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 내용은 μ's 멤버의 캐릭터를 따와 만든 오리지널 스토리 입니다.
2. 폭력적인 묘사나 안타까운 장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bgm과 같이 들으면 더욱 재밌습니다. 모바일 같은 경우, bgm 링크를 타고 재생시키면 보다 원활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4. 작품에 관한 모든 댓글과 추천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편-
-2편-
-3편-
-5편-



-4편-

 어떤 사람이 당신을 싫어하고, 당신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이 웃으면서 선물을 주거나 잘 대해주면, 당신은 무슨 생각이나 느낌이 들겠는가? 그것이 마녀와 인간이 서로 적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유명저서 '마녀' 中 p.28 열째 줄-



아침부터 일찍 일어난 에리는 평소처럼 상인들에게 부당한 값을 치루고, 제빵에 필요한 재료들을 마련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식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일반 식빵과는 달리, 버터와 빻은 견과류를 적절히 첨가하여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식빵은 에리의 자신작 1호이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하고, 바삭함이 있는 이 식빵을 에리의 가족 모두 좋아했었다.

지금은 이걸 만들어도 할머니 밖에 먹어줄 사람이 없지만 이제 한 사람이 더 추가될 생각에, 에리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음~ 오늘도 잘 구워졌네."


오븐 역할을 하는 가마 안에서 철판을 꺼낸 에리는 흡족한 미소를 띄었다.

생각보다 매우 잘 구워진 식빵.

맛을 한 번 본 에리는 더욱더 만족하며 오늘 아침을 샌드위치로 결정했다.

그렇게 할머니에게 아침 식사를 챙기고 자신도 먹은 후, 바구니 하나에 식빵 몇 개를 담고 덮개로 덮은 뒤 밖으로 나갔다.

목적지는 역시 마녀의 집.

떠나기 전, 요술 나침반이 주머니 속에 잘 있는지 확인한 에리는 콧노래를 부르며 마녀의 숲으로 향했다.


 "이봐, 마녀! 오늘은 또 무슨 꿍꿍이로 밖으로 나왔냐?"

 "꼴에 소풍이라도 가나보지, 히히!"


오늘도 아이들의 폭언과 욕설은 변함없었다.

어차피 늘 겪는 일이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었다.

지금 에리의 마음 속은 자신이 만든 빵을 마녀가 먹어줄까, 하는 걱정 뿐.

그 외의 상황은 부가적인 것에 불과했다.

어른들의 수근거림도 흘러들으면서, 에리는 다시 마녀의 숲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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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해가 떠있는데도 마녀의 숲은 높은 나무의 그림자에 가려져 어두컴컴했다.

평소의 에리였으면 약간 무서워했을 환경이다.

하지만 지난 날과는 다르게, 그녀에게는 이제 요술 나침반이 있다.

그것만 있으면 어디를 가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기에, 에리는 안심하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마녀의 집은 생각보다 멀었다.

현재의 시간 관념으로 따지면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걷다가 다리 아파서 중간에 쉬거나 먹을꺼리를 찾는 시간을 포함했어도 너무 먼 거리다.

그래도 에리는 어떠한 불평도 하지 않고, 요술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으로 끝까지 갔다.

자신이 진심으로 원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일까.

본래 요술 나침반은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열망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나침반의 침마저 흔들리는 법인데, 현재 미동도 하지 않고 오직 한 곳 만을 가리키는 것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마녀의 집에 가고 싶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생고생하면서 걷던 에리는 어느 순간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마녀가 살고 있는 거목을 발견한 것이다.


 "마녀님~! 저 왔어요~!"


반가움에 고개를 들어 소리쳤지만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마녀의 집에 닿을리는 만무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조금은 기다려봤지만, 역시나 아무도 내려오지는 않았다.

어찌됐든 이 요술 나침반 덕분에 마녀의 집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 있어서 큰 수확이다.

에리는 갖고 온 바구니를 나무 밑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며 다시 위를 향해 소리쳤다.


 "저, 마녀님께 보답해드리려고 열심히 빵을 만들었어요!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맛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바구니 가지러 다시 올게요~!"


거의 혼잣말에 가까운 소리를 친 에리는 자기만족을 하며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2시간 가까이 걸려서 온 것 치고는 너무나도 짧게 머물렀다.

그러나 시간이 오랜 걸린 만큼, 더이상 머물면 할머니의 점심을 챙겨야할 시간을 놓치고 만다.

어린 에리는 이 사실을 기특하게도, 염두에 두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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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여느 때와 같이 할머니의 아침을 챙긴 에리는 마녀의 집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사실 마녀가 자신의 빵을 먹었을지 너무 신경이 쓰인 나머지, 에리는 잠조차 제대로 못 잤다.

그래도 에리는 그런 피곤함을 이기고, 다시 마녀의 집을 향해 먼 길을 떠났다.

빈 바구니를 상상하고, 희망하면서.


 "아..."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바구니는 덮개가 덮인 그대로 있었고, 원래 있던 자리에서 한치도 안 움직였다.

마치 아무도 건들지 않았다는 듯이.

기대를 많이 한 만큼 실망도 큰 법이랄까.

에리는 바로 풀이 죽고 말았다.

마녀는 에리의 빵이 맛있다, 맛없다를 평하기를 넘어서서 아예 먹지도 않은 것이다.

덮개를 열어보니 산벌레들이 빵 이곳저곳에 들러붙어 있었다.

벌레라면 질색하는 에리였지만 기껏 만든 식빵이 너무나도 아까워 벌레가 붙은 부위만 떼서 땅에다가 버렸다.

그러자 남은 식빵의 모습은 흉물스러워 보일 정도로 너덜너덜해졌다.

그 처참한 모습에 에리는 눈물이 나올 뻔 했지만, 꾸욱 참고 위를 향해 소리쳤다.


 "아무래도 빵이 여기에 있는 것을 몰랐나보네요! 제가 다시 따끈따끈한 빵을 구워올테니 걱정마세요! 내일 새 빵을 갖다주러 올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에리는 남은 식빵을 가지고 집으로 가는 길로 향했다.

버리기 아까운 이 빵을 자신의 점심 식사나 저녁 식사로 떼워야겠다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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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에리는 다시 새로운 식빵을 만들었다.

평소보다 더욱 심혈을 기울이며 공을 들였다.

그래봤자 재료가 한정되어서 불 세기나 굽는 시간만 조절한 것 뿐이지만.

그리고 이와 별개로 다른 식사를 만들어 할머니에게 대접해드리고, 자신은 다시 바구니를 들고 마녀의 집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먹어줬으면 좋겠다, 하는 근거없는 희망을 가지며 그 날도 마녀가 사는 거목 앞에 빵이 든 바구니를 갖다놓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역시나 바구니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너무 높은 곳에 살고 있어서 눈치채기 힘든 것일까.

에리는 저번과 같이 벌레들이 붙은 부위를 떼고, 나머지 부분을 챙겨갔다.

그 다음 날.

에리는 새로운 식빵이 든 바구니를 가지고 똑같은 위치에 갖다놓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이번에도 먹은 흔적이 없었다.

이 쯤 되자 에리는 오기가 생겨 아예 매일 새 빵이 든 바구니를 들고와서 전에 뒀던 바구니와 교체하는 식으로, 매일 바구니가 거목 앞에 놓여질 수 있게 계획을 세웠다.

그 다음 날.

에리는 다시 새로운 바구니를 갖다놓았다.

또 다음 날.

저번과 같이 먹은 흔적은 없었지만, 에리는 자신이 세웠던 계획대로 전날에 놓았던 바구니를 챙기고 새로 챙겨온 바구니를 그 자리에 놓았다.

다시 그 다음 날.

변화 따위는 없었다.

그래도 에리는 포기하지 않고 새 바구니를 가져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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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며칠이 흘렀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식빵 바구니를 갖다놓는 것이 에리의 일상으로 되어버렸다.

그래도 그녀는 힘들지 않았다.

언젠가는 마녀가 자신의 빵을 먹어줄 것이라고 믿으며 오늘도 새 바구니를 들고, 마녀의 집으로 향했다.


 "쟤는 왜 맨날 마녀의 숲에 가는거야?"

 "몰라, 정말 재수없다니깐."

 "여어, 마녀! 오늘도 저주 의식하러 저 숲으로 가냐!"


우연히 마주친 애들 무리가 에리를 조롱했다.

하지만 에리는 여느 때와 같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갔다.

이에 괜히 화가 난 한 아이가 주변에 있던 돌맹이 하나를 집더니,


 "이거나 먹고 떨어져!"


라고 외치며 에리를 향해 던졌다.


 퍽─

 "윽...!"


그 돌맹이는 정확히 에리의 관자놀이 근처를 맞췄다.

돌맹이를 던진 아이도 그렇게 맞을 줄은 몰랐는지 약간 흠칫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 듯,


 "거봐! 내 말을 무시하니깐 벌 받은 거 아니야?"


반성의 기미 따위는 없이 다시 입을 놀리는 것이다.

돌맹이가 뾰족했던 탓인지, 에리의 머리에서 금방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얇은 줄기가 턱 밑으로 흐르는 상태에서 에리가 째려보자, 에리를 놀렸던 애들 무리는 그 모습이 괜히 무섭게 느껴져 제각기 다른 욕설을 하며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옷으로라도 흐르는 피를 닦고 싶었지만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옷에 묻히기는 곤란했고, 마을의 분수대나 우물에 가서 닦을 수도 있었지만 어른들이 제지하고 화낼 것 같아서 무서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피가 흐르는 채로 마녀의 숲을 향해 걸어갔다.

도중에 많은 사람들을 마주쳤지만 다들 기분 나빠할 뿐, 아무도 그녀에게 괜찮냐는 말 한마디와 손수건을 주는 행위 따위 하지 않았다.

어찌됐든 마녀의 숲으로 꾸역꾸역 간 에리는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들 중, 그나마 깨끗한 것을 찾아 대충 닦아냈다.

그것이 오히려 피 묻은 부위를 번지게 하여 피 비린내까지 났지만, 출혈이 약간 줄은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혹시나해서 식빵을 살펴봤지만, 다행히 신경써서 들고온 덕분에 그 쪽에는 피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 점에 더욱 안심을 한 에리는 다시 마녀의 집을 향해 갔다.

피가 좀 흐른 탓인지 평소보다 더 힘들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

늘 가던 거목 앞에 겨우 도착한 에리는 여느 때와 같이 빵을 갖다놨다고 소리 한번 치고는, 전에 있던 바구니를 챙겨갔다.


 푸드덕, 푸드덕─


되돌아가던 도중, 어느 순간부터 뭔가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리가 신경이 쓰인 에리는 주변을 살펴보고, 고개도 들어봤지만 그녀의 눈에 마땅히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마을 안으로 들어오자, 피가 번져 더욱 흉칙해진 에리의 모습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도 그녀는 최대한 신경쓰지 않았다.

오직 굳어진 피를 할머니 몰래 집에 있는 물로 닦기만을 생각하면서, 에리는 평소보다 빠른 발걸음으로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마녀의 숲에서 마을 안 쪽까지, 날개가 달린 무언가의 그림자가 에리 자신을 쫓아오고 있다는 것도 모르는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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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에리는 전날에 다쳤던 상처를 집에 도착하자마자 지혈했지만, 서툴게 응급처치한 탓인지 그 부위가 너무나도 아팠다.

다행히 긴 생머리가 상처를 숨기는 역할을 톡톡히 해줘서 할머니에게 들키지는 않았지만, 그 고통마저는 숨길 수 없었다.

그래도 마녀의 집에 가는 것을 빼먹지 않기 위해, 여느 때와 같이 갓 구운 식빵이 든 바구니를 들고 집을 나섰다.


 "어...?"


집을 나서자마자 문 앞에서 눈에 띈 것은 약초 한 묶음이었다.

조심스럽게 그것을 집어든 에리는 과거에 자신이 넘어져서 다쳤을 때, 통증을 완화시키면서 더 빨리 아물게 하기 위해 많이 썼던 약초임을 기억해냈다.


 "누가 이런 것을...?"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당연히 아무도 없었다.

누군지는 몰라도 약초를 갖다준 사람을 향해 마음 속으로 고마움을 표시한 에리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 약초 몇 줄기를 빻아 상처 부위에 바른 뒤, 한결 나아진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마녀의 숲으로 들어가 험난한 길을 헤치며 평소처럼 마녀가 사는 거목에 도착했다.

그리고 별 기대를 안 하며 전날 갖다놨던 바구니의 덮개를 젖힌 순간,


 "아!"


그녀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바구니 안에 들었던 빵들이 없었던 것이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아주 깨끗하게 비워진 바구니.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아차린 에리는 기쁨을 참지 못 했다.


 "드셔주셔서 감사해요, 마녀님!"


또다시 위를 향해 소리를 쳤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갖고 온 새 식빵 바구니를 자리에 갖다놓고, 전에 있던 바구니를 챙겨서 다시 집으로 향했다.

평소보다 가벼워진 바구니는 그녀의 발걸음도 가볍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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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에리가 빵을 갖다주고, 빈 바구니를 가지고 오는 날이 몇 번 반복되었다.

처음 마녀에게 빵을 갖다준 이후로 재료를 두 번씩이나 더 샀지만, 그것도 그녀가 맛을 유지하면서 재료를 적절히 아낀 덕분에 그정도였다.

어찌됐던 간에 그 시대에는 빵 자체가 식사 메뉴로도 쓸 수 있어서, 에리는 딱히 손해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거기다가 먹는 음식을 만들 때, 먹어줄 사람이 많을수록 만든 사람의 입장에서는 뿌듯하고 보람찼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여느 날과 같이 빵 바구니를 들고 마녀의 집을 찾아간 에리는 어떠한 달라진 점이 있는 것을 눈치챘다.


 "이것은..."


평소와 다르게 바구니 덮개 안에 무언가 볼록하게 들어있었다.

조심스럽게 덮개를 벗긴 에리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훈제된 고기와 베이컨 몇 덩이, 신선한 야채들, 소스, 향신료 등등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양피지 조각이 있었고, 거기엔 까만색 잉크로 쓴 글씨가 써져있었다.


 묵으라─


필기체로 쓴 단순한 말.

하지만 에리는 그 글씨체를 봤었다.

자신이 기절해서 마녀의 방에 누웠던 때 봤던, 책상 위 양피지에 써져있던 것과 똑같은 글씨체.

그 쪽지의 주인공을 알아차린 에리는,


 "감사히 먹을게요~!"


라며 감동의 목소리로 대답없는 위 쪽을 향해 소리를 치는 것이다.

그 이후로, 서로의 먹거리를 주고 받는 날이 계속 되었다.

그것이 마녀와 인간 간의 정식적인 '첫' 교류였다.


────────────5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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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다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에리가 마녀의 집 앞에 첫 식빵을 가져다주는 순간에서 멈춘다.

이미 흘러버린 이 시간의 축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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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미, 그 여자애가 정말 다시 온 것 같은데."


따뜻한 오전.

나무 구멍 쪽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쬐며 나른하게 있던 인간 형태의 니코는 나무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쫑긋거리며, 나무 구멍 아래를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원래부터 고양이라 그런지 보통 인간보다 훨씬 좋은 청각과 시각으로 저멀리 나무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행동거지를 구별해 낼 수 있었다.

그 말 뜻을 다시 풀어보자면 에리가 안 들린다고 생각하며 외쳤던 소리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했던 행동을, 니코는 똑똑히 들었고 봤던 것이다.


 "...그래."


거실에서 고대 서적을 읽고 있던 마녀는 조용히 책을 덮었다.

그리고 니코가 있는 쪽으로 뚜벅거리며 다가왔다.


 "뭐라고 그라는데?"

 "음... 너에게 보답하러 자기가 직접 빵을 구워서 가져왔다는데? 보니까 바구니 째로 가져왔네. 그리고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선포하면서 되돌아갔어."

 "..."

 "어떻게 할까, 노조미? 지금 내려가서 한 번 가져와볼까?"

 "...관심없다, 신경쓰지 말래이."


짦게 말을 마친 노조미는 남은 서적을 읽기 위해 다시 거실로 돌아갔다.

노조미가 거실로 돌아가자 니코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중얼거렸다.


 "뭐, 처음부터 관심 없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겠지만."


그리고 길게 하품을 하고는, 다시 엎어져서 햇빛을 마저 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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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미, 그 여자애가 또 왔어."


다음 날.

손으로 마지막 층의 카드탑을 쌓던 노조미는 니코의 말을 듣자마자 삐끗하여 공들여 쌓았던 카드탑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허공에 손이 잠시 굳어있던 그녀는 이내 한숨을 내쉬고, 들고있던 카드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니코에게 다가갔다.


 "또 뭐 때문에 온 거가?"

 "우리가 자신이 놨던 빵을 알아차리지 못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새 빵을 가지고 내일 다시 오겠다네?"

 "...됐구마."


짧게 거절의사를 밝힌 노조미는 다시 카드탑을 쌓기 위해 돌아갔다.

노조미가 돌아간 것을 확인한 니코는 나무 구멍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 말을 본인에게 직접 전해줬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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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날.

니코는 노조미에게 에리가 왔다는 사실을 알렸고, 그것을 들은 노조미는 니코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니코에게 에리가 외치는 말과 무슨 행동을 하는지 듣고는 별다른 호응도 없이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이런 날이 몇 날 며칠 반복되었다.

어느 새 에리는 매일 새 빵 바구니를 가져다 놓았지만 마녀는 더이상 마음의 문을 열지 않으려는 듯,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리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빵을 먹어주길 바라는 의사표현을 외치며 왔다갔다 했다.

이러한 노력이 조금이라도 통한건지 안 통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노조미는 니코를 통해 매일 에리의 소식을 들었고, 니코는 그런 둘 사이의 관계를 점점 귀찮게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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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처에 피 냄새가 나는걸."


그 날은 나무 구멍 근처에서 서성이던 마키가 먼저 낌새를 알아차렸다.

그녀도 태생이 박쥐라 그런지 후각이 민감했고, 특히 피 냄새를 감지하는 것이 뛰어났다..

마키의 말에 이어 니코가 나무 구멍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어? 오늘 저 애, 다친 것 같은데?"

 "그건 또 무슨 소리고?"


어느 새 나타난 노조미가 그들 뒤에 서있었다.


 "머리쪽 피부가 찢어졌나봐. 대충 닦았는지 핏자국이 번져있네."

 "참 덤벙대기는... 뭔가에 걸려 넘어졌거나 나뭇가지에라도 부딪혔나보지."


머리카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태평스럽게 말하는 마키와 달리, 노조미는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이후, 노조미는 평소처럼 에리가 빵을 놓고 갔다는 말을 니코로부터 전해듣게 되었다.

잠시 가만히 있던 노조미는,


 "마키쨩, 마을까지 저 애를 따라가보래이."


라며 마키에게 부탁했다.


 "하아? 왜 그런 쓸데없는 짓을..."

 "전에 연구중이라고 하지 않았나? 사실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내가 가면 들킬게 뻔하니까 그런기다."

 "..."

 "부탁한데이."

 "...정말 제멋대로라니깐."


노조미의 부탁을 탐탁지 않게 여긴 마키지만 차마 그녀의 청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이윽고 그 자리에서 나무 구멍 밖으로 박차고 나온 마키는 떨어지는 도중에 박쥐로 변하여 에리를 따라가게 되었다.

박쥐로 변한 마키가 제대로 날아가는 것을 확인한 노조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아직 나무 구멍 근처에 남아있던 니코는 마키가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저 말대로라면 평소에도 관찰했어야 말이 되는 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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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는 에리가 눈치채지 못 하도록, 이리저리 나무 사이에 숨으며 따라갔다.

괜히 들켰다간 저번처럼 골치 아파질까봐 그녀 나름대로 최대한 신경쓰는 것이다.

그래도 날개짓 소리마저 숨길 수는 없어서, 이 때문에 에리가 두리번 거렸지만 다행히 잘 넘어갔다.


 '정말 지루하네. 도대체 왜 쫓아가보라고 한 거야, 노조미는...!'


그렇게 미행을 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마키는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숲에 있는 내내 계속 따라갔지만 별다른 재밌는 일도 없고, 술래잡기 하는 것마냥 숨어다니는 것이 귀찮아지며 그녀의 인내심이 점점 한계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에리가 마을에 도착하자 마키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 모두 그녀를 걱정하기는 커녕, 오히려 욕하거나 기피했고, 심지어 돌까지 간간이 던지면서 적대심과 악의를 거리낌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마키는 이 상황을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들만의 사회에서 부상당한 개체가 발생하거나 출현하게 되면, 최소한 하나 이상의 개체가 부상당한 개체를 진단하거나 보살피는 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은 이 지식이 전혀 통용되지 않는 듯 했다.

마치 마을 자체가 에리를 '마녀' 취급하면서 전혀 달갑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에리는 꿋꿋이 자기 갈 길만 갔고, 그 모습이 마키의 눈에 인상적으로 들어왔다.


 '저 꼬마 인간, 저런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매일 우리가 사는 곳으로 찾아온거야...?'


뇌리에 스친 그 생각은 마키의 가슴 한 편에 약간의 무게를 실어버렸다.

그렇게 마을 한복판을 지나 구석진 쪽으로 간 에리는 거의 쓰러질 것 같은 허름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주변에 다른 집이 없어서 휑하게 느껴지면서, 동시에 작은 충격에도 무너질 것만 같은 낡아빠진 집.

마키는 그러한 에리의 집 위를 한참 동안 서성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마녀의 숲을 향해 날아가더니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난 후,


 툭─


날개를 퍼덕이며 무언가를 발에 쥐고 온 마키는 그것을 에리의 집 문 앞에 떨구었다.


 '피곤하다, 이제 집에 가야겠네.'


그리고 자연스럽게 마녀의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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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가 돌아온 시각은 저녁 무렵.

집에 도착하자마자, 마키는 자신이 봐왔던 것을 노조미에게 얘기해줬다.

그래봤자 주로 마을 안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한 것 뿐이었지만, 그녀는 한마디도 흘러듣지 않고 진지하게 마키의 말을 들어주었다.

마키가 말을 마치자, 노조미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인상을 약간 찡그리고 있었다.

잠시 후, 생각에 잠겼던 노조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빗자루를 부르더니 이내 그것을 타고 밖으로 나갔다.

짧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안으로 들어온 그녀의 손에는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너...?"


그것은 에리가 놓고간 빵 바구니였다.

몇 번이나 거들떠보지도 않던 그 바구니를 변덕스럽게 들고 온 것이다.

니코와 마키가 그 광경에 대해 놀라워했지만 노조미는 개의치 않아했다.

바구니를 들고 부엌 의자에 앉은 노조미는 식탁 위에 바구니를 올려놓고, 그 위에 있던 덮개를 치웠다.

그 안에는 이미 식어버렸지만 윤기가 흐르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식빵이 들어있었다.

벌레들 몇 마리가 들러붙었지만 노조미는 손가락을 튕기는 것으로 쉽게 떼어버렸다.

그리고 식빵의 일부를 떼서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맛있구마..."


생각보다 맛있는 식빵에 노조미는 입을 우물거리면서 작게 감탄했다.

그 일련의 모습을 보고 있던 니코는 피식, 하고 웃었고, 마키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니들도 한 번 와서 먹어보래이."


몇 번 더 식빵을 떼서 먹던 노조미가 부르자, 니코와 마키는 그 부름에 응하여 같이 자리에 착석했다.

그리고 노조미가 떼어준 식빵을 각자 입에 넣자, 너나 할 것 없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우와... 뭐야, 이거? 땅콩, 잣 같은 것을 갈아넣은 건가? 정말 고소하네."

 "싸구려인 줄만 알았더니... 제법이잖아, 그 꼬마 인간."


그리고 자신들이 직접 그 식빵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은 노조미는 손가락을 튕겨, 여러가지 토핑과 차를 내오게 했다.

그 날 저녁 식사는 에리가 가져온 빵으로 대체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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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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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일 에리의 빵을 받아먹는 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의 오전.

알 수 없는 문양을 양피지에 그리고 있던 노조미 근처에 다가간 니코는 허리춤에 손을 올리며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곧 있으면 그 애가 오는데, 우리는 오늘도 빈 바구니만 돌려주네. "


말이 끝나자마자, 노조미는 니코를 바라보더니 바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모습에 깊은 한숨을 내쉰 니코는 꼬리를 격하게 흔들거리며 노조미에게 삿대질을 했다.


 "그.러.니.까~ 마녀씩이나 되면서 그 꼬마애한테 음식을 얻어먹기만 하면 체면이 구겨지잖아? 우리도 뭔가를 하자고, 뭔가를."

 "어차피 볼 사람도 없지 않나?"

 "그 문제가 아니야! 기분상의 문제라고! 만약 내가 너한테 선물을 갖다주면, 너는 나한테 아무것도 안 해줄거야?"

 "...물론 니콧치한테는 답례를 해줬을끼다."

 "그렇지?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는게 암묵적인 법칙. 아무리 상대가 인간이라고 해도 선물을 계속 가져다주면, 거기에 맞춰 적절한 답례를 해줘야 하는게 이 세상의 도리라고."

 "..."

 "내 말이 무슨 말 하는건지 알아듣겠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만서도..."

 "?"

 "...내는......"


깃털펜을 내려놓은 노조미는 그 이상의 말을 잇지 못 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배려와 호감이 악의와 배신의 칼끝으로 되어서 돌아온 경험은 필시 그녀의 행동을 막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니코는 이 상황을 이렇게 결말짓고 싶지 않았다.

분명 최근의 노조미는 평소에 비해 달라졌다.

특히나 에리가 오랫동안 감금되어 있던 노조미의 마음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특별한 인간이라고 확신했기에, 더더욱 가만히 있지 못 했다.

다짜고짜 노조미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간 니코는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그리고 어리둥절해하는 노조미를 끌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자, 이 바구니에 먹을 것을 좀 담아서 주자고!"


에리가 가져다 놓은 바구니를 식탁 위로 들고온 니코는 당당하게 말했다.

그럼에도 마녀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니코는 고양이 발로 식탁을 세게 쳤다.


 쾅─!

 "으익?!"

 "언제까지 꾸물거릴거야!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고! 빨리빨리 담으란 말이야!!!"

 "네, 넵!"


박력있는 니코의 모습에 노조미는 허둥지둥 손가락을 튕기며 바구니 안에 이것저것 넣기 시작했다.

고기 덩어리와 신선한 야채들이 하나둘씩 부드럽게 날아와 바구니 안에 안착했다.

이 광경을 줄곧 팔짱끼며 지켜보던 마키와 눈이 마주치던 니코는 그녀를 향해 씨익 웃었고, 마키는 그런 그녀의 웃음을 피하듯 고개를 돌려 머리카락만 빙글빙글 돌리기만 했다.

그렇게 음식을 담은 노조미는 니코의 명령에 의해 바구니에 작은 요술을 걸었다.

어떠한 벌레나 이물질이 바구니 안에 못 들어가게 만드는 사소한 요술.

그리고 양피지에 짧은 메시지를 적게 하여 넣도록 노조미에게 지시했다.

이러한 니코의 요구에 노조미는 울상인 표정을 지으며 거부했지만, 니코는 이 거부를 다시 거절하며 얼른 쓰라고 압박해 겨우 작성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거목 아래에 그 바구니를 놓게 하자 니코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고, 노조미는 진이 다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한 번 지켜보자고!"


나무 구멍 앞에서 의기양양해하는 니코와는 달리, 멀리서 안절부절 하고 있는 노조미.

베푼 호의를 짓밟히지 않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기에, 불안한 기색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잠시 후,


 "왔다, 왔어!"


니코의 말에 노조미가 단숨에 허둥지둥 다가왔다.

그런 어린애 같은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올 뻔한 니코였지만 꾸욱 참고, 상황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른 바구니 모습에 경계하고 있는 것 같아. 그래도 가까이 다가와서 덮개를 천천히 여네. 음... 그리고 노조미, 너가 쓴 쪽지를 들었어. 눈으로 읽고 있는건가? 그리고 아무런 미동도 안 하네. 아무래도 처음 겪는 상황이라 그런가..."


괜히 심각한 목소리로 말하는 니코의 상황보고에 노조미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딱히 기대는 하지 않는 것 같은 미묘한 미소.

이런 상황이 먼 과거에 몇 번 있었긴 했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선물을 받았던 모든 인간이 눈 앞에서 그 선물을 발로 밟거나 침을 내뱉었었다.

차라리 독이 든 스프나 음식물 찌꺼기라도 대접받는 것이 그 잔인한 광경을 보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

오직 그녀가 '마녀' 란 이유 하나만으로, 그녀는 인간에게 무언가를 주는 것조차 꿈꾸지 못 했다.

이 시대가 마녀에게 있어 고약한 시대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에리가 가져온 빵을 먹지 않았던 이유도 그런 맥락과 비슷한 것이다.

아무리 도움을 줬어도, 결국 자신은 '마녀' 이기에 뒤통수를 당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겨우 마음을 잡아 빵은 먹게 되었지만, 그 보답까지 하는 것은 아까도 말했듯이 무리로 보였다.

지금까지의 거목 밑 상황을 들어보면 이후에 안 좋은 결말로 가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니코의 말에 따라 억지로 보냈던 선물이, 역시 인간에게 악효과를 줬다고 생각한 노조미는 결국 자리를 피하기 위해 등을 돌렸다.


 "오호~?!"


그러나,


 "그 꼬마애가...!"


흥분하며 외치는 니코의 말에,


 "감사히 먹겠데~!"


그 움직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추게 되었다.


 "그리고 신나게 바구니를 들고 가는데? 너가 쓴 쪽지도 주머니에 잘 챙겼어! 뭐여, 생각보다 좋은 결말이잖아. 안 그래, 노조미?"


한껏 신이 난 니코가 돌아보자 보였던 것은 노조미의 등이었다.

이러한 니코의 반응과 상반되게, 노조미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조용히 답했다.


 "그렇구마..."


그리고 별다른 반응도 없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많은 노력을 했던 니코는 생각보다 시큰둥한 노조미의 반응에 약간 실망했다.

하지만 맞은편 벽에서 등을 기대며 서있던 마키는 노조미의 표정을 본 듯 했다.

잠시 후, 마키는 니코에게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손가락으로 노조미가 들어간 방을 가리켰다.

그리고 이어서 양 손가락으로 자신의 양쪽 입꼬리를 올리는 시늉을 했다.

마치 노조미가 미소를 지었다는 것처럼.

그 뜻을 알아차린 니코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고, 제스쳐를 마친 마키도 살짝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타인과의 소통이 영원히 없을 것 같던 고독한 마녀의 숙명 속에서 한 줄기의 빛을 찾은 것임을, 그 둘은 어렴풋이나마 느꼈다.

'우연'의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 '필연'의 관계.

그것이 마녀와 인간 간의 정식적인 첫 '교류'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