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플랭크가 17일에만 두 번 출전해서 모두 패배했다. 현재 2승 9패로 깊게 추락한 상태다. 심지어 2승 중 하나는 리그 1위 DWG KIA의 '칸' 김동하가 만들어낸 것이다. 적군을 향한 폭탄인지, 아군도 밟을 수 있는 지뢰인지 헷갈리는 상황이다.

갱플랭크는 나르를 상대로 가장 많이 등장했고, 레넥톤을 대처하기 위해서도 종종 사용됐다. 후픽으로 등장하는 친구인데, 효과적이었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다. 나르에 2승 5패를 당했으며, 레넥톤에겐 3패로 전패를 거두고 있다. 완전 '꽝'이었다.

경기 내에서라도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모르겠다. 갱플랭크는 나르 상대로 초반과 후반에 꽤 효과적인 픽이라고 알려져 있다. 강승현 해설은 "나르가 판금 장화를 구비하기 전 시간대와 갱플랭크가 다수의 코어 아이템을 뽑았을 때가 갱플랭크가 주도권을 잡는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대회 양상은 예정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일단 초반 이점을 통해 스노우 볼이 굴리지 못했다. 정작 지표를 보니 15분 CS 격차에서 나르가 +6개로 앞서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후반에는 어땠을까. 이는 경기 내용을 살펴봐야 하는데, 갱플랭크가 아이템이 충분히 나온 시점에는 부실한 탱킹력 탓에 사이드를 휘젓기 어려웠다. 대부분 상대의 협공을 감당하지 못했다.

▲ 출처 : gol.gg

한타 영향력도 애매했다. 전성기 시절 갱플랭크는 화약 폭발 한 방으로 한타 전황을 바꿔버렸지만, 대미지 감소의 여파가 큰 탓에 이 또한 예전만 못하다. 그렇다면 여러 번 적중시켜야만 하는데, 갱플랭크 화약통을 그렇게 맞아주는 팀은 거의 없다. 엄청난 숙련자가 사용하는 갱플랭크라면 모를까.

한 관계자는 "스크림에서는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회에서는 대규모 한타가 중요할 때가 많은데, 갱플랭크가 조합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나 싶다"고 의견을 건넸다. 또한, 강승현 해설은 갱플랭크를 "궁극기가 거의 전부인 챔피언"이라며 단점을 꼬집기도 했다.

'기인' 김기인은 역시 딱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건 아니다. 지난 1월 29일 인터뷰에서 "갱플랭크 자체가 워낙 초반 교전에 약하고, 한타 난이도 역시 높다. 요새 메타와 반대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그나마 후픽으로는 뽑을 만한 것 같긴 한데 잘 모르겠다"고 답한 바 있다.

물론 희망은 있다. 해외에서 보여주는 결과는 딴판이기 때문이다. LPL 갱플랭크는 최근 3연패를 당했음에도 9승 4패로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LEC서는 많은 경기에 출전한 것은 아니나, 2승 1패로 역시 효과를 드러냈다. 리그의 성격에 따른 승률 차이일 수도 있겠으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측면이다.

처참한 성적의 챔피언들은 두 가지 상황을 겪는다. 아예 사장되거나, 점점 인식을 바꾸어 반등한다. 갱플랭크는 어떤 쪽에 속하게 될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