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제?라고 둘이서 확실히 얘기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6년이나 사겼고 이제 혼기가 좀 찼으니

우리 누나는 결혼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

헤어질 당시가 제작년 11월, 울 누나 28살



울 누나랑 나랑 그 녀석이랑 셋은 같은 동네에 살았고

셋 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기 시작해서 같은 중학교를 나온데다가

고등학교부턴 갈라졌지만 나와는 대학교에서 또 선후배 사이로 만났기에

'어떤 사람이다'라는 걸 조금은 알고 있었음

"나쁜놈"이라고 부를 정도까지의 행동은 본적이 없지만

항상 드는 생각은 나와는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이었지



누나와 헤어지기 전 약 1년 동안은

둘이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서 얘기도 많이 하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는데

결국 매번 그녀석의 결론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말뿐이었음


그때 당시 그 녀석이 취직한지 6개월도 안된 시점이어서

우리 누나도 당연히 그 녀석이 회사에서 자리를 좀 잡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하단 걸 알았고

또 스트레스 많이 받을 시기이니 심하게 강요한것도 아니었음


웃긴건 지금 당장 결혼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미래의 결혼을 약속해 달라는 건데

그걸 망설였다는 거지

울 누나가 그 시점에 어영부영하다가는 곧 30이 될텐데

가망도 없는 녀석 붙잡고 있을 순 없잖아? 약속이라도 확실히 받아놔야지


이때 얼른 헤어졌어야했는데

그놈의 6년 정 때문에 쉽게 못 헤어지고

1년을 그 문제로 더 씨름하다가 결국 헤어지게됐지


그래도 그 후로 만난 지금의 남자친구, 곧 내 매형이 될 형님이

그 녀석보다 훨씬훨씬 나은 사람이니

차라리 잘됐구만 이라 생각하며 지냈고

둘이 정말 잘 맞아서 곧 다가올 4월에 결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ㅎㅎ



어제 갑자기 들려온 소식

그 새기 결혼한다네


그것도 우리 누나보다 빠르게 ㅋㅋㅋ 다음달 ㅋㅋ

그것도 그 회사에서 만난 여자하고 ㅋㅋ


울 매형이 훨 나은 사람이니

누나가 뒤돌아볼 이유도 없고

결혼에 방해될 건덕지도 없지만

당사자인 누나는 당연히 기분 더럽지



그 녀석하고 그 부인될 사람하고

결혼하고 나면 둘다 회사 때려치고 사업차린다는데

확 망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