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서론


 시즌3, 점수제에서 티어제로 바뀐 이후로 현재 시즌 6종료까지 랭크게임은 티어제를 유지해왔다. 중간 중간 솔로랭크와 다인큐에 관한 논란은 있어왔지만 티어제는 바뀌지 않았다. 이제는 다시 점수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시즌2에서 3로 바뀔 때 라이엇이 티어제로 바꾸면서 한 주장은 간단했다. ‘랭크 게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티어 하락에 대한 공포를 낮추고 싶다당시의 이 주장은 현재 와서 생각해보면 타당했다고 본다. 어찌됐든 e스포츠로서 접근성을 낮추려면 랭크게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했으니까.

 

시즌2때 한국에 롤이 상륙한 후 난 기존 롤 유저였으므로 대회를 챙겨보곤 했는데 당시 친구가 한 말이 기억난다. ‘쟤는 탑 라인하는 애 아니야? 왜 소나를 골라?’ 랭크게임을 해본 적이 없고 일반 드래프트는 거의 사장된 모드기 때문에 스왑이라는 개념을 몰라 일어난 일이였다.

 

, 대회 관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선수들이 하는 느낌의 게임인 랭크게임을 나도 한다는 것이 게임이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랭크게임에 대한 벽을 낮추는 것이 현재 롤 흥행에 도움이 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롤은 흥행해 있고, 신규 유입보단 기존 유저들 관리가 중요한 지금은 다시 점수제로 복귀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1. 티어제는 랭크 게임의 질을 떨어뜨린다.

 

 골드1 승급전하는 사람과 플래티넘 5가 같은 팀이 되었다고 가정하자. 플래5는 골드1이 승급전이란 건 알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평소와는 플레이가 약간은 달라진다. 이건 나도 그렇고,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이 상황자체가 굉장히 아이러니하다. 나의 게임인데 내 점수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상대방의 점수에 신경을 쓰는 상황으로 바뀌는 것이다.

 

점수제라고 가정하자.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플래티넘 컷이 1850인데, 골드 1840점과 플래티넘 1860점이 만났다고 가정하면, 웬만하면 플래티넘은 팀에 승급점수대가 있던 없건 자기 점수를 신경 쓰게 된다. 지면 자기도 골드가 되니까. , 1900점이라고 가정해도 트롤하긴 쉽지 않다.

 

골드5, 플래티넘5, 다이아5는 모두 악명이 있다. 수문장으로 불리기도 하고 다이아5는 존경을 담아(...) 예티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수문장들이 적은 것도 아니다. 각 티어 별로 30%는 차지한다. 누가 봐도 과한 비율이다.

 

이들은 사실 상 올라가면 좋고 아님 말고 상태다. 랭크게임인데 이런 마인드 유저들이 전체 유저에서도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보상이 문제라면 승리 스킨 컷을 낮추든, 아니면 시즌2 중간에 도입했던 탑레이팅 제도를 유지하던 랭크게임의 질을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2. 랭크게임의 질적 하락은 결국 게임 전체의 질적 하락을 일으킨다.


 시즌 2때 친구들 끼리 게임을 하게 되면 십중팔구는 일반게임을 했다. 물론 그때는 다인큐가 없기도 했지만 설사 2명이서 돌려도, 5명이 모여도 랭겜을 하는 게 아닌 일반게임을 돌렸다. 심지어 랭크게임을 아예 안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랭크게임이 무섭다고 했다.

 

하지만 그만큼 일반게임을 진지하게 임했다. 간혹 실험적인 픽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지면 아쉽고 이기면 좋았다. 솔직히 현재 랭크 다인큐 하는 것보다 진지하게 임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티어제로 바뀐 이후 랭크게임의 질이 낮아지면서 일반게임은 그야 말로 즐겜의 성지가 되었다. 나는 시즌마다 일반게임은 10판 내외로 하는데, 솔직히 매 판마다 10분 내로 10킬 정도는 나왔던 것 같다. , 일단 만나면 싸우고, 정글은 내가 초식임에도 카정을 가는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 정상적으로 게임을 한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다시 시작으로 돌아가 보자. ‘랭크 게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티어 하락에 대한 공포를 낮추고 싶다라는 라이엇 주장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너무 효과적이었던 게 문제지만. 당시부터 티어제를 반대한 나였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언급했던 것처럼 롤 전체 판을 키우기 위한 큰그림이었던거같다.) 이제는 다시 주장할 때가 온 것 같다.

 

랭크게임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점수를 올리기 위해 아득바득해야 되는 것이 맞다. 그러기 싫으면 일반게임을 하면 된다. 랭크게임의 본래의미를 되찾아야한다.

 

3. 직관성의 문제

 

 현재 티어제를 보면 같은 플래5여도 누구는 mmr1400이고 누구는 mmr1550이다. 이기면 10점이 오르는 사람도 있고 져도 5점 밖에 떨어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직관성에 큰 문제가 있다.

 

점수제는 아주 간결하다. 점수가 딱 표시되어 있고, 이기면 11, 12, 13점이 올라가고 지면 떨어진다. 간혹 10점과 14, 혹은 더 높고 낮은 경우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12점에서 +- 1점을 유지한다.


내 실력을 알기 위한 랭크게임인데 당연히 직관적으로 내 점수를 아는 것은 기본이다.

 

4. 결론

 

 물론 단순히 티어제로 바뀌면서 랭크게임의 질적 하락이 일어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게임에 익숙해지면서 점수제였어도 랭크게임이 무분별해질 수도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티어제로의 변화가 크게 미쳤다고 생각한다. 랭크게임에 만연해진 이른 바 즐겜마인드는 오버하자면 게임 전체에 만연해진 욕설, 패드립, 트롤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롤은 이제 중견차 게임이 되었다. 신규 유저 유치보단 기존 유저들을 관리하고 꾸준히 친구와 할 수 있는 게임생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욕설과 대리/핵 제재에 힘쓰는 와중에 랭크게임 점수제의 재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

 

 

ps 1. 필자는 시즌1은 북미에서 랭크게임은 배치10판 이내로 보았고(언랭) 시즌2부터 오늘 종료된 시즌6까지 플래티넘을 유지하는 만년 플래유저이다. 따라서 본 글을 플래티넘4~2정도의 상태를 꾸준히 겪어온 상황을 풀어냈다. ===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는 비슷한 상황을 겪을 거라 생각하지만, 다이아 티어에서 일어나는 (특히 고티어) 상황은 완전히 담지 못한 한계를 인정함.

 

ps 2. 처음에 두서없이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짜른 상황이라 어색한 문장이 있을 수 있음

 

ps 3. 3줄요약

1. 랭크 티어제 도입은 랭크 게임의 질을 낮춤

2. 랭크게임 질의 하락은 결국 게임 전체의 질적 하락을 불러옴 특히 롤은 특징상 5:5 랭크와 일반게임이 주 콘텐츠임

3. 다시 점수제로 복귀해서 게임 전체의 수준이 회복되기를 기원함. 솔직히 게임수준이 너무 낮아서 게임이 노잼임. 못 한다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게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기 거의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