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 연합의 시작은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반감을 가지게했다.

그들 면면을 살펴 보자면

리니지2 유저라면 적어도 들어본 적은 있는 구섭에서 각기 내노라하는 대형 성혈들이 연합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이 매달 각자의 서버에서 뽑아 내는 자본만 해도 작은 회사와 맞먹을 정도 였다.

그런 그들이 신 서버에 파견식으로 인원을 꾸리고, 기존의 본인들의 혈맹 마크와 혈맹명을 그대로 쓰게 함으로써 카마엘서버에도 똑같은 대형 혈맹을 기획한 후 ,지속되는 지원과 인프라 구축으로 차후 본진과 같이 키울 목적이 있었다.

그들은 서버 오픈 직후 부터 신속히 몸집을 불려 나갔고, 급기야 그들끼리 연합을 맺고 이를 '미르 연합' 이라 지칭했다.

 

서버의 분위기를 '우리들만의 리그로 만들겠다' 라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비춰졌다.

 

그리하여, 일반 유저들은 미르 연합에 대해 시작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유저들의 불편한 마음을 반증이나 하듯, 미르 연합의 자칭 '엘리트 주의'에 젖어 있는 경솔한 자들은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다녔다.

혈맹의 마크를 마치 대기업 사원증이나, 국회의원 뱃지인마냥 으시대며 본인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많았다.

수근대던 목소리들이 본격적으로 터져 나올때쯤 이에 대항마로써 일반유저와 피기득권층으로 대변되는 신의 연합이 탄생했다. 

궤를 달리하는 성격의 두 집단은 차후 3개월여간 치열하게 싸웠고, 신의 연합이 승리했다.

마치 민중이 권력을 이긴것 처럼 대비되었다.

그랬기에 쟁 종결 이후에도 신의 연합의 인기는 치솟아만 갔을 것이다.


다만 거슬러 올라가보면, 미르연합내 하이클래스 혈맹만은 유독 성격을 달리했다.

그들은 카마엘서버의 그들 자체가 본진이었다.

타섭에서의 축적된 인재와 자본으로 서브라인을 만든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온전히 본서버를 옮긴것이었다.

들리는 말에는 7섭에서 큰 전쟁 후, 패전하여 같은 식구들이 함께 넘어 온 것이라고 했다.


1차 섭쟁 말기의 미르연합은 자포자기의 모습과 권태의 모습으로 일관 했다.


'여기서 진다 해도, 어찻피 본진이 아니라 상관없다'

'서브가 와해되면 아쉽지만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하이클래스 혈맹은 달랐다.

그들은 돌아갈 곳도 없었고, 차후 모색하여 모두 다 같이 다시 뭉칠만한 기회도 없었다.

전쟁 막바지까지 유독 그들이 죽기 살기로 싸운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식구가 사냥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다 정당한 사유도 없이 단지 말이 많았다는 이유로 막피를 당하자,

하이클래스 혈맹의 군주 '히츠'는 분노했다.

당장 당사자의 사과와 해당 혈맹의 공식적 입장을 밝힐것을 요구했다.

신의연합의 간부진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당시 파티장으로써 만행을 저지른 당사자가 경위를 자세히 밝히지 않고 접속도 하지않은채 두분불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 발생 10시간 후, 오만의 탑과 아덴영지내 필드인 학살의 대지에서 총 5명의 신의연합 측 혈맹원이 하이클래스 혈맹으로 부터 일방적인 막피를 당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화살에는 화살로 되갚아 준 것이다.


게시판은 삽시간에 불타 올랐다.

유저들은 사실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당시에는 나 또한 전말이 어떻게 된것인지 알지 못했다.

모든 이들이 하이클래스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 만행이라며 비토했다.


돌아갈 곳이 없던 그들은 또다시 고립되었다.

자세한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도 없이 신의연합의 간부진들은 하이클래스를 적으로 규정했고,

각자 혈맹내의 시스템으로 전쟁을 선포했다.


전쟁 선포 후 하이클래스의 군주도 그에 대한 답을 게시판에 정식 표명했다.


"섭내에 모든 이들이 자세한 정황도 모른체, 우리를 그저 악당이라고 떠든다.

 좋다 당신내들이 그렇게 악을 원한다면 이 시간부로 철저히 악이 되주겠다."



2차 전쟁의 막이 올랐다.


하이클래스는 몇기의 힐러와 몇기의 가무단 (소드싱어,블레이드 댄서와 같은 클래스로써 파티원들의 전투능력을 일시적으로 대폭 증가 시키는 인첸터 직업군) 을 제외하고는 20여기의 인원 모두가 궁수 직업군인 궁수 혈맹이었다.

그들 개개인들의 레벨,스펙도 수준급인 정예이면서, 여타의 혈맹이 허울만 식구인 반면 그들은 그들 자체가 한마음으로 필모그래피가 있는 진정한 식구였다.


1차 섭쟁때에도 별동대로 움직이는 하이클래스의 게릴라 전술은 상대인 신의연합을 언제나 곤혹하게 할 만큼 무서웠다.

작금의 사태에 있어 비록 그들의 뒷배인 미르연합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신의연합은 몸집이 커서 어딜가나 눈에 띄는 반면 게릴라에 능한 소수 정예인 그들에게는 물을 만난 물고기와 같았다.


필드 곳곳에서 지원요청이 빗발쳤다.

선발 라인으로 분류된 나는 접속하면 언제나 팟을꾸려 필드 순찰을 다니기 일쑤였다.

이미 도착하면 본체는 항상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군이 당한 피해의 흔적만 쫓기 바빴다.

언젠가 한번은 5기의 파티로 능선의 맵을 넘다 좌우로 포진한 적들의 화살세례를 맞고, 베르할 틈도 없이 모두가 죽어 나자빠지기도 했다.

하루하루 피로도는 높아졌고, 연합내의 갈등도 번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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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