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 예전 인터뷰 굴욕샷 재등장!

학창시절, 반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다 함께 친구가 된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 책 사이에 만화책이나 판타지 소설을 끼워 넣어 몰래 읽는 친구.

반에는 꼭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 대화를 많이 안 해봤어도 괜히 친근한 친구가 있다. 주변 아이들을 웃게 하고 조금 망가져도 친구들이 웃어주면 자신은 괜찮은 친구.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진 않아도 언제나 즐겁고 앞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친구. 오늘 만나볼 친구는 올겨울 크리스마스를 맞아 잭스를 하고 싶은 '강퀴' 강승현이다.

강승현은 MVP에서 탑 라이너로 LoL 씬에 데뷔했다. 이후 해설가로 전향하여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는 설명과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모습, 이마를 탁치는 유머를 구사하며 팬들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됐다. 또한, 예능방송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방송인으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화제가 된 후야 타이거즈. 절친한 친구인 감독 정노철과 함께 못다 한 꿈을 이루기 위해 코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강승현을 만나 만담에 가까운 즐겁고 유쾌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Q. 팬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2년 반 만에 인터뷰로 팬들에게 인사드린다. 코치 겸 '엔터테이너'로 활동하게 된 강승현이다. 방송 일과 후야 타이거즈의 코치를 병행하게 되면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사실, 코치 역할에 관심이 많진 않았지만 엔터테이너로 방송 일을 병행해도 된다는 제의를 받았다. 또한, 친분이 있는 후야 타이거즈의 정감독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프로게이머 때 못 이룬 꿈을 함께 해보자는 '로망'을 가지고 코치를 시작하게 됐다. 정감독과 강코치.


Q. 리그 해설은 더는 하지 않는가?

후야 타이거즈의 코치로서 팀에 집중하기 위해 해설일은 병행하지 못하게 됐다. 함께한 형들과 호흡이 잘 맞아 편하고 즐겁게 방송했는데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 많이 아쉽다. 코치가 되었다는 소식에 형들이 축하해줘 고마웠다.


Q. 프로게이머로서 데뷔했고 해설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제 코치로 데뷔하는 데 지금까지 삶을 돌이켜보면 어떤가?

프로게이머일 때의 삶은 황혼처럼 어두웠다. '까만안경'을 쓴 것처럼 어두운 삶이었는데 해설가를 하면서 광명이 찾아왔다. 내 적성에도 맞았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보다 재밌을 만큼 즐겁게 일했다. 그러다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 아직 못 이룬 꿈이 생각났고 엔터테이너로서 방송도 병행할 수 있어 거절할 수 없는 좋은 조건이었다.

▲ 황혼처럼 어두웠던 프로게이머 시절

Q. 선수와 해설자로 자신을 평가한다면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나?

질문이 너무 잔인하다. 못한 거 뻔히 알면서. 선수로서는 10점을 주고 싶다. 실력점수 2점. 예능점수 8점. 그리고 해설가 점수는 7점을 주고 싶다.


Q. 해설가 점수가 7점인 이유가 뭔가?

해설가로 활동하면서 아쉽게 느낀 부분이 많다. '딕션'이 좋지 않은 것. 표현력이 부족한 것. 그리고 해설가로서 지나치게 솔직한 점. 해설가는 자신을 포장할 줄 알아야 하고 몰라도 모른다고 표현하면 안 된다. 처음 해설가로 경기를 중계할 당시 나는 탑 라인 선수였는데 양 팀의 바텀라인전 흐름을 묻는 말에 모른다고 말했다. 모르니까. 내가 좀 더 슬기로웠다면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했을 것이다.


Q. 코치 역할을 잘해낼 수 있을까?

아직 해보지 않은 분야라서 걱정은 된다. 프로게이머를 할 당시엔 절망적인 시야로 문제가 됐다. 이후 해설을 하다 보니 판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정감독은 밴픽전략을 맡고 나는 경기 흐름과 선수들의 피지컬 문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열심히 할 것이다. 아! 그리고 선수들의 멘탈도 관리할 예정이다.


Q. 본인 멘탈은 약하면서 선수 멘탈을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것인가?

멘탈이 약한 것과 선수들의 멘탈을 관리하는 것은 다른 측면의 일이다.

▲ MVP 블루 시절을 함께보낸 정감독과 강코치

Q. 고등학교 때에는 어떤 학생이었나?

흔한 학생이었다. 잘 자고 적당히 수업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가는 게임 잘하고 웃기는 친구. 원래는 게임만 잘하는 친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을 웃기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나 스스로는 내가 치는 드립이 웃기진 않는다. 리액션이 좋은 편일 뿐. 그냥 말을 하다가 친구들이 웃을 때 '아! 이게 재밌구나!' 하면서 더 하는 편이다.


Q. 후야 타이거즈에서 개인적으로 스프링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일 것 같은 선수가 있다면?

'스멥' 송경호 선수. 송경호는 피지컬이 좋은 선수다. 팀과 잘 융화되면 더욱더 빛날 선수다. 해설할 당시 스멥선수에 대해 관심 어린 비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부분에 상처를 받은 것 같아 나를 조금 무서워한다.


Q. 감독과 코치 모두 선수들과 친분이 많고 나이 차가 크게 나지 않는다. 분위기를 쇄신이 필요할 때 힘들지 않을까?

그 부분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아버지와 같이 선수들에게 충고를 해주는 역할은 정감독이 할 것이고 나는 어머니와 같이 따듯한 조언과 사랑을 줄 예정이다.


Q. 어머니보다 아버지 역할이 더욱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역할이 잘못 배정된 것은 아닌가?

외모는 강직한 편이지만 내가 마~음이 약해소~ 선수들에게 쓴 말을 하지 못한다. 군대 다닐 때에도 그런 이유로 선임들에게 많이 혼났다.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랑의 마음으로 보듬어 줄 예정이다.


Q. 자신이 코치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후야 타이거즈는 이번 시즌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들이 많고 후야가 다크호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우리는 신생팀이다. 그래서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을 수는 없고 소박하게 정규 시즌 2,3위를 바라보고 있다. 그래야 다음 시즌 우승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Q. 크리스마스에 잭스할 것인가?

여자친구가 있어서 크리스마스에 데이트하느라 LoL 못할 것 같다.


Q. 여자친구 있다고? 진심?

있다. 기자님 없나?


Q. ...없다. 크리스마스에 집에서 혼자 잭스할 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먼저 팬분들에게는 선수일 때 비틀린 애정도 고마웠고 해설일 때 응원도 고마웠다. 이번에 정감독과 함께 로망을 쫓아 코치로 일하게 됐다. 선수로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저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 주시길 부탁한다. 그리고 보고 있나! 헤르메스? 군대 있을 텐데 제설작업 열심히 하고 올해 최고의 한파인데 몸 조심히 생활 잘해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