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엘로이드입니다.
일단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이번에 결승전에 친구랑 같이 직관 갔었고, 경기도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제가 이래저래 밴픽 예측을 하고 친구들에게 썰도 풀었으나,
제 예측을 비웃어 버리는 양 팀의 수준높은 밴픽이 나오고
친구들은 저에게 '입롤좆문가'라는 별명을 붙여줬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 개새끼들...

(참고로 제가 예상했던 밴픽 구도(자게에 남겨져 있음)는...
ROX: 라이즈 아지르 시비르or에코   /  SKT: 뽀삐 니달리 케넨 이었는데 어떤분께서 댓글로 똥글이 될거라 해주셨고 실제로 똥글이 되었습니다...큽 ㅠㅠ)

그래도 SKT 승패승승은 그대로 다 맞춰서 내기돈은 싹쓸었네요 ^^ 입금 좀 빨리 해라 개새끼들아!

사실 이번 결승전은 상상을 초월하는 밴픽과 판짜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밴픽을 뛰어넘는 정신나간 한타와 슈퍼플레이가 펼쳐지는,
눈이 정화되는 결승전이었습니다.

해설도 밴픽부터 정말로 꼼꼼히 의미를 집어주시는 좋은 해설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분석을 하지 않고 그 자체의 완성된 예술작품으로 두고 싶었으나,
쪽지함에 분석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글을 다시 써봅니다.

(사실 그저께 열심히 쓰다가 개똥컴이 블루 스크린을 띄우더니 통째로 날아가고,
왠지 임시저장에도 없어서 의욕상실하고 냅두고 있었어요.)

세세한 한타 분석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글을 올려주시거나 움짤을 만들어주시기도 하시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한타는 설명과 분석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 감상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결승전 전체를 관통하는 제 감상은 다음 두 문장으로 요약하겠습니다.
하늘은 어찌하여 ROX를 만들고, 또 SKT를 만들었단 말인가!
서로가 아니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키는 라이벌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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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1. 밴픽: 서로 뭘 준비해왔나 볼까?


  SKT 1밴 니달리Nidalee(니달리) (야호 맞췄다)
  : 좋은 밴. 해설에서도 나왔던 내용인데, 현재 Peanut 선수의 니달리는 7전 전승 승률 100%, KDA 11.6으로 괴물입니다. 자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전 KT전에서는 Score 선수에게 무패의 니달리를 열어주고 엘리스로 카운터치는 전략을 썼으나, 이 니달리 자체가 ROX의 핵심이라 생각했는지 처음부터 자르는 판단.

  ROX 1밴 마오카이Maokai(마오카이)
  : 아주아주 좋은 밴. 전 분석에서 제가 원했던 그림은 이걸로 물건너가는군요ㅠㅠ ROX에서 해석한 현재 SKT의 핵심픽입니다. 현재 포스트 시즌 Duke의 마오카이 성적은 5승 1패 승률 83.3%, KDA 11.3으로 역시 괴물입니다. 또한 김동준 해설위원님의 말씀대로 Duke는 노골적으로 마오카이를 선호하며, Smeb은 이번 시즌 마오카이를 단 한번도 플레이하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ROX팀 자체가 Smeb에게 캐리력을 요구하는 팀이보다니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르는 것이 좋겠지요? 또한 SKT는 마오카이가 열리는 경우 탑 마오카이에서 시작되어 미드에코, 서폿 트런들과 케넨까지 이어지는 복잡한 Flex pick 싸움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 보이네요. 이것으로 탑에서 Ekko(에코)에코와 Poppy(뽀삐)뽀삐의 티어가 확 올라갑니다.

  SKT 2밴 시비르Sivir(시비르) (맞추긴 했는데 SKT가 하네...)
  : 역시 아주 좋은 밴. 세가지 의미가 있겠습니다. 첫째, 일단 PraY 선수의 역대 시비르 성적은 20승 7패, 승률 74.1%로 훌륭합니다. 또한 이번 시즌에는 8승 0패 승률 100%, KDA 10.18로 역시 전승카드입니다. 둘째, 블루사이드에서 꼭 해줘야 하는 밴 정도로 티어가 올라간 상태입니다. 현재 성적 불문, 시비르는 선픽으로 선호되기도 하며, 혹시 선픽에서 놓치고 레드사이드에서 픽하게 될 경우에 시비르 + @ 콤보픽이 가능하기 때문에 블루에서 꾸준히 밴을 해주는 것이 최근 추세입니다. 또한 이런 모습은 결승전에서 꾸준히 나타날 것입니다. 셋째, 현재 밴픽이 탑라이너를 위주로 진행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 밴이 나온 것 부터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뽀삐와 에코를 나눠먹는 그림도 가능하나, 혹여 쓸만한 탑 챔프가 하나밖에 남지 않는 경우에는 SKT 입장에서 시비르를 선픽하고 유일한 탑 챔프를 흘리느냐, 아니면 유일한 탑 챔프를 흘리고 시비르+@를 넘겨주느냐 어려운 결정을 해야합니다. 따라서 마음 편하게 시비르를 밴.

  ROX 2밴 아지르Azir(아지르) (야호 맞췄다!)
  : ROX입장 에서는 꼭 해줘야 하는 밴. 역대 kuro선수의 아지르는 5승 12패 승률 29.4%, KDA 2.7로 저조한 성적을 보이며, 이번 시즌에도 한번 꺼내서 0/3/0으로 역시 패배, kuro 선수의 자타공인 약점픽이 되어버렸습니다. 반면 Faker선수는 전에도 설명드렸지만 역시 아지르 잘합니다. 통산전적 11승 3패 승률 78.6%, KDA 4.2, 이번 스프링 시즌 전적도 4승 1패 승률 80%, KDA 5.4로 준수합니다. 역시 밴하는 것이 맞습니다.

  SKT 3밴 라이즈Ryze(라이즈) (반대로 맞춤)
  : 당연히 나와야 하는 밴. 아주 강력한 픽으로 최근에 계속 밴당하는 중이죠? 그리고 ROX는 라이즈가 Flex pick입니다. Duke 선수의 역대 라이즈 성적은 1승 3패 승률 25%, KDA 0.8이며 16시즌 들어서는 플레이한 적이 없습니다. 반면 Smeb 선수의 역대 라이즈 성적은 3승 3패 승률 50%, KDA 2.5로 심심해 보이지만 이것은 페이크. IM 시절에만 3패를 기록했고, Tigers 에 들어와서는 3전 전승, KDA 8로 아주 훌륭한 성적이며, 16시즌 들어서도 2전 전승입니다. 즉, 풀려서 SKT가 가져갈 경우 라이즈는 왠만하면 미드 페이커의 라이즈인데, 카운터를 치기도 쉬우며, 진급의 시간이 필요한 라이즈는 최근 ROX 특유의 속도감 있는 빠른 합류전 운영에서는 쥐약으로 쓰기 어려운 카드가 됩니다. 반면 ROX가 가져갈 경우에는 역으로 탑-미드 심리전이 가능해 카운터를 피할 수도 있어 더 수월한 밴픽이 가능해집니다. 여튼 좋은 밴.

  ROX 3밴 에코Ekko(에코) (야호 맞췄다!)
  : 아주 좋은 밴. 에코는 라이즈와 대치되는 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SKT의 Flex pick입니다. 준결승전 마지막 경기에서 Faker가 아주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이런 공격적인 암살자 플레이는 안정성을 지향하는 kuro 선수에게는 큰 위협이 됩니다. 또한 kuro 선수는 이번 시즌에는 다뤄본 적이 없는 픽이기 때문에 역시 잘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동시에 이 밴으로 SKT에게 뽀삐를 강요하는 흐름을 만듭니다. 여기까지 아주 빠르게 밴픽이 진행된 것으로 보아, 이게 ROX가 준비해온 밴픽 구도인 것 같습니다.

  오호... 제 개인적으로는 밴픽을 사이드까지 맞춘 것이 3개, 사이드는 틀렸지만 나오리라고 예상해서 맞춘 것은 2개네요.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여튼! 이렇게 되면 이제 탑의 뽀삐 티어가 급상승합니다. 전부터 계속 말씀드렸지만, 현재 탑 3대장은 Poppy(뽀삐)뽀삐,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 Ekko(에코)에코인데요, 그 중 뽀삐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모두 밴당했습니다. 선픽의 가치까지 있다고 평가받는 시비르와 라이즈도 모두 잘렸으니, 뽀삐는 선픽으로라도 가져가야하는 핵심 챔프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SKT 1픽 뽀삐Poppy(뽀삐)
  : 강요된 선픽. 네, 이거 뺐기면 큰일납니다. 현재 Smeb 선수의 캐리력은 하늘을 찌르고 있고, 이번 시즌 10전 전승 KDA 7.6으로 ROX의 핵심픽입니다. 이거 말고 다른 선픽도 딱히 남아있는 것이 없으며, 넘어갈 경우 무슨 참사가 벌어질지 모릅니다. 선픽!

  ROX 1픽 알리스타Alistar(알리스타) 2픽 그레이브즈Graves(그레이브즈)
  : 모든 것을 계획대로.  ROX는 이 픽을 광속으로 뽑아들고 넘깁니다. 알리스타는 아주 무난하고 좋은 픽. 정글러는 그레이브즈와 킨드레드를 나눠먹는 그림인데, 개인적으로 Peanut 선수가 굳이 그레이브즈를 가져간 것이 눈에 띕니다. 여기서 잠시 Peanut 선수의 주요 챔프별 성적을 보고 가겠습니다.

  현재 정글 3대장 중 하나에 속하는 그레이브즈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킨드레드 성적은 화려합니다. 아무래도 Peanut 선수는 난이도는 더 높지만 변수창출능력이 더 뛰어난 픽을 선호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도 킨드레드를 거르고 그레이브즈를 가져갔습니다. 그 의미를 찾아보자면 킨드레드와 그레이브즈의 차이에 대해서 좀 더 알면 더 수월하겠습니다.
  잠시 킨드레드와 그레이브즈의 차이를 간단히 살피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킨드레드와 그레이브즈는 사실 그 의미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레이브즈는 초반부터 압도적인 딜량과 탱킹력으로 기선제압시 스노우볼링을 아주 빠르게 굴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조금만 성장해도 정글러가 상대 미드를 때려잡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요. 정글 아이템도 (척후병의 사브르: 용사)(추격자의 나이프: 용사)용사를 가기 때문에 어느정도 말려도 여전히 높은 딜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동성이나 변수창출능력이 떨어지고, 게임이 길어질 경우 어느새 딜러보다는 탱커가 되어있습니다. 반면, 킨드레드는 특유의 유틸성과 변수창출능력은 손에 꼽는 수준으로 높고, 패시브 Mark of the Kindre(킨드레드의 표식)표식와 (마법 부여: 포식자: 배부른 포식자)포식자 스택을 잘 쌓을 경우 게임 극후반에도 탱커를 때려잡는 극딜러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교전에서 사거리 싸움과 카이팅을 반복하며 줄타기 플레이를 반복해야하는 난이도가 어려운 챔프이고, 표식과 포식자 스택 때문에 상당한 성장 시간과 약간의 운이 요구되어 스노우 볼링을 굴리는 속도도 (비교적)느린데다가, 굴리다가도 실수 한번으로 역스노우 볼링을 만들어 게임을 망칠 수도 있는 매우 어려운 픽입니다. 혹시라도 포식자와 표식 스택이 함께 말리는 경우에는 딜도 안되고 탱도 안되는 Lamb's Respite(양의 안식처)궁셔틀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런 차이를 놓고 보자면, ROX는 초반에 우위를 점하게 되면 그것을 빨리 굴릴 계획이 있고, 아군 캐리라인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겠네요. (사실 이런 캐리를 위한 공간 창출이라는 개념은 도타에서 더 통용되는 개념입니다만, 역시 비슷한 AOS 계열 게임이기 때문에 여기서도 적용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사용했습니다. 네, 저 도슬람이기도 합니다.) 또한 지금 쓸만한 탑 탱커가 빠진 상태에서, Smeb 선수의 탱킹력에 대한 부담을 Peanut의 그레이브즈와 함께 분담하여 Smeb 선수의 캐리력을 더 밀어주자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SKT 2픽 킨드레드Kindred(킨드레드) 3픽 루시안Lucian(루시안)
  : 무난합니다. 정글러야 어차피 그레이브즈 킨드레드를 나눠먹는 구도였습니다. 시비르를 제외하면 현재 원딜러 티어는 루시안, 코르키 정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Bang 선수의 이번 시즌 각 챔프 전적을 보자면 루시안은 8승 5패 승률 61.5%, KDA  5.7로 준수한 반면, 코르키는 1승 2패 승률 33.3%, KDA 3.5로 좋다고 할 수 만은 없습니다. 당연히 루시안을 더 선호할 것이 예상되고 루시안을 가져갑니다. 마침 또 생각해보니 뱅시안이라는 말을 있는데, 뱅르키라는 말은 어색하네요. 여튼, 여기까지도 예상되는 흐름이었습니다.

  ROX 3픽 노틸러스Nautilus(노틸러스) 4픽 코르키Corki(코르키)
  : 계획대로 흘러가는 좋은 밴픽. 탑 3대장이 다 빠진 상태에서 그나마 써먹을만 하다는 탑탱커 노틸러스가 일단 나옵니다. 우리가 해석하기에는 아직 노틸러스 쓸만해!또는 Smeb이라면 쓸만해! 라고 외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 Smeb 선수의 노틸러스 성적은 4승 1패 승률 80%, KDA 7.3으로 훌륭하긴 합니다만, 최근 탑 챔프가 고착화 된 뒤에는 쓴 적이 없으며, 준결승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다소 걱정되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흐름을 보아, ROX는 본인들의 원하는 픽을 모두 가져가는 밴픽을 짰고, 특히 ROX 쪽에서 먼저 Maokai(마오카이)마오카이와 Ekko(에코)에코를 잘라 상대에게 Poppy(뽀삐)뽀삐를 강요하고 가져온 노틸러스 픽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준비가 된 카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코르키가 여기서 또 핵심인데요, 코르키는 ROX에게 Flex pick입니다. (물론 이번 시즌 kuro, PraY 두 선수 모두 플레이 횟수는 매우 적습니다. 둘이 합해 5회)
  일단 미드 코르키의 측면을 살펴봅시다. 이번 시즌에 미르키는 모든 미드라이너들이 최소한 한번씩은 다뤄본 쓸만한 픽입니다. 무난히 풀릴 경우 13~15분 대에 Trinity Force(삼위일체)삼위일체를 뽑아 전성기가 빠르게 오며, 그 전성기 타이밍에 Valkyrie(발키리)발퀄라이저를 든 상태로 맵 전체에 pressure를 넣어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반 운영을 강력하게 해주는 좋은 미드챔프입니다. 특히 초반의 강력한 딜탱력과 빠른 스노우볼링이 가능한 그레이브즈와 함께라면 그 타이밍에 시너지를 일으켜 트포가 나온 직후인 15~20분대에 중반 게임을 휘어잡아 게임을 매조지하는 그림을 그리기에 아주 좋습니다. 이런 중반의 힘을 안정적으로 잡기 위하여 소환사 주문도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 보다는 라인전에서 힘을 줄 수 있는 Heal(회복)회복이나 Exhaust(탈진)탈진을 더 선호하게 되는 것이지요. 단 트포가 늦어질수록, 즉 전성기가 늦어질수록 픽의 의미가 사라진다는 점과 게임이 후반으로 갈수록 AD데미지와 AP데미지가 섞여있어 관통템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딜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은 조심해야합니다. 여튼, 이런 운영의 장점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원딜보다 미드로 더 사랑을 받았던 코르키입니다.
  반면 원딜 코르키의 경우에는, Trinity Force(삼위일체)트포가 나오는 타이밍에 맵 전체에 압박을 넣는 모습은 미드보다 부족하나, 다른 원딜보다 빠르게 오는 전성기를 이용하여 사이드 라인에서의 푸쉬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운영을 흔들고 드래곤 쪽 주도권을 먼저 쥘 수 있는 원딜입니다.
  따라서, 이 코르키픽은 미드와 원딜 모두 가능한 픽입니다. 물론 kuro 선수의 코르키는 이번 시즌 1승 1패로 플레이 횟수 자체가 적지만, PraY의 이번 시즌 코르키 성적은 3승 0패 전승, KDA 15.5로 괴물입니다. 플레이 횟수가 겨우 3회로 적긴 하지만, 압도적인 KDA는 그만큼 챔프 숙련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SKT는 저 코르키가 미드라고 확정지을 수 없으며, 미드 라이너를 좀 더 신중히 골라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SKT 4픽 질리언Zilean(질리언), 5픽 탐 켄치Tahm Kench(탐 켄치)
  : SKT 조합의 완성. SKT는 비록 상대도 자신들이 원하는 픽을 가져갔으나, 동시에 본인들도 실리를 챙기고 있었습니다. 준결승전에서 환상적인 어그로 핑퐁을 보여주며 최고 난이도의 입롤한타를 벌인 SKT는 다시 질리언과 탐 켄치를 픽해 어그로 핑퐁 조합을 완성시킵니다. 참 신기한 것이, 이 마지막 두 픽 전까지는 어떤 조합이 나올지 불분명하다가도, 마지막 두 픽에서 자신들의 픽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만드는 밴픽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Poppy(뽀삐)뽀삐+Zilean(질리언)질리언 조합의 무식하게 돌진해서 일단 딜러를 물고 늘어지는 시너지와 Lucian(루시안)루시안+Zilean(질리언)질리언의 정신나간 카이팅도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모로 SKT도 만족스러운 밴픽입니다.

  ROX 5픽 이즈리얼Ezreal(이즈리얼)
  : !!!!!!!! 

"He's been like a one of the best Ezreal out there for good part of 4 years now,
so it's really never a surprise to see him pick that up." - Doa
(4년동안 대부분의 경우 PraY는 최고의 이즈리얼 유저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걸 뽑는다는게 그렇게 놀랍지는 않습니다.)

  이거였군요! 이거였습니다! 직관에서 이거 보자마자 탄성이 나왔습니다. ROX의 계획은 5픽 이즈리얼에서 완성이 됩니다. 일단 이번 시즌에 PraY 선수는 이즈리얼을 단 2번 꺼내 1승 1패 KDA 4.8로 평가하기에 너무 적게 플레이를 하긴 했으나, 이즈리얼은 PraY 선수의 올타임 베스트 챔프였습니다. 제가 전에 KOO 타이거즈 분석을 쓸 때 (비록 댓글창에서 싸움이 일어나 해당 내용을 대부분 지워버렸지만) PraY 선수가 과거 12~13년도에 이즈리얼로 리그를 씹어먹고 다녔다는 언급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2012년도 롤드컵 진출전에서는 전무후무한 원딜 이즈리얼 3연밴을 당하기도 했으며, 블라인드에서 풀리자마자 가져가서 상대(당시 Azubu Blaze)를 찢어버리며 하드캐리했고, 이즈리얼의 원탑으로 평가됐습니다. 특히 2013년 스프링 시즌에는 파랑 이즈리얼의 끝을 보여주며 프로씬 전체와 솔랭마저 지배했던 적도 있습니다.
(증거... 전에 이걸로 프레이 빠라고 하도 욕을 먹어서요...)


(물론 하위티어 솔랭에서는 파랑이즈 경보령이 내렸죠. 그 시절을 기억하시는 분들 있을겁니다.) 물론 NLB 리그였다고 반박하실 수도 있지만, 당시 NLB 리그는 지금과 같이 아마추어 새싹팀들의 진출전을 위한 리그가 아니라, LCK에서 떨어진 프로팀들이 경기를 펼치는 매우 수준높은 리그였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통산 성적은 슬럼프일 때에도 메타에 안 맞는 이즈리얼을 꺼냈다가 망하는 등 중간에 안 좋은 모습을 보이는 바람에 통산 27승 19패 승률 58.7%, KDA 4.9로 아주 훌륭하다기 보다는 준수한 성적을 보이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절대 떨어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째튼! 16년도 시즌 이즈리얼은 보통 Muramana(무라마나)무라마나, (얼어붙은 건틀릿)얼어붙은 건틀릿, Blade of the Ruined King(몰락한 왕의 검)몰락한 왕의 검, Ionian Boots of Lucidity(명석함의 아이오니아 장화)아이오니아의 장화를 가서 깡 AD딜 보다는 쿨감에 집중하여 끝없는 포킹과 비전이동으로 카이팅을 반복, 싸움을 길게 만들어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스타일리쉬한 원딜입니다. 또한 글로벌 궁극기로 먼 라인의 정리를 수월하게 하여 운영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고, 오브젝트 스틸등을 노려볼 수도 있는 유틸성도 넘치는 원딜입니다. 템세팅을 저렇게 하는 원딜 요즘 없지요. 그러고보니 파랑 이즈리얼이네요? 이걸 한국에 누가 전파를 했고 누가 제일 잘 썼다구요? PraY 입니다.
(아 이거 또 싸움나면 어떡하지...)
  팀 조합에서도 3원딜이라는 조합을 완성시켰습니다. 깡AD의 초중반에 강력한 그레이브즈, AP+AD 데미지가 섞였고 중반에 강한 코르키, 필수 아이템이 2코어(Muramana(무라마나),(얼어붙은 건틀릿))로 아이템이 가장 늦게 나오지만 지옥의 카이팅으로 후반에 힘이 나오는 파랑 이즈리얼 3원딜. 초중반에 걸쳐 힘이 특히 떨어지거나 하는 타이밍도 없이 팀의 power curve를 고르게 분포시켰습니다. (이 power curve에 관한 내용은 언젠가 특집으로 만들어 다시 한번 설명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네요. 전에 롤드컵 전에 제가 썼던 글들 보시면 개략적으로 설명의 흔적이 보이긴 합니다.)
  또한, 1라운드 SKT에게 3억제기 역전패를 당한 충격의 경기에서 게임을 캐리한 것은 Bang의 파랑 이즈리얼이었습니다. 역으로 파랑 이즈리얼을 사용해서 승리한다면 그 경기의 복수라는 의미도 있겠지요?


  여기까지 요약과 승리조건(winning condition)을 살펴봅시다. 
  SKT는 본인들의 원하는 픽을 가져온 것으로 보이며, 어그로 핑퐁 조합을 가져왔습니다. 팀 전체의 밸런스도 적절하며, Poppy(뽀삐)뽀삐+Zilean(질리언)질리언 조합으로 끊어먹기도 유용하며 Lucian(루시안)루시안+Zilean(질리언)질리언카이팅도 유용합니다. CC는 뽀삐의 Heroic Charge(용감한 돌진)용감한 돌진 벽꿍과 탐 켄치의 Tongue Lash(혀 채찍)3스택 혀채찍과 Devour/Regurgitate(집어삼키기/역류)3스택 집어삼키기, 질리언의 Time Bomb(시한 폭탄)시한 폭탄 중첩 등 비교적 불안정한 조건부 CC들소규모 교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 어그로 핑퐁 조합의 특성상 교전이 길어질수록 아군 딜러들을 살려 유리하게 싸울 수는 있습니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준결승에서 SKT가 추구했던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 두개, 글로벌 이동기로 Abyssal Voyage(심연의 통로)심연의 통로로 갖춰 더 유리합니다. 조합 특성상 오브젝트를 챙기는 시간 자체는 더 오래 걸리지만, 라인 관리가 더 수월해 오브젝트 싸움도 나쁘지 않습니다. 즉, SKT는 라인 관리를 중점적으로 챙기며 오브젝트 싸움에서 미리 우위를 점하고 오브젝트를 챙겨야할 필요가 있으며, 챙긴 오브젝트를 통해 1-3-1등의 운영으로 승기를 잡아가야 합니다. 핵심 챔프는 질리언과 킨드레드입니다. 질리언은 상대 코르키와 달리 Teleport(순간이동)순간 이동을 하나 더 들고 있기 때문에 라인전에서 밀릴 수도 있고, 라인전에서 밀리게 되면 코르키가 Trinity Force(삼위일체)삼위일체를 빨리 뽑으면서 맵 전체에 압박을 넣으면서 SKT 운영의 핵심인 라인 관리를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이즈리얼이 파밍할 공간을 내주게 되어 후반까지 갈 경우 대치구도에서의 약점과 이즈리얼의 캐리력 때문에 게임이 답답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질리언과 킨드레드가 함께 코르키를 강하게 압박하여 코르키의 Trinity Force(삼위일체)삼위일체를 늦출 수 있다면 오히려 상대의 계획을 모두 망가뜨리고, 순간 이동의 이점으로 맵을 더 넓게 쓰면서 라인 관리가 수월해지겠지요?
  ROX도 본인들이 원하는 조합을 가져왔고, 3원딜 조합입니다. 팀 전체의 딜탱 밸런스도 훌륭하며, power curve 측면에서도 이론적으로 약해지는 타이밍이 없는 정말 밸런스를 잘 갖춘 조합입니다. (참고로 정노철 감독님은 이런 power curve를 챙기는 밴픽을 선호합니다.) 3원딜 조합이 가장 무서워할 파고드는 이니시에이팅은 질리언의 Time Warp(시간 왜곡)시간 왜곡을 받고 무식하게 들어오는 Poppy(뽀삐)뽀삐의 이니시에이팅인데, 이것을 Staggering Blow(강력한 일격)강력한 일격 평타 한방으로 묶어줄 수 있는 Nautilus(노틸러스)노틸러스도 아주 든든하고, 한번 묶어두기만 하면 이어지는 Riptide(역조)역조 슬로우, Dredge Line(닻줄 견인)닻줄 견인, Depth Charge(폭뢰)폭뢰 콤보와 Pulverize(분쇄)분쇄로 한번 띄워주고 Headbutt(박치기)박치기로 밀어낼 수 있는 알리스타도 아군 3원딜을 지키기에 정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CC는 보시다시피 풍부한 편이고, 찍어서 쓰는 타게팅 CC도 3개나 있다는 점과 그레이브즈의 압도적인 깡딜 덕분에 딜량도 충분하여 초중반 소규모 교전에서는 상대에 비하여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운영적인 측면에서는 글로벌 이동기가 부족하지만, 대치구도와 공성에서 압도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한점 돌파나 1-4 스플릿 때는 오히려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게임이 길어져 후반으로 흐르는 경우에도 상대 CC가 조건부 CC이기 때문에 이즈리얼이 무한 카이팅을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어 후반 한타에서는 오히려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ROX는 아군 딜러들이 무난히 클 수 있도록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초중반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레이브즈와 코르키를 픽했지요.) 이 주도권을 바탕으로 이즈리얼을 키우는데 성공만 한다면 무난하게 이즈리얼이 캐리해주는 게임이 됩니다. 핵심챔프는 코르키와 이즈리얼입니다. 이즈리얼은 게임이 말리는 경우라도 최후반 캐리를 담당해야하는 막중함 임무를 띄고 있기 때문에 핵심챔프이며, 이 이즈리얼을 키우기 위해 흥해야하는 것이 코르키이기 때문에 코르키도 핵심픽이 됩니다. 이즈리얼은 분명히 성장시간이 필요합니다.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는 아이템 세팅이 2코어로, (얼어붙은 건틀릿)얼음 건틀릿과 Muramana(무라마나)무라 마나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죠. 이 전까지 이즈리얼의 파밍을 어떻게 보장하느냐? 바로 코르키의 Trinity Force(삼위일체)삼위일체입니다. 위의 내용과 일관적으로, 코르키는 1코어 타이밍 때 강해지기 때문에 이즈리얼보다 전성기가 빨리 오며, 이때 Valkyrie(발키리)발퀄라이저를 들고 맵 전체에 압박을 넣으면서 이즈리얼이 파밍할 공간을 창출해줘야 하고, 이로인해 이즈리얼의 아이템이 빨리 나올수록 본인들의 게임 템포는 빨라지게 됩니다. 코르키의 삼위일체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이즈리얼의 파밍은 어려워지고, 그럴수록 게임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개인적으로 양쪽이 서로 win-win한 수준 높은 밴픽으로 보입니다. 양쪽 모두 자신들이 선호하는 조합을 가져오는데 성공했고, 조합의 색깔과 승리 조건도 매우 다릅니다. 밴픽부터 정말 기대가 많이 되는 매치입니다. 이제 플레이로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집중해서 보실 라인은 이미 아시겠지만 미드라인입니다. 코르키가 어떻게 되느냐가 이 게임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주의! 저는 여기서 누가 유리하게 밴픽을 했다, 누가 불리하게 밴픽을 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그냥 서로 원하는 픽들을 가져갔다는 얘기입니다. 2경기 밴픽까지 연결해서 볼 때, 그리고 이 경기 밴픽이 진행되는 속도나 흐름을 볼 때 ROX도 본인들의 원하는 픽을 가져왔고, SKT도 본인들의 잘하는 픽을 가져왔다는 의미입니다.)



2. 경기 흐름: 코르키가 폭망 = SKT의 완승
1. 1분 38초~ 이미 스노우볼링은 시작됐다.

  
  이번 게임의 핵심 라인전은 미드라인전입니다. 따라서 Gorilla와 PraY가 미드 라인 바로 옆 블루버프 쪽 시야 장악을 위해서 함께 움직입니다. 본인들도 어느정도 위험을 인지했기 때문에 함께 움직였습니다. SKT의 바텀 듀오는 이를 예상이나 한 듯이 부쉬에서 매복하고 있다가 PraY의 이즈리얼을 제대로 물어버립니다. 결국 이즈리얼은 소환사 주문이 다 빠지고 귀환까지 해야하는 상황으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질리언은 빠른 2레벨을 위해서 미드에 남아있었고, 코르키도 합류했는데, 다행히 질리언이 라인을 하드하게 밀지는 않아서 CS와 경험치에서 큰 손해는 없었습니다. 이게 큰 스노우볼링이 될까요?


  바로 1분 직후의 상황입니다. 이즈리얼은 귀환을 했기 때문에 루시안이 2레벨을 찍고 CS 8개를 프리파밍할 때 까지도 라인에 도달하지 못합니다. 이즈리얼이 없는 것을 확인한 Wolf는 루시안에게 경험치를 몰아줄 겸 적 정글에 들어가 레드버프에 와딩을 하고 나오고, 이로써 그레이브즈의 동선은 파악당하게 됩니다. 말씀드렸던 게임 흐름에서, 코르키와 이즈가 커야한다고 했는데 벌써 말렸네요? 원딜간에 1레벨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안그래도 라인전은 비교적 약해서 사려야하는 이즈리얼이 이렇게 말리고 시작하면 그냥 라인전에서 CS를 절하면서 받아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레이브즈의 동선이 파악당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40초뒤 상황입니다. 루시안과 이즈리얼은 이제 3레벨 vs 1레벨로 하늘과 땅 정도가 아니라 지구와 태양 정도의 격차가 납니다. ROX 바텀 듀오가 죽어도 이길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레이브즈가 와드에 발각되었습니다. 듀오 라인전은 이미 이겼기 때문에 탐 켄치가 부담없이 로밍을 다닐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탐 켄치는 그레이브즈에게 인사를 하고 옵니다. 그레이브즈는 동선이 파악당했음을 알고 일단 귀환을 합니다. 킨드레드의 위치를 주목하세요. 어느새 미드라인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탑라인 2차포탑 옆 부쉬에서 귀환중인 그레이브즈. 킨드레드는 이미 코르키 갱킹을 위해 대기하고 있고, 미드에도 잡자는 핑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퍼블. 여기서 kuro 선수가 앞발키리가 실수다, 아니다 킨드레드와의 거리를 벌리기 위한 의도된 플레이다 뭐다 얘기가 많았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심지어 여기서 코르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대세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Trinity Force(삼위일체)트포를 빨리 뽑아야만 하는 코르키가 말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게임 흐름을 기억해보세요. 코르키의 트포가 13~15분대에는 나와줘야 ROX는 게임이 성립됩니다. 이미 게임 터졌습니다.

  보시다시피, 이 모든 흐름은 연쇄적으로 앞의 상황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일들입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어디? 이즈리얼이 소환사 주문이 다 빠지고 귀환을 해야만 했던 부쉬 매복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경기 후에 이런 짤이 나왔었지요.

(출처: 썩어빠진케릭 님의 4월 24일 인기 게시물)

2. 코르키의 Trinity Force(삼위일체)삼위일체는 언제쯤...?


  말씀드렸던 15분입니다. 이 전까지도 코르키는 라인에서 집중견제를 당하고 이 라인 저 라인 호출당하며 파밍을 계에에속 놓치게 됩니다. 그만큼 SKT는 코르키가 트포를 최대한 늦게 뽑도록 잘 흔들었습니다. 순간 이동을 든 질리언을 상대로 CS는 이미 40개 차이에 레벨도 1레벨이 차이납니다. 게임은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마침내 코르키는 트포를 20분 20초에 뽑게 됩니다. 사실 이미 의미 없습니다. 게임은 이미 터졌으니까요. SKT는 코르키의 트포가 나오기 전까지 엄청난 속도로 경기를 몰아치며 오브젝트 주도권, 시야 장악, 성장 차이도 모두 벌려둔 상태입니다.

3. 22분 35초~ 결정적인 싸움
  SKT는 ROX에 비해 순간 이동도 하나 더 들고 있고, 글로벌 이동기도 있습니다. 따라서 바론을 먹게 된다면 제가 항상 말씀드리던 불지옥 운영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물론 ROX 3원딜의 라인클리어가 매우 강력해 한 라인에서의 면역력은 있겠지만, 나머지 두 라인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바론을 내주게 되는 한타...라기보다는 일반적인 교전이 일어나고, 이미 어려웠던 게임은 그냥 서렌을 쳐도 이상하지 않은 게임이 됩니다.

  시작은 Gorilla의 알리스타가 갑작스럽게 터지면서 시작됩니다.

  참고로 알리스타는 Unbreakable Will(꺾을 수 없는 의지)궁극기와 Flash(점멸)점멸을 모두 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이렇게 순식간에 터져버리라고 예상을 못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선수들도 딜량이나 탱킹이 예측이 안될정도로 이미 차이는 많이 벌어진 상태입니다.


  신이난 SKT 선수들은 모두다 달려들면서 상대 챔프들을 그냥 터뜨려 버립니다. 코르키도 Heal(회복)회복과 Flash(점멸)점멸 다 들고 있는 상태로 순삭당합니다. 아마도 Valkyrie(발키리)발퀄라이즈를 깔아두고 두 소환사 주문을 쓰면서 빠져나올 각을 본 플레이 같은데, 압도적인 성장 차이로 인해 폭발☆


  불지옥. 25분 안됐는데 이미 글로벌 골드 15K 차이.
  루시안은 미드를 미는데 루시안을 이길 수 있는 챔프가 없습니다. (실제로 이 장면 직전에 코르키가 루시안에게 솔킬당할 뻔하고 집으로 귀환 중입니다.) 나머지 넷이 바텀을 미는데 도저히 막을 수가 없어서 억제기가 밀립니다.

  결국 ROX는 SKT에게 28분 47초만에 넥서스가 밀리며 패배합니다. 이때까지 ROX가 얻은 오브젝트는 0개이며, 겨우 1킬을 따냈습니다. 말그대로 완패입니다.


3. 정리
  서로서로 원하는 조합과 픽을 가져간 양 팀, 경기 결과 SKT가 압도적으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ROX도 기세가 꺾이거나 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조합의 차이로 패배했다거나 치명적인 실수가 있어서 패배하게된, 무기력한 패배는 아니었습니다. 단지 경기 시작부터 불운하게 소환사 주문이 다 빠지고 귀환까지 해야했던 이즈리얼이 시초가 되어 미드가 말렸고, 그러면서 게임이 어그러졌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어째튼 결승전은 5판 3선승제고, 다시 한번 시도해볼 여지는 있겠지요.
  사실 저는 너무 원사이드하게 경기가 끝났기 때문에, 그리고 종종 비춰주는 Peanut 선수의 자신감 없고 긴장한 표정이 계속 눈에 밟혀서 3:0으로 끝나게 되지 않을까 했습니다. 다음 경기는 또 어떤 양상일지 기대되네요.

4. 기타
  이번 기타에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경기 결과 통계나 한번 같이 살펴봅시다.

  노틸러스 딜량 = 그레이브즈 딜량 = 코르키 딜량
  그 와중에 성장이 필요한 이즈리얼임에도 꾸준히 딜을 넣는데 성공하여 팀내 딜량 1등에, 상대 캐리 라인과 1:1 비교이세 딜량이 크게 밀리지 않는 이즈리얼이 인상적입니다. ROX가 다음 경기에도 이즈리얼 카드를 꺼내 다시 시도해볼 근거가 되겠네요. 팀은 망했지만 PraY의 이즈리얼 컨디션은 아주 좋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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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경기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