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유도, 일관된 가치가 명품을 만든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잊혀지지 않는, 아니 잊을 수 없는 세상에서 일관되지 않는 가치는 싸구려에 불과하다.
0. 불변
우리는 SF(Science fiction)소설에서나 나오던 시대를 앞두고 있다. 보통 기술의 발달이라는 것은 실시간 변화를 실감하기 어렵다.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은 보통 수세대를 거치며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올려진 수많은 연구들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술의 발달을 실시간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사건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구글이나 네이버의 [번역], 아마존에서 도입을 시작한 [무인판매소], 국내에서도 시작하게 된 [무인버스] 등. 새로운 기술들이 속속들어 나타나고 있다.
어째서일까? 그건 아마 지금까지의 기술발달과 다른 방식으로 발달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 과학자들끼리의 실시간 정보공유가 가능하졌기 때문이 아닐까. 단순 추측이지만 인터넷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은 확신한다. 뭐, 수직적으로 내려오던 지식이 수평적으로 공유되고 있으니 발달이 빠른건 당연하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직업도 바뀌고 있다. 마부가 직업을 잃고 운전기사가 나타났던 것처럼, 오늘 있던 직업이 내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전 같으면 마부가 운전기사를 하면 되겠지만, 이제는 로봇이 대신한다. 사람이 할 일이 극단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직업 자체가 대부분 사라진다.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울지도 모르는 커다란 변화를 대비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업을 잃고 소득과 소비의 순환구조가 엉망진창이 될지도 모른다. 아마 앞으로는 한 사람이 한 역할을 맡던 것에서 여러 사람이 한 역할을 맡는 것처럼 바뀔 거라 생각한다. 어찌됬든 뚜렷한 미래계획이 없이 이 변화를 겪게 된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자명하다.
바뀌어야하는 것은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백년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지금의 교육은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교육계도 알고 있다. 그래서 SW(Software) 코딩 교육 초,중,고교 정규과목으로 지정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변화하는 기술의 뒤꽁무니나 뒤쫓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코딩도 알아서 짜주게 될지도 모르는 판국에 코딩기술을 초등학교때부터 시작하는 것은 백년대계라 하기 어렵다.
일년 뒤의 일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 길게는 십년 뒤에나 직업을 가지게 될 학생들에게 지금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낭비다. 그러면 무엇을 가르쳐야하는가? 변하지 않은 것을 가르쳐야한다. 철학. 스스로 생각하는 법이다.
바뀌지 않는 일관된 가치는 명품을 만들기 마련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처럼, 시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식을 전수해야 품위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명품교육이다.
1. 명품
일반적으로 명품이라 하면 고품질의 제품이나 작품을 뜻하지만,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일관됨이 필요하다. A제품은 고품질이지만 B제품은 저품질일 경우 그 브랜드는 명품이라 부르기 어렵다. 또한 구매 후 가치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제품이어야한다. 사자마자 가치가 폭락하는 제품은 명품이라 부르기 어렵다.
대표적으로 아이폰을 말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오랜세월 고품질을 유지해왔으며, 구매 후에도 가치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긴 사후지원이나 리퍼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일관된 가치로 인해 아이폰은 명품이 되었다.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 사람들은 높은 가격임에도 부담없이 구매하곤 했다. 솔직히 난 아직 아이폰을 사용한 적이 없다. 구글을 좋아하는 나로선 빨리 픽셀 2세대나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아이폰을 명품이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애플은 일관된 가치를 유지함으로서 아이폰을 명품으로 만들었다.
2. 국내
한탕주의가 심한 국내에서는 이런 명품이 탄생하기 어렵다. 일관된 가치가 명품을 만든다. 그것을 잊은 기업들은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도 명품이라 부르기 어려워진다. 고품질 이전의 제품의 사후지원을 소홀히 하여 구매 후 가치를 폭락하게 하거나 이후 제품을 저품질으로 만들어 명품 브랜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음식도 예외는 아니다. 하루는 맛있고, 하루는 맛없다. 같은 프렌차이저에서 이곳은 맛있고, 저곳은 맛없다. 일관되지 않는 음식의 품질은 명품이 될 수 없다.
관광지도 마찬가지다. 같은 관광지에서 이곳은 맛있는데 저곳은 맛없다. 이곳은 친절한데 저곳은 불친절하다. 이곳은 가격이 낮은데 저곳은 가격이 높다. 이런 일관되지 못한 서비스는 명품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은 싸구려 제품에 소비를 하지 않는다. 예전같으면 싸구려 제품을 만들어도 다음 제품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보 공유가 어렵기 때문에 금방 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억한다. 내가 기억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기억하고, 다른 사람이 기억하지 않아도 인터넷이 기억한다. 이제는 잊지 않는다.
한번의 싸구려 제품이 그 브랜드의 가치를 좌우하게 될 세상이 오고 말았다. 제품 평가댓글은 누군가 인위로 삭제하지 않는 한 오랫동안 남는다. 식당 평가댓글 마찬가지다. 관광지도 다를 바 없다. 아니, 모든 것이 그렇다.
이 세상은 이제 잊지 않는다.
잊혀지지 않는, 아니 잊을 수 없는 세상에서 일관되지 않는 가치는 싸구려에 불과하다.
3. 사람
사람들도 다를 바 없다. 일관된 올바른 행동이 품위를 만든다. A에선 품위있게 행동하다 B에선 저속한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은 품위있는 사람이라 부를 수 없다. A에겐 품위있게 행동하다 B에겐 저속한 행동을 해도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평소엔 얌전하다 술마시고 망나니가 되거나, 운전대를 잡고 개가 되는 사람들에게 품위있다고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가족에겐 친절한 사람이 사회에서 괴팍하게 행동하면 품위있다고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에선 친절한 사람이 가족에게 괴팍한 사람도 품위있다고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인터넷에선 대충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닌 사람들도 많지만, 그런 사람들도 현실보다는 조금 편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그것은 상관없다. 현실에서 해방되어 좀 더 편하게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것까진 괜찮다. 모두가 평등한 역할존중사회인 인터넷은 그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그 이상, 욕설이나 과도한 비난은 스스로의 품위를 깍아내리는 행동이다.
이제는 잊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순간의 실수는 오랫동안 기억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스스로가 안다. 일관된 행동이 습관을 만들고, 습관이 사람을 형성한다. 일관된 올바른 행동이 올바른 습관을 만들고, 올바른 습관이 품위있는 사람을 형성하기 마련이다.
일관된 올바른 행동이 사람의 품위를 만든다.
4. 게임
게임도 다를 바 없다. 일관된 가치가 꾸준한 과금을 유도한다. 폭락할 가치에 누가 돈을 쓰고 싶어하겠는가. 바짝벌고 떠나는 한탕주의식 모바일게임은 일관된 가치를 유지하지 않았다. 도박성이 높은 게임에 돈을 쓰고 후회하는 것은 도박성 때문이기보단 어렵게 얻은 가상재화의 가치가 폭락하기 때문이다. 최강 아이템이라고 해서 구매했더나 그 다음날 또 다른 최강 아이템을 업데이트 하면 그 전 아이템의 가치는 어떻게 되겠는가.
한마디로 싸구려 게임이 되어버린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 게임은 비싼 취미가 되었다. 게임을 즐기던 세대가 돈을 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돈으로 승리할 수 있는 Pay to win 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특히 일하면서 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은 그 정도가 심해졌다.
하지만 Pay to win 게임성은 처참했다. 돈으로 승리할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밸런스가 망가지는 것은 둘째치고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여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박성을 도입해 도박적인 쾌감까지 이용하니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사람이 망가지게 만드는 게임이다.
국가에서 카지노를 괜히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도박적인 중독은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이 피폐해질까봐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그처럼 과도한 도박성을 도입하는 게임은 국가에서 조절해야할 것이다. 하스스톤처럼 어느정도 카드팩을 열면 전설카드를 보장한다거나, 과금한도를 도입한다거나, 5~10% 이하의 도박적인 요소는 제거한다거나 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절을 해야할 것이다. 안그러면 그것에 빠져 피폐해지는 사람들이 늘고 만다.
하스스톤은 카드게임 중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과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과금이 없다고 하더라도 카드를 모으는데 한계가 없다. 오래걸리긴 하더라도 꾸준히 하면 원하는 덱은 만들 수 있다. 과금 또한 어느정도 카드팩을 열면 전설을 보장한다거나, 필요없는 카드에서 수정을 추출해 원하는 카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일관된 가치를 만드는데는 실패했다. 야생시스템의 도입이다. 야생시스템은 카드가 늘어 밸런스를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입한 것으로 나 또한 이견이 없다. 하지만 너무 성급했다. 적어도 이전 카드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아 구매하기 잘했다' 라는 인식을 심어줄 만한 가치를 유지시켰어야 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카드를 어느정도 모으면 영웅 초상화를 주거나 카드뒷면을 주거나 기존 카드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전용 시나리오를 제공하여 이전 카드를 소지하고 있음으로서 얻을 수 있는 또다른 가치를 부여했어야 했다.
'뭐하러 과금해, 2년뒤면 야생 갈 카드.' 이런 인식으로 나는 최근에 하스스톤 과금을 끊었다. 이전에는 확장팩 나올 때마다 사전예약을 통해 꾸준히 구매했었다. 하지만 야생이 나온 이후 과금할 가치를 느끼지 못하여 최근엔 구매하지 않았다.
과금유도는 일관된 가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5.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오브레전드는 온라인 PC게임 중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과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과금이 없다고 하더라도 챔피언을 모으는데 한계가 없다. 오래걸리긴 하더라도 꾸준히 하면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없다. 가장 큰 과금 또한 게임 내 영향이 없는 챔피언 스킨이다.
사람들은 종종 리그오브레전드가 인기에 비해 수익을 적게 번다고 한다. 그건 당연한 이야기다.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들과 비교하니 유저수에 비해 적게 버는 것처럼 보이는 것뿐이지 사실은 이게 정상이다. 반대로 생각해 과도한 과금을 유지했다면 이정도의 인기도 얻을 수 없었을 뿐더러 이 정도의 수익도 얻을 수 없다. 이상적인 과금이 꾸준한 인기를 유지했고, 꾸준한 수익을 유지했던 것이다.
더구나 일관된 가치를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챔피언 리메이크 할 때마다 스킨을 새롭게 만들어 일관된 가치를 유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스킨을 구매할 때도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것이다.
챔피언 성능 또한 옛날 챔피언이라고 버리지 않고 꾸준히 리메이크를 하여 일관된 가치를 유지했다. 예전 챔피언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아쉬울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챔피언에 비해 저성능인 챔피언을 리메이크 하는 것을 철저한 사후지원이라 생각하면 반감이 적게 들거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한 리메이크를 통해 챔피언과 스킨의 가치를 유지시켜 구매할 가치가 있는 명품게임으로 남길 바란다.
---
1. 세상
변화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정말로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