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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4 07:55 | 조회: 1,134 |
추천:6
어느날의 누군가 이야기
![](https://upload2.inven.co.kr/upload/2015/01/24/bbs/i1179332218.png?MW=800)
딸랑딸랑..
한 남성이 바에 들어온다. 오늘은 누굴 꼬셔볼까 하며 둘러보는 그의 눈에 카운터에 홀로 앉아 거의 비어가는 술잔을 넋을 잃은 듯 바라보는 여인이 보인다.
![](https://upload2.inven.co.kr/upload/2015/01/24/bbs/i3882552033.png?MW=800)
“우훗, 좋은 여자.”
남자는 낮게 휘파람을 불며 여인에게 다가간다. 여인은 자기 옆에 앉는 남자를 슬쩍 올려다볼 뿐, 딱히 제제하진 않는다.
“아직 초저녁인데 벌써 술을 비우셨군요?”
남자는 익숙하게 말을 건다. 여인은 별거 아니라는 듯 슬쩍 웃는다.
“있죠, 아저씨.”
“아저씨 아닌데.”
“제 얘기 좀 들어줄래요?”
“… 무슨 얘기요?”
“이건… 제 얘기는 아니고…, 아니, 맞아요. 제 얘기에요.”
여인은 고개를 푹 숙였다. 금빛 머리칼이 찰랑이며 아래로 쏟아져 내린다. 여인은 잠시 말을 고르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여인은 고개를 들고 마지막 남은 잔을 비웠다.
“저는 언제나 밑바닥이었어요.”
여인이 운을 떼었다.
“처음부터, 저는 결코 높은 곳에 있지 못했어요. 남들보다 느리고, 남들보다 힘든데, 남들만큼도 못하는 녀석이었죠.”
“저도 그 마음 알아요.”
남자는 애써 맞장구를 쳐 주었지만 내심 잘못 걸린 건가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도 노력했어요. 누구보다도 노력하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어요.”
여인은 잔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저는 계속, 여전히 밑바닥이었어요. 물론 가끔 반짝 떠오를 때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역시 반짝 떠오른 건 오래 못가더라고요.”
“뭐… 그렇죠.”
“지금까지 많은 곳을 전전했어요. 하지만, 어디에서도 저는 안주할 수 없었고, 다들 저를 이용해먹곤 내버릴 뿐이더군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저런…….”
“그런데, 그런 저에게도 희망이 생겼어요.”
“오!”
“저랑 같이 입사했던 동기가…, 아니 뭐 동기라곤 해도 거의 원년멤버지만요… 그녀석이 드디어 큰 건 하나 해내고 승진을 한 거예요.”
“오… 본인이 아니고요?”
“후후……. 그 일은 저도 같이 했거든요.”
“아, 그렇다면 본인도……?”
여인은 훗, 하고 웃었다.
“맞아요. 저도 부장이 부르더군요. 동기의 잘나가는 모습,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다 드디어 부름을 받은 거예요. 들떠있었죠. 그리고 부장은 말했어요.”
그 시점에서 그녀는 목이 탔는지 시원한 음료를 하나 시켰다.
“여기보다 더 좋은 곳에서 근무하게 해주겠다. 대우도 더 좋고, 월급도 더 많이 준다더라.”
“잘됐네요!”
“…….”
여인은 주문한 음료가 도착할 때 까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완전히 속았죠.”
“속…아요?”
“더 좋은 곳도 아니었고, 대우가 더 좋지도 않았고, 월급이 더 좋은 것도 아니었어요.”
“에……?”
여인은 급하게 음료를 마셨다.
“부장 녀석… 예전부터 저를 별로 안 좋아하는 녀석이었어요. 이전에도 별일 아닌 걸로 징계먹이기도 했었고, 좋은 건수 있다고 유혹하더니 완전히 쓰레기 건수를 던져줘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과는 아무것도 없게 한 적도 있어요.”
“쓰레기네…….”
남자는 어느새 여인에게 동조하고 있었다.
“거기다 이번엔… 사실상 저를 좌천시키려고 하고 있는 거죠. 멀리 귀양이라도 보내서 자기 눈에 안 띄었으면 하는 거예요. 분명히.”
“아무리 봐도 그거네요.”
“그런 말을 들으니까… 뭐랄까, 그냥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속이 상하고, 화가 나서, 이렇게, 술로 달래네요.”
남자는 여인이 측은했다. 이미 잘못 걸렸다느니 하는 생각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봐요. 기운 내요. 내가 한 잔 살게요.”
“어머, 사주는거에요?”
“하하, 이정도야 뭐. 그보다, 당신 이름이 뭐에요?”
여인은 살며시 웃었다.
“피오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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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만화로 그려줬으면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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