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션' 강찬용과 '벵기' 배성웅, '블랭크' 강선구의 정글 스타일은 어떻게 다를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시즌 6 결승전이 얼마 남지 않았다. SKT T1과 삼성 갤럭시가 맞붙는 가운데, 양 팀의 정글러 세 명은 스타일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보통 알고 있는 것이 '앰비션' 강찬용은 캐리형, '벵기' 배성웅과 '블랭크' 강선구는 커버형 정글러라는 것. 그렇다면 실제 지표를 통해 알아본 이들의 성향은 어떨까?

정글러가 캐리형인지 커버형인지 아니면 다른 스타일인지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CS 수급량이다. 캐리형 정글러는 초중반에 다져놓은 성장 기반을 발판으로 후반에 캐리력을 뽐내야 한다. 따라서 그들은 초중반에 갱킹을 최소화하면서 정글링에 집중한다. 당연히 그렇지 않은 정글러보다 CS 수급량에서 차이를 보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보통 캐리형 정글러와 성장형 정글러는 궤를 같이 한다.

▲ '앰비션'의 그룹 스테이지(좌), 토너먼트(우) 기록

'앰비션' 강찬용은 자신에 대한 평가답게 높은 CS 수급량을 보였다. 분당 CS 수급에서 그룹 스테이지와 토너먼트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전체 CS 수급량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반면, 킬 관여율은 그룹 스테이지와 토너먼트 모두 하위권을 맴돌았다.

단순히 이렇게만 놓고 봐도 강찬용의 플레이 스타일이 그려진다. 초중반 라인전 단계에서는 불필요한 동선이나 무리한 갱킹을 최소화하고 성장에 집중한다. 따라서 라이너들 간 라인전 힘싸움에서 킬 포인트가 발생할 때 강찬용이 관여하는 부분은 매우 적다. 그리고 중후반 이후에 팀원들과 함께 상대를 힘으로 밀어낸다.

▲ '벵기-블랭크'의 그룹 스테이지(좌)와 토너먼트(우) 기록

'벵기' 배성웅과 '블랭크' 강선구는 '앰비션' 강찬용과 스타일이 조금 달랐다. 수치 상으로도 그렇다. 그들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분당 CS 4.2, 토너먼트에서는 4.4의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토너먼트만 놓고 봤을 때 강찬용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진 않지만, 전체 CS 수급량을 보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킬 관여율에서 두 정글러 모두 강찬용을 상회했다.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던 그룹 스테이지에서의 배성웅을 제외하면 말이다. 토너먼트에서는 SKT T1의 두 정글러가 강찬용의 킬 관여율을 압도했다.

이처럼 결승에 임하는 양 팀의 정글러 사이에는 뚜렷한 스타일 차이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는 팀 전체 운영과도 맞물린다. 삼성 갤럭시는 '앰비션' 강찬용이 초중반 성장에 집중할 동안 최대한 든든하게 버티고, 중반 이후에는 잘 성장한 강찬용과 함께 분위기를 주도한다. SKT T1은 두 명의 정글러에게 초반부터 라인 영향력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이에 따라 '벵기' 배성웅과 '블랭크' 강선구는 시야 장악과 갱킹, 커버 등 라인 영향력 측면에 초점을 둔 플레이를 자주 보였다. 그만큼 CS 수급량은 당연히 떨어진다.

'앰비션' 강찬용의 무난한 성장, '벵기' 배성웅 혹은 '블랭크' 강선구의 영향력. 확 다른 스타일을 구사하는 두 팀의 정글러가 결승에서 만난다. 이들이 기록한 수치로 살펴본 스타일 차이를 집중적으로 보는 것도 결승전을 바라보는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