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생각없이 올린글이 화제글에 올랐다니..생각도 못했다. 
그냥 당연한 말을 했는데도 페이커 관련이니 이목을 모은 모양. 
페이커빠라는 오해들을 가지는 것 같기에 
빠도 까도 아닌 페이커 팬으로서 미드들에 대한 평가 짧게 해봄. 

1. 쵸비. 
일단 내가 쵸비의 팬임을 밝혀둠. 
쵸비의 강점은 피지컬과 강심장 두가지. 
난 프로게이머가 가져야할 여러 재능에서 강한멘탈, 피지컬, 게임이해도 순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람임.
(노력과 연습으로 올리기 어려운 순서라 생각함.)
쵸비의 피지컬은 아직도 거의 원탑 수준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뛰어남. 이건 다들 알거고. 
내가 또 하나 높게 평가하는게 강심장. 
팀원 모두가 쵸비 해줘할때, 오케이 내가 해줌 하면서 들이박을줄 아는 강심장. 
다들 예전에 쵸비가 카밀들고 쇼메상대로 7데스인가 박은거 기억할거임. 
그때 다들 욕하고 했는데 난 오히려 그때 쵸비에게 더 감탄했음. 
그 당시 한화였나? 디알엑스였나? 쵸비팀과 담원의 전력차가 엄청났음. 
시작부터 쵸비팀의 승리 공식은 단 하나로, 쵸비가 쇼메를 두들겨패서 제압하고 다른데까지 풀어주는거였음. 
사실 이게 말도 안되는 얘기인데 다들 그걸 기대했을만큼 쵸비에 대한 기대가 컸지. 
결과는 다들 알듯이 쇼메 잡으려고 할때마다 캐년이 나타나서 역으로 쵸비가 개털림. 
그런데 그렇게 터지면서도 쵸비는 끝까지 멈추지 않고 쇼메에게 덤벼듬. 
이게 욕먹을 일인가? 
난 진짜 감동했던 플레이였음. 
상대 꼬시기에 넘어가 두어번 죽으면 그때부터 사릴만 하잖아?
근데 그렇게하면 쵸비팀은 승산이 아예 제로였음. 탑, 정글, 봇 어디 한군데 비빌구석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잡설이 길었는데 쵸비가 그렇게 대단하단 거임. 
반대로 쵸비에게 단점이 하나 있다면 그게 게임이해도?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안보임. 장비같은 느낌?
그래서 게임을 볼줄아는 다른 선수가 오더를 잘 해줘야 함. (힘을 쓰려면 공명이 필요하다.)
작년에 피넛과 리핸즈가 무력원툴 세명-쵸비, 도란, 룰러를 움직이는게 이상적인 스타일이라 우승할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실패. 굳이 변명을 해보자면 작년 롤드컵때 피넛과 리핸즈의 오더, 운영이 흔들린게 아닌가 싶음. 
어쨌든 아직 쵸비는 최상위 미드. 단점은 게임운영, 이해도. 

2. 페이커.
내가 과연 이 선수를 평가할 자격이 있나 싶지만 평가라기보단 그냥 의견이라 생각해주셈. 
내가 생각하는 페이커의 강점은 강심장을 넘어서는 강철멘탈과 높은 게임이해도.
단점은 피지컬이라 생각함. 
먼 개소리야. 라고 생각할 분들도 많을텐데 난 현존 프로 미드중에 페이커가 피지컬이 최상급은 아닐거라 생각함. 
중간쯤이나 그보다 좀 더 높은편 아닌가 싶은데...정확치 않음. 그냥 의견임. 
대신 게임 이해도가 진짜 높은데, 이해도가 높다는게 생각보다 어려움. 
왜 다들 알거임. 해설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밴픽하고 나면 팀마다 계획이 다 있음. 
솔랭에서도 울편 탑이 나서스면 생각하잖아. 탑은 시간이 필요하니 교전 지양하고 버티면서 해보자. 
근데 게임하다보면 그게 되나? 어느 순간 싸움나고 들이박아서 멸망하고 난리지. 
이런 생각과 설계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잘 유지하는게 페이커의 능력이라 생각함. 약간 독보적인듯. 
또 한가지 장점은 강철 멘탈. 
사람이 솔랭에서도 몇번 똥을 싸면 그 다음부터는 플레이가 위축된다. 
다들 느껴봤을거임. 심지어 솔랭에서도 두세판 내가 똥싸서 지면 픽도 안전한거 고르고 플레이도 조심조심. 
근데 페이커는 그런면이 아예 안보임. 솔랭이 문제일까?
수없이 많은 안티들의 악질적인 욕설에도 진짜 아무 변화없이 10년째 도전적인 픽과 플레이를 반복함. 
물론 그러다 결과가 나쁜 경우도 많았지만 그런 도전을 할수 있다는 자체를 진짜 존경함. 
내 입장에선 정말 어린 친구지만 그래도 진짜 존경하는 인물임. 
피지컬이 언제까지 받쳐줄지, 그리고 그 안에 다시 정상에 설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음. 

3. 제카. 
제카는 진짜 내가 사죄해야 되는 케이스. 
내가 작년 스프링을 보면서 친구한테 그런 말을 한적있음. 
아무리 잘하는 것처럼 보여도 저런 쫄보는 절대 성공 못한다. 
아니 이런 말을 했던게 제카가 진짜 죽지는 않는데 뭔가 해보려고 움직이질 않았음. 
팽팽한 경기에서 아리궁을 30분 훌쩍넘어 처음쓸때는 진짜 기가 막혔다니까?
암튼 피지컬 좋은 새가슴 미드라고 단정하고 전형적인 중하위권 미드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음. 
서머 거의 끝날때까지도 비슷했음. 애가 죽질 않더라고. 
그런데 결론은? 제카는 위대한 미드였다. 
내 판단이 개똥 판단이었던 거지. 
올해 사일, 아칼리 투툴이라고 벌써 욕먹던데 그건 말도 안되는 얘기다. 
작년 스프링, 서머 내내 제카가 진짜 잘 안죽었음. 어느 챔프를 잡아도 비슷했음. 
난 현존 최고 미드가 제카라고 생각함. 
(물론 시즌끝나고 개똥의견이 될 가능성도 있음.)

4. 쇼메이커.
쇼메가 참 애증의 선수임. 
내가 한때 제일 얄밉고 짜증나게 본 선수가 쇼메임. 왜? 잘했으니까. 
쵸비, 페이커가 쇼메라는 벽앞에 몇번이나 무너졌었나. 
그래서 짜증도 많이 냈지만 그때 유럽과 중국을 넘어 우승컵을 되찾아올땐 인정하게 되더라. 
그 당시는 쇼메의 시대였음. 
근데 이렇게 급격히 하락세를 탈수가 있는건가?
우승할때의 쇼메는 라인전도 강하고 그 힘도 잘 써먹었음. 
너구리가 죽으면서도 계속 싸움걸고, 베릴이 누가 보이면 무조건 이니쉬 하는 것도 쇼메가 누구보다 먼저 지원을 다니기에 가능했던 일임. 
이 당시 쇼메와 라인에서 비빌수 있는 선수는 쵸비정도였고 페이커나 비비디도 밀리곤 했었던걸로 기억함. 
그런데 우승 다음해부터 상대를 압도하려는 플레이가 사라지고 라인전을 안정적으로, 한타때도 안정적인 포지션잡는걸 최우선으로 하는식으로 바뀜. 
이런 방식이 팀원들이 강할때까진 먹혔는데 팀원들이 점차 약해지자 잘 안통하게 됨. 
상대가 강팀이면 쇼메는 게임에 아무 영향을 못주는게 현재 상황처럼 보임.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음. 진짜 양대인이 돌발 플레이를 못하게 해서 그런것인가?
아무튼 지금으로썬 너무 아까움. 예전의 플레이를 다시 보고 싶은데 그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잘해서 얄밉던 애가 빌빌대니까 어쩐지 응원하게 되는 것 같음. 잘해라 쇼메!

5. 비디디. 
비디디는 내가 생각할때 치명적인 단점이 있음. 
새가슴. 
관계자들 사이에서 비디디가 아직도 고평가받는걸 보면 비디디의 피지컬이나 게임 이해도는 좋은거같음. 
실제로도 비디디 겜하는걸 보면 마음 편한 상태에서 슈퍼플레이는 밥먹듯이 함. 
챔프폭이 좁다고 하는데 그 챔프만 잘해도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 생각했음. 
그런데 이 선수가 긴장타는 상황, 강팀과 붙으면 플레이가 이상해짐. 
아지르 궁 미스도 자주나오고 뻘 플도 쓰고. 
그걸 보면서 생각했음. 상위권 미드는 되는데 최상위는 힘들겠구나. 
난 스포츠 분야는 타고난 배짱이 젤 중요하다 생각함. 
베릴이 머리만 좋아서 우승했을까? 난 그 이상으로 쉴새없이 던지는 그 플레이가 크다고 생각함. 
어쩌면 페이커보다 더 꿋꿋히 들이박는게 베릴임. 짤리기도 무지하게 짤리지 않나. 
그런데 이런 모습이 비디디에게는 아예 안보임. 
그래서 패배할때 보면 무난히 패하고, 특히 다전제에서 불리해지면 픽도 수동적인 픽을 고름. 
신드라 이런거 하는데 난 그게 도망자의 심리라고 생각함. 
내가 이걸로 똥 안싸고 1인분 잘해야지 이런 심리. 
솔랭이라면 괜찮지만 프로 스포츠 선수가 이런 생각을 가지면 거기가 끝임. 
이제와 크게 바뀌긴 어려울것 같지만 혹시나 어떤 계기로 이 단점만 극복하면 비디디는 최상급 미드가 될수있다 생각함. 

더 덧붙일 사람이 많긴한데 일단 이정도만 하겠음. 
이 글만 봐도 대충 내가 누구를 까고 씹고 이런 스타일이 아니란건 대충 알거임. 
우리 모두 빠나 까가 되지말고 팬이 되었으면 좋겠음.   

ps. 생각해보니 진짜 아쉬운 한명이 있음. 빅라!
난 이 선수가 차세대 미드가 될거라 생각했는데...어쩌다 외국에 가버려서. 
한번 꺾이면 다시 올라오기 힘든 업계라 잘 될지 모르겠는데 응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