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컴퓨터를 새로 조립하였습니다. 전체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것은 아니고 CPU와 메인보드, SSD 정도로 반만 바꿨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어서 셀프로 조립하는데 약간 애는 먹었지만 덕분에 재밌게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심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파워 서플라이에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남아있더라고요. 이전에 쓰던 제품을 다시 재사용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유저들이 항상 파워에는 소극적으로 대하는 것 같습니다. 전원만 공급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CPU나 그래픽카드, SSD 같은 하드웨어는 업그레이드 시 체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POWER는 그렇지 않죠. 하지만 우리는 PC에 전원공급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고 있습니다. 괜히 사람으로 따지자면 심장이라고 표현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이번에 함께 교체를 진행해 주었는데요. 오랜만이라서 잘 몰랐던 사실인데 램처럼 차세대 규격(ATX3.0)이 나와서 트렌드에 맞춘 제품을 찾아보다 안텍 NeoECO 1000W 80PLUS GOLD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안텍을 잘 모르는 유저들도 계실 텐데 파워 서플라이 계열에서 3대장안에 속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며, 케이스에서도 꽤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컴퓨터를 좀 만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려져 있는 그런 브랜드입니다. 보급형 계열은 아니죠.


저에게 있어서는 확실히 오버 스펙은 맞습니다. 다만, 제가 기대하는 점들을 충족시켜주는 하드웨어로 롱 라이프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좋은 제품을 써보고 싶었네요. 이번 업그레이드에서는 GPU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1060에서 40시리즈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어서 추후 교체할 그래픽카드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도 있습니다.

80PLUS 등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최소 브론즈 이상이면 된다는 가정하에 충분히 차고 넘치는 등급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정격출력도 1000W로 지금은 부족함이 없으나 점차 소비전력이 높아지는 CPU와 GPU에 대응하기 위해 미리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요.




참고로 다른 하드웨어와는 달리 10년 이상도 사용하는 게 파워 서플라이인데요. 그에 잘 대응되도록 안텍에서는 이 모델에 10년 워런티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다른 POWER는 초기에 불량이 났을 때 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안텍에서는 10년 이내 고장 시에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정책이라서 보다 든든하게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상위 라인업에 속하는 제품답게 패키징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네요. 보급형의 경우 그냥 박스에 담아서 오는 게 전부였었는데 포장이 잘 되어있고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스티로폼도 포함되어 있어서 안정감 있게 배송받을 수 있었습니다. 파우치도 포함되어 있는데 잘 사용하지 않는 부품들을 모아놓을 때 활용하면 안성맞춤입니다.




고성능을 구현하는 제품이라서 부피가 크지 않을까, 그로 인하여 제가 사용 중인 케이스에는 호환은 될까 싶었는데 오히려 기존에 사용하던 것보다 더 축소된 사이즈입니다. 스펙상으로는 대략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덕분에 조립할 때 간섭이 없어서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네요. FAN은 일반 보급형과는 달리 120mm FDB 유체 베어링이 들어가 있어 내구성이 상당히 긴 편이고 무엇보다도 소음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제가 조립 완료 후 전원을 넣었을 때 상당히 정숙한 느낌이었고 무엇보다도 고주파 음이 없어서 정신 사납지 않게 쓸 수 있다는 점도 개선되었습니다.




제품 후면부에는 하이브리드 모드 버튼이 하나 달려있는데요. 자동차처럼 상황에 맞춰서 저속과 고속에 운동에너지를 달리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보면 됩니다. 처음에 이런 버튼이 달려있어서 생소했고 기능을 알고 난 후에 신기했었는데요. 이 모드를 활성화시켜두면 내부 온도에 따라 자체적으로 팬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낮은 로드 시에는 RPM 자체를 멈춰서 더 정숙하게 쓸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확실히 단순 웹서핑이나 포스팅을 위한 타이핑에서는 더 정숙한 느낌이 있네요.





구성입니다.

  • 파워 서플라이 본품

  • 모듈러 케이블

  • 24핀 1개

  • 16핀(12+4) PCIE 5.0 12VHPWR 1개

  • 8핀(4+4) CPU 용 2개

  • 8핀(6+2) PCI-E 4개

  • SATA 12개

  • MOLEX 4개

어떤 환경에서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케이블을 넣었을 뿐만 아니라 개수도 넉넉해서 부족함이 전혀 없습니다. 저처럼 라이트 한 유저라면 몇 개 사용을 안 하기 마련인데 기존 기성품들은 불필요한 케이블까지 모두 물려있어서 항상 조립 시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ATX3.0 지원 풀 모듈러 컴퓨터 파워 서플라이 답게 조립 형식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필요한 것만 꼽아 쓰면 됩니다. 보다 배선 정리에 유리하면서 깔끔하게 조립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네요. 참고로 벨크로와 케이블 타이도 기본으로 제공되는 구성품이라서 한 번씩 묶어만 완벽하게 정리됩니다. 정리가 잘 안돼서 케이스 덮개로 가리다시피했던 본체가 이제는 말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이게 말로만 듣던 PCIE 5.0 / 12VHPWR 케이블입니다. RTX 40 이상 시리지의 그래픽카드에선 소비전력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 기존에 기준이었던 650W~800W 사이로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규격도 맞지 않고요. 저도 워낙 오랜만에 조립이라서 처음 보는 모양이라 다소 생소했는데 앞으로는 기준 규격화로 자리 잡아가겠죠.





전원을 넣고 정상적으로 작동되는지를 확인해 봤습니다. 잘 돌아가네요. 위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소음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확실히 개선되었습니다. 기존에 CPU 기본 쿨러와 컴퓨터 파워 서플라이에서 발생하는 소음 및 고주파가 항상 거슬렸는데 이제는 CPU 쿨러에서만 발생합니다. 부하 테스트프로그램인 OCCT를 구동시켜도 딱히 발생하는 소음은 없었습니다.




POWER 벤치마크로 사용되고 있는 OCCT 측정값입니다.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의미가 없다는 유저들도 있지만, 마땅히 벤치마크 돌릴만한 게 없어서 이 프로그램을 활용했고요.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게 잘 공급되고 있는 게 확인됩니다.





아직 ATX3.0 파워 서플라이는 오버스펙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이지만 램처럼 표준화 규격이 달라지게 되면 또다시 중복 지출을 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방에 좋은 하드웨어로 선택하는 게 더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같은 ATX3.0 이더라도 동급 중에서는 가성비 있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텍 제품은 만족스럽네요. 이상 사용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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