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 닉네임 :


4월 10일 마무리된 '2022 이터널 리턴 리그(이하 ERL)' 스프링 3주 차 분석글입니다.


1주차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NR(내로남불)이 다시 3주차에서 최강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은 만큼, NR이 보여준 승리 플랜, 그리고 나딘과 요한, 리오와 마이 같은 몰아주기형 조합의 위험성에 대해 중점으로 경기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해당 내용은 단순한 한 유저의 사견이며, 특정 선수나 팀을 비하하고자 함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제가 한 분석이 절대 정답이 아님을 미리 이야기드립니다.


편의상 분석글 본문은 평어체로 작성하였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타 사이트에 이미 작성한 글을 옮겨 적었기에 오타나 비문이 많을 수 있습니다.


- 목차 


1. 내로남불의 승리 플랜은?


  - 빠른 합류로 가져가는 1킬


  - 초반의 강력함을 오브젝트로 뻗는다.


  - 몰아주기가 없다.


  - 리스크 플레이를 꺼리지 않는다.


2. 몰아주기 조합의 위험성


3. 대회를 보면서 가진 생각 몇 가지


4. ERL 3주차 팀별 리뷰


================================================================================


1. 내로남불의 승리 플랜


빠른 합류로 가져가는 1킬


이번 주차는 내로남불이 다시금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사실상 정규 1위를 확정지었다. 애초에 지난 주차에서도 흔들리거나 하는 모습은 개인적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생각했기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라 생각한다.


이번 주차 내로남불이 왜 압도적이었는가? 를 말하자면 답은 간단하다. 확실한 "승리 플랜"이 있다.


먼저, 동종 배틀로얄 e스포츠인 '배틀그라운드'를 살펴보자.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에는 '랜드마크'라는 개념이 있다. 각 팀이 특정 지역을 첫 파밍 장소로 고수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터널 리턴에는 반대로 합류 지점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번 주차에서 NR이 택한 장소는 '성당'이다. NR 랭크 게임을 전적을 보면 성당 외에 정해놓은 다른 합류 지점도 있지만, 일단 ERL 3주차에서는 성당 위주로 운영했다.


왜냐? 묘지 생나를 먹고 병원-항구 쪽에 알파가 출현하면, 초-중반 싸움에 강한 '니키-아드'나 '일레븐-아드' 조합의 힘을 이어가 오브젝트 2개를 독식하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랭크 게임 리플레이를 확인해 본 결과로는, 니키가 약 3루트, 아드가 약 4루트로 빠르게 파밍한 다음 합류해 성당에서 1일 차 밤이 되기 30초 ~ 40초 전에 재료 아이템을 서로 배분한 것으로 확인했다. 파밍이 꼬이지 않도록, 상대 팀의 루트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동선도 여러 개를 준비해 놓았다.


덕분에 NR의 합류는 타 팀보다 상당히 빨랐다. 빠른 합류로는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가? 


쉽다. 두 명이 아직 합류하지 못한 한 명을 죽일 수 있다. 운이 좋다면 팀 하나를 초반에 그대로 탈락시킬 수도 있다. 


랭크 리플레이를 확인하면 이런 빠른 합류를 통한 NR은 초반 교전을 꺼리지 않는다. 덕분에 교전이 잦아 상당히 자주 한 명이 쓰러지곤 하지만, 종국에는 킬트럭을 몰고 우승한다.



성당 닭을 욕심낸 나딘을 잡아내는 장면



덕분에 나딘은 성당에 얼씬조차 하지 못했다. 


여기서 추가로 일레븐 - 아드 조합을 눈여겨보자. 무언가 생각나지 않는가? 


ERC 2주차에서 등장했던 아드리아나의 W-기름에 붙은 고정과 일레븐의 이니시에이팅 능력을 연계하는 조합이다. 이 연계는 NR이 게임 끝날 때까지 보여줬다.


또한 이 조합의 장점은, 초중반 교전이 말도 안 될 정도로 강하다. NR은 ERC에 나왔던 이 조합을 눈여겨본 건지, 곧바로 연습해 높은 숙련도를 보여줬다.


심지어 이런 초반 교전이 강력한 조합을 꺼내, 소드마스터를 성당 - 묘지 구역에서만 게임 초반에 2번 전멸시켰다.


NR이 처음부터 SM을 잘 잡아낸 건 아니다. 2라운드 때 이루어진 교전에서는 아드리아나가 결국 마이를 밀어내긴 했지만 1:1 교환이었다.


여기서부터 아마 논의된 건지 NR은 SM이 묘지 생명의 나무 위주로 게임을 운영한다는 걸 파악하고 계속해서 노림수를 보여줬는데




처음에는 아드로 2근딜 조합을 카운터쳤다. 리다-마이는 리다가 불괴를 들고 평타에 단단하단 점과, 2근딜의 기본 스펙을 이용해 상대방을 밀어붙이는 조합인데, 아드리아나의 Q 고정 대미지를 버티지 못했다. 


교전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심리 싸움이 말린 리다가 애매한 타이밍에 궁극기까지 사용해 버렸고, 이를 예측한 히후미가 니키의 가드로 막아버리면서 희망마저 사그라들었다.




두 번째 싸움은 SM이 숲에서 아이템을 배분하고 묘지 생나로 돌격한다는 사실을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숲에서 합류해서 급하게 묘지 생명의 나무로 이동하던 SM을 기습으로 전멸시켰다.


덕분에 SM은 순위 점수조차 먹지 못한 채 NR에 의해 2번 광탈했고, 막심한 점수 손해를 봤다.



초반의 강력함을 오브젝트로 뻗는다


초반에 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별 소득 없이 중반부로 넘어가면 "썩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전에 예방 주사를 놓을 수 있다. 숙련도와 아이템 벨류다.


NR은 오브젝트에 대해 독보적인 집착을 보여줬다. 알파는 한 두번 정도를 제외하고 무조건 가서 먹었으며,


이번 주차에는 병원에 알파가 자주 나와 동선 상 이득을 보기도 했다. 


(성당-묘지 라인 바로 위니까, NR이 힘을 뻗기 상당히 유리하다)


"오브젝트 먹는게 뭐 유리해요? 괜히 가서 죽을 수도 있고, 가챠 재료가 상자에서 나올 수도 있고, 야생 동물에서 뽑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반문할 수 있지만


(가챠 아이템 - 미스릴, 포스 코어 등 특정한 행위로만 획득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지는 장비. 편의상 유저 사이에서 통용되는 '가챠'로 서술합니다)


이건 '이터널 리턴'을 넘어서 원작 '블랙 서바이벌'의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블서의 핵심 컨셉은 무엇이었나? 바로 한정된 루미아섬의 자원을 두고 싸우는 배틀로얄이다.



원작 블서의 재료템은 이리보다 더 한정되어 있다. 초반에 획득하지 못하면 영영 보기 힘든 아이템도 있다.

(출처 : 해외 블랙 서바이벌 위키)



이터널 리턴도 원작의 이 특성을 충실히 계승했다. 기본 재료 아이템이 풍족해졌고, 상자 가챠 아이템 확률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결국 18명이 나눠 먹을 수 있는 야생 동물의 수, 확정 가챠 재료의 갯수는 제한되어 있다. 심지어 랜덤하게 생기는 금지 구역도 계속해서 좁아진다.


내가 한 두개 지역의 시야를 먹고 늑대를 잡더라도, 늑대가 반드시 가챠템을 주던가? 그 전에, 양궁장과 골목길 늑대를 항상 먹을 수 있던가? 양궁장과 골목길이 항상 안전한 지역 그리고 금지 구역으로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는가?


야동에서 가챠템 안 나와서, 아이템 벨류 못 올려서 졌어요~ 하는 이야기는 승리 결과를 운에 맡긴다는 이야기다. 


운으로 가챠템 잘 나와서 우승할 수 있긴 하지만, 항상 그럴 거라고 보장할 수 있는가? 도박사의 오류다.


벨류를 올리는 확실한 방법은 결국 오브젝트로 직접 가서 상대를 밀어내고, 남들이 획득하기 위해 운에 기대고 있는, 미스릴같은 재료를 확정으로 획득하는 것이다. 이건 솔로 랭크에서도 같다.



병원에 나왔을 경우에는 무조건 알파를 NR이 챙겨갔다.

위클라인도 시간이 되면 반드시 루트를 연못으로 고정해 사냥했다

2라운드에선 연못+번화가가 동시에 갖히면서, 무리하게 사냥하다가 학교에서 대기하던 프로페서에게 사고가 나기도 했다.

무슨 상관인가? 다른 라운드에서는 결국 위클 안전하게 먹고 킬트럭을 몰았다. 점수 차이는 압도적으로 벌어졌다.



오브젝트 확정+가챠 운빨을 합치면

2일차 쿤달라같은 무시무시한 일도 가능하다.

쿤달라는 정말 좋은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이속이 핵심이다.


NR이 꼭 오브젝트로 힘을 뻗었던 것은 아니다. 많이 준비한 루트만큼 여기서도 유연성을 보여줬는데


5라운드에서는 시간상 항구로 뻗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미리 시야를 따놓은 묘지 쪽 정보를 통해 다른 팀이 진입한 걸 확인하자


망설임 없이 매복을 하고 아드와 일레븐의 원거리 이니시로 적을 잘라먹었다.


그리고, 심지어 이런 시도를 통해 벨류상 이득을 봤다.


같은 영웅(보라) 아이템이라고 벨류가 같은 것은 아니다. 가챠 재료 없이 만들 수 있는 영웅 아이템끼리도 벨류 차이가 꽤 크다.


클링온 부츠와 경량화, 매버릭의 벨류 차이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대신 이런 아이템들은 다른 아이템보다 성능이 좋은 대신, 많은 지역을 오가며 재료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NR은 합류가 빠르다. 상대적으로 재료를 덜 먹지만 벨류가 낮은 아이템을 몇 가지 제작한다. 일레븐의 디그다의 망치가 대표적인 예다.


딜링 면에서는 토르의 망치가 더 좋다. 대신 토르는 전지에 탄산수에, 인기 재료인 단봉+망치까지 필요하다. 빌드업이 어렵다.


만들려 해도 쓸데없는 시간, 동선 낭비가 발생한다.


하지만 히후미는 피스브링어 장착 전 대부분 토르의 망치를 들고 다녔다. 어떻게?




다른 팀의 일레븐을 쓰러트리고, 가져갔다.


내가 본 바로는 히후미가 타 팀 일레븐을 처치하고 고벨류 아이템을 가져간 모습만 약 두 번 나왔다.


토르의 망치는 반드시 먹었고, 창파오를 가져가서 초반 지나면 벨류가 급격히 나빠지는 성기사의 갑옷을 버리고 나중에 피스브링어로 무기를 다시 바꿀 때 부족한 공속을 쉽게 보충하기도 했다.



- 몰아주기가 없다.


이건 아래에서 보다 상세히 설명할 거지만 NR에는 '몰아주기'가 없다.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분명 지워크가 메인 딜러 포지션이긴 하지만, 억지로 아드가 쓸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드려고


생나 아껴서 운석먹고 포스 코어 만들어서 주는게 아니라, 두 명이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아이템을 배분했다.


니키를 픽했을 때는 첫 생나는 반드시 프팽을


일레븐은 (중간에 죽어서 못 만들기도 했지만, 그건 그냥 사고다) 불꽃 드레스를 만들었다.


지난 주차에도 같은 모습이 보였었다. 증폭 드론까지 든 서포터 포지션 일레븐이라고 천대하는 게 아니라, 피스브링어와 충분한 공속템을 구비하게 함으로써, 아델라가 딜을 잘 넣지 못했을 때 모두가 무시했던 일레븐이 상대 팀을 쓰러트리기도 했다. 딜 안 나오는 탱커는, 그냥 무시하면 된다. 탱커가 상대방의 어그로를 충분히 끌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대미지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항상 후반을 가면 히후미에 비해 지워크가 무숙이 월등하게 높긴 했지만,


이건 꼭 야생 동물을 몰아줬다기보단, NR의 계획대로 가면 딜량을 책임지는 아드가 무기 경험치를 엄청나게 획득하기 때문에 보인 현상이라 생각한다.


사실 서로 숙작이 차이나도 상관없다. 차이가 나더라도 아이템으로 이를 메꿀 수 있다.




게다가 이 모든걸 가능하게 했던 것은, 너프전 아델라의 콤보를 잇는 아드리아나 Q 딜의 강력함이다.


전부 맞지 않는 것을 상정하고(일직선 논타겟이니까) 만들어졌다 보니, 니키나 일레븐이 연계해서 아드 Q에 1~2초만 상대가 적중하기만 해도


대부분의 실험체는 분필가루가 되어버린다.


NR이 교전을 적극적으로 해서, 무숙마저 엄청나게 높아 마치 지옥불이나 다름없었다.




- 리스크 플레이


이렇게 딜러에게 몰아주지 않고, 벨류를 공평하게 올리면 벌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일까?


바로 '리스크 플레이'가 가능하다.


초반이 강하고, 벨류를 올리며 이 강함을 끌어오고, 다른 팀에는 한 명 몰아주기형 조합이 있다보니


히후미는 지워크 플레이에 기대는게 아니라 그냥 각이 나오면 바로 뛰었다. 싸우고 싶을 때 싸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번 주차 MVP 포인트를 많이 쌓은 이유다.


2번 정도 실패해 사망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타율이 높았고 점수도 벌었으니 이득이다.


리스크를 진다는 의미는 잘못했을 경우에는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리스크를 질 줄 알아야 교전과 킬이 나온다.


그리고 2근딜 가장 큰 단점은, 조합에서 오는 한계가 명확하기에 이 리스크를 지며 교전각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비비면서 싸우면 강하다. 근데 아무도 싸워주지 않는다. 싸워도 교전만 실컷 하고 결정력이 없어 상대가 내뺀다. 근딜 조합끼리 죽어라 싸웠는데 킬 하나도 안 나오고 서로 회복 아이템만 낭비하는 모습이 상당히 보였다.


"무조건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완벽하고 안전한 각에서 싸워야만 해" 이런 마인드론 게임 끝날 때까지 가챠템도 못 만들고, 무기 스킬 2렙도 못 찍는다. 이걸 못 하는 조합도 같다.


전 DRX 감독 '씨브이맥스' 김대호 감독이 개인 방송에서 언급한 '팀 게임 통나무론'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 통나무의 무게(리스크)를 나눌 수 있어야 없는 교전각도 만들고, 슈퍼플레이도 나오고, 킬 먹고 벨류와 숙작을 높일 수 있다.


한 명만 통나무의 무게를 진다면 (리스크를 혼자 뒤집어쓰고 플레이하면) 결국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다 같이 무너진다.



(출처 : 씨맥 유튜브)



2. 몰아주기 조합은 왜 안 먹히는가


나중에 다른 그림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요한(레녹스)+돌소, 나딘 조합, 리오-마이 등의 '몰아주기'형 조합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터널 리턴의 최근 실험체 개발 기조에서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터널 리턴은 솔로 모드가 있고, 그렇기에 원거리 딜러도


혼자 활약할 수 있는 다수의 CC기를 가지고 있어 항상 '근원대전'으로 불리는 토론이 늘상 열리곤 했다.


또한 게임 연차가 쌓이고 개별 실험체가 보여줄 수 있는 변수와 복잡성을 늘리기 위해, 출시되는 많은 실험체가 상대방을 처치할 수 있는 다수의 매커니즘과 스킬을 가지고 출시되고 있다. 한 두 번의 기회가 전부인 현우같은 실험체는 잘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현우도 최근에는 '윈드러너'의 발굴을 통해, 엄청난 고점을 보여주는 실험체로 탈바꿈했다.)


돌진형 무기 스킬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다.


그러나 이를 피할 수 있는 이동기는 많아야 한 두 개다. 원거리 캐리 실험체일 수록 더욱 그렇다.


듀오까지 오면 이런 모습은 극대화된다. 상대방이 원거리 딜러를 물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스킬과 조합은 상당히 많은 반면, 이를 상대하는 쪽은 많아야 이동기 2개다.


리오-마이의 경우는 리오의 E, 마이의 익스클루시브다.


실력 여하를 막론하고 언젠간 상대에게 물린다는 이야기다. 피할 수 없는 연계가 찾아온다.


사실, 이리만의 특성은 아니다. 여러 변수와 복잡성, 창발적 플레이를 위해 다른 게임에도 복잡한 캐릭터들이 추가되고 있다.


그러나 타 게임에는 빠르고 확실하며 후딜이 없고, 사용자 반응속도에 따라 한 번은 무조건 노림수를 회피 가능한 결정적 수단이 있다.



점멸이다.


이터널 리턴엔 점멸이 없다. 원거리 딜러가 상대방의 노림수를 전부 흘려내며 싸우기는 불가능하다.


퀸텀 점프가 필요하단 이야기는 아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해당 시스템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쉬이 예측하기 어렵다.


퀸텀 점프를 추가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타 게임은 상대 팀의 점멸 시간을 잴 수 있다. 5:5지만 한 팀과 한 팀이 경쟁하는 방식이니까.


반면, 이터널 리턴은 다수의 팀이 한 게임에서 경쟁한다. 저 팀이 점멸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교전에선 점멸이 있는 팀과 없는 팀의 차이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나는 열심히 교전해서 퀸텀 점프가 빠졌지만 숙작 경험치를 쌓았는데, 교전을 회피해서 퀸텀 점프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 이를 사용해 대응 불가능한 콤보 걸면서 들어와 내가 패배한다? 불합리함에 그 날은 잠 못 잔다..


이런 언밸런스함 덕분에 퀸텀 점프의 추가는 어렵지 않나 싶다.



또한, 몰아주기를 뒤집어서 보면, 몰아 받은 놈 한명만 처치하면 장땡이라는 이야기다.


아무리 서포터형 실험체가 이를 막으려 한들 실험체 개인의 전투력이 부족하면 결국 허수아비일 뿐이다.


무시하고 몰아받은 한 명만 점사하면 되니까. 탱이나 유틸만 많다고 전부가 아니다.


전성기 '리그 오브 레전드'의 오른이 왜 강했는지 생각해보자. 결국 제 몫의 딜이 나와야 한다. 딜 안 나오면, 그냥 완전히 무시하고 템숙작을 몰아받은 놈을 잡으면 된다.


제 몫을 하기 위해서 현재 서포텅형 실험체들에게 따르는 조건이 상당하다는 점도 문제다.


마이는 상대를 위협할 딜을 내기 위해선 최소한 팬텀 자켓은 입어야 한다. 나름 캐리를 하기 위해선 우라노스까지 필요하다.


하지만 실험체들이 가져갈 수 있는 생명의 나무 갯수는 한정되어 있다. 초반에 적극적으로 생나 싸움을 노린 SM 외에는 마이가 큰 활약을 하지 못했던 이유다.


원딜을 지켜야 할 마이 궁극기의 어려움도 한몫한다. 마이는 상대 진형에 들어가 난장판을 만드는 스타일인데, 궁극기는 마이의 위치로 아군을 끌어 온다. 안전한 곳에서 딜을 넣어야 하는 원거리 딜러와는 조금 안 맞는 느낌이 있다. 그렇다고 마이가 멀뚱멀뚱 후방 포지션을 잡을 수는 없다.


아드리아나의 강력함도 한몫했다. Q에 마이(외의 다른 탱커 실험체)는 버틸 수가 없다. 이번 주차 아드리아나의 활약을 보면 정 원거리 딜러를 물기 어려울 경우, 그냥 앞에 있는 탱커 샌드백 하나를 잡아서 죽이고, 1킬 먹고 빠지는 교전 구도를 많이 보여줬다.



뭐? 상대 나딘이 노림수를 피했다고?

네가 대신 죽어라 일레븐!



요한은 보정치가 너프먹고 딜량이 예전같지 않다. 요한이 힐과 딜 양면에서 1인분을 하려면 극스증을 가야 하며(듀오 탱요한은 나쁘다고 생각한다), 교전에서는 상대방의 스킬을 최대한 흡수하다가 궁을 사용해 버티며 아군이 활약할 각을 만들어 주는데, 종종 이 때 터지는 모습이 나왔다. 


ERC나 ERL이나 니키 - 요한 조합에서 요한이 상대방에게 허무하게 터지며 광탈했던 장면을 기억해보자.


그게 아니더라도 요한의 케어에도 불구, 2인분의 스킬을 몰아 맞은 실험체가 터지는 그림이 나왔다.





3. 대회를 보면서 가진 생각 몇 가지


- 위에서 수십번 언급한 '개별 실험체'의 전투력이 중요한 시대기 때문에, 솔로 랭크에서 해당 실험체가 얼마나 강하느냐도 많이 눈여겨봐야 할 점인 것 같다.


- 개인적으로 띠아를 고평가하고 있다. 파랑-노랑의 확정 속박이 성공하는 순간, 파트너 실험체가 가진 능력에 따라 온갖 불합리한 연계가 가능하다. 아드처럼 고정딜이라 맞다 보면 정말 '이상하게' 강하다


- 관전 UI 어딘가에 개인별 금구 시간을 보여주면 좋겠다. 저번 글에서 말한 것처럼 막금구 삼파전은 누가누가 금구가 많냐가 중요한데, 외워 놓는 게 아니면 나도 헷갈린다. 아니면 막금구 때 별도 미니 창으로 보여줘도 괜찮을 성 싶다.


- 특정 팀이 연습을 꽤 했고, 성적도 좋았지만 다른 팀과 겹쳐서 포기한 조합이 있는 것 같다.



4. 팀별 코멘트


NR : 누구보다 확실한 승리 플랜을 보여주며, 사실상 1위를 확정. 아드리아나-니키는 처음 쓰는 조합임에도 불구, 열심히 연습한 결과를 보여 줬다.



소드 마스터 : 이번 주차에선 선전했지만, 후반부 광탈이 겹치며 아쉽게 됐다. 늘 소드 마스터는 1~3라운드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사용하는 실험체의 난이도 덕분인지, 아니면 그냥 운이 없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그리고 자히르의 장, 단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받아치기 능력, 그리고 일직선 CC기인 마이 캣워크-자히르 돌풍과의 연계가 보여주는 폭발력은 확실하지만


상대를 물기 위해 진입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돌소 아야를 채용한 사연팀에게 전혀 밀릴 아이템 벨류와 숙작이 아니었지만,


자히르의 호응이 어려워, 조합의 한계로 인해 호텔에서 패퇴하는 그림이 보였다.



이글루 : 킬을 많이 챙기진 못했지만. 리오-마이로 오브젝트 싸움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보여주며 이번 주차 3위를 차지했다.


펠릭스는... 쓰기 어렵지 않나 싶다. 전혀 강점이 나오지 않았다.


이동기가 많은 것을 이용해 아드리아나를 농락하는 그림을 기대했지만 정작 접근조차 어려웠다. 



사연 : 확실한 각이나 승리 플랜을 위한 연습이 더 필요해 보인다.


땅꾸녕-챔연으로 메인 플레이어가 바뀐 느낌인데, 확실한 승리 플랜을 가지고 있다거나, 서로 마음이 맞는 상태로 같이 진입해 싸우는 모습이 잘 안 보였음.


저번 주차를 보고 서폿 레녹스도 좋지 않을까 했는데, 뭘 먹질 못하니 그냥 샌드백 이상, 이하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돌소 아야는 딜 하나는 '이상하게' 강하지만, 강하기만 하고 결정력이 부족하다.



프로페서 : SM, NR과 더불어 듀오 랭크 성적이 상당히 좋아 기대했지만, 이외로 키아라-아드리아나가 생각보다 힘을 쓰지 못했다.


대신 아드리아나 - 피오라 조합의 강력함은 어느 정도 보여준 듯.


둘 다 스킬 딜링이 강력하고, 피오라가 궁극기로 아드리아나의 장판에 상대를 넣거나, 못 나오게 슬로우를 거는 식으로 상당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 조합의 가장 큰 장점은 추노력이 끝내준다. 랭크 관전했는데 지옥까지 쫓아가서 죽이더라.


정말 합만 잘 맞으면 '맛있게' 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결국 모든 스킬이 논타겟이라는 어려움(난이도가 어렵다)이 따르지 않았나 싶다.



스피어 게이밍 : 개인적으로 띠아를 고평가하는지라 띠녹스 조합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안 먹혔다?


유리한 교전각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순간에 스킬이 빗나가거나 하는 점이 컸던 듯. 교전에서 이기지 못하니(그리고 교전각을 찾기도 어려우니) 벨류와 숙작이 애매해지며 썩어버렸다.


아야-레녹스도 같다.


자히르를 연습하는 모습도 보여줬었는데 결국 꺼내진 않았다.



힝그로 : 잔인한 말이지만, 나딘의 시대는 간 것 같다. 



워터 로켓 : 2 근딜 조합이 생각보다 쓰기 어려운 것 같다.


싸우고 싶어도 확실한 이니시가 없어 싸우지 못하며, 상대를 마주치더라도 교전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머리에 노이즈(의구심)가 있으니 싸워도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싸웠다.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적을수록, 스킬샷에 미스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에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교전도 회피하게 되었으며, 결국 별 활약을 하지 못하고 경기가 끝났다.



드라마 : 마이-니키 조합의 장점을 잘 모르겠다. 생나를 못 먹으니 거기서 게임이 곧바로 터져버렸다.


둘 다 활약하려면 프팽-팬자, 즉 생나 2개가 필수인데 정작 생나를 위한 초반 교전이 강력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