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0순위 우승 후보, 담원 기아에게 '강하다' 이외의 어울리는 형용사가 있을까. 2020 KeSPA컵에서 당연하다는 듯 우승을 차지한 담원 기아는 2021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2연속 LCK 우승 기록을 노린다.

담원 기아가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세계 최강의 상체와 다재다능한 봇 듀오의 조화, LoL에 모든 것을 건 선수들의 탄탄한 기본기, 약점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팀 호흡과 운영. 그 어떤 대륙의 어느 팀이라도 담원 기아의 성벽 앞에선 무릎 꿇어야 했다.

그러나 2021 시즌을 앞두고 담원 기아의 색깔을 대표하던 '너구리' 장하권이 팀을 떠나며 어느 정도의 전력 약화가 예고됐다. 직진밖에 모르던 진성 탑 라이너에서 팀의 승리를 이끄는 완전체가 된 '너구리'를 대체할 탑 라이너는 그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너구리'의 빈자리를 채운 건 '칸' 김동하다. '너구리'가 걸어온 길을 먼저 걸었던 거물 탑 라이너지만, 올해로 스물일곱이 된 '칸'에게 찬란했던 전성기 시절의 경기력을 기대하긴 어렵다. 또한 개인 기량을 떠나 '칸'에겐 '너구리'가 담원 기아의 다른 선수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쌓아온 내공이 없다. 실제로 최근 스크림에서 담원 기아를 상대한 팀의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탑 라인에서의 부담감이 덜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원 기아가 현재 LCK의 최강 팀이란 사실엔 이견이 없다. '너구리'의 퍼포먼스를 완벽히 재현할 수 없을 뿐, '칸'은 여전히 최상급 탑 라이너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젊음의 패기로 최전방에서 적들과 싸워왔다면 이젠 베테랑의 노련함으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020 KeSPA컵에서도 '칸'은 탱커, 브루저, 암살자 등 다양한 챔피언을 소화하며 다른 선수들의 뒤를 든든히 받쳤고, 담원 기아의 첫 KeSPA컵 우승에 일조했다.


또한 기존 팀원들과 금세 융화되어 호흡도 꽤 좋은 모양새다. "내 정신 연령은 아직 10대에 머물러 있다"고 이야기한 '칸'에게 권위 의식이란 찾아볼 수 없으며 나이 차이가 꽤 나는 기존 팀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선수 간 마찰이 전혀 없는 것도 담원 기아의 강점 중 하나였는데, 탑 라이너 교체 이후로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편, 한계를 모르고 계속해서 성장한 '캐니언' 김건부는 이제 대체 불가능한 세계 최고의 정글러가 됐다. LCK의 정글러는 '캐니언'과 그 외로 나뉜다는 극단적인 의견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메타까지 정글러에게 활짝 웃어주고 있기 때문에 2021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는 얼마나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할 정도다.

담원 기아는 강하다. '너구리'를 떠나보내며 필연적으로 덜 강해졌지만, 아직 다른 팀들보다는 훨씬 더 강하다. 3판 2선승제인 정규 시즌과 5판 3선승제인 플레이오프에서 그들이 패배하는 그림은 상상조차 쉽지 않다. 더군다나 거의 모든 팀이 리빌딩을 마친 상황이기에, 담원 기아의 선전과 연승 행진 여부에 더욱 많은 기대가 모인다.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1라운드, 담원 기아 경기 일정

1월 15일 VS T1
1월 17일 VS 농심 레드포스
1월 21일 VS 프레딧 브리온
1월 23일 VS 아프리카 프릭스
1월 27일 VS 젠지
1월 29일 VS 한화생명e스포츠
2월 5일 VS 리브 샌드박스
2월 7일 VS DRX
2월 17일 VS kt 롤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