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전설카드 대체 가지고 콜로세움이 열렸길래...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봄.

편의상 경어 생략.

태클 및 반론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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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박사붐이 있다. 7코에 7/7 + 폭탄로봇 2기.








여기에 대한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전설카드의 특성에 대해 먼저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 전설카드, 대체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덱의 시나리오다.

일반적으로 하스스톤의 전설카드는 바닐라 스탯에서 손해를 보는 대신, 
일반 카드에는 없는 특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어서 전설로 책정되는 것은 맞음.

유일한 예외가 박사붐이라고들 많이 생각하는데, 다들 벨렌은 잊은 듯.. 또르르..






이 덱이 어떤 시나리오를 통해서 이기는가?를 머리속으로 그려보아야 함.

개인적으로 박사 붐 대체는 다른 고코 전설 -> 정없으면 꿀주먹오우거 같은거나 전쟁골렘 같은걸로 대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파워가 분명 뛰어난 것은 맞는데, 대체여부 물어보는 사람들은 저 박붐이 없으니까 묻는 것.

일단 박사붐이 해당 덱에서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그리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카드인가? 부터 질문해봐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대다수의 덱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사붐은 필드장악 등에서 OP성이 느껴지는거지 어떤 덱의 승리 시나리오에서 반드시 필요한 카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붐이 OP인 이유는 7코로 바닐라 7/7 유닛 + 사실상의 공마 역할을 하는 하수인 2기 소환이니까.



자, 같은 논리로 알렉을 살펴보자.




냉법/ 방밀 등에 알렉스트라자가 다른 카드로 대체가능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No"라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버티다가 알렉으로 피를 15로 만들고 피니셔로 이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승리하는 시나리오에 있어서 필수적인 카드라는 뜻.


그렇다면, T6등의 덱에서 너프 전 리로이는 대체가 가능할까?

리로이의 역할은 '피니셔'이다.



저 코스트로 6공+돌진이라는 피니셔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는 하수인은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게 비전 골렘 혹은 못 말리는 로켓병.

좀 더 비효율적인건 인정하지만. 대체 못 할 것은 없다.

어쨌건 높은 공격력에 돌진이 달린 피니셔 역할은 똑같이 수행해주기 때문이다.

덱파워가 조금 떨어질 뿐.

 




자. 이제 논란이 되는 탈노스다.







"탈노스가 안 좋아보이면 초보고, 탈노스가 정말 좋아보이면 중수 이상이다" 라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닌데, 탈노스가 좋은 이유는 어떤 덱에서 핵심적인 키 카드 역할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정신나간 유틸성, 어떤 덱에 넣어도 평타 이상은 치는 범용성때문이다.

즉, 냉법/방밀에서 알렉스트라자가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여 "없으면 덱이 성립조차 하지 않는" 것에 비하면
탈노스는 덱이 더 잘돌아가게 하는 "세계 최고의 윤활유" 정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윤활유라고 필자가 탈노스를 표현한 것에 주목하기 바란다.

저런 최고급의 윤활유는 있으면 당연히 좋다.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저런 윤활유 대신 저질의 윤활유를 써도, 엔진과 차체, 바퀴 같은 핵심부품이 있으면 어쨌건 자동차는 굴러간다.

성능차이는 느끼겠지만.


다시 말해서, 열화판의 덱이라고 해서 못 해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거다.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그리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카드가 아니라면.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핸파+탈진으로 버티고 버티고 버티다가 최후의 탈진전에서 데스윙을 꺼내서 다 쓸어버리고 
게임을 끝내버리는 시나리오의 덱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이 데스윙은 대체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필드를 정리하고, 피니셔 역할까지 해줄 수 있는 카드가 뭐가 있냐는거다.

그렇다고 해서 이 덱에 있어서 데스윙이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그리는데 필수적인 카드가 아니냐?

그것도 아니다. 핵심이다.

즉, 이 덱의 경우에는 데스윙은 대체불가의 카드다.

다만, 데스윙 나오기 전에 저격기(사술, 변이, 나이사 등) 뺄 목적으로 라그 이세라같은걸 이 덱에 몇장 더 넣었다면
저런건 전쟁골렘같은걸로 대체는 어느정도 가능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어떤 전설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려면
덱이 굴러가는 시나리오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전설카드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드루에서 자군야포가 대체불가능한 까닭이 뭐냐면,

저 카드가 없다면 피니시 or 필드정리가 불가능하고

저걸 대체해버리면 덱의 컨셉 자체가 바뀌어 버리기 때문이다.

근데 뭐... 주수리가 알아키르 뺴고 뭐 라그나 꿀주먹오우거 넣는다고 아예 못해먹을건 아니잖아?

알아키르가 승리에 있어서 필수적인 카드가 아니니까.

뭐 알아키르가 필드정리하고 급할떄 도발로도 쓸 수 있고 피니셔로도 쓸 수 있어서 다재다능한건 맞는데

피니셔에 주목한다면 블러드나 질풍같은걸 넣을수도 있는거고, 
둠해머로 알아키르 비스무리한 짓도 가능은 하고.

필드싸움이라면 다른거 넣어도 되고.

이 카드가 내 덱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부터 질문해보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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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판타지마스터즈라는 TCG게임을 02년부터 한 유저이다.

옛날 옛적에 판타지 마스터즈(이하 판마) 포럼에 kadasa라는 유저가 글을 하나 올려서 논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판마는 같은 카드를 4장까지 덱에 넣을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특화덱은, 키 카드를 3-4장 쑤셔넣는게 대부분이었고.

그런데 이 kadasa라는 사람은 블랙홀(필드리셋기)을 딱 1장 넣은 덱을 올려놓고 "블랙홀 특화덱"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키배가 벌어졌다.

kadasa 라는 사람의 논리는 이러했다.

이 덱이 승리하는데 있어서 블랙홀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며, 
덱에 있는 다른 모든 구성은 이 블랙홀 1장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이 덱은 블랙홀 특화덱이다!


나는 이 논리에 동의한다. 이 이야기를 하스스톤에 적용시켜보면,

어떤 카드를 대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 카드가 없다면 시나리오 자체가 성립되지 않느냐를 먼저 따져보라는 거다.

즉, 덱 컨셉부터 이해하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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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심지어, 지식의 고대정령이 없어서 육성 2장을 넣고 드루를 굴린적이 있다.

힐보단 드로우쪽을 더 많이 썼기 때문에 육성으로 대체했음.

5급까진 찍긴 했다.

그렇다고 지고정은 육성으로 대체가능!! 이라는 말을 무책임하게 던지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굴렸던 드루에서 필요한 것은 드로우였으며, 
지고정이 덱의 시나리오를 그리는데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저렇게 해도 무방했다는 것이다.

지고정 썼으면 5급이 아니라 전설도 달았을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맞다. 덱 파워에서 손해를 보긴 했다. 근데 없는데 뭐 어떻게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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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1) 탈노스를 코볼트 같은걸로 대체하느니 벌목기 같은걸 넣으라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 그렇게해도 잘 돌아간다면, 해당 덱은 드로우/주문공격력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덱일 가능성이 높음.

 애초에 탈노스와 벌목기는 수행하는 역할 자체가 다르다.
 필드장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벌목기이고 탈노스는 윤활유 역할인데, 덱에 따라서 당연히 중요도가 다르지 무슨.

 또한 탈노스와 벌목기는 코스트 부터가 다르다. 즉, 마나커브가 꼬일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벌목기 같은걸로 탈노스를 대체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판단이라고 생각하지만,

 취향에 따라서는 어설프게 둘 중 하나만 잡을바에는 아예 포기하고 그냥 필드장악력을 올려버리고, 
 드로우 및 주문공격력은 운용으로 커버하겠다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자신의 덱 컨셉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2) 탈노스를 코볼트로 대체하는게 맞나, 기술자로 대체하는게 맞나?

 -> 다시 말하지만 덱 컨셉부터 이해하기 바람.
 덱을 보고 드로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술자, 주문공격력이 더 유용하겠다 싶으면 코볼트.
 
 둘다 중요하지 않냐? 라고 말하는 사람 분명 있을거다. 당연하다.
 문제는, 그 중요함의 비중이 4:6이냐, 6:4냐의 문제라는거다.

 뭐 덱 파워 떨어지는건 사실인데, 없는걸 뭐 어쩌라고. 누가 좋은거 몰라서 안 쓰나.

 4번타자 박병호 쓰는게 좋은건 누구나 인정하지만 
 자기 팀에 박병호급 타자가 없으면 아쉬운대로 이성열 4번 쓰는거랑 비슷한거임.

 애초에 한국 국대 감독들이 마누엘 노이어가 좋은 골키퍼인거 몰라서 다른 골키퍼 기용한 게 아님.
 한국엔 마누엘 노이어가 없음.


3) 도적의 마음가짐도 당신 논리대로라면 대체가능한 카드 아닌가?

 -> 이건 좀 애매한 문제임. 맘가는 유틸성도 있긴 한데, 맘가가 없으면 원턴 폭딜 콤보가 성립이 안되는 경우가 많음.
 맘가가 승리각을 그리는데 있어서 비중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본인은 대체 불가에 가깝다고 봄.

뭐랄까. 탈노스 쓰면 100의 파워를 내는 덱이 코볼트로 대체하면 70파워 내는 정도로 그치겠지만,
맘가를 다른 카드로 대체하면 100의 파워가 30~40정도밖에 못 낼거 같아서 문제라고 봄.


4) 결론적으로 박붐은 대체가능하다고 보는가?

-> 알아키르, 볼진, 박붐, 라그, 이세라, 탈노스, 네트페이글, 헤리슨존스 이런 카드는 어느정도 대체가 가능하다고 봄.

 어디까지나 "어느 정도"지만. 덱파워 떨어지는건 감수해야 하긴 함.

 그러나 말리고스, 알렉, 데스윙 등의 카드는 해당 카드가 덱의 승리 시나리오에서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음. 그래서 이런 전설들은 대체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임. 

 뭐 이게 굳이 전설카드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님. 영웅카드도 똑같음. 예를들면 지고정이라던가 둠해머라던가...



5) 프로게이머가 전설을 괜히 쓰는줄 아나? 다 고효율이니까 쓰는거임.

-> 그걸 모르는게 아닌데, 그 냥반들은 그게 생업인 사람들이고,
대체카드 묻는 사람들은 걍 라이트하게 게임 즐기고 하는 사람들임.

해당하는 카드가 없으니까 대체카드 물어보는건데 그게 굳이 잘못됬다고는 생각 안 함. 

열화판이라도 지가 재밌고 승률 괜찮으면 된거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