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까요. 아지르는 13.11 패치에서 마지막으로 버프를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후의 지표를 우선하여 살펴보도록 합시다.


13.11 아지르 버프

13.11 - 44%
13.12 - 61%
13.13 - 69% (훌륭한 상태)
13.14 - 79% (LCK / LCS 한정)
13.15 - 73% (LEC 한정)

(패치버전 - 프로씬 픽밴률Pro Presence)

13.11에서 아지르는 44%의 픽밴률을 보였고, 그 다음엔 61%, 13.13에선 69% …. 그러고선 79%의 픽밴률까지 올라가게 되었죠. LCK와 LCS에 한하여 그러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3.15에서는 73%까지 내려가죠.

그렇지요, 이 즈음부터 슬슬 '아지르가 프로씬에 되돌아왔다'는 이야기가 솔솔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뭐 잘들 아시겠지만, 몇 개인가의 리그에서만 자주 보였을 뿐이죠. 대다수의 리그에서 보인 44-69% 사이의 픽밴률은 아주 적당한 수치라고 보입니다. 특히 60%대의 픽밴률은 그냥 아무런 문제도 없죠.

물론 그 이후로 계속 지표가 올라가긴 합니다. 오르고, 오르긴 하는데…. 근데 사실 이것도 정확한 표현은 아닌 것이, 여러분이 더 많은 진짜 데이터를 들여다본다면 아시겠지만, 실제로는 오르다가 꺾여서 내려갑니다. 

그럼에도 계속 지표가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바로 통계에 함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Nisqy 선수가 혼자서 아지르를 뽑을 수 있는 모든 게임에서 줄창 뽑아댔거든요. 실질적으로 아지르 픽밴률의 대다수를 그 선수 혼자서 책임졌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통계에는 그저 '아지르 픽밴률 증가'라고만 기록될 뿐이죠. 그러나 그말인즉슨 저희는 제대로 된 아지르 데이터가 아닌 그저 'Nisqy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을 뿐이란 말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게 공정한걸까요?
우리가 올바른 통계를, 데이터를 측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챔피언의 픽밴률을 죄다 한 두명의 플레이어가 담당하고 있을 뿐이지 않나요? 그저 그 선수 혼자 모든 게임에서 아지르를 뽑아댈 뿐인데, 그걸 두고 아지르의 픽밴률이 올라갔어, 너프해야해, 라고 말한다면 그게 과연 올바른 패치일까요? 또 다른 요점은 정작 적팀은 아지르를 밴하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신경도 안 썼죠. 그저 그 선수가 아지르를 쓸 수 있게끔 풀었습니다.

그렇다면, 오직 한 선수만이 아지르를 사용하여 픽밴률을 70% 이상으로 올려댄다면, 과연 아지르를 진짜 '픽밴률 70%의 챔피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냥 'Nisqy 챔피언'이라고 해야할까요? 심지어 다른 팀들은 신경도 안 쓰는데다 "우리는 그렇게까지 자주는 안 쓸래" "매번 뽑을 정도로 좋은 것 같진 않아" 수준의 반응이라면요?

그렇습니다. 때때로는 그런 식으로 소수의 플레이어들이 통계에 거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그것만으로 챔피언의 성능을 판단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쩌면 아지르가 실제로는 트리스타나 미드(픽밴률 91%) 다음 가는 미드픽일 가능성도 있을 수 있겠죠. 여담이지만 트리스타나는 이후 곧장 너프를 먹긴 했습니다. 혹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그저 픽밴률 ~69% 정도의 미드픽일 수도 있습니다. 그야 저희가 각 리그를 둘러보았을 때 실제로는 그저 페이커와 Nisqy 선수와 같은 아지르를 선호하는 일부 플레이어들이 유독 아지르를 즐겨썼고, 그래서 더 자주 보게 되었을 뿐이니까요.

그래서 선택의 시간이 왔습니다. 논의를 했죠. 저희가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그저 프로씬 아지르의 No.1 애착 아이템인 왕관을 조정하자, 였습니다. 13.18에서요. 아지르를 직접 건드릴 필요 없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이제 안일한 포지셔닝의 아지르를 한 방에 즉사시킬 수 있을 겁니다. 더 이상 왕관으로 모든 피해에 무적이 될 수 없거든요. 라칸이나 렐 CC와 연계되는 동안 얼마든지 터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정도면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