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몇십만원씩 써대던 과거.

미친놈들로 가득한 이바닥에선 무소과금이라는 분류에 들어가지만

어느순간 현타가 오고 접고 연어들마냥 다시 복귀하고....

전형적인 멍꿀짓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이럴거면 계속 게임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과금.

가능할까?



"쳐맞고 다녀야 되잖아."

"렙업은 언제할건데?"

"아이템은 몹이 아니라 상자에서만 나와"

"득템도 없는데 스펙업은 가능하겠어?"

"매주 혜자 패키지가 나오는데 안지를수 있겠어?"

"불가능해. 섹스는 참아도 그건 참을수 없을거야"

등등 여러 생각들이 스쳐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진정한 무과금을 할 것인가, 용옥정도는 살것인가.

결론은 용옥도 사지 않기로 했다.

용옥을 사면 겪게 되는 증상.

막피, 점검, 튕김 등등의 이유로 24시간 돌리지 않으면 몇주일 헤로인 못한 중독자마냥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손이 덜덜 떨리는 증상.

자발적 개돼지인것 까지는 참아도 이건 정말 혐오스러웠다.

55,000원도 차라리 적금을 넣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뒤로하고 이제 시작하기로 했다.

근데 문제가 있었다.

장비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남아있는 각인상자 200여개를 까서 걍셋을 맞췄다.

일단 잡밭에서 돈을 벌고 각인상자에서 장비를 맞추기 시작했다.

아덴때문에 상점 변카인카도 매일 4장만 구매했다.

일주일 정도 돌리니 흰템, 녹템 4셋이 완성되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냥 속도도 느리고 몹도 약하니 사료만 쓰는데도 하루 6시간 넘게 걸렸다.



그렇게 3~4개월을 하니 7셋이 되었다.

이정도면 접기전의 장비와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전과 같은건 아니었다.

왜냐?

팔찌도 없고 수호성, 컬렉, 엘릭 등등 신규 과금요소는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니지는 원래 이런 게임이었다. 

이전과 같아도 같지 않은 게임.

끊임없이 돈을 쓰지 않으면 후퇴하는 게임.

돈을 써야 본전을 유지하는 게임.



또 한편으로는 그동안 과금요소가 새로 생긴게 얼마나 많았는지도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계속 이럴것이다.



쳐맞고 다녀야 하지만 그건 돈쓸때도 마찬가지였다.

게임속 나는 그때와 지금이 다를게 없다.

달라진건 내 마음뿐이다.

전에는 마망 하나 먹으면 팔리지도 않는 쓰레기템이라며 버리는 일도 많았지만 

지금은 500원짜리 동전 하나 감사하게 받아들던 5살때로 돌아간것처럼 감사하게 받아들고 5 만들어서 팔고있다.

전과 비교하면 궁상맞는짓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재미는 떨어지지 않았다.




4개월. 그동안 평소대로 과금 했으면 얼마일지 생각했다.

그 과금을 다 했더라면 강해졌을 것인가? 

그놈을 이겼을 것인가?

더 재미있었을 것인가?

모두 아니었다.




어머니 핸드폰이 오래되어서 하나 사드리고, 얼마전 출산한 형과 형수님에게 용돈 드렸다.



형들한테 무과금이 정답이라고 단정지어 말할수는 없으나 

합리적인 소비로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즐길수 있다는걸 말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