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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0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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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드 깍던 노인.벌써 몇달전이다. 내가 투사를 시작하고 얼마안되 아이템을 맞추던 시기이다.
때마침 체인소드 업뎃이 있었고 나는 새로운 무기를 고르기위해 라던 채팅창에 들리기로했다. 중간텔 옆편에서 멍하니 서있던 7서버 투사 할아버지가 보였다. 나는 할아버지 적선이나 해주는셈치고 무기나 하나 골라 팔라고 부탁을했지만 가격을 굉장히 많이 부를뿐더러 일단 이전와서 다이아 없으면 입금이라도 달라고하는게 아닌가 "좀 싸게 해주실수없습니까?" 했더니 "무기하나 가지고 에누리가 되겠소? 비싸거든 다른데 가서 알아보시오"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지금까지 기다린시간과 이전비가 아까워 노인이 원하는대로 돈을 노인에게 건냈다. 대신 속작은 내가 원하는대로 직접 풀작하여 깎아만들어 준다는 조건과 함께. 처음에는 빨리 깎는거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시작하더니 다이아를 더 달래면서 늦장을 피운다. 내가보기에는 이만하면 다된거같은대 자꾸만 돈을 요구하면서 계속 깎기만할뿐이다. 인제 다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서버이전도 오늘이 마지막이고 시간도 빠듯해 왔다. "더 강화 안해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고기도 구울만큼 구워야 잘익은 고기가 되지 재촉한다고 생고기가 잘익은고기가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쓸 사람은 그정도면 된다는데 무얼 더 강화한단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좀있으면 서버이전 끝납니다. 시간이 없어요" 노인은 통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달라고 하시오 난 안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투사한 돈과 시간이 아까우니 그냥 갈수도없고 이번 시즌 섭이전은 틀린것같고 해서 될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강화해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무기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강화하다가 그만두면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깍던 것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 태연스럽게 곰방대에 담배를 피우고 있지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무기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내준다. 사실 다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었던 무기다 생긴것도 차이가없다. 서버이전이 끝나고 다다음주 서버이전을 기다릴 생각하니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르고 다이아 주기도 짜증나는데 할파스까지 달라고한다. 상도덕(商道德)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니 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뇌신에 축복 박으러온 여성기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바라보고있던 노인의 옆모습이 어딘지 노인다워 보였다. 부드러운 눈매와 흰 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노인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 투사갤에 가서 투사형들에게 노인이 깍아준 무기 파멸자의 체인소드를 보여줬더니 명품이라고 야단이다. 내가 전에 쓰던것보다 훨씬 좋다는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과 별로 다른것 같지가 않았다. 투사형들 설명을 들어 보니 등급이 낮으면 약점노출 치기가 힘들고 체인소드 매미 뒤져서 유지력 생각해 파대를 들자니 때리는 속도가 느려지고 속작이 너무 안좋으면 뎀딜도 적고 무기가 잘튕겨서 이렇게 축작까지된 파체는 처음이랜다. 풀작 파체는 뎀딜도 좋고 약점노출 잘되기에 참 좋다는것이다. 더더군다나 언젠가 그언젠가 투사가 상향 될 날이 온다는것이다. 투사형들이 마치 미래의 다크슬래쉬를 시전해보고 말하는것처럼 들리긴 했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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