슼이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거둬온 데에는,
중요 캐리 라인, 미드 봇의 멘탈이 아주 좋다는 데에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다전제에서는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친다.

페이커는 예전부터 잘 알려진 강철멘탈인데, 
그러한 강한 멘탈이 특유의 강력한 압박 플레이, 남들보다 한 발 더 나가는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거라고 본다. (페이커는 라인전만이 아니라 게임 전체적으로 압박 플레이는 하는 선수고, 그게 뛰어난 딜량의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자신의 피지컬에 대한 믿음도 있겠지만, 
일단 수비적으로만 (쉽게 말해 쫄아서) 플레이하면 절대 이 게임을 이길 수 없다는 걸, 페이커는 본능적으로 아는 선수다.
즉, 게임 승리 자체를 위한 플레이와 나만 욕 먹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플레이는 확연히 다르다.
한번의 실수 여부보다 전체 플레이 방식이 승리에 있어서 더 중요하다.

어떤 스포츠나 마찬가지 겠으나, 특히나 이스포츠판은 어린선수들이 주축이며, 많은 경우 멘탈이 약하고,
승패와 상관없이 KDA 따위나 자잘한 실수로 플레이를 평가하는 많은 팬들에게 일단 욕을 먹기 시작하면, 
금세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관습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아서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끌어내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비록 솔킬을 당하는 경우가 있어도 앞으로 나가야 할때는 나가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 
즉 감정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이기는 확률을 높이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강력한 멘탈이 갖는 힘이다.

그런데 이번 리라사건? 이 후 페이커 플레이는 확실히 한발 뒤로 물러선 느낌이 든다.
'페이커 때문에 졌다.' 심지어 매국노라는 얘기까지 나왔고, 이번만큼은 페이커도 꽤나 멘탈이 흔들린게 아닌가 싶다.
당시의 플레이는 분명 실수가 맞고, 근거가 부족한 플레이 였지만, 
그러한 적극성이 현재의 페이커의 커리어를 만들어 온 중요한 자산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실수를 줄이는 것과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을 동시에 해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이 두가지는 사실 한몸같은 면이 있고, 한쪽만 교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제까지는 결과가 좋았기 때문에 페이커의 자잘한 실수들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너무 결정적으로 드러났고, 결국에는 그 단단하던 페이커의 멘탈에도 금이 간 것으로 보인다.

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세하게 부연하지는 않겠으나, 뱅은 페이커와는 조금 다르게, 후반을 책임져야 하는 원딜의 가장 중요한 소양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정감을 갖추는데 있어서 강한 멘탈이 역활을 해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뱅은 이제까지 크게 멘탈에 영향을 미칠만한 일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조금 다르다면 다른 점이지만.

어찌되었든, 일은 벌어졌고, 두 선수의 멘탈은 크게 금이 갔다.
자 이제 키는 꼬치에게 있다. 꼬치는 이제껏 과연 멘탈 케어를 성공적으로 해 본적이 있었을까.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경기력에 큰 지장이 없었던, 무신경한듯 보이는 페이커와 뱅에게 드디어 문제가 발생했다.
물론 멘탈케어의 가장 중요한 발판은 슼 내부에서, 혹은 두 선수의 꼬치에 대한 신뢰도 이고, 이것은 기본으로 전제되어야 한다.
그 외에... 흔히 말하는 한번의 승리를 통한 자신감의 회복, 혹은 동기 부여, 혹은 결국 기본적인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공감. 어느 것이건, 어떤 방법으로든, 꼬치는 과연 그 스스로 말했던,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는 말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밴픽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꼬치가 좀 더 신경써야할 것은 밴픽 연구보다는, 당장의 전술을 실현해 내는 선수들 각자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