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그에서 마린이 부진해서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15년 리그에서 한국 롤챔스를 2회 모두 우승하고 이어 롤드컵까지 우승했던 skt t1.

그 skt t1의 탑 라이너였으며 롤드컵 mvp를 받을 정도로 활약한 사람이 skt t1 marin입니다.

그가 중국 리그에 가서 부진한 이유는 세 가지로 설명됩니다.



1. 심리전  2. 팀워크  3. 상호보완


솔로랭크에서도 심리전은 중요합니다. 라이너 입장에서 보면, 내가 초반에 부담없이 푸쉬하고 싶어도 상대 정글러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릅니다. (우리가 블루 진형일 경우) 아군 정글러가 레드 스타트를 하여, 칼날부리를 먹고 있는데 상대가 레드 스타트를 해서 2렙 갱을 올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상대가 부담없이 푸쉬해서 라인을 민다? 그럼 우리 정글러 입장에선 갱 가기 좋은 상황이죠. 하지만 적 정글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 초반 단계의 2:2 싸움 상성이 우리 쪽에 불리할 경우 갱 한 번 잘못 갔다가 크게 터지곤 하죠.

그래서 각 진영의 정글러의 위치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시야 싸움이 치열한거죠.
솔로랭크가 이정도인데 하물며 롤챔스, 더 나아가 롤드컵에선 이런 심리전이 더 심합니다.


트위치에서 롤 방송을 하는 외국인의 솔랭 화면입니다.

14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양쪽 킬 스코어가 각각 17킬, 10킬 씩이나 나왔습니다.




정말 치열했던 2015년 롤드컵 결승 중 한 세트의 14분 대 상황입니다.

불과 3킬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솔랭에서는 갱이 성공하든지 역갱을 맞던지, 딴 라인이 어떻게 되든 간에 신경을 많이 안씁니다.

그래서 많이 고민하지 않고 갱을 갑니다. 물론 고티어는 '적 정글 시야 장악' 을 통해 어느정도 파악을 하고 갱을 가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죠.

근데 적 정글 시야를 먹을 때도 부쉬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상대팀이 어떤 대비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미니맵에 적 정글의 위치 또는 라이너들의 위치가 노출 된 즉시 상대 정글을 털거나! 시야를 팍팍 먹거나 하는거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옵니다.

마린이 탑을 주구장창 푸쉬하며 압박 or 상대가 라인 안쪽으로 들어오게끔 라인을 당기는 행위 or 프리징 등등은 모두 심리전에 해당됩니다.

처음 만나는 상대 입장에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겠죠.

'어? 얘 라인 미네? 갱 가야지.'

'라인 당겼네? 역갱 대비할까?'

'프리징 하네. 그럼 여기엔 저쪽 팀 정글이 없나보다'

하지만,

skt의 탑 라이너인 마린이 라인을 계속 푸쉬하길래, 갱을 갔더니 갑자기 벵기가 튀어나오고 울프가 튀어나옵니다.

역갱 쳐맞고 라인 터지죠.

마린이 라인을 당기길래 여기는 정글이 없나보다..라는 판단 하에 탑 다이브를 했더니 대기타고 있던 벵기가 튀어나와서 
다이브를 역갱칩니다.

'어? 마린이 탑을 압박하네? 아 분명히 여기 적팀이 대기하고 있겠네'

라고 생각하고 봇 갱을 갔더니, 기가 막히게 마린과 페이커가 텔이든 로밍이든 합류를 착 하고나니

대처할 방법을 모르는 겁니다.

그렇다고 시야를 먹으러 저쪽 진형에 간다?

언제 대기를 탔는지, 어디서 동선을 파악당한건지 얘네가 부쉬에서 튀어나오거나 or 사방팔방에서 포위해옵니다.

아 여기 3명이나 있네! 하면서 봇 타워를 밀려고 했는데... 어느새 뱅이 라인을 밀어놔서 미니언은 저 멀리 있습니다.

분명 이건 갱각인데, 다른 팀 같으면 무조건 킬갱인데 이상하게 마린에겐 안 통하고, 라인 압박 당하는데 저걸 막을 순 없고.


[절대로] 마린이 2015 롤드컵의 skt에서 지분율 30% 이상 한 적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팀 내에서 개인의 평균 지분율을 20%란 가정하에 30% 정도면 꽤 활약한 수준이죠.

마린이 mvp니까, 마린이 ㅈㄴ 혼자 3:1 하고 다 쓸고 다니고, 아무리 때려도 안죽는다?

물론 마린이 잘해서죠.

마린은 2015년 당시 독보적으로 잘하는 탑 라이너가 맞습니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지분율이 60% 70%를 넘어가면서 몰락해가는 팀을 일방적으로 캐리하는 그런 수준은 아니에요.

애초에 그런 수준은 프로 판에서 있을 수도 없죠. 브론즈 경기 안에서 활약하는 다이아 정도? 정말 라인전을 잘해서 적팀이 운영을 하든, 팀 조합이 좋든, 진형을 잘 짜든간에 실력차가 너무 나서 전부 쌈싸먹는 실력.

그런건 심해에서 활약하는 대리기사에나 해당되지, 롤 대회에선 절대 있을 수 없습니다.

아까 skt의 마린이 지분율을 30%를 넘긴적이 없다고 했는데, 그 말은 'skt의 캐리를 혼자 담당하진 않았다' 라는 뜻이구요,

kt의 스코어, tsm의 비역슨, 롱주의 엑페든 누구든 간에 영원히 고통받는 '영고'는 있긴 합니다.

하지만 이들 조차도, 아무리 노력해도 팀 내 지분율이 40%를 넘진 못합니다.

단순히 바론 스틸, 무한 필갱, 팀내 최고 딜량, 가장 높은 kda이 중요한게 아니에요.

팀 내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량은, 브론즈-다이아 수준의 실력차가 아닌 이상 40% 이상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롤이란 게임은, 특히 롤 대회 그 자체는 팀 게임이란 겁니다.


skt의 마린에겐 벵기와 페이커, 뱅 그리고 울프가 있었기 때문에

마린 자신이 부담없이 활약할 발판이 있었습니다. 이건 이지훈도 마찬가지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면서 그렇게 ㅈㄴ 쎈 팀이 탄생하는거죠.

근데 현재 마린 팀을 보세요.


ㅅ발 정글이 뭘 해줍니까?

아 이러면 탑게 닮아가는건데... 죄송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ㅅ발 우리 정글이 뭘 해줍니까 대체?

아니 해주는게 없어요. 부담없이 푸쉬하고 싶어도, 정글 지가 시야 장악하려다 먼저 위치가 노출돼요.

라인을 당기면 마린이 적팀 탑 정글에게 다이브 당할 기회가 생기는데 그걸 봐주진 않고 미드 갱을 쳐 가고 있어요.

이미 시야 다 장악당하고 노출됐는데 미드에 와드 박힌 부쉬에서 '아 좀만 앞으로 오면 갱각인데.. 더 오면 갱각인데..'

상대가 그렇다고 앞으로 나가나? 뻔히 갱각 보이는데.

그러다가 지들 정글러 불러서 확 하고 잡아버리고 그럼 '퍼스트 블러드'

그 순간 마린팀 정글 시야 다 먹히고, 마린팀 정글러가 되살아나도 정글몹을 먹든 뭘 하든 어디에 있는지 빤히 보이는데.

근데 마린이 뭘 해줍니까 대체.


솔직히 이거 말고도 말 안통하고 코치들, 스태프들 전부 상황이 skt와 다른 것도 문제겠죠.

하지만 롤에서 가장 중요한건 팀웤입니다.

지 혼자 라인전 다 털고 적 정글 다 털고 혼자 1:5 하고 펜타 하고 다 해쳐먹는건

무조건 게임을 이겨서 티어를 올리겠다는 일념 하에 돈 받으면서 심해 쪽 솔랭 뛰는 대리기사나 가능한 거에요.

뭐 아니면 ㅈㄴ 잘하는 친구와 듀오랭 등등.

대리기사가 심해를 이끌고 9:1을 해도 이기는 이유는 다른 아홉명에 비해 게임을 이기는 방법을 20가지 정도 더 알기 때문입니다.

근데 애초에 롤드컵 정도 되면 웬만한 전략, 상성, 이기는 방법은 모두들 알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게 프로들은 전부 챌린저입니다. 아니 챌린저도 아니에요. 더 잘해요. 게다가 솔랭이랑 대회는 또 달라요. 그냥 전문가지 이게. 고수지 진짜 고수.

산전수전 다 겪고, 다이브, 역갱, 챔프 상성, 시야 장악, 라인전 딜 교환, 땅굴, 운영, 바론 타이밍, 시선 끌기, 상황 판단 능력

무엇보다 라인전 능력.

뭐 하나 뒤떨어지는게 없는 애들이 5명씩 두 팀이 서로 경기를 하면

결국 가장 중요한건 팀워크와 심리전입니다.

어차피 다들 ㅈㄴ 잘하기 때문에 아홉명 다 씹어먹는, 우주 초월하는 실력이 아닌 이상에야 일방적인 캐리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마린이 mvp라고 해서 매번 2:1을 이기고, 엄청난 컨트롤과 피지컬로 상대를 압살하는 그런건 애초에 불가능했단 겁니다.

물론 프로들 사이에서도 기량 차, 라인전 능력 차는 있지만 다른 요소에 비하면 ㅈㄴ 중요한 부분은 아니란 거죠.

뭐 페이커처럼 라인 계속 압박하면서 상대 정글을 불러내고 그러면서도 안죽고 솔로킬도 따고 한타에서도 스스로 미끼가 되고 그러면서 살아남고 다시 라인 복귀하고

이런 애는 좀 예외긴 합니다. 이렇게 잘해도 지분율은 50%일지언정, 더이상 지분율로 팀 내 영향력을 따질 부분이 아니니까요.

근데 이렇게 잘해도 [물론 컨디션 기복이 심할 뿐이지 잘할땐 ㅈㄴ 잘해주지만] 블랭크가 아무것도 안했을 때 인벤 어땠나요?

대폭발했죠.

뭐... 솔직히 요즘 마린이 라인전을 뛰어나게 잘하는것도 아니니, 페이커에 비교하는건 논란이 있겠지만

페이커가 중국 LGD에 갔어도 결국 폼 떨어졌을 [확률]이 높단 겁니다.

페이커가 아무리 적 정글을 불러내는 와중에도 안 죽으면서 상대 미드라이너를 킬을 따고 탑 갱을 가고 봇 갱을 간다쳐도

우리 정글러가 시야를 뺏기고 탑에서 역갱을 맞고, 탑 라이너가 갱 호응을 안하고 봇 라이너도 갱 호응을 안하고

애초에 시야가 먹혀서 갱 가는게 다 보이면?

한타에서 미끼 역할을 해준 덕에 상대 스킬이 다 빠졌음에도 우리팀 말파, 알리, 세주 같은 이니시에이터가 각만 볼 뿐, 이니시를 안하면? 우리 딜러가 저만치 있고 호응도 안한다면?

정말 뛰어난 라이너라서 팀 내에서 하는게 많아도 점점 자신감이 위축되죠.

마린이 라인전 잘 하고 합류도 잘하고 다재다능한 선수인건 맞아요.

하지만 그건 중국 갔을 때, 초반 몇 경기에서나 해당됩니다.

이제 막 이적했고 팀 내에서 기대주로 칭송받는데, 라인전이든 뭐든 잘해주려해도 잘 안되지. 팀웤이 안맞으니까.

자신도 생각할 거에요.

'아 왜 이게 안되지?'

'보통 이렇게 압박해도 skt에 있을땐 상대가 쉽게 갱을 못왔는데'

마린도 고민이 많겠죠.

분명 자신은 2015년에 skt에서 잘했고, 그건 팀원들의 능력 덕분도 있지만 자신의 능력이 뛰어났던 점도 컸죠. 이건 팬들도 인정한 부분이구요.

근데 skt에서 통하던 방식이 LGD에서 통하지 않으니, 라인전 방식을 바꾸고 보완하고 해결하고.

결국 평범한 탑라이너가 된겁니다.

강점이 있는 반면 약점도 있는건데, 약점을 보완해줄 벵기, 울프 등의 팀원이 없으니

강점과 약점이 상쇄돼고 평범 그 자체가 된거죠.

2014년에 몰락한 skt에서 부족햇던 점을 마린과 팀원들이 보완을 했고

그 덕에 완전체가 된 skt는 2015년 롤드컵을 우승했습니다.

마린의 강한 라인전 뒷면에 있는, 갱에 대한 약점을 벵기가 보완해줬고

그에 따라 마린은 라인전에서 마음껏 날뛰며 또한 한타에서 용맹함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2015 skt의 탑에 갱을 쉽게 못갔던 것은 마린이 피지컬이 개좋아서, 다이브 당한것도 아닌데 아무 때나 2:1을 이겨주고 그래서가 아니라

심리전에서 무서워서 못갔을뿐이며 그건 skt 마린에만 해당됐단 겁니다.

팀웤이 안맞으니 강력한 라인전 뒷면의 약점이 드러났고

이제 마린은 마음껏 날뛰지 못하게 됐습니다.


결론은 맨 윗줄에 적었으며, 그 후 적은 글들은 결론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심해 솔랭, 나아가 챌린저 솔랭이 아닌 이상

롤 대회에서 [진정으로] 혼자 압살하는 양상은 볼 수 없으며

롤챔스, 롤드컵에서 가장 중요한건 팀워크와 심리전이다.

라는겁니다.

 
여기서 글을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