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롤벤 눈팅만 하고 글은 한 번도 쓴 적 없었는데 요즘 롤벤 분위기 보면 참 그래서 넋두리나 늘어놓아본다

옛날엔 lck 보고나서 롤벤 들어오는 게 하나의 즐거움이었지
선수들 재밌는 짤 올리고 드립 치는 거 보는 게 좋았거든
그 외에도 롤 관련된 만화나 일러, 코스프레 보는 맛도 있었고 실없는 농담글에 댓글 달리는 거 구경만 해도 재밌었다
그때도 선수들 비난하고 조롱하는 글들 많았지만 그만큼 선수들 칭찬하고 선수 개인의 스토리에 감동 받으면서  응원하는 글도 많았지

그랬던 인벤이 지금은 어떻게든 남한테 상처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넘어 미쳐있는 글만 넘쳐난다
특정 선수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날카로운 말을 쏟아내고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크게 두고 비난한다
과거에 이룩해낸 업적들을 아무것도 아니라며 깎아내리고, 선수의 부진을 그 사람의 한계라며 아무렇지 않게 낙인 찍어버린다
그리고 그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어떻게 이런 녀석을 좋아할 수 있냐면서 조롱한다
가만히 뜯어보면 특정 선수를 진심으로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 선수를 이용해서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면서 희열을 느끼고자 하는 게 목적인 거 같다. 모두가 잘 알듯이

누군가를 찍어누르는 즐거움은 다들 한 번 씩은 느껴봤을 비윤리적인 쾌락 중 하나다
그런 쾌락을 충족하기 가장 쉬운 공간이 이런 커뮤니티 속이니 이상한 사람들이 유독 많이 보이는 거고.
특히 롤벤은 딱히 악성유저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고 있으니 상황은 더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여기서 무서운 건 아직 심연까지 도달하지도 못했다는 거다

이 작은 공간에서 서로를 헐뜯고 상처주기 바쁘다
어떻게 하면 내 글을 본 사람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이 참 잘 보인다
철저히 다른 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밟아버린다
나의 의견을 설득시키려는 게 아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배제시키고 오로지 나만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강하게 어필해서 굴복시키려고 한다

예전엔 많은 사람들이 과열된 게시판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으나 당연하게도 바뀌는 건 없었고, 상당수의 이용자들이 끝날 줄 모르는 갈등에 지쳐 떠나버렸다
그렇게 남은 건 분란을 즐기는 유저들 뿐.

근데 참 이게 롤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커뮤니티의 문제고, 인터넷을 나와 사회의 문제인 거 같다
모두 날이 서 있고 배려하려는 여유가 없어
이렇게 무식한 나에게조차 너무 많은 문제들이 보여서 하나하나 지적할 수도 없다

적다보나 글이 조금 길어져버렸네. 더 쓰면 끝도 없을 거 같아서 마지막으로 의미없는 말 하나 남길게
페이커, 쵸비, 다른 선수들 모두 lck를 넘어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고마운 인재들이다
지금와서 말한다고 듣는 사람도 없겠지만... 조금은 선을 지키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