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없는 싸움이란걸 알았지만 싸우지 않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 그녀의 실력을 측정하기위한 일종의 이벤트성 대결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이 입은 타격과 자신이 입힌 타격의 절대적인 차이에 주저앉을수밖에 없었다.

ㄴ엘리스의 체력이 0%에 도달했기때문에 대결이 종료됩니다. 리신님의 잔존체력은 전체의 80%입니다.ㄱ

"...라고하오 엘리스."

"..."
 엘리스가 전성기에 비해 얼마나 약화가 되었는지는 그동안의 행적을 통해서 망각하는게 더 어려울 정도로 빈번히 많았으나 수치상으로 명확하게 밀린 것은 그녀에게있어선 충격이었다.
 물론 그녀나름대로 고군분투해서 깎아놓은 20%는 절대로 무시못할 성과이긴하나, 그녀가 격투나 체술이 아닌 스킬을 동반하는 마법사가 입힌 타격량이라는 점에서 전투력은 현저히 낮았다.

"믿기지 않겠다는 표정을 지을수도 있지만, 소인도 실제로 믿기지 않소. 신체능력이 떨어지는건 당연하지만 무엇보다도 소인의 공격패턴에 대응하지 못한것 같소. 그대가 녹서스의 주민들에게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것은 많은 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패턴을 유추하고 피해낸것 아니오?"

"그렇긴한데... 그건 위기상황에서만 발현되는 조건형 능력인것 같네."
 스파링 시스템이 종료된 이후에 몰려오는 피로감으로인해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엘리스가 힘겹게 말했다.

"그럼 지금은 위기상황이 아니라는것이오? 그대의 수련은 우리 세명의 챔피언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알려져선 안될 수련이오. 그리고 당신이 있는 이곳에서 보낼 생활은 잠재적인 휴식의 기간이 아닌 새로운 난관에 가까운데, 좀 무성의한 답변이오."
"아...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해."

"이제 날이 밝아오오. 아침식사가 끝난지 1시간뒤면 오전수련이 시작되고, 그 때부터 그대는 수련생들에게 보여서는 안되오."

"알았어."

"잠깐만요!!!"

 대화의 흐름상 있을 수 없는 대사가 엘리스의 뒤에서 들려왔고 그녀는 소리를 지른 사람의 모습을 찾았다.


 수북한 머리숱에 주름하나없는 젊음을 과시하지만 가방을 메고 녹음기를 손에쥐면서 달려오는 자세는 영 서투르기 짝이없는 남성이 엘리스를 향해 달려왔다. 그 사내의 이름은 그레고리. 7월 18일 필트오버에서부터 그녀를 쫓아온 비정규직 기자였다. 그가 자신의 재산을 챙기고 역에 도착했을 땐 이미 엘리스와 마오카이가 타고있는 열차에 탑승하지 못했기에, 그레고리는 엘리스의 위치 파악는데 하루의 시간을 소요했다. 운좋게도 하루를 소요해서 리신의 수도원에 도착했을때 그는 엘리스가 리신에게 맞고있는 장면을 목격했기에 그 이후부터 몰래 수도원을 지켜보고있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운좋게 대상을 목격한 것이다.

 의외인 것은 정작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엘리스가아닌 리신이 놀란 것이다.

"제자들에게 엘리스를 만났다는 사실을 절대 알리지 말라고 했을텐데 어떻게 이곳을 알고 찾아온거요."

"아 리신까지...! 저, 저는 필트오버에서부터 엘리스를 따라왔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리신의 얼굴에 알게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그것도 모른채 리신은 엘리스에게 자신이 그녀에게 묻고싶은 모든걸 한꺼번에 질문하고있었다. 그의 말문이 탁 막힌때는 녹음을 시작한 휴대폰을 잡은 팔이 '콱'소리가 나면서 잡힌 순간이었다.

"부탁인데, 더이상 그녀를 찾아오지 마시오."

"네...?!"

 대답은 이렇게했지만 그레고리입장에선 당연히 들을법한 말이었다. 아침부터 나타나서 다짜고짜 질의응답시간을 가진다는게 얼마나 무례한지 알고있었지만 리신이 악력은 예상치 못한 요소였다. 한번 더 반문하거나 한번이라도 더 엘리스에게 말을 걸면 많이 곤란할게 뻔했다.

'무력은 휘두르지 않는다쳐도 내가 저 3명의 챔피언들 사이에서 고집을 부렸다간...'

 여기까지 따라온 자신감이 무색해질 정도로 힘이 빠져버린 그는 결국 물러났다.

<계속>


<글쓴이의 말>


어... 분량도 내용도 뭔가 좀 짜고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