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서 승리의 지표로 판단할 수 있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직접적인 성장 격차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는 '골드와 레벨의 격차'가 있는데, 이는 CS 수급량이나 타워의 철거량, 킬 스코어 등과 연결된다. 이렇게 상대와의 격차를 벌리는 것은 승리 공식의 첫 번째 관문이다.

승리하는 팀들은 성장 격차를 바탕으로 유리한 고지를 내주지 않고, 계속해서 이득을 취하는 방법으로 승리를 가져오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격차는 후반으로 갈수록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자주 등장한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불리함의 원인이 되던 성장 격차도 게임 시간이 길어지면 메꿔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후반으로 흘러간 경기에선 큰 오브젝트나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교전이 분기점이 되곤 하는데, 이러한 교전이나 오브젝트의 중심 '바론'을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바론은 현재 메타에서 엄청난 가치가 있는 오브젝트인데, 강력한 버프가 핵심이다. 바론 버프는 챔피언 능력치 향상뿐 아니라, 공성 능력을 대폭 향상시켜주는 데, 공성 능력 향상은 타워 철거로 연결되고, 타워 철거는 곧 상대와의 성장 격차를 벌리고 넥서스로 가는 공격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론은 경기 후반, 최대의 변수를 가져다주는 오브젝트로 자리 잡았다. 유리함을 더욱 유리하게 하고, 불리한 전황도 극복할 수 있는 바론 버프를 획득하기 위해 많은 챔피언이 피를 흘렸다. 바론은 에픽 몬스터로 상당히 강력하기에 사냥 시 많은 리스크를 동반한다. 많은 팀들이 바론 때문에 웃고, 울었는데, 이번 시즌에서는 바론을 안전하게 챙기며 승기를 굳히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 바론 전략의 핵심 인력인 라이즈와 탈리야!



■ 완벽한 바론 버스트를 가능하게 한 라이즈의 '공간 왜곡'!

롤챔스 스프링 39일차 1경기, 삼성과 SKT T1의 1세트에서 삼성은 '하루' 강민승의 그레이브즈를 필두로 정글 주도권을 꽉 잡으며 게임을 수월하게 풀어갔다. 삼성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SKT T1은 쉽게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SKT T1은 불리한 전황을 뒤집기 위해 '싸움'으로 해답을 찾았다. 계속되는 한타에서 SKT T1이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며, 삼성의 진격을 막는 데 성공했고, 게임을 후반으로 이어졌다.

SKT는 이미 몸집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삼성은 사전에 변수를 차단했다. 두 번째 바론을 시도하기 위한 밑 작업을 진행했는데, 상대 레드 정글의 시야를 단숨에 장악했고, 억제기가 밀려있던 미드 라인에 미니언을 끌고 오며 압박을 넣었다. SKT T1이 라인 정리와 여차하면 열릴 싸움에 대비해 미드 라인에 집결했을 때 삼성이 움직였다.


▲ 상대에 압박을 넣고 공간 왜곡을 통해 바론으로 이동하는 삼성!
(자료 출처 : OGN)


미드에 호출된 SKT T1의 맴버를 본 삼성이 라이즈의 '공간 왜곡'을 활용해 바론 둥지 안으로 이동했고, 바론을 안전하게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대지의 드래곤 덕에 삼성이 바론 사냥에 걸린 시간은 불과 7초. 깔끔하게 두 번째 바론을 챙긴 삼성이 승기를 굳혔다.

삼성은 시야 장악과 라인 압박으로 상대를 바론으로부터 멀리 떨어트렸고, 자신들은 단체 이동이 가능한 라이즈의 '공간 왜곡'을 통해 순식간에 바론 둥지로 진입하며 바론 버스트를 한 전략이다. 바론은 상대 정글러가 살아 있을 경우, 스틸이나 싸움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하면 5:5 싸움이라고 봐도 무방하기에 변수를 사전에 차단해 안전하게 바론을 챙긴 것이다. 이러한 장면은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데, 라이즈를 잡은 팀에서 게임을 유리하게 끌어갔을 때, 안전하게 바론을 챙길 수 있는 전략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 '공간 왜곡'을 이용해 두 번째 바론 역시 깔끔하게 챙기는 삼성!
(영상 출처 : OGN)



■ 한치의 변수도 허용하지 않는 탈리야의 장벽 메타!

다음으로 롤챔스 스프링 35일차 2경기, 락스 타이거즈와 아프리카의 2세트에선 '미키' 손영민의 탈리야가 슈퍼 플레이를 펼치며 게임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갔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추격이 매서웠는데, 실제로 주도권은 락스에 있었지만, 글로벌 골드 격차나 레벨에선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게임의 분기점이 된 것 역시 바론이었다. 미키의 탈리야가 미드에 거센 압박을 넣으며, 나머지 4명의 선수가 바론 버스트를 강행했다. 아프리카의 정글러인 '스피릿' 이다윤은 상대적으로 바론과 위치가 가까웠는데, 이는 락스 입장에서 충분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었다.

눈치를 챈 아프리카가 곧바로 바론을 향해 움직였는데, 아프리카의 움직임을 포착한 미키의 탈리야가 궁극기를 이용해 바론으로 오는 진입로를 완전히 차단했다. 락스의 나머지 4명은 바론 버스트를 계속했고, 미키의 탈리야는 장벽 건너편에 있는 정글인 그레이브즈를 마크했고 안전하게 바론을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 장벽을 활용해 상대의 진입을 완전히 차단한 멋진 장면이었다.


▲ 상대의 진입을 완벽하게 차단한 '바위술사의 벽'
(자료 출처 : OGN)


탈리야의 궁극기인 '바위술사의 벽'의 지속 시간은 각 레벨 구간별로 6/7/8초 동안 유지할 수 있는데, 이 지속 시간은 변수를 차단하고 안전하게 바론을 먹는 데 충분한 시간이다. 이렇게 궁극기를 활용한 안전한 바론 버스트를 두 번이나 성공한 락스가 모든 지표에서 격차를 크게 벌리면서 승리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 바위술사의 벽 지속 시간은 상대의 진입을 차단하기에 충분하다


이렇게 챔피언의 특색을 이용한 전략은 기존, 바론의 높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이즈나 탈리야를 조합한 팀에서는 언제든 저러한 바론 버스트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잘 다루는 팀에겐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대처법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생각나는 수단으로는 '바드' 정도가 떠오른다.

위의 바론 버스트 전략은 '상대가 진입하는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거리를 벌려 시간을 버는 방법'인데, 바드의 궁극기인 '운명의 소용돌이'와 '신비한 차원문'은 이러한 시간 공백을 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운명의 소용돌이는 강제로 시간을 지연시킬 수 있고, 신비한 차원문은 지형의 제약을 해소해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바드가 서포터 메타와는 어울리지 않고 한 가지 전략만을 생각한 바드 픽이 등장할 확률은 낮을 것이다.

▲ 위의 바론 버스트 전략에 일격을 날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