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준우승에 머문 skt. 물론 아쉽죠.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으니. 그런데 그 결과로 한국 롤 수준을 폄하하는 건 뭔가요.

언제까지고 우리나라가 롤 최강국일거라고 생각했습니까?
빠르든 늦든 시기의 문제였지, 언제가는 벌어질 일이었습니다. 더욱이 잘하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넘어간 상황이었으니까요.

이제 중국 롤 수준은 한국과 동등해졌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폰, 데프트 선수들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나머지 중국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지던 가요? 전혀 그렇지 않았죠. 코로 선수나 클리어러브, 서폿(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선수의 기량은 한국 어떠한 팀들에 소속된 선수들 이상이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하나, 작년의 그 큰 차이가 이렇게 빨리 좁혀질 수 있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렇지만 1년? 그렇게 마냥 짧은 시간도 아닙니다. 

요즘 같은 때처럼 뭐든 휙휙 바뀌는 시대에서는 1년이면 큰 변화가 일어나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시간입니다.

정보의 전파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마당에 한국 롤에 대한 정보는 돌덩이 마냥 그대로 있었겠습니까? 선수들 뿐만 아니라 여러 롤 코칭스태프들도 넘어간 상황인데요?

중국 롤 시장이 확대되면서 중국 롤 수준은 한층 더 진화한 것입니다. 지금의 중국 롤은 기존 그들의 스타일에 우리나라 롤의 강점을 그대로 흡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수준이 향상되었다기 보다 급속도로 진화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입니다. 중국 롤이 우리나라를 따라잡는 데에 1년은 충분한 시간이었다는 거죠.

애초에 똑같이 두 손으로 하는 게임이고, 똑같이 열심히 하는데 우리나라만이 최강이어야 한다는 건 이상한 잣대가 아닐까 싶네요.

유로에서 월드컵까지 각종 메이저 대회를 휩쓸던 스페인은 언제까지고 세계 최고였습니까? 그 환상적이고 압도적인 스페인도 정상에서 밀려났습니다. 

강팀 대 강팀이 겨뤄 이번엔 edg가 승리했을 뿐인 그런 이야기입니다. 한국 롤을 쓸데없이 폄하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보다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아쉽게 패한 선수들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날리는 게 더 의미있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