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리신에게 거절받았다. 그녀의 부족한 자신감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는 그녀의 의지가 오히려 반감되는 요소로 작용해서, 그리고 자신이 과거에 했던 행동때문에 그에게 좋게 인식되지 않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다시 리신을 찾아갔다.

 전날 밤처럼 마오카이와 같이가지도 않았다. 마오카이는 리신의 수도원에서 나오면서 저절로 결별했다.

"이걸로 됐다."

 수도원의 문앞에 다가서자, 몇 시간전에도 이곳에 있던 자신에게 마오카이가 남긴 말이 머리속에서 재생되었다. 그 당시의 자신은 그 말이 나올줄 알면서도 뭐라고 할 말은 없었기에 그가 자신을 떠나는걸 막지 않았다.

 가지말라고 애원할 줄 알았다. 한 번의 기회를 더 달라고 조를수도 있었다. 아니면 기분내키는대로, 그 당시라면 '그 감정'이 내키는데로 몸을 내던졌을 수도있었지만 정작 그녀가 선택한 것은 아무말없이 초점을 잃은 채로 마오카이가 떠나는걸 바라보는것.

"잘해봐라. 거미 여왕. 네 행복을 빌지. 이젠 내가 상관할 바도 아니지만."

 단지 그가 남긴 마지막 말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엘리스는 다시 이곳에 왔다. 아이오니아에서 어렵게 구한 여관에서 몸을 뒤척이며 잤던 이유가 뭔지 고민하며, 그 이유에 대한 해답과 자신의 행동이 어째서 마오카이의 마음을 하루만에 바꾸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하지만 그녀가 행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엔 바로 혼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선택지만 있었다.

 밤에 갔기에 조용히 만날 수 있었던 황금같은 시간과는 달리 수도원에는 여러 사람들이 하나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는게 눈에 띌 정도로 많은 인파가 있었다.

'리신이 수도승이면서 챔피언이기도하지만 이런 직업까지 갖고있다니...?'

 팸플릿에서도 언급될 정도면 이미 소문은 나있는 상태였지만 정작 그녀는 그걸 보고 찾아왔으면서도 방금 안 사람처럼 놀랐다.

 

 리신은 여러 제자들 앞에서 무술에 대해서,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얻는 법에 대해서 설파하는듯했다. 리신에게서 빨리 답을 얻지못하면 가망이 없다는 절박함이 그녀의 행동을 재촉했다. 엘리스는 가르침을 받고있는 사람들에게 그의 지인인 자신이 할 말이 있다면서 사람들의 동의를 얻으면서 리신에게 다가갔다.

"당신들이 마주하고있는 악의 말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악을 내쫓는것도 일종의 수련입니다."

 어제밤보다 더욱 자신을 박하게 평하고있는 리신의 말에 그녀는 주춤했지만 이내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말을 걸면서 적극적으로 다가갔지만,

"여러분이 보고, 듣고, 느끼는 악은 제게도 존재하오. 그러나 이 악 역시 자신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소. 마음을 집중하시오."

'아니야. 난! 악한 사람으로 평가받고싶지않아. 난 너의 도움을 필요로 할 뿐이야!'

"리신, 난 네 도움이 필요해. 내게 힘이 되어줘!"

 머리속과 가슴속에서 말하는 문장들이 일부는 중복되어서, 일부는 꼬여서 서로가 어지럽게 난전을 펼치고 있었다. 리신이 왜 자신을 '악'이라 부르는지도 알려하지않고 무작정 다가가는 모습은 어제밤의 모습과 전혀 나아지지않은 그녀의 모습이 드러난다. 리신도 더이상 일방적인 통고로 제자들의 동요를 억누를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가끔은 자기 내면속으로 침투하려는 악한 자가 있소. 그 자에게지면 마음에 혼란이 생기니, 이때는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야하는 법, 잘 보시오."
 ...미묘하게 공격적인 뉘앙스를 풍기며.

 

리신은 자기의 말을 마치고 자신의 위치에서 어딘가를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그 위치의 방향에 누가있는지는 적지않아도 알고있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알고있다. 리신의 이동이 공격을 의미하고, 그 공격의 대상이 누구인지도.

 그가 한 손을 곧게 앞으로 뻗자, 그 손바닥에서 푸른색 음파가 발사되었다. 전장 내에서 수도없이 경험해본 패턴임에도 불구하고 엘리스는 피하지못하고 맞아버렸다. 확실히 일정한 패턴을 가진 공격이지만, 힘이 제약된 상태에서 싸우는 전장에서의 힘과 그의 의지대로 세기를 조절할 수 있는 음파의 강도라는점에서부터 그녀는 몇 수 뒤쳐졌다. 두 팔을 들어서 상체에 충격이 가해지는건 막았지만 리신의 음파는 피하면 피했지 막는다는 개념이 없는 스킬이었다. 엘리스의 몸에 내용을 분간할 수 없는 옅은 표식이 새겨졌다.

 리신은 엘리스의 표식을 따라간다는 개념으로 한쪽발을 앞으로 뻗은채 날아갔다.

'맞으면... 최소 골절이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혹은 지푸라기라도 잡는격으로 엘리스는 고치를 날리는 포즈를 취했다. 전장에서 구현된 스킬에 의하면 리신의 음파의 두번째 스킬은 타겟팅에 가까운 스킬이라서 회피가 극도로 어렵지만 현실의 여러 요소를 감안하자면 그녀가 이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의외로 높았다. 문제는 그녀의 손에서 고치가 시전되는가였다.

'제발...!'

 

 푸슈슉-

 앞으로 내지른 두 손에서 거미줄이 나오긴했지만 그냥 몇 가닥의 얇은 거미줄만 튀어나온채 재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하지만 리신에게있어서 엘리스의 거미줄 몇가닥이라도 그의 돌진에 지장이 끼칠거라생각했는지 공중으로 발차기 동작을 취하면서 자신의 제자 한명을 지정해서 이동하는 방식으로 피했다. 엘리스를 포함한 다른 챔피언들이 이 광경을 본다면 전장 내에서 흔히 불리는 '방호타기'라고 말할 스킬이다.

 하지만 전장에서완달리 리신의 돌진은 끊어지지 않았다.

"끅!"

 온몸을 움츠리면서 팔로 가슴을 가리는 방어자세로 대처했지만 단 한번의 발차기로 엘리스의 방어자세가 깨져버렸다. 충격에 날아가듯 옆으로 벌려진 두 팔엔 멍이 들은것 같다.

 엘리스가 리신의 돌진을 막지못해 그와의 거리는 영거리에 가까워졌고,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신은 이곳에 뭘 하려고 온거요."

'한손과 발이 위로 올라갔어! 틀림없이 바닥으로 내리치려는 동작이다!'

 리신의 손과 발이 지면에 강하게 맞닿으면서 지면에 경쾌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엘리스는 그 내려찍는 공격에 직접적으로 맞지는 않았지만 소리와 진동이 울려퍼진 직후에 토할정도의 울렁증이 생겨버렸다.

"그림자 군도의 기운이 사라지고 챔피언이라는 명예를 잃으니까 그제서야 과거에 저지른 일들에 대해 속죄하러 온거요?"

'어?'

 자신의 목적을 알고있다는 어젯밤의 추측과는 달리 리신의 생각은 엘리스의 목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이 경우가 훨씬더 개연적이었다. 자신의 상황을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목적을 잘 알고있는게 훨씬 더 비현실적이니까.

'리신은 잘못알고있어. 하지만 그러기에 나에겐 아직 가능성이 있...!'

 반무장해제의 상태에 놓이고, 스킬의 영향으로 심각한 울렁증이라는 디버프도 걸린 상태에서도 실낱같은 가능성이 있다는 그녀의 생각에 급제동이걸린 원인은 리신이 다음공격으로 그녀에게 내지른 발차기때문이다. 앞으로 길게 내지르는 전과같은 패턴은 아니지만 그것보다 더욱 강력한 회축이었다. 전장에서 등록된 이 회축법은 궁극기로 지정될 정도의 위력을 가졌으며, 대상을 넉백시켜버리는 임팩트도 무시못할 효과도 가졌다. 이 발차기의 이름은 '용의 분노'였다.

"느흐아악!'

 비명소리도 날아가는 도중에 일그러져버릴 정도로 엘리스의 몸은 빠르게 날아가 수도원의 문 바깥으로 튕겨졌다. 그녀의 몸이 땅에 부딪히자, 하늘과 땅과 나무가 수없이 번갈아가면서 보여졌고, 흙과 자갈이 그녀의 몸에 발라져갔다.

"으..."
"자기 스스로 이야기를 할 용기도 없으면서 나에게 속죄를 바라다니, 끝까지 어리석소 거미 여왕."

 먼 곳까지 나가떨어진 엘리스였는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앞에 리신이 보였다.

"뭐 속죄를 원하러온게 아니어도좋소. 나는 본래 그대를 좋게 보지 않았기에. 하지만 당신이 나에게서 살아남으려면 왜 나를 찾아왔는가에대한 만족스러운 답변을 내놓아야하오. 당신의 옳지않은 행적에 대한 나의 분노를 막을만한 답을."

 물론 그것을 답할만한 엘리스의 체려도 남아있지않았고 리신도 그러한 답이 나오는걸 바라지 않았다. 결국 엘리스는 리신에게 일방적으로 맞아야만 하는걸까?

<계속>

<작품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원작vs팬픽 설정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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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원작vs팬픽 설정 비교>

<작품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원작 vs 팬픽 설정 비교>

 

리신

 


원작 : 리신은 십대에 접어들었을때부터 남다른 재능을 갖고있는, 소환사가 되길 원했던 소년이었습니다. 당시 리그 최고의 상임위원이었던 레지날드 애쉬람에게 미래의 소환사라고 발탁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리신이 받는 비전 마법관에서의 생활은 다른 아이들과 맞춰나가는 진도였기에 따분함을 느꼈고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위해, 그곳에서 빨리 졸업하기위해 소환 마법을 몰래 연구했습니다.

마침내 역병 정글의 사나운 마수를 소환하려고했지만 그의 눈앞에 소환된것은 다죽어나가는 어린아이와 그의 마법으로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을 하나. 소환사들은 리신의 재능을 아꼈기 때문에 그를 감쌌으나 리신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외진 수도원으로 향했습니다.

이후 그의 존재감이 다시 드러난 때는 아이오니아가 녹서스의 폭정을 막을 때 분신공양을 함으로써 지배의 부당함을 알리는 상징의 아이콘이 되었을 때입니다. 몇주동안 불타올랐던 그의 몸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남았고, 이는 아이오니아의 독립의 시발점으로 작용합니다.

뭐... 이 때의 사건으로인해 그의 시력은 잃게되지만요.(배경상에선 눈이 재가 되었다고합니다.)

 

팬픽(현 작품) : 원작의 설정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추가된 설정을 나열하자면, 자기가 은신하게된 수두원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있으며 그곳의 관장으로 역임하고 있습니다.(어설프게 비유를 하자면 태권도장의 관장님이 되었다는...)

챔피언인만큼 리그의 챔피언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있으며, 동시에 아이오니아의 상위층과 국민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있는 존재입니다.

그런 리신이지만, 이번편에서 엘리스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다른 사람에 대한 호불호를 엄격하게 가리는 측면이 부각되네요. 리신쪽에선 엘리스를 좋아할 이유도 없지만 챔피언>일반 마법사임을 알고있음에도 굳이 무력을 감행할 이유가...

<글쓴이의 말>

실제로 리그에서 제약받지않는 리신의 힘이 얼마나 강할지 궁금합니다. 미래의 소환사라고 인정받을 정도의 능력이라면...

하지만 최소 엘리스는 이길 것 같아요... 고통받아라 엘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