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500만원씩 20년 동안 받는 `연금복권520`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에서 한 네티즌은 `연금복권의 실체`라는 글을 통해 "12억원(500만원×20년)을 은행에 넣으면 1년에 약 5000만원을 이자로 받는데, 1등 당첨금 원금은 국가가 고스란히 가져가고 국민에겐 이자만 지급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다른 네티즌은 "물가 상승분을 감안할 때 극단적으로는 20년 뒤에 받는 500만원의 가치가 경제상황에 따라 100만원도 안 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연금복권 1등 당첨금은 세금을 제외하고 매달 390만원 가량이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12억원을 은행에 넣어 두기만 해도 이자로 월 35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1등 당첨금 12억원을 한꺼번에 받을 경우 세금을 제외하고 손에 쥐는 돈은 8억3700만원. 이 8억3700만원을 연 3.5% 단리로 20년 동안 은행에 넣어두면 8억4600만원 가량의 이자(비과세 기준)가 발생한다. 이를 240개월(20년)로 나누면 월 352만원 꼴이 되니 비슷하다는 것이다.

한국연합복권은 이에 대해 `전제가 틀렸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12억원을 쌓아놓고 매월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500만원씩 20년을 매월 지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연금복권 구매자는 "`2×2=4`는 맞다고 인정하면서 `4÷2=2`는 틀리다고 주장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박했다.

12억원을 쌓아놓고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복권 판매금의 60%를 당첨금 지급에 사용한다는 설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국연합복권 관계자는 "한 회당 복권 판매액은 63억원으로 이 중 60%는 당첨금 지급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한 회당 37억원 정도가 당첨금 지급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회당 당첨금 지급 총액은 4억원 남짓. 12억원을 쌓아 놓고 당첨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회당 총 28억원 정도다.

12억원을 쌓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 성립되려면 연금복권 관계자들은 33억원의 사용처를 국민이 납득하도록 설명해야 논란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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