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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로 말하는 그들, 취재 기자의 1주일


약 1년 전. 동료 사진 기자가 '사진 기자의 감성노트 : 1년간의 LoL 현장을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던 적이 있다. 자신이 사진 기자로 활동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해 풀어낸, 일종의 일기 형식의 기사였다. 항상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생소하다고 느꼈던 사진 기자의 삶에 대해 조금은 엿볼 수 있었던 기사였다.

생각해보니 e스포츠 취재 기자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 항상 팬들의 눈에 띄는 프로게이머와 출연진과 달리 e스포츠 취재 기자는 언제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묵묵하게 e스포츠의 각종 소식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물론, 매번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기에 사진 기자만큼의 감성을 풀어내긴 힘들다. 또 취재 기자와 감성은 워낙 맞지 않기도 하다.

요약하면 일기는 쓰고 싶은데 감성은 꽤 메말랐다. 그래서 준비했다. 평소 e스포츠 기자는 어떤 과정을 통해서 업무를 진행하고 기사를 작성할까? 시시콜콜하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지만, 그래도 알고 보면 흥미로운 e스포츠 기자의 1주일을 소개한다.



1. 일상 업무

모든 회사가 그러하듯 e스포츠 매체들도 1주일에 한 번씩 팀 회의를 진행한다. 매체 별로 내용의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e스포츠 대회 일정을 분배하고 준비 중인 기사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이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 회의를 진행하는 e스포츠팀

일정 회의는 말 그대로 일정을 분담하는 과정이 주를 이룬다. 진행 중인 혹은 곧 개막하는 e스포츠 대회가 어떤 날에 진행되는지 확인하고, 본인이 현장 취재 가능한 일정을 맡아 소화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절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시기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보통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도타2, 피파 온라인3, 카트라이더,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서든어택, 월드 오브 탱크, 블레이드&소울, 사이퍼즈, 던전&파이터, 철권7 등등. 정말 많은 종목의 대회가 진행된다. 여기에 가끔 열리는 국제무대까지.

서로의 개인 일정, 그러니까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가족 행사 등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최대한 반영해주고, 서로 양보해주고, 때로는 누군가 희생(?)하면서. 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일정 분배가 이루어진다.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훈훈하다. 물론, 후배 기자들의 생각은 잘 모르겠다.

▲ 사무실에서의 업무는 각종 기사 작성과 모니터링, 사이트 관리다.

회의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e스포츠 기자의 삶이 시작된다. 특별한 건 없다. 계획했던 기획기사들을 작성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각종 커뮤니티와 프로게임단 혹은 프로게이머의 SNS 계정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시간으로 메일 계정에 들어오는 보도자료도 처리하고, 사이트도 관리하지만 대부분 기사 작성과 모니터링으로 시간을 보낸다.

모니터링이라. 쉽게 생각하면 그냥 사이트를 몇 군데 옮겨 다니며 새로 고침이나 누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자에게는 정확도와 더불어 속도가 생명이다. 이슈가 떠오르자마자, 어딘가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자마자, 프로게이머가 SNS에 글을 게시하자마자 빠르게 확인하고 판단해 기사화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빠른 기사화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하다. 그래도 이게 일인데 어찌하랴. 최대한 열심히 해야지.

그러다 보니 화면에 항상 띄워 놓는 사이트 개수만 해도 정말 많다. 사진으로 남겨놓고 다시 보니 정말 정신없이 일하는 것만 같다. 보도자료는 계속 들어오지, 공식 발표는 언제 날지 모르지, 회의 때 이야기했던 기획기사들도 작성해야 하고. 기자 일을 시작한 지 3년 차로 접어들어 지금은 이런 일이 매우 익숙하지만, 수습기자였던 시절에는 정말 정신없다고 느꼈던 기억이 난다.

▲ 업무용 단체 대화창이 저렇게 많다. 여기에 개인끼리 의견을 공유하는 대화창도 다수 존재한다.

팀원들 그리고 회사 동료 기자들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는 메신저도 항상 울린다. 기자는 사무실에만 앉아 있을 수 없다 보니 얼굴을 마주 보고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 그래서 메신저 알림이 계속 울려 대는 핸드폰 배터리는 매번 남아나질 않는다.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어 두면 누군가 계속 방귀를 뀌는 것 같은 소리가 계속 울리는데, 알고 보면 내 핸드폰 메신저 알림이 울리는 진동 소리다.

▲ 기자의 주업무는 역시 기사 작성. 항상 두 손은 키보드 위에 올라가 있다.

기사 작성은 모니터링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모니터링을 통해 이슈를 체크해 짧은 기사를 작성하거나 메일함에 도착하는 보도자료를 처리하는 업무. 그리고 꽤 오랜 취재 활동과 평소 본인의 생각을 토대로 몇 문단이 넘어가는 기획 기사 등을 작성하는 업무.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뉜다.

기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본인 같은 경우 기획 기사 작성에 몇 가지 정형화된 과정이 있다.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은 역시 '무엇을 작성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이 기사를 통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그 주제가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탈락한 주제는 기사화되지 않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고뇌의 과정을 한 번 더 겪는다.

알맞은 주제를 정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기사를 작성하기에 앞서 전반적인 틀을 잡는 작업에 들어간다. 학교나 글짓기 학원에서 항상 배우는 '개요 작성'의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서론과 본론, 결론에 들어갈 내용을 간단히 적어두는 바로 그것 말이다. 연차가 쌓이면서 주제를 떠올리면 저절로 개요가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그래도 생각을 정리하는 겸 해서 개요를 항상 적어놓고 기사를 작성하는 편이다.

이제 판은 다 깔렸다. 본격적으로 기획 기사를 작성하면 된다. 기획 기사를 작성하는 업무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모든 기사가 탈고 과정을 거치지만, 기획 기사는 특히 더 그렇다. 분량이 어느 정도 있는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이다. 계속 내가 무엇을 쓰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본래 기획 의도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되거나 표현이 어색한 부분은 없는지 판단해야 한다.

만약 그러한 부분이 있다면 쓰는 도중에 혹은 처음으로 기획 기사를 완성한 직후, 자신이 작성한 기사를 정독하는 과정이 필수다. 신입 기자가 팀에 들어올 때마다 기본적인 기사 작성 방법을 가르치는 역할을 수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항상 "작성한 기사는 꼭 소리 내서 읽어보라"고 강조한다. 그렇게 하면 눈으로 읽었을 때보다 오타나 어색한 표현 등을 더욱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인이 수습기자 시절에도 그렇게 배웠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긴 글을 작성하게 되면 한 번 활용해보자. 확실히 도움이 된다.

▲ 연차가 쌓일수록 MD 상품이나 피규어도 점점 쌓인다.



기자들에게 선후배의 기준은 당연히 연차다. 누가 먼저 기자를 시작했는지. 하지만 또래 기자들끼리 모이면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누가 선배 기자이며 누가 후배 기자인지 알 수가 없다. 어려서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자리에 놓여 있는 피규어나 MD 상품의 개수를 확인해보면 된다. 보통 이러한 것들은 블리즈컨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크로스파이어로 진행되는 CFS 등 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게임 및 e스포츠 행사 취재를 위해 출장을 가면 구매하는 것들이다. 현장 취재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상당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MD 상품을 보면 눈이 돌아가게 마련. 대부분 해외 출장을 가게 되면 MD 상품 구매를 위해 일부러 환전할 정도다.

▲ '칼라'를 섬기는 기자도 존재한다.

아무래도 비중이 큰 행사들이다 보니 위의 행사를 취재하러 가는 것은 어느 정도 기자 생활에 익숙한 선배 기자들이다. 자산을 투자해 구매한 것들이니만큼 자랑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그렇게 연차가 쌓이고 해외 출장 횟수가 많아질수록 사무실 개인 자리는 점점 피규어 등으로 채워진다. 기자는 연차에 비해 '물욕'이 강해서 사무실 자리에 다 놓을 수 없을 정도의 MD 상품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본인 집 책상에 놓아두었다.

▲ 엄청난 재주와 인기를 동시에 보유한 라쏘 기자

e스포츠 취재 기자들에게 '갓'으로 불리는 동료 기자가 있다. 바로 라쏘 사진 기자. 정신없는 현장 취재 중에도 엄청난 사진 개수와 드립력을 토대로 '돌발포토'라는, 후대에 남을 기사를 뽑아내는 괴물 같은 자다. 또한, 사무실에서는 'e스포츠 만평'과 다른 동료 기자들의 기획 기사에 들어가는 합성 짤방 등을 제작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게다가 프로게이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팬층을 보유한 기자이기도 하다. 부러운 사람. 부들부들.



2. 현장 취재

e스포츠 취재 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현장 취재다. e스포츠 대회 대부분이 용산 e스포츠 경기장이나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기 때문에 e스포츠 취재 기자들에게는 그 일대가 정말 익숙하다. 하지만 아무리 연차가 쌓이고 기자 생활에 익숙해진다고 해도 유독 적응 안 되는 것이 있으니, 바로 현장으로 가는 길이다.

▲ 현장 취재가 잦다 보면 도착하기도 전에 체력이 고갈된다.

보통 e스포츠 대회는 현장에 많은 관객이 운집할 수 있도록 저녁 시간대에 열린다. 그렇기에 기자들은 사무실에서 대회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 많다. 문제는 그냥 몸만 들고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커다란 백팩에 무거운 노트북과 카메라를 욱여넣고 낑낑거리며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운이 좋아 지하철에 자리가 나서 앉아 이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와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다. 자리는커녕 발 디디고 설 틈도 겨우 찾는 일이 다반사. 이러면 '지옥철'에 커다란 백팩을 메고 서 있는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아 가끔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하랴. 자가용이 없는 기자들이 현장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중교통뿐인 것을. 가끔 이마에 손가락 두 개만 대면 원하는 장소로 향할 수 있는 손오공이 부러워지곤 한다.

▲ 기자실에 도착하면 일단 식사부터 한다.

그렇게 도착한 현장. 본격적인 현장 취재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지친 느낌이다.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가방을 자리에 내려놓고 짐을 풀다 보면 한숨이 푹푹. 그래도 지칠 틈이 없다. 이제부터 e스포츠 취재 기자다운 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밥부터 먹자. 경기가 시작되면 당연하게도 식사를 할 시간 따위는 없다. 현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기자실에 도시락이 도착하면 그걸 흡입한다.

취재 기자들은 보통 방송 시작 1시간 전후에 현장에 도착한다. 와서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거나 잠깐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가끔 자리에 앉아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도 있지만, 이러한 모습은 발견하기 힘들다. 본격적인 현장 취재에 앞서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이랄까.

▲ 선수들의 부스 안 모습을 항상 사진에 담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경기 시작 한참 전부터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각 매체의 사진 기자들이다. e스포츠의 특성상 경기 중에는 역동적이고 색다른 사진을 촬영하기 힘들다. 경기 부스 안에 앉아 모니터를 주시하며 손가락을 바삐 움직이는 장면은 어떻게 찍어도 다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진 기자들은 보통 경기 시작 전에 선수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때가 더 자연스러운 모습도 찍을 수 있고 선수들의 색다른 매력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 기자가 부득이하게 현장 취재를 오지 못하면 취재 기자가 직접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한다. 취재 기자의 사진 촬영 숙련도에 따라 두 가지 경우가 생긴다. 사진을 괜찮게 찍는다고 평가받는, 혹은 본인이 그렇다고 믿는 취재 기자는 경기 기사에 들어갈 사진 외에도 여분의 사진을 더 촬영한다. 사진 기자가 현장에서 하는 업무를 비슷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 대부분 반대의 경우에 속한다. 사실 경기 기사를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바쁘므로 꼭 필요한 기사용 사진만 찍고 황급히 기자실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 이제는 익숙한 기자실의 모습

취재 기자가 경기 도중에 하는 일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 경기 기사를 작성하는 일이 주를 이룬다. 많은 이들이 경기 기사가 올라오는 속도를 보고 놀라곤 한다. 미리 적어 놓느냐고 묻는 댓글이 많다. 하지만 경기 기사를 어떻게 미리 적어 놓을 수 있으랴. 예언가도 아니고 말이다. 경기 기사는 기자실에 마련되어 있는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작성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로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3레벨 타이밍에 정글러가 탑 라인 갱킹에 성공했다. 그럼 취재 기자는 이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손으로는 해당 내용을 타이핑한다. 상당히 정신없고 헷갈린다. 그냥 받아 적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몇 가지 기사의 규칙에 어긋나지 않게 작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규칙 중 하나가 바로 승리한 팀 위주의 내용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적으면서도 항상 이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므로 말도 안 되는 역전이라도 나오는 날이면 위에 썼던 내용을 다 갈아엎어야 할 때도 있다.

▲ 현장에서는 선수들이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항상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그렇다고 취재 기자가 현장에서 주야장천 TV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가 진행되는 현장에는 그날 경기가 있는 프로게이머들뿐만 아니라 감독과 코치, 타 팀 선수들 혹은 현장에 구경 온 관계자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기자는 항상 이들과 소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 당장 기사화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이들과 나눈 대화는 기자의 재산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경기 시작 전이나 경기 도중 쉬는 시간, 경기 종료 이후에 기자실을 박차고 나가 선수들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곤 한다.



3. 인터뷰

관계자들과 팬들을 이어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관계자들과 팬들은 마주할 일도 드물고 대화를 나눌 상황은 더욱 적다. 취재 기자들은 인터뷰를 통해 둘 사이의 대화를 성사시킨다.

▲ "아무개 선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은데요"

주로 인터뷰 대상이 되는 프로게이머는 숙소에 있고 취재 기자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기에 대부분의 인터뷰 요청은 전화 통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프로게임단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이기에 직접 요청하지 않고 프런트 담당자나 감독에게 연락한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터뷰 진행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터뷰 일시와 장소가 결정된다. 인터뷰 진행을 맡은 취재 기자는 미리 적당한 질문을 구상해둔다. 평소 모니터링을 통해 팬들이 해당 선수에게 궁금했던 것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그 인터뷰는 좀 더 팬과 선수를 이어주는, 좋은 인터뷰라는 평가를 듣게 된다.

▲ 기다림의 미학

약속한 일시에 미리 정한 장소에서 기자와 선수가 만나 미리 작성해둔 질문지를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선수들도 한창 멋을 낸다. 인터뷰 기사에도 당연히 사진이 들어가는데 선수들은 여기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단독 샷이기 때문일까. 그런 선수들을 앞에 두고 잠시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 인터뷰는 팬들과 인터뷰 대상자를 이어주는 좋은 매개체다.

유쾌한 성격이나 평소 기자와의 친분이 있는 선수의 경우 미리 구상해둔 질문이 소용없을 정도로 '만담'이 펼쳐진다. 이럴 경우에는 인터뷰 진행 도중에는 분위기도 좋고 인터뷰가 잘 진행되는 것 같다. 하지만 계속 오가는 대화를 잘 조절하지 않으면 나중에 대화 내용을 기사화할 때 고통이 상당하다. 가감 없이 나눈 대화 중에 기사에 적합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계속 생각하며 타이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격이 내성적인 선수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보통 이럴 경우에는 기자가 물어보는 질문에 선수가 단답식으로 대답하게 마련이다. 그럴 때 일수록 기자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수줍음에 말을 아끼는 선수에게 먼저 활발하게 말을 걸어 선수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성적인 성격의 선수도 인터뷰가 이어지면서 점점 입이 풀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4. 그래서?

일기를 작성하듯 담담하게 기사를 작성하고 어느덧 마무리할 시간이다. 경력이 오래되지 않았지만, e스포츠 취재 기자라는 직업에 느끼고 있는 자부심 비스름한 감정으로 시작한 기사 작성. 늘 익숙하게 처리했던 업무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보태자니 어쩐지 쑥스럽기도 하다.

독자들은 "그래서 뭘 어쩌라고?"와 같은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저런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고민해봤는데, 별다른 방도는 없어 보였다. 그저 e스포츠 취재 기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e스포츠 취재 기자 일을 하면서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힘들 때도 잦고 회의감에 사무칠 때도 있다. 남들이 쉬는 시간대에 일하고, 노력한 만큼 피드백이 없을 때도 있으며 쉬는 날에도 갑자기 이슈가 터지면 재빨리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도 e스포츠 취재 기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한다. 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2015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올 2016년에도 e스포츠 취재 기자들은 회의를 하고 각종 기사를 작성하며 현장 취재와 인터뷰 진행도 할 것이다. 여전히 바쁘고 여전히 정신없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열심히, 또 묵묵하게 맡은 일을 해낼 것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취재 기자는 기사로 말하니까.

▲ 오늘도 e스포츠 취재 기자들은 현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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