 코타나(Cortana): 디지털 개인비서인 코타나를 통해 개인화된 검색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 엣지(Microsoft Edge): 새로운 인터넷 브라우저인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를 통해 보다 빠르게 웹을 검색하고, 읽고, 표시하고, 공유할 수 있다.

- 엑스박스 앱(Xbox app): 엑스박스 앱이 윈도우 10에 통합되어 윈도우 10에서 엑스박스의 경험들을 누릴 수 있다. 즉, 엑스박스 원(Xbox One)에 등록된 친구, 게임, 게임 기록 등을 다양한 윈도우 10 디바이스들에서 연동해 즐길 수 있다.

- 컨티뉴엄(Continuum): 컨티뉴엄은 앱과 사용자 경험을 터치나 데스크톱 모드에 맞춰 자동으로 최적화 해준다.

- 기본 앱(Built-in apps): 사진, 지도 앱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음악 앱인 ‘그루브(Groove)’와 ‘영화 및 TV(Movies & TV)’ 앱이 기본 앱으로 포함돼 있다. 원드라이브(OneDrive)와 함께 활용하면 모든 디바이스 간 파일을 쉽게 공유하고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 폰 컴패니언 앱(Microsoft Phone Companion app, 휴대폰 도우미): 폰 컴패니언 앱으로 윈도우 10 디바이스에서 아이폰, 안드로이드, 윈도우 폰의 사진 및 파일 이동 등을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다.

- 오피스 모바일(Office Mobile) 앱: 새롭게 출시된 윈도우 10 태블릿용 오피스 모바일 앱을 오늘부터 윈도우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어디서나 이동하면서도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앱은 소형 태블릿에서도 기존과 동일한 오피스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며, 터치에 최적화되었다.

또한 윈도우 10에는 필요할 때 언제나 디지털 노트 필기를 할 수 있도록 원노트 앱이 기본 탑재되었다. 추후 출시될 오피스 2016(Office 2016) 데스크톱 앱은 전문적인 문서 및 콘텐츠 작업 용으로, 풍성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피스 2016 데스크톱 앱은 키보드 및 마우스로 보다 정밀하게 작업하는 용도로, 넓은 사이즈 스크린의 PC나 노트북, 서피스 프로와 같은 2-in-1 디바이스에도 최적화 될 예정이다.


■ '익숙함' 속의 '참신함'.

앞서 이야기했듯, 새로운 운영 체제는 항상 '익숙함'과 '새로움'의 줄다리기를 이어간다. '윈도우7'이후,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윈도우8'과 '윈도우8.1'이 등장했지만, '윈도우7'이 더 널리 쓰이고 있는 이유는 급격하게 변해버린 시스템 디자인 탓이 크다. 호환성과 실질적 효율성을 떠나서, 조작 자체가 불편하고 익숙지 않다면 널리 퍼지기 어렵다. '편함'과 '직관성'이 필요한 운영 체제가 불편하다면 외면받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윈도우10'은 그 모두를 잡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히 드러났다. 왼쪽 아래에 위치한 시작 메뉴는 '윈도우7'의 그것과 비슷하지만, 시작 메뉴를 눌렀을 때 펼쳐지는 액션 메뉴는 '윈도우8'과 굉장히 흡사하다. 양쪽의 장점을 쏙쏙 넣어놨다.

▲ 기존 윈도우 사용하던 유저라면 무리 없이 적응 가능

이 점이 새로운 OS인 '윈도우10'에 대한 접근성을 대폭 늘렸다. OS를 바꾼다는 것은, 개인이 그 OS에 맞춰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말인즉, 새롭게 변경된 시스템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윈도우10'은 기존 윈도우 버전의 장점을 취합해 적용했다. '윈도우7'을 사용하던 사용자나 '윈도우8.1'을 쓰던 사용자 모두 별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는 것.

동시에 기존의 기능을 확대하고, 새로운 편의 기능을 대거 탑재함으로써 참신함을 담았다. '익숙함 속의 참신함'이란 표어는 이렇게 완성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한 '윈도우10' 설명회는 오래 진행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
윈도우10'에 확신을 품고 있었고, 새로운 OS의 중심이 될 것이란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아직 검증의 단계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사이더 프리뷰'등을 통해 '윈도우10'을 체험한 사용자들은 많지만, 모든 프로그램과 시스템 간의 호환성이 검증된 것 또한 아니다. 모든 결과는 두고 보아야 알 것이다. 오랜 기간 OS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앞으로 몇 년간, 끊이지 않고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