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미 암걸린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죽은 자식(클래식 주술사) 못버리고 있는 클수리 덕후입니다.

사실 저도 클래식 주술사 살려볼라는 노력은 이미 포기했지만
가장 믿는 덱이기에 여전히 5급 이상에서도 자주 굴리곤 합니다.

오늘은 공략이나 팁보다는 클래식 주술사의 변천과 현재 전략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합니다.



1. 클래식 주술사의 근황

3월에 클래식 주술사의 특징과 대전략에 대한 글로 인증글을 보낸적이 있는데요.
원래는 후속으로 세세한 운영법에 대한 글을 써볼까 했습니다만

뭐 아시다시피 검바산 나오고... 속사 나오고... 뭐... 하하하핳 ㅠㅠㅠ

그리고 영원할 것 같았던 클래식 주술사는 어느새 기계주술사한테 주술 메이저 덱을 빼앗겼고

틀렸어 이제 꿈도 희망도 없어

리퀴드하스 파워랭크에서는 프로들이 꼽는 꼴지덱에서 헤어나올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예능덱으로 취급해야하는 게 아니냐, 메타리스트에서 빼야하는게 아니냐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죠.


- 리퀴드하스 6월 2주차 파워랭크. 스고수를 제외한 모든 프로가 꼴지로 지목했다.


그나마 요즘은 냥꾼 템포도 느려지고 방밀도 자주보여서 숨통은 좀 트인편인데
그래봤자 방밀이 고가덱이기도하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생각만큼 랭크에 많지는 않다보니
그래도 굴리면 힘든건 마찬가집니다.



2. 왜 이렇게 되었는가?


아직도 클래식 주수리가 강하다는 덱들을 보면
-방밀전사
-미드레인지 노루
(+거인흑마)

정도입니다.
얘네는 사실 굉장히 정직하게 중반 이후부터 필드먹는 덱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정직하게(가 아니고) '중반 이후'와 '필드먹는'이 되겠죠.
여전히 패 두둑하게 쌓아놓고하는 필드싸움에서 최강인건 사실입니다.

반대로 클래식 주술사의 약점은
- 필드싸움 안하는 벽덱
- 초반부터 필드를 공격적으로 장악하는 덱
입니다.

자... 뭔가 가슴한켠이 아려오지 않습니까...
왜냐면 지금 랭크는 죄다 저런 녀석 뿐이거든요...


-메타에 안맞는 덱 앞에 놓인 잔인한 현실




3. 희망은 없는가?


블리자드가 생각고쳐먹고 중반 이후 필드싸움 메타로 바꾸지 않는한 다시 상위티어 등극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근데 손놈이나 속사 이런거 내놓는 걸 보면 그런 생각이나 있는지 의문이군요.

뭐 같이 다시 몰락했지만 보쓴꼬, 신풀, 병참이라는 적절한 신카드로 꼴찌에서 '1티어 고추사'로 불렸던
고놈 출시 직후 성기사를 생각하면 확장팩에서 회생가능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저 방밀, 노루 득세나 신카드를 기다릴 수 밖에요...




4. 근데 여러분 그렇다고 안굴릴꺼에요?


왠만하면 굴리지 마세요. 진짜 멘탈나가요.

하지만 전 M이니까 굴립니다.
랭크 좀 달려본답시고 5급이내에서 악흑이랑 냥꾼 굴려봤지만
노잼에 정작 주력인 클수리보다 승률이 그닥 높지만도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즐겜모드로 클수리 돌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냥 3~4급에서 고착상태네요.

그러니 저같은 겜알못의 글은 여기서 그만 읽으셔도 됩니다.
(야...)

그러니 진지하지 말고 그냥 재미로 읽으세요.
이제 방학시즌이잖아요 여러분? 시간남는거 다 알아요.
 


5. 클래식 주술에 대한 이해


메타에 안맞는 덱을 굳이 굴리겠다하면 덱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덱 구성을 통해 클래식 주술사에 대해 알아봅시다.



- 얼마전 EU 4위까지 찍었던 Loyan의 클래식 주술사
- 원출처 : Hearthpwn.com '#4 EU Loyan Shaman Deck.'

이 카드들의 출시 분포를 살펴보면

기본/오리지날 : 19장
낙스라마스 : 5장
고블린 대 노움 : 6장
검은바위 산 : 0장(?!)

로 실질적으로 오리지날. 특히 낙스출시 이후로는 별로 바뀐게 없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실제로 고놈 출시 직전 11월 23일
아시아에서 전설 1위를 달성했던 '로맨틱겨울'(현 플러리) 선수의 덱을 살펴보면

- 2014년 11월 23일 인벤 덱시뮬레이터에 올라온 '로맨틱겨울'(현 플러리) 선수의 아시아 1위 클래식 주술사
- 클래식 주술사의 몰락의 원인인 고놈팩 직전의 좀 잘나가던 클래식 주술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덱이라고 생각한다.
- 출처 : 하스스톤 인벤 덱시뮬레이터 '차설린'(플러리)님의 '11월 1위찍은 주술사 덱'

보랏빛 여교사와 종자는 사실 로겨님의 취향으로 다른 카드로도 대체가 많이 되던걸 감안하고 보시면
겉으로 보기엔 큰 변화가 없어보입니다.

번화가 파지직으로 바뀌었고 허수아비, 여교사가 벌목기로, 박붐 그리고 나이사 투입 정도가 보입니다.



6. 그래서 진짜 안바뀌었음?


물론 저의 의견이지만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사실 엄청 바뀌었습니다.'

저 시절에는 둠해머나 피욕 중 한장은 무조건 채용되던 시절이고
박붐 출시 전에 주로 그 자리를 차지하던 것은
'흑기사'였습니다.

둠해머나 피욕은 지금도 채용됩니다만 주로 넵튤론에게 자리를 많이 내주었지요.

이 변화가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흑기사는 '6코 3대장 + 타우릿산' 중에서
가장 상황을 많이 타지만 가장 공격적인 카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능동적인 킬각을 노리던 '둠해머'나 '피욕'이 있었고,

보이지 않는 변화로는 알아키르가 저 시절엔 피니시로 많이 쓰였지만
지금 굴려보면 실제로는 수비, 정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변화점이 있습니다.

클래식 주술사의 예전 이름이자 이명은
'미드레인지' 샤먼입니다.

다른 '미드레인지'라 이름 붙은 덱들을 살펴보면

-미드레인지 드루이드
-미드레인지 악마흑마
-미드레인지 성기사
-미드레인지 사냥꾼 (인간적으로 얘는 뺍시다... 그냥 돌냥3이잖아...)

인데 사실 전부 말이 미드레인지지 그냥 어그로덱입니다.
그나마 드루이드는 좀 무겁긴 하지만 마나부스팅을 통한 어그로포지션을 잡는 덱이라
사실 얘도 그냥 어그로덱이죠.

물론 얘네 만큼은 아니지만 사실 옛날에는 클래식 주술사도 생각보다 공격적이었습니다.

필드를 먹고 쌓인 개체수와 패로 '능동적으로 킬각'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포지션이 꽤 바뀌었어요.

저 시절에 비해 다른 덱들의 템포는 빨라졌고
클래식 주술사는 마땅히 마나부스팅 수단이 없어 혼신을 다해 막아도 막을까 말까입니다.
일단 혼신을 다해 막아야죠.

그런데 막은 다음에는?

사실 구성 자체가 버티는데 더 특화되다보니 스스로 킬각이 잘 안나와요.
알아키르를 활용한 킬각은 여전히 유용합니다만 옛날만큼은 안나옵니다.
스스로 킬각을 못잡는건 시간 질질끌다가 역전당하는 그림이 자주 나온다는 겁니다.

- 아... 이랬던 시절도 있었는데...
- 출처 : 하스스톤 인벤 팬아트 게시판 '김봉남씨'님의 '내 친구 스랄' 中

그렇다면 지금 저 Loyan의 피욕까지 안들어간 덱을 굴린다면 어떻게 운영해야할까요?
저 Loyan이라는 인간은 어떻게 굴리길래 이 쓰레기, 발암 덱을 가지고 4위까지 찍었을까요?



7. 절대로 패를 털지 않는다.

컨트롤덱과의 대전이나, 어느 정도 잘 버텨서 중반 이후로 넘어갈때의 이야깁니다만
핵심은 이겁니다. 절대로 패를 털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유효한, 예상되는 광역기가 전부 나올때까지 패를 최대한 털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시간은 질질끌어도 절대로 역전은 안준다'가 현재 클수리에게 가장 유효한 전략입니다.

클래식 주술사는 유효한 드로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비룡은 그냥 가뭄에 소나기 수준이고
마나 해일 토템의 하드캐리는 10판에 2판이면 많습니다. 2판만 이길 수는 없잖아요.

있는 패로 운영해야하기 때문에 절대로 손패에서 손해보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득보는 교환만 해야하는 건 당연하며,
상대가 이득보는 교환 각을 절대로 줘서도 안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난투, 빛폭탄이 있습니다.

난투가 빠지기 전엔 섣불리 개체 수를 늘려도 안됩니다.
토템을 제외하면 카드 하수인은 2마리면 충분합니다.
심지어 불정 같은 카드가 난투에 죽을 확률을 줄이기 위해 토템 누르는 것도 조심해야합니다.

빛폭탄은 상대가 낭비하도록 유도해야합니다.
신폭과 달리 토템을 쓸지 못합니다.
빛폭이 나오던 신폭이 나오던 토템이나, 하수인 둘 중 하나는 살 각만 만들어줘야하며
특히 빛폭이 빠지기 전에 유리한 상황에서 최대한 박붐이나 넵튤론을 던지지 않도록 합니다.

사실 예외 많습니다.
도적 상대로는 폭칼각 피한다고 템포 느리게 가져가면 노답이고
성기사 상대로 신성화각은 피하기도 힘들고 너무 의식하다보면 게임 말아먹기 일수이고
드루는 휘둘 밖에 없어서 그닥 패 안아껴도 됩니다.

하지만 최근 클수리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저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위험할때가 아니라면, 그리고 능동적인 킬각이 요원하다면
절대로 패를 털면 안됩니다.


막고 막다가 상대 패가 먼저 말랐다면,
내 패도 같이 말랐어도 넵튤론이 나간다면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겼습니다.

예, 그렇게 한판한판 이기는거죠.
그렇게 매 경기 인생경기하게됩니다.
(그리고 암도 같이 얻으실겁ㄴ...)


알아키르, 블뽕과 더불어 클래식 주수리의 가장 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8. 마무리

옛날엔 클래식 주수리가 어려운 편이 아니었는데
요즘엔 기름도적, 거인흑마 못지 않은 상급자 덱이 된거 같아
솔직히 초보분들한테 권하기가 좀 힘듦니다.
심지어 덱도 옛날엔 4000가루 정도 였는데 요즘은 엄청 비싸졌어요.


그래도 클수리 뽕맛은 여전합니다.
굴려보시면 이길때 재미는 확실히 보장합니다.

메타에서 어그로 기세만 한풀 꺾인다면 참 기분좋게 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생각보다 할말이 많아서 완전 장문이 되었습니다만
방학 직후 잉여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덱인 클수리에 대한 잡설을 완전 길게 늘어놨네요.
사실 그냥 잡설입니다. 피욕, 둠해머로 능동적으로 킬각 잡으셔도 됩니다.
그냥 아, 이런식으로 운영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이런 관점도 있구나, 정도만 생각하셔도 좋고.
한번 벤치마킹 해보신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민주술당 모두 화이팅입니다.



(자, 클수리를 알렸으니 이제 돌냥을 굴리러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