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시달리고 나니 카록이 개편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막상 들어오니 기뻐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고 오직 적적한 분위기와 테오 주니어들만이 나를 반겨주었다.
레이드 순회를 돌기전 버프나 받을겸 콜헨캠파에 앉은 나는 맞은편에 있는 카록 한명을 보았는데 그 표정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하기 힘든 표정이었다. 마치..실망.과 상실 그리고 배신감에 분노까지 여러 감정이 섞여있는듯한 표정이였고 나는 그 모습에 멍하니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보게"

얼마쯤 지닛을까 어디선가 나타난 남성이 카록에게 말을 건넸다
.
" 왜 그러시오 형제여?

카록의 목소리는 많이 잠겨있었고 이로 이 카록이 얼마나 오래 이 자리에 있었는지 알수있었다.

"내 아까부터 그대를 보고있었는데 어찌 그대는 그리 침울하게 앉아있는거요 혹여 무슨 문제라도 있소? "

그러자 카록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였다.
"이젠 더 이상 기둥을 들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네 형제여"

"기둥을 들지 못한다니?! 기둥이라면 최근에 개편됫다고 하지않앗소! 나도 그 개편안을 보았지만 나쁘지 않던걸로 기억하거늘"

"그러하기에 더욱 들지 못한다는거요 형제여"

"아니 근력회복이라는 공속증가 버프와 스태최대량 증가 그리고 무려 충격흡수 타임도 늘어나는데 또 머가 문제요?!"

그말에 카록은 조용히 한숨을 쉬더니 자신의 오른쪽을 보았고 그곳엔 돌고래 현상의 기둥이 하나 있었지만 외형만 돌고래 일뿐 그 기둥에서 풍겨오는 분위기를 보아 내용물은 다른 기둥으로 보여 아마도 무기매혹일거라 생각되었다. 

" 휴... 이녀석은 말이오 내가 카록으로 처음 태어낫을 무렵에 이벤트로 받은 물건이라오 . 처음 이녀석을 만났을땐 그저 그 모양세가 우스워 들고 다녔지만 점점 정이들더니 결국 계속 들고 다니게 되더라오.. 정말이지 이벤트 무기인지라 어찌나 데미지가 안나오던지 처음엔 속은 솜으로만 가득 차있나 싶었소이다."

"....."

"정말 많은 고난이 있엇소.. 죽기도 많이 죽었지.. 끝내는 현실에 벽에 부딪혀 한동안 다른 기둥을 들었지만 아직도 이렇게 처분하지도 못하고 매혹까지 하면서 같이 살고있다오.. 형제여 그걸 아시오? 이녀석이 휘둘릴때마다 들리는 그 커다란 굉음과 뿌연 먼지가 일을때의 그 장대하고 웅장함!.. 적의 몸통에 직격했을때의 그 진동!! 그 타격부위에서 적의 잔해들이 휘날리고 적의 피로 뒤덮혀있던 이녀석이 얼마나 멋있는지!!..."

나는 카록의 말에 압도되는 기분을 받으며 마른 침을 삼키며 그 기둥이 몹들을 향해 날아드는 모습을 상상하엿다.

" 하지만 말이오..형제여...이 멋지고 위대한 기둥을.. 나는 들지 못하오.. 나는.. 이녀석을 들 자격이 없소.. 나는..."

" 도데체 무엇이 그대를 그렇게 억압하는거요! "

"바로 나 자신이오.. "

" 자신?! "

" 그렇소.. 나의 이 오망방자한 욕심과 허영 그리고 이 저주스러운 컨트롤이 나를 기둥에서 떨어트렷소.."

" 욕심이라?! 욕심이라하면 물욕을 말하는거요?! 아님 딜을 말하는거요 "

"딜이오.. 그놈의 저주스러운 딜순위에 빠져 나는 그만.. 기둥을 내려두고 블레를 들게 되었소이다.. 그저 그 아무 의미없는 딜순위 따위에 나는 내 가장 가까우며 나 자신이라고 하여도 무방한 친우를 저버리게 되엇소.. 나를 욕해도 좋다오 형제여.."

카록의 말을 듣던 나는 그 심정이 이해가 가였다.. 비록 데미지 개편이 되었다고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안전한 파티와 빠른 클리어를 원하였고 결국 공제라는 암묵적인 시스탬은 존재하엿다...

" 그렇다면 더더욱 이번 개편이 반가울것이 아닌가! 맨손전투시 sp수급도 늘어나고 경직도 줄며 스매시가 연동이 된다고 하니! "

남성은 흥분하며 말을 하였다.

" 휘둘리지 않는 기둥은 기둥이 아니오 형제.."

" 그렇다면 기둥의 기술은 쿵쿵따도 연계가..!"
"그만!!!!!!!! 그만... 말하시오 형제... 이만.. 떠나 주시겠소.. 나는 이녀석을 묻어주어야하니.."

남성은 무언가 더 말을 할려고 하였지만 이내 포기한듯 몸을 돌려서 사라졌다. 
나 또한 아까 걸어둔 기사단 레이드가 때 마침 입장가능이 되어 기사단에 가였고..
돌아온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장간에서 퍼거슨이 카록을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를 하였다고 한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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