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름없는 마3 유저 은때까치입니다.
고수분들은 다들 아실 만한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몇 자 적어 보려고 합니다.

딱히 새로운 전략이나 팁은 아니고.... 일반론에 가깝습니다^^;;


제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데미지'의 중요성입니다.
투기장이던, 랭크 게임이던, 상대가 예상치 못한 데미지는 상대의 오판을 유도하여, 결과적으로 승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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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스스톤 게임을 운영하면서, 중점을 두고 보아야 할 가치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어드밴티지, 필드, 영웅 체력.



어드밴티지는 말 그대로 필드와 손패에 들고 있는 모든 카드의 '개수'입니다. 이는 '미래'의 가치입니다. 패가 많으면 운용의 폭이 넓어지고, 중후반으로 넘어 가서 한장 싸움이 되었을 때 상대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가질 수가 있습니다.

풋내기기술자, 신비한 지능 등은 모두 별다른 콤보가 필요 없이 어드밴티지 +1인 카드들입니다. (유희왕 TCG에서는 어드밴티지가 거의 유일하게 유의미한 가치입니다. 유희왕이었다면 이 카드들은 엄청난 OP 카드였겠지요.) 흑마법사의 영웅 능력도 마찬가지이죠. 그러나 어드밴티지만 중시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코스트를 사용하게 되기에 필드에서 밀리게 됩니다.


필드는 '현재'의 가치입니다. 하수인이 나온 턴에는 공격할 수 없다는 하스스톤의 특성상 필드를 장악하고 있으면 '선공권'을 가집니다. 즉 필드 이득을 하수인간의 전투로 인한 어드밴티지 이득, 영웅을 때리는 것으로 체력 이득으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패를 마구 써 가면서 무리하게 필드 장악에만 올인한다면 필연적으로 어드밴티지 손해를 보며, 이는 한타이밍 넘긴 상대가 우월한 패 매수를 이용해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즉 뒷심이 딸리게 됩니다.



영웅 체력은.... 다들 아시겠죠. 하스스톤은 결국 영웅 체력을 0으로 만들어야 이기는 게임입니다. 어드밴티지든, 필드던 결국 목적은 영웅 피를 까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영웅 체력은 가장 근본적인 가치입니다. 
부가적으로 영웅 체력이 낮으면, 일단 죽지 않기 위해서 무조건 상대 필드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며, 즉 선택지를 굉장히 제한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피가 많았더라면 여유있게 하수인 전개해도 되는 것을, 피가 적다면 있는마법 없는 마법 다 써가면서 일단 상대 하수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말이죠.




이 셋 중 어느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3개 모두 중요합니다. 다만, 어느 가치에 더 비중을 둘 것이냐는 플레이어의 선택입니다. 한 턴 한 턴 진행하면서 어떤 가치를 우선시 할 것이냐는 선택에 따라 앞으로의 게임 양상이 달라지며, 이 선택의 연속이 게임입니다. 어찌보면 순간순간의 가치판단이 하스스톤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어느정도 일반론은 있습니다. 현재 메타에서는 초.중반에 최우선적으로 필드를 중시해야 하며, 게임이 장기전으로 흐를 것 같으면 어드밴티지를 중시하고, 상대 피나 내 피가 낮으면 (15 이하?) 필드에 힘을 조금 빼고 영웅 체력을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예상치 못한 데미지의 역할이 등장합니다. 예상치 못한 데미지라 함은 상대가 계산할 수 없고 다만 추측만이 가능한 번 카드들입니다. 즉 이런 카드들이 해 주는 것입니다.



필드에 나와 있는 카드들로 인한 데미지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내가 다음턴에 죽을지 안 죽을지 나도 계산이 가능하고, 상대도 계산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런 번 카드들, 돌진 카드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알지만 상대는 모르는 수입니다. 즉 상대의 데미지 계산을 완전히 어긋나게 할 수 있으며, 상대가 유불리를 잘못 판단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이하는 오늘 벌어진 실제상황입니다.




나는 도적, 상대는 사제입니다. 사제 피가 20정도 남았다고 해 봅시다. 이는 사제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안심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사제라서 회복도 가능하고, 하여튼 아직은 여유있습니다. 그래서 여유있게 필드를 전개하고 턴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나는 나와있는 하수인들로 필드싸움은 커녕 본체를 공격해서 6 데미지를 줍니다. 
의아해진 사제는 마법과 하수인간의 전투로 필드 이득을 보며 필드를 장악합니다.

그런데 다음턴, 내가 아껴 두었던 맹독과 절개 2장으로 사제 본체를 극딜하여, 11데미지를 주었습니다. 어드밴티지 계산으로는 내 쪽이 -3이지만, 상대 피를 3밖에 남기지 않았습니다. 어드밴티지와 필드 쪽으로 쏠려 있었던 가치의 무게중심을, 갑자기 영웅 체력 쪽으로 급선회 한 것입니다.

이제 사제는 당황합니다. 그제서야 부랴부랴 회복하고 필드에 있는 몬스터들을 정리해 보지만, 다음턴 드로우로 나온 SI 요원과 단검 데미지에 사망하고 맙니다.







피가 20 남았을 때와 피가 1 남았을 때 운영법은 극단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피가 20 남았을 때는 여유있게 드로우도 할 수 있고, 하수인으로 상대 본체도 때릴 수 있고, 후반을 지향할 수 있죠. 반면 피가 1 남았다면 어떻게든 죽지 않기 위해서 무조건 회복이 가능하다면 회복부터 하고, 상대 하수인들을 죽이되든 밥이되든 다 정리해야겠죠.

만약 피가 20 남았을 때 1이 남은 것처럼 운영하면 어떻게 될까요?  어드밴티지, 필드 손해를 왕창 보고 후반 뒷심이 딸려서 결국 지겠죠. 만약 피가 1 남았을 때 20 남은 것처럼 운영하면? 다음턴에 그냥 사망할 것입니다.

즉, 잘못된 상황판단은 자신의 선택을 악수로 만듭니다.





아까의 예시로 돌아가 볼까요. 

상대 사제의 입장에서는 피 20은 아주 여유있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드밴티지필드를 중시하는 운영을 했죠. 
하지만 패에 절개 2장과 맹독을 들고 있었던 내 쪽에서는? 사제의 피가 20이 아니라 9로 보인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달려볼만 하다고 판단, 더이상의 어드밴티지 이득을 포기하고 내놓은 하수인들로 본체를 극딜하죠. 가치의 무게중심을 어드밴티지/필드에서 영웅 체력 쪽으로 옮긴 것입니다.
이를 한 턴 늦게 파악한 사제는 부랴부랴 대응해 보지만, 적절한 운으로 게임을 승리합니다.





만약 맹독과 절개를 아끼지 않고, 그때그때 하수인에게 써먹어 필드 장악을 노렸으면 어땠을까요?

모릅니다. 어떻게 되었을지 모릅니다. 손해는 보지 않았겠죠. 절개를 몬스터에 쓰면 어드밴티지도 유지되고, 필드 장악에도 좋으니까요. 하지만 게임은 길어졌을 것입니다. 필드 먹고 유리하게 쭉 가서 이겼을 수도 있고, 사제 쪽의 정배 등에 당해서 역전당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 둘을 아낌으로 인해 상대에게 예상치 못한 데미지를 줄 수 있었고, 상대의 오판단을 유인해서 손쉽게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말이 오판단이지, 상대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할 수밖에 없으니 대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예상이 불가능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상대가 도적이라면 절개, 노스랜드 등을 덱에 넣었을 것이고, 전사라면 아케나이트, 전쟁도끼 등이 있을 것입니다. 법사도 다들 알다시피 화염구와 불작이 있죠. 그 카드들이 아직 빠지지 않았다면, 손에 들고 있고 아끼고 있는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냥꾼이 7턴에 개풀로 달릴 것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 예상을 하면 뭐가 달라지냐고요? 내 피가 지금은 비록 20이 남았더라도 불작이 상대에게 있다면 10, 화염구까지 있으면 4입니다. 피가 4 남았으면 어떻게 운영하시겠어요? 무기로 하수인 한번 덜 때리고, 회복 스킬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쓰고, 조금이라도 빡빡하게 운영하고, 하지 않겠어요? 그런 선택이 승리로 이어질 수도,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플레이어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고려조차 하지 않는 것과, 고려해 보고 기각하는 것은 차이가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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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쓸데없이 기네요ㅠㅠ 요약하자면



1. 하스스톤의 가치는 어드밴티지, 필드, 영웅 체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2. 가치판단, 즉 어떤 요소를 중시하느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이것을 잘못 판단하면 치명적인 결과가 나온다.

3. 예상치 못한 데미지를 주는 카드들은 상대가 가치판단을 잘못하게 만들 수 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