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불혹을 넘긴 아재입니다...

 

 40대가 게임을 한다는 것이 그리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지만... 워낙 어려서부터 온갖 게임을 하면서 성장해 왔고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게임을 하는 것이 한심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처자식이 있는 와중에도 나름 눈치껏 짬을 내서 이런 저런 게임을 해왔습니다. (요즘은 롤, 오버워치, FM2016, 삼국지 13정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정보를 얻으려 눈팅만 하던 차에 제가 정말 팁게에서 얻은 팁들 중에서 정말 피부에 와닿았던 팁들과 어설프게 플레티넘을 달면서 느낀 점들을 늘어놓아 보려고 합니다.

 

 먼저 제 자신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나이가 40대에 들어섰고, 보통 피지컬이라고 하는 면은 실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에는 스트리트 파이터나 킹오파 대회에서 입상도 하고 30대에는 작은 위닝 일레븐 대회에도 참가해서 간간히 상품도 타곤 했습니다만 점차 나이가 들면서 반응속도가 느려지고, 게임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사실 이부분을 인정하기 까지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떤 게임이건 비교적 잘한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시즌 4에 시작한 롤은 일반게임을 하다가 시즌 5에 골5, 이번 시즌에는 가까스로 플5를 달고 지쳐버려 일반게임을 주로 즐기게 되었습니다. 지루한 서론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1. 남들이 트롤한다고 나도 트롤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게임 외적인 이야기입니다.)

 

 길지 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롤에도 인생에 적용될 수 있는 이슈들이 몇몇 있습니다. 롤을 하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점 중에 하나는 게임 실력과는 별개로도 올라갈 사람은 올라가고 내려갈 사람은 내려갑니다. 머무르는 사람은 머무르게 되겠지요.(저는 이번 시즌 플레티넘이 한계인 듯 합니다.) 내 자신을 포함한 5명 중에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예상치 못한 강한 상대나 부캐, 대리충들을 만나서 의도치 않게 연속된 솔킬, 팀 글로벌 골드 차이를 야기시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트롤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냥 실력이 부족하거나 운이 없었던 것이라고 치부할 수 있습니다. 대신 한두번 솔킬을 당하고도(상대가 자신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무리한 플레이나 포기한 듯한 혹은 빨리 다음 게임으로 가자는 식의 플레이는 트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람은 실제 삶에서도 그렇습니다. 이기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냥 모자란 사람입니다. "게임이니까 뭐 그럴 수도 있지, 재미로 하는 게임인데 뭐..." 이런 분들에게는 ai나 일반게임 혹은 혼자 즐길 수 있는 다른 게임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신발 6개, 3가엔을 갈 때에도 나머지 4명은 60분째 묵묵히 지는 게임을 역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당신은 랭크게임을 하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님이 갖고 있는 게임관을 다른 팀원들에게 강요하지도 마시고 그냥 혼자 즐기실 수 있는 게임을 추천드립니다.

 

 작은 일을 사소하게 여겨 그르치는 사람은 크고 중요한 것도 잘 해내지 못하더군요...롤은 5:5게임입니다. 당신이 망한 것을 나머지 팀원 4명이 극복할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고, 상대도 프로게이머가 아닌 이상 역전할 기회가 올 수 있습니다.

 

 

2. 생각을 하면 티어가 올라갑니다.

 

 저는 소위 챔프폭이 넓지 않습니다. 시즌 4에 처음 시작한 챔프가 정글 피들스틱이었고, 이후 천천히 아무무, 세주아니, 우디르. 시즌 6에는 그라가스, 엘리스, 킨드레드, 그레이브즈, 문도 정도를 해봤고 주로 엘리스, 아무무 정도로만 정글을 돌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다른 라인을 가게 되었을 경우에는 캐리하자라는 마음보다는(어불성설이죠...) 민폐만 끼치지 말자, 민폐를 끼치게 되는 상황이 온다라고 한다면 최소화하자 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했습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15초가 되기 전에 템 사고 픽 정리하고 스마트키 확인하고 상대 인베를 체크하러 달렸습니다. 쓸데없이 진지충이라고 해도 상관없지만 담배 피우느라 쓸데없이 킬을 주고 상대방 기세를 올리고 우리팀 한숨소리 늘리기 싫어서 기본적인 것은 해주고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라인에 서더라도 상대 라이너 점멸 텔포 정도는 체크해주고 상대 정글러 위치도 맵리가 되는 한에서는 핑을 찍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위 티어에서는 대부분의 팀원들이 신경을 안 쓰곤 했지만 나에게도 도움이 되고 팀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 버릇처럼 했습니다.

 

 엘리스를 할 경우에는 상대 챔프와 스타팅 위치를 체크하고 카정을 가거나 3렙갱을, 아무무를 할 경우에는 상대 정글러 성격에 따라 주로 버프 스타트 3캠프로 카정 당하는 것을 최소화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티어를 잘 올리는 사람들의 특징을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하위티어에 국한된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이런 분들은 랭크 게임에서 여러 챔프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한 챔프만을 하지도 않습니다. 주어진 챔프 폭 중에서 상황에 맞게 픽을 하는 분들이 티어를 잘 올리시더군요. 본인은 그런 역량이 없는 관계로 주도적인 픽보다는 우리팀 컨셉에 맞는 픽과 최대한 맞춰갈 수 있는 픽을 했습니다. 선픽할 수 있는 능력을 부러워하면서 말이죠.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피지컬이 딸리기 때문에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머리를 굴리고 상대를 예상하고 게임 컨셉을 파악하는 데에 많이 집중했습니다. 한타의 유불리, CC의 유무, 라이너의 상성, 초반 유불리, 후반 유불리... 모든 챔프에 대해서 자세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 경우에도 대략의 게임 컨셉을 잡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자신을 포함한 팀원들이 역량 차이나 트롤, 혹은 멘탈 상태에 따라 예상했던 방향과 다르게 게임이 흘러갈 수 있습니다. 저도 게임을 처음 시작했던 시기에는 대놓고 욕을 하지는 않았지만 시시비비를 가리는 채팅을 하고 비난, 남탓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을 거치면서 느끼게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게임에 집중하느라 채팅할 시간이 아까웠던 나보다는 피지컬이 좋아서 채팅할 여유가 있었던 우리 팀원들은 상대랑 싸우는 게 아니라 본인들의 부모님을 지키고자 우리편 팀원들과 피튀기게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별거 아닌 사소한 실수로도 게임 내내 말이죠... 그냥 인정하고 간단히 사과하면 끝날 문제인 것을, 죽자사자 매달리며, 무조건 나는 잘못한 것이 없고...

 

사과와 인정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적어도 롤을 하면서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굳이 격렬한 비난과 욕이 아니더라도 "--", "ㅋ", "?" 정도로도 싸움이 시작되는 것을 보고 적어도 이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는 전투민족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라인전 유불리, 미는 라인인지 밀리는 라인인지 보지도 않고 카정을 가서 죽는 정글러라고 해도 욕을 해서 미드를 달리게 만드는 것보다는, 멘탈 다독이며 팀 승리를 도모하세요... 영 어이없는 플레이요? 당신이 올라가서 다시 안 만나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세요...

 

3. 포기도, 반성도 필요합니다...

 

 밴픽 단계에서부터 조합이 망가진채로 시작된 게임, 예를 들어 탑베인이나 탱커가 없는 조합, 올 ad조합 등등 밸런스가 맞지 않는 조합으로 게임이 진행되었을 경우, 보통 초반에 이득을 많이 벌려서 끝내지 못하고 게임이 길어질 수록 이 게임을 이기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상대가 말도 안되게 던져주기 전에는 말이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베인을 픽한 탑이 게임에 개입하려면 초반 라인전을 터트려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반대로 솔킬을 주기 시작하면 정글러 입장에서 탑은 버려야만 하는 라인이 되고 게임은 순식간에 기울기 시작합니다. 어찌어찌 해서 미드와 바텀에서 킬을 내고 균형을 맞추려 해도 후반 탱킹력이 떨어지는 조합은 한계가 있고 딜 밸런스가 좋지 않은 조합은 상대가 방어템을 갖추기가 용이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포기는 내 자신의 멘탈을 위해서 저는 합니다. 할 거 다 해보고 계획한 대로 해봤음에도 한계가 있을 때에도 승리에 집착하며 내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보다는 조금은 게임을 멀리 보고 집착을 버리는 수준으로 게임을 진행해야 할 때가 있더군요.

 

 그렇다면 이런 게임에서 반성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게임 내에서 자신이 저지른 실수일 수도 있겠지만, 닷지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이 해주면 좋지만 그런 팀원이 없다면 제가 해야겠지요...

 

 4. 저는 정글러였지만 티어를 정글러로 올리지 않았습니다. (중요하진 않지만 한번 쯤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사업을 하는 관계로, 가정이 있는 관계로 게임하는 시간이 자유롭지가 않았습니다. 보통 평일 저녁 10시 이후에 2-3게임이 고작이었지요. 메타가 바뀌면서 시즌5에 요긴하게 썼던 세주아니가 유용한 픽이 되지를 않더군요. 영향력이 너무 적어졌고 애매해 졌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새로 시작한 챔프가 엘리스였습니다. 지금도 엘리스를 시작한 것은 좋은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제 엘리스 랭크게임 승률은 37%, KDA 5.2 정도입니다???

 

 앞에 써 놓은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초식정글을 했습니다. 늘 게임 초반에는 상대 정글러를 피하면서 갱킹을 가고 정글링을 하면서 후반을 도모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쉬웠습니다. 초반 카정만 피하고 상대 갱킹 루트만 대충 예측하면 후반에는 제가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게임을 했고 실제로 승률은 70% 정도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시즌 6가 되면서 제가 생각하는 정글러의 밸런스가 붕괴되었습니다. 초반 정글 주도권도 나쁘지 않고 중후반 성장력, 후반 캐리력까지 보장되는 정글 챔프들이 생겨나면서 그에 대한 해답으로 저는 엘리스라는 챔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 OP형 챔프를 상대로 저는 밀린다고 생각되지 않았고, 한두판 게임을 질 때마다 아.. 팀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위안삼았습니다...

 

 흔히들 말합니다. 티어 올리려면 미드나 정글이 쉽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당신보다 낮은 실력에서 빨리 올라갈 수는 있습니다. 비슷한 실력의 티어에서 듀오, 트리오가 난무하는 저티어 랭크게임에서 상대편에 구멍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님이 호구입니다... 정글 주도권을 가지고 있어도 후반 성장력이 보장되어도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하거나 팀원 중에 심각한 구멍이나 의도적인 트롤이 있는 경우에는 그 게임은 이기기 쉽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듀오를 하는 이유는 실력있는 듀오라면 더욱 좋겠지만 잠재적인 트롤러를 하나 줄이는 것이 더욱 큰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구멍은 주로 어떤 포지션에 많을까요?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서포터라고 생각합니다. 브실골 티어에서는 서포터가 룬, 특성, 템 선택에서도 옳지 않을 선택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랩이 좋고 세이브를 잘하는 상대편 서포터가 무섭기 보다는 데캡을 가는 우리편 블츠가 더 무서웠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논리는 늘 똑같았습니다. "내가 막판에 그랩 잘해서 캐리했다". 20분에 쉽게 이길 게임을 40분 넘게 끌게 된 이유를 모르는 사람들이지요. 골드 하위권에서 정체된 티어를 올리기 위해서 저는 소라카와 자이라로 60% 이상 승률을 유지하면서 골1까지 올라왔습니다.

 

 소라카는 거듭된 너프로 지금은 힘들지 모르겠지만 너프전 소라카와 자이라는 비슷한 실력이라면 승률이 높았다고 생각됩니다.(개인적으로 이런 챔프가 OP라고 생각됩니다.)  소라카는 거의 1렙 Q 찍고 Q 선마 하면서 라인전 학살하면서 갱만 피한다는 생각으로 했습니다. 와드 유지하면서 상대 글로벌 궁극기만 체크하는 수준이면 어렵지 않았습니다. Q 너프 전에는 무한 Q견제가 가능했고 왠만한 유지력과 서포팅으로는 견디기 힘들었을 겁니다. 상대로 어려운 서포터는 탐켄치와 질리언, 브랜드, 벨코즈 정도였는데 그나마 아무리 밀려도 반반 이상은 가능했습니다. 룬특은 ap위주로 세팅하고 바람술사의 축복, 템은 시야석, 신발, 고대주화나 주문도둑검 눈으로 업글, 이후 솔라리나 지휘관 혹은 향로 이후 상황에 맞춰갔습니다. 스펠은 점멸, 탈진을 거의 썼습니다.

 

 자이라는 리메이크 이후 상대하는 바텀 라이너들이 생소하게 느끼는 점이 컸습니다. 식물 딜을 간과한다던가, 자이라의 역관광(나이에 맞지 않는 표현이긴 하지만 더 적합한 표현을 모르겠습니다.) 능력을 잘 모른 채 다이브 시도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개인적으로 하위 티어에서는 최소 무상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리편 원딜이 카운터일 경우가 많습니다.(모든 서포터들의 공통일 수도 있겠지만.) 룬특은 마관세팅에 템은 시야석, 신발, 주문도둑검 눈으로 업글까지 하고 상대 딜 밸런스 봐서 솔라리나 지휘관 혹은 가면 중 택1했습니다. 스펠은 점멸, 탈진 위주로 경우에 따라 점화 들었습니다.

 

 이 두 챔프의 공통점은 대부분의 라인전에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일견 그랩류에 약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보통 그랩되기 전에 딜교에서 우위를 볼 수 있고, 그런 이득을 굴리면서 그랩이 되더라도 킬을 딸 수 있다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라카 플레이시에는 갱킹에 유의해야 하고, 자이라 플레이시에는 초반에 킬을 허용하게 되면 이후 라인전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진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위 티어에서 미덥지 못한 원딜을 만났을 경우 저는 제가 그랩되거나 포커싱 되더라도 상대 원딜을 지속적으로 때려주기를 부탁했습니다.

 

 요즘 시야석을 루비 시야석으로 업글하는 추세가 있습니다. 초반 쿨감과 체력에 대한 생각 때문이라 여겨 지는데, 제 생각에는 탱킹형 서폿은 좋다고 생각하지만 ap서폿 챔은 선택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글을 써보겠다고 오래전부터 생각은 했지만 막상 글을 써보려 하니 이것 또한 쉽지가 않아서 자꾸 무기력해지는 것 같네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글이 짧아졌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머리속에, 기억속에 있던 것들을 계속 나열해 볼까 합니다. 공감하시는 분도 계시고, 플레기 주제에 나대지 말라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적어도 제 생각에는 조금만 바뀌어도 젋으신 여러분들은 브실골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곧 좀 더 끈기있고 가독성 좋은 글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