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은 아니지만 자주 들어와서 보고 가던 게시판이고
오랜만에 나는 여유시간인지라 한번 끄적여보네요.

올해 34살.
적지 않은 나이죠. 아내와는 8년 연애 끝에 결혼한지가 벌써 3년차
23살에 군대 전역하고 처음 만나 벌써 11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제 곁에서 언제나 응원해주고 힘이 되어주었던 아내에게 착한 남편이자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항상 부족하고 때로는 일에 정신이 팔려 섭섭하게 할때도 있었네요.

작년 12월 31일 밤 
침대에 누워서 꼭 내년에는 우리의 2세를 갖자고
나를 닮고 싶은 아이를 꼭 낳고 싶다며 웃으며 이야기 하던 아내.
우리의 2세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지 못하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꼭 아이를 가지고 싶다던 아내의 이야기에
그래! 우리 내년에는 꼭 2세를 갖자고 약속하며 올해의 제일 큰 목표로 삼고 준비하기로 했었죠.

하지만 그렇게 바라던 우리의 아이는 아직까지 와주지 않네요.
혹시나 내가 문제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 병원에 찾아 검사를 받고 상담을 해보지만 돌아오는건
'너무 부담가지지 마세요' 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과 주변지인들의 격려. 이런 나도 힘들었지만
내색하지 않던 아내도 많이 힘들었는지 쉽게 울지 않던 아내가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미안하다고' 하는 순간 저 또한 참을 수 없는 눈물과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서로 부둥켜 안고 엉엉 울고 말았네요.

그렇게 몇일 시간이 지나 아내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네요.
'괜찮아 아이가 생기면 좋겠지만 안 생기면 우리 둘이서 잘 살면 되잖아? 그치 자기야?' 라며 웃으며 이야기 하는데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애써 웃어보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네요.

피시방 갈때 항상 맛있는거 사먹고 게임 하라면서 장난으로 지갑에 만원씩 넣어주던 아내.
지더라도 화내지 말고 즐기고 오라던 아내.
일 할때는 일에 집중하고 멋지게 끝내고 오라던 아내.
밖에서 일 할때는 아프지 말고 항상 식사 잘 챙겨 먹으라며 신신당부를 하는 아내.
나의 사랑스러운 아내. 고마워 자기야.

올 한해 코로나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다들 힘내시고
오늘 하루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