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ingshot 기사
 
-7월20일 Emily Rand 씀






SK텔레콤 T1의 문제는 "예산을 못맞추는"데서 온다.

세계 최고의 팀은 어느정도의 호의와 관용을 사게 된다. 2015년 이래로 SKT는 정상에 있었다. 혹은 2013년부터라고 말할 수도 있다.

SKT가 워낙 압도적이여서 단 한 번의 정규시즌 패배도 걱정거리가 된다. "SKT한테 뭐가 문제지?" 라는 질문이 곧바로 소셜미디어와 포럼 등에서 생겨나고 팬,분석가 그리고 전문가들은 그 한 번의 패배를 설명해보려 한다.

승리란 것이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에 SKT는 꺾을 수 없는, 실패와 결점이 없는 팀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역대 최다 연패 속에서-2015년 이래 SKT가 지배해온 리그에서의- 적응하는 능력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다. 어느 누구도 최근 경기를 보고 지금의 SKT를 유연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SKT T1 2팀(2014년 SKT T1 K)으로 돌아가보자. 이 팀은 프로씬에 폭발적인 파괴력을 가지고 등장했다. 강한 3라인, 엄청난 재능을 가진 "페이커" 이상혁, 그리고 팀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라인을 오고가며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던 "뱅기" 배성웅이 있는 팀이었다.

그 스타일은 한동안 먹혔다. 하지만 SKT T1 2팀은 2013 챔피언스 준결승에서 MVP 오존에 무너졌다. 정규시즌에서 이길 때도 타팀에 비해서 운영, 오브젝트 컨트롤 그리고 미니언 푸쉬에 대해서는 갈피를 못잡았다. 힘으로 원하는 이득을 초반에 못 얻으면 맵에서의 압박이나 운영에 의해 무력하게 패배했다.

무언가가 변해야 했다.

페이커, 그리고 원딜 "피글렛"채광진과 서포터 "푸만두"이정현이 이루는 봇듀오가 공격의 양날개를 맡았고, 탑 "임팩트"정언영과 뱅기는 더 화려했던 그들보다 상대적으로 뒷자리를 잡았다. 

뱅기는 특히 시야 확보, 상대 시야 차단을 기반으로 두는 확고한 정글 스타일을 만들었고. 수년간 팀에 있으면서 이 스타일을 지속적으로 갈고닦았다.

다르게 말하면, 2013년에 SKT T1 2팀이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페이커,피글렛만큼 무모하지 않은 선수들이 팀에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즉, 더 공격적인 선수들에게 뱅기, 임팩트, 푸만두의 강력한 지원망을 제공함으로써 예산을 맞춘 것이다.

2013-14년 당시 페이커는 대단했지만 지금의 그와는 멀었다. 14년도-롤드컵에 못 간 유일한 해-부터 15년도 첫시즌까지 많은 성장통이 그에게 찾아왔다.

LCK가 출범하면서 모든 자매팀들이 합병했다. 그로 인해 SKT T1 K와 SKT T1 S에서 호로, 푸만두, 피글렛이 떠났다. 임팩트도 곧 떠났고, 라인업은 마린, 뱅기, 페이커, 이지훈, 뱅, 울프, 피카부로 구성됐다. 피카부만 혼자 SKT T1 선수가 아니었다. 그 후 스프링시즌에 톰이 합류했다.

실험이란 건 롤판에서 종종 불쾌한 단어인데, 그게 바로 SKT가 새로운 로스터를 대상으로 시도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페이커가 더 낫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페이커 선발을 예상했다. 하지만 팀은 페이커와 이지훈을 둘 다 번갈아 기용했고 다전제 중간에도 서로를 교체했다.

그 당시, 특히 MSI에서 EDG에게 진 후에는, 그러한 교체방식이 기껏해야 상황상 그저그런 효과만 있는 실험에 불과하며- 그래도 스프링을 우승했고 정규시즌 3패만 했다는 것을 기억해라 - 최악의 경우, 롤 최고 선수의 재능 등을 대단히 잘못 활용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미스테리를 푸는 열쇠는 당시 탑라이너 마린의 플레이 성향에 있다.

SKT T1 S에서 마린은 팀 성장의 중심에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마린도 페이커처럼 개인기량이 엄청난 선수, 솔랭 탑라이너로서 거의 적수가 없는 선수로 이야기되었다. 하지만 프로씬에 적응 못해 고생했고, 마린에게 필요한 자원이 팀 전체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였다. 심지어 라인전 초반에도 자주 시야선 바깥까지 푸쉬 했고, 캐리라기보다는 짐에 가까웠다. 이와 함께 오리아나, 직스, 신드라 같은 이지훈의 안정적인 웨이브클리어 미드가 메타였기 때문에, 이 팀은 이지훈 때문으로 여겨지는 느린 운영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이지훈이 SKT에 온 지 얼마되지 않아, 카시오페아, 룰루, 제라스 등을 잘하는 덕분에 선발로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다. 당시 유행했던 웨이브클리어 미드는 이지훈의 수비적이고 거리 두는 스타일과 잘 맞았다. 시간이 흘렀고 상황도 진정되었고, 두 선수 모두 다른 팀으로 간 지 한참 됐으니 하는 말이지만, 이지훈이 뱅기에게 휴식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 더 맞는 말 같다.

페이커가 출전하면 뱅기는 그의 오른팔 역할을 맡았고, 공격적으로 상대를 공략하며 미드를 장악하려는 페이커를 도와주었다. 문제는 당시 마린이 라인과 미니언 푸쉬를 잘 조절하지 못하고 시야선을 넘어 지속적으로 무리하는 부족한(undeveloped) 선수였다는 것이다.

마린이 잘하기 위해서는 자원과 도움이 필요했다. 여기서 자원이란 팀골드 분배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챔피언 선택과 정글 도움까지 모든 것을 망라했다. 페이커가 미드에 있으면 뱅기는 마린에게 필요한 시야나 도움을 매번 제공해 줄 수 없었다. 다시 말해, SKT에게는 특정상황에서 페이커와 마린 모두에게 지원해줄 수 있는 예산이 없었다.

그것은 2015년에 걸처 페이커와 마린을 선수로서 성장시켰다. 페이커의 지속된 유명세와 뱅의 예선전 KDA 기록에도 마린이 모든 관심과 칭찬을 받고. 하룻밤 사이 국제 팬덤을 확보했던 2015년 롤드컵만큼 이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 대회는 없었다.

페이커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페이커가 더 효율적이고 영리한 플레이를 할 수 없다고 말하곤 했다. 그건 그냥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공격적이고 기회공략적(opportunistic)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큰 리스크가 있어도 페이커는 자신의 기량으로 모험을 한다.

보통 그는 그렇다.

그것은 페이커가 때때로 자원을 요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한번 "자원"이란 것은 단순히 골드를 배분하는 전략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무수한 요인들과 함께 시야 장악, 정글 도움, 그리고 챔피언 선택( 이기는 라인이 얼마나 있는지)등이 해당된다.

수년 동안, SKT 정글러는 이를 수용했다. 뱅기는 이에 완전히 맞춰졌고, 블랭크도 어느정도 그렇게 됐다.

블랭크는 왜 지금 SKT가 부진할까에 대한 미스테리를 풀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조각이다. 그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SKT에서의 그의 역사 때문이다. 2016년 대부분의 시간 동안 SKT는 블랭크를 뱅기모양의 틀에 끼워 넣으려고 노력했다.

블랭크는 결코 그 틀에 맞아 들어가지 않았다. 무언가가 항상 이상해 보였다.

팬들은 당시 메타가 뱅기에게 끔찍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그에게 큰소리 쳤다. 벤치로 가기 전에 뱅기는 우디르와 럼블로 차라리 수많은 경기들 사이에 묻혀서 잊혀지는 게 최선일 정도로 형편없는 경기를 펼쳤다. 블랭크의 스타일은 메타에 더 맞았지만 팀에게 맞는 것은 아니었고 때때로는 짐에 더 가까웠다.

그는 다른 방식으로 팀의 예산 밖에 있었다. "듀크"이호성은 2015년 마린만큼 도움과 자원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자원을 먹은 사람은 블랭크 그 자신이었다. 갱킹으로 라이너를 돕거나 뱅기표 와드영역을 만드는 것보다 자신이 한타에서 딜하는 캐리를 자주 플레이했다. 지속적으로 블랭크가 팀적으로 겪었던 이 문제는 결국 작년 롤드컵에서 뱅기가 영웅처럼 등장하게 되는 배경이 되었고, 그것은 팀을 떠나기 전 뱅기의 마지막 즐거움이었다.

이 예산 맞추기 이론을 현재 SKT에게 적용해보자.

뱅과 울프는 이 예산에 완벽하게 스며들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 둘은 팀의 도움 전혀 없이 꾸준히 강한 듀오였다. 자이라, 카르마 그리고 나미 등의 챔피언은 카이팅(disengage)중심의 울프선수에게 완벽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2016년 근접 이니시 서포터에서 원거리 서포터로 메타가 바뀐 것은 이 듀오가 그 해에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삼성 코어JJ 선수와 마찬가지로 울프는 최근 몇 주간 전만큼 강하지 않았다. 최근 3연전에서 SKT는 울프에게 자이라와 룰루를 주었는데, 이것이 라인전 바깥에서의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제한했다. 특히 눈꽃선수의 쓰레시(그의 베스트 챔피언)와 깜짝픽 케넨을 상대로 말이다.

SKT 문제의 책임을 울프가 져야한다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SKT의 예산을 살펴보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된다.

2015년 합병 이래로, SKT는 뱅과 울프가 단 한 번도 짐되는 일 없이 적의 압박을 해소해주는 강한 2대2 봇듀오가 되는 것에 의존했다. 최근 경기에서 뱅과 울프는 라인전에서의 짐에 가까웠다. 눈꽃, 투신과 같은 로밍서포터들은 뱅과 울프가 라인전에서 만들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압박을 라인전 밖에서 만들어낸다. 그게 페이커에게 더 큰 압박을 주고 페이커는 울프가 로밍을 다닐 때조차도 적 미드가 서폿에게서 받는 것과 동등한 혜택을 못 받기도 한다.

그러한 사실은 스프링 때 후니가 자주 미드로 내려오면서 적정글 동선을 읽거나 적정글 시야를 확보하고 적미드를 압박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후니는 팀원을 돕기 위해 로밍다니는 것과 텔레포트 타는 것을 좋아한다. 너무 그런 나머지 때때로 이미 진 싸움에 낙관적인 텔포를 타다가 비판 받는다.

후니는 기회를 보면 위험을 감수하고 공격적으로 나간다는 점에서 페이커와 비슷하다. 후니가 스프링에서 주로 탱커를 했다는 것이 프나틱, 임모탈에서의 과도한 공격성을 많이 가렸는데, 이는 종종 무리할 때 별문제없이 많은 데미지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넛 또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플레이를 한다. 락스타이거즈에서 이 점으로 알려져 있었다.

작년 락스는, 싸움이 열리면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를 뒤따르는, 재능 많은 선수들이 만든 특별한 팀이었다. 분명히 안좋은 선택인데도-스프링 시즌 나진엠파이어를 상대로 했던 케넨/녹턴/리산드라/애쉬/알리 돌진 조합 같은-나머지 팀원들이 별말없이 따라줬다.

게임 중반에 적이 하는 실수에 대응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SKT의 스타일은 피넛이 락스에서 익숙해진 스타일과 엄청나게 다르다. 피넛이 종종 보여주는 팀과 따로 노는 플레이들은 SKT의 틀에 선수가 맞지 않는 또 하나의 케이스다. 피넛의 잘못된 인베이드, 갱킹, 쇼규모 전투에서 드러나는 의사소통 문제를 보고 있으면 작년 블랭크가 떠오른다. 두 선수의 정글 스타일은 다르지만, 둘 중에 어느 누구도 SKT 스타일에 만족스러울 만큼 빠르게 맞추지 못했다.

재밌는 사실은, 피넛이 겪는 문제가 최근까지 블랭크로 하여금 뱅기가 했던 역할을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교체로 들어가서 SKT를 승리로 이끄는 것 말이다. 몇몇 사람들은 블랭크가 마침내 뱅기 스타일에 동화되었다고 말하겠지만, SKT가 블랭크의 초반 파밍에 편하게 된 것은 후니가 탱커를 하거나, 섬머시즌부터 더 보수적인 운타라가 들어와서 그렇다고 보는 것이 더 맞다.

최근에는 블랭크 선발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누가 나오든 간에 팀 전체가 무너진 의사소통 때문에 고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SKT는 라인업의 하나로서 페이커, 후니, 피넛 세 명의 공격적인 선수를 감당할 예산이 없다. 뱅과 울프는 2대2에서 예전만큼 압박 해소를 못하고 있고, 울프는 라인 밖에서 다른 서폿들만큼 압박을 못 만들어내고 있다.

SKT는 여느 스포츠 여느 팀과 마찬가지로 약점과 강한 영역이 있다. 그걸 자세하게 논하는 것이 SKT가 이룬 성공을 격하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SKT의 지배(dominance)를 더 인상적이게 만든다: 워낙 유연해서 어느 메타나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는 팀으로서 말이다.

리프트라이벌즈와 최근 롱주전을 포함해 SKT는 9게임을 연속으로 졌다. 패배에 익숙치 않은 SKT 같은 팀에게는 특히나 연패가 이어질 때마다 정신적 압박이 더해진다. 현재 SKT의 부분부분이 단결된 하나로 합쳐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전에 보여주었던 유연성이 다시 한번 시험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