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라고 생각하고 적어봄.
그냥 나같은 사람 또 있을 것 같고, 그런 사람들이 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함.
왜 미게에 끄적이냐 물어보면 그냥..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게시판이여서 여기로 오게 되는 듯.

과거를 계속 집착하는게 추한 것은 나도 잘 알지만
필자는 최고 마스터 200점을 운 좋게 찍어본 유저임.

 운이 좋아서 찍은 탓인지 결국 티어는 어는 순간 쭉쭉 내려감. (본인의 노력이 부족한게 제일 큼)
그렇게 내려가면서 "그래 기본이 부족한거다.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이 마음으로 계정을 다시 생성함.

필자는 아리만 해서 마스터를 갔는데 아리가 나를 올려준 원동력이자 나의 약점이 되어버림.
챔프폭이라 말하면 쉬울려나?? 그래서 기본부터 다시 하면서 새로운 챔프도 접해봄.


 긴 여정 끝에 다시 다이아1 중위권을 찍고 그 순간 모든 내 관심사는 내가 마스터에 가느냐 였음.
마스터를 간다고 신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마스터를 간다고 모든게 끝나는 것도 아닌데
더 높은 챌린저라는 티어도 있고 어쩌면 내가 아직 알지도 못하는 더 높은 경지가 있는데

처음 마스터에 갔을 때 나 자신조차 알아 볼 수 있는 나의 열정.
그 순간 내 몸에서 느껴졌던 찬란한 불꽃같은 뜨거움, 힘들고 두려웠떤 순간 까지도 마스터에 대한 기억은
나에게 너무나 달콤하게 포장되어 있었음.

그래서 마스터에 꼭 다시 가보고 싶었고, 다음 기회에는 더 열심히 해보고 싶었고.
꺼져가는 내 안의 초라한 불씨를 살려보고 싶었음.


 앞서 말했듯이 다이아 중위권.. 곧 마스터가 코앞처럼 느껴졌음.
마스터에 다시 가고 싶은 성급한 간절함, 갈망등이 생겼음.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내가 변해가게 되었음.
"아 미드 솔로킬 따이지 말자.", "라인만 밀어주면서 라인전에서 사고가 터지지 말자."
       
                                           "뭘 할려고 하지 말자."

어느순간 나는 소심해지고 수동적이며, 실수를 두려워 하고, 자신을 깎아내리는 그런 나로 변해가고 있었음.
그렇게 다이아 중위권에서 잠시 헤메다가 결국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성급한 갈망, 시간에 의한 조바심, 실수에 대한 두려움에 연패가 시작되었음.

 너무나도 화가 나서 소리도 지르고 평소에 하지도 않는 욕도 하고 엔터키도 누르게 됨.
그 때 친 채팅의 내용은 "답답하다"
위에 적은 감정은 계속 느껴지는데.. 현실은 내가 원하는 것과 달리 반대를 달리고 있는데..
답답했음. 내가 미칠 정도로 답답했음. 팀이 답답한게 아니였음. 이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답답했음.


근데 결국 사람이란게 남탓을 첫번째로 하게 되더라.
남탓이 제일 쉽고 편하며 제일 기분이 좋았음 근데 그래서 변한건 아무 것도 없었음.

계속되는 패베에 결국 인정하기 싫었지만 결국 인정하게 됐음.
스스로가 선택한 소심함, 소극적 행동이 문제였단 것을

그런 한심한 선택을 한 나 자신이 미우면서도 그런 나 자신을 좀더 나은 나 자신으로 바꾸기 위해 변화를 선택했음.
어떻게 보면 초심인건가.

 그래서 기적처럼 바로 연패가 끊어졌냐?
그건 절대 아니였음 갑자기 바뀐 스타일에 나 자신이 적응을 하지 못했음.
평소에 반반가던 내가 갑자기 솔로킬을 딸려고 하고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 바로 잘해질 수는 당연히 없었음.

바뀌기로 결심한 후 계속 게임을 돌렸지만 결과는 연패의 연속이였음.
달라진건 평소 0~4데스 하던 미드라이너가 5~9데스를 한 정도?

너무 미안하더라.. 이런 나를 만난 팀원에게 그들도 나와 같은 욕망이 있을텐데.
그런 죄책감을 덜고 싶었던가.. 채팅으로 "미안합니다."를 치게 됐음.
근데 팀원들이 애써 "괜찮아요."라고 답을 해줌.

 그런 일들이 넥서스가 파괴됨과 동시에 끝나고 눈물이 결국 나오게 됐음.
근데 스스로가 알겠더라. 이게 연패에 대한 슬픔과 분노의 눈물인지. 너무나 기뻐 흘리지 않을 수 없는 눈물인지.
내 데스는 5~9데스를 기록했지만 그 판을 마지막으로 한뒤 저절로 입에서 한 말이 나옴.

                                                "아.. 후련하다!!"

또 드는 생각이"이런게 미드인가?", "오랜만에 미드를 해본 것 같다."
비록 나 때문에 게임을 지고 데스도 늘고 팀원에게 폐를 끼쳤는데.
내 마음은 너무나도 후련해져 눈물이 나올 정도였음.



 그래서 지금은 어떻냐 물어보면.. 그냥 다시 잘 하고 있는 것 같음.
진정으로 게임을 즐기고 한명의 승부사로서 승리의 낙을 패배의 순응과 동시에 분노를 느끼는 그런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는게 느껴짐.







 그냥 이런 글을 작성하는게 아마 미드라이너로서 한번쯤은 느껴 볼만한 일이라 생각되어 적어봄.
너무나 긴장하고 조급하면 분명 나처럼 평소와 다르게 소심하고 소극적으로 충분히 변할 수 있음.
그러나 내가 해봤는데 그게 마냥 정답이 되는 것은 아니었음.

긴 시간동안 나는 소심하고 소극적인 미드라이너였고 지금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냥 깨달은게 즐겨야 하는 것 같음.

적과의 승부,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줄타기, 다 같이 가기 위한 다리의 역할
사실 다 부담이고 힘든 일이지만. 
이런게 미드구나 싶음. 아니 이게 미드가 아닐까?

혹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욕망 때문에 나처럼 소극적으로 변하는 미드라이너라면
한번쯤 미드란 무엇인가? 생각 해 봤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