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차
들뜬 마음에 포장을 뜯고 설명서를 찬찬히 읽어봤다.
그냥 물탱크 끼워서 물을 넣던가
물탱크에 물을 따로 넣은다음 끼우던가 해서
전원을 넣으면 된다 한다.

2리터 생수 페트병에 물을 가득 담아 두 번 채우고
기대하던 가습기를 구동
근데 물부족이 뜨면서 분무가 안나온다.

????
이유를 모르겠다. 찬찬히 잘 살펴보니 물탱크가 삐딱하게 끼워져있다.
다시 올바르게 끼우니 쫄쫄쫄쫄 소리가 나며
물탱크의 물이 가습구동 부분으로 흘러가는게 눈에 보였다.

다시 들뜬 마음으로 전원을 넣었다.

뽀얀 연기가 폴폴 분무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오오오 하면서 기뻐하던 것도 잠시
가습기가 질질 싼다.

넘쳐 흘러나오는 4리터의 물을 내 두 손으로 막지 못한채
그저 무릎을 꿇으며 나는 한 마디 말 밖에 하지 못했다.
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