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일

 

 

사람이 없다. 간간히 짱깨는 보이지만 그게 다다. 방을 파면 사람이 없다.

 

방을 파고 한시간 정도 기다렸다. 배 탈출도 하고, 물체도 부수고, 펫과 놀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은 오지 않았다.

 

레이드는 사람이 한두명 보이는 정도지만, 그외 일반 던전은 들어오는 사람도, 방을 파는 사람도 없다.

 

덕분에 레이드는 2~3인팟, 일반던전은 솔플로 클리어 할 정도로 실력이 늘어나버렸다.

 

 

 

 

 

 

 

D+2일

 

 

여전히 사람이 없다.

 

마을에 서있는 NPC(로체스트)가 더 많은거 같다.

 

 

 

 

 

 

D+3일

 

 

사람이 없다보니, 거래소 템 가격이 솟구쳤다.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D+10일

 

사람이 확 줄었다.

 

거래소에 템들 가격이 밑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수요가 없으니까...

 

 

 

이하 중략

 

 

 

D+32일

 

주변 사람도 모두 마영전을 접었다.

 

시세가 똥이 되자 지인들은 나에게 장비를 모두 넘겼다.

 

덕분에 시타가 굶주리진 않았다.

 

 

 

 

 

D+35일

 

내가 레이드를 도는건지, 레이드가 날 도는건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이젠 창으로도 엘쿨을 솔플한다.

 

하지만 허전하다.

 

 

 

 

 

D+40일

 

오랫만에 친구가 들어왔다.

 

그 역시도 나에게 장비를 모두 넘기곤 다른게임으로 넘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열심히 발버둥 쳐보라고, 용기아닌 용기를 주었다.

 

 

 

 

 

 

 

D+45일

 

오늘은 정기점검날.

 

점검이 끝나고 마영전을 잡았는데, 어째서인지 레이드가 전보다 난이도가 낮아진듯 하다.

 

전체적으로 낮아진듯 한데, 왜일까?

 

 

 

 

 

 

D+50일

 

브린과 상담을 했다.

 

가지고 있던 70제 무기를 팔수가 없었기에, 명쾌한을 깡인챈 해보았다.

 

성공했다.

 

하지만 허전하다. 길드원수는 여전히 1을 가리키고 있었다.

 

 

 

 

D+60일

 

마영전이 나온지 벌써 3년하고도 6개월

 

짱개가 하나 보였다.

 

너무 반가워서 대화를 나눴다.

 

짱개가 아니라 일본인이었다.

 

우리는 친추를 해두었다.

 

 

 

 

 

D+70일

 

일본인 친구와 레이드를 돈다.

 

그래도 일본이라고 핑이 어느정도 뽑아줘서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딜미터기를 봤을때 좌절했다.

 

나:1위

(79%)

 

 

 

 

 

D+80일

 

마영전이 슬슬 질리기 시작한다.

 

콘솔게임처럼 사람이 없어지자 할 의욕도 사라지고,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그런

 

사명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마지막 남아있던 길드원 하나까지 나가버렸다.

 

하지만 난 끝까지 남기로 했다.

 

 

 

 

 

 

 

D+100일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그사람 말로는 여전히 마영전의 손맛은 잊지 못하겠다며

 

어쩔수 없이 들어왔다고 한다.

 

그래봐야 이사람도 열흘 안에 다시 나가겠지.

 

 

 

 

 

D+110일

 

내 예상이 맞았다.

 

사람이 없다고 매일 투덜거리더니

 

결국 다른 게임으로 갈아탔다.

 

그럼 뭐하러 복귀한건가...

 

 

 

 

D+130일

 

여전히 사람이 없다.

 

요리나 마스터 해볼까? 라고 생각해보니 요리하려면 재료를 손수 구해야 한다...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D+140일

 

의욕도 아무것도 없다.

 

정녕 이 게임사는 동접자 1인 게임에 아직도 정기점검을 할 정도로 여유로운건가 싶을 정도로

 

아직도 정기점검을 한다.

 

놀랍지만, 한편으론 뭔가 고마웠다.

 

 

 

 

 

 

 

 

D+160일

 

GM으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있다.

 

말을 걸까 했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GM이 먼저 말을 열었다.

 

대화를 나누다가 GM이 먼저 나갔다. 결국 GM도 포기한걸까?

 

 

 

 

 

D+180일

 

처음으로 티탄 솔플에 성공했다.

 

티탄은 원래 잘 안가던 던전이지만, 솔플 연습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더니 성공했다.

 

이제 슬슬 상위 레이드도 솔플 연습해야지.

 

 

 

 

 

 

D+200일

 

독하다.

 

난 독하다.

 

매일 자기 암시를 하며 사람 없는 마영전에 들어온지 200일째

 

여전히 레이드는 혼자 가지만, 아직까지도 이 게임을 즐길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래도...사람이 고프다, 정이 고프다, 대화가 필요하다....

 

 

 

 

 

 

 

 

 

D+210일

 

마영전 클로즈 서비스 안내문이 나왔다.

 

결국 최후를 맞이했다.

 

약 한 달 뒤에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했다.

 

동시에 마비노기 2가 나왔다.

 

아직 오픈베타라곤 하지만, 탄탄한 완성도가 눈에 띄었다.

 

 

 

 

 

 

 

D+220일

 

이 게임을 아직 접지 않는 내가 대견하다.

 

한편으론 게임에 들어오면 미쳐버리기 시작했다.

 

고립된 섬같았다.

 

6캐릭 만렙 만AP 진영만렙 전문기술마스터...

 

별의 별 짓을 다 했지만, 여전히 외롭다.

 

 

 

 

 

 

 

D+221일

 

친구가 넥플로 연락을 했다.

 

'아직도 그 게임 잡고 있냐'

 

'뭐, 그렇지'

 

'너도 적당히 해라...니 인생에 도움 되겠냐'

 

'최후를 보기로 했으니까'

 

'미친새끼...무튼 마비2 할거면 연락해라. 다른건 몰라도 적응하는덴 도와줄게'

 

'그래, 그때 보자'

 

 

 

 

 

 

 

 

D+225일

 

이제 아무것도 안된다.

 

캐쉬 충전도 안되고, 구매도 안된다.

 

물론 된다고 할것도 아니었지만...

 

 

 

 

 

 

 

D+230일

 

이제 10일 남았다.

 

간만에 들어온 일본인 친구와 레이드를 뛰었다.

 

여전히 못했다.

 

그래도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주고받으면서 게임하는게 더 나았다.

 

 

 

 

 

 

 

 

D+235일(D-5)

 

아무도 없다.

 

배도 안띄어진다.

 

이제 마을만 돌아다닐수 있다.

 

할거라곤 유일한 낙으로 염색이었다.

 

잡템도 없기에 제작은 커녕 강화도 못한다.

 

그래도 아직도 붙잡고 있는다.

 

 

 

 

 

 

 

D+240일(D-day)

 

모든게 끝났다.

 

빨아먹을대로 빨아먹은 데브캣은 클로즈서비스 해버렸고,

 

나는 이렇게 버려졌다.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난 끝까지 남아서 그들의 최후를 보았지만

 

그들은 최후까지 살아남아 웃었다.

 

난 웃지 못했다.

 

 

 

 

 

 

 

D+241일(D+1)

 

마영전이 클로즈 해버린지 하루

 

난 마비2로 넘어갈 것이라 했지만, 그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

 

당분간 쉬기로 했다.

 

온라인 게임이라는것도 유저가 없으면 결국 콘솔게임 만큼이나 힘들다는걸 깨달았다.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