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싫어하는 옵붕이들을 위해 한 줄 요약부터 들어감.
탱커가 노잼이고 유저풀이 부족하고 탱커들이 화나 있는 이유는 딱 하나임.

"판을 만들 수는 있는데 판을 끝낼 수가 없어서임"

기본적으로 탱커는 게임 전체를 이끌어가는 포지션임.
문제는 "판을 끝낼 수 있는 힘=확실한 승리로 이끌 힘"이 탱커에겐 없다는 거.

탱커가 2명이던 옵치1에서는 판을 끝내는 게 어느 정도 가능했음.
윈디가 합맞춰서 상대 딜힐 숨도 못쉬게 날라다니고
호리사가 쿨마다 꼼짝마 그랩으로 한 명씩 잘라주면 우리팀 투스나가 좀 못해도 충분히 이겼음.
물론 그땐 원탱이 아니라 투탱이었지만 어쨌든 '탱커라는 포지션'이 게임을 박살낼 수 있었단 거.
투탱이 잘만 해주면 헤드샷만 족족 쓰는 머리 빈 빡고 위도우 쯤은 커버할 수 있었음.

근데 지금은 그게 안 됨.
탱커로서 지금 스트레스 받는 건 가위바위보 하면서 무한 캐릭 스왑하는 게 아님.
탱은 원래 주도적으로 게임을 읽어야 되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탱유저는
보통 판을 만들고 게임을 이끌고 승리하는 것에 재미를 느낌(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서 다양한 캐릭터로 카운터 치면서 게임 해나가는 거 자체는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아님.

가위바위보가 문제가 아니라 가위바위보가 의미가 없는 게 문제임.(없다기보다 적다는 게)
내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는 패를 계속 내도
팀원이 거기에 발을 안 맞춰주면=같이 가위바위보를 안 해주면 못이기는 경우가 태반인 게 문제임.

1) 첫한타 상대팀 자리야/야타/아나/위도/겐지 보고 허겁지겁 윈스로 바꿔서 어찌어찌 이김
2) 상대 야타가 잽싸게 브리로 바꿈. 윈스로 뭘 해보려면 수면,힐벤,윈도뚝 맞고 순삭
3) 우리팀 메르시 모이라는 바꿔줄 생각 없음. 춉춉춉춉
4) 시그마라도 들어보지만 역부족임. 상대 탱커 개못하는 거 같은데 억울함.

이런 판이 많다는거.
고만고만한 저티어에서는 탱커가 '판을 끝낼 수 없다'는 걸 더 강하게 느낄 수 있음.

상대적으로 딜힐은 혼자서도 게임 터트릴 수 있는 확률이 탱보다 높음
양학 탱커도 무섭지만, 어디 양학 딜러보다 무섭겠냐고.
딜러는 양학 트레 한명만 있어도 게임 터트릴 수 있고
아나 한명만 잘해도 파르시 조용히 픽 변경하고 나노미 급식겐지는 용검쿨마다 수면총 맞고 샷건침.
뚝배기 고수 야타 만나면 탱딜은 진입조차 부담스러움.

반대로 탱이 못하면 그판 그냥 지는 거임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내가 판을 끝낼 힘은 없는데
내가 못하면 그 게임은 진다.

이게 옵치2 탱이 빠져들고 있는 수렁임.

다른 사람 다 정상이라할 때
노답 딜러1명 노답 탱커1명 중에 골라야 되면 다들 정상탱이랑 겜하는 거 고를거임.
탱은 1명뿐이고, 탱이 던지면 솔직히 못이긴다고 봐야 되거든.

물론 아닌 판도 있지.
내가 상대탱보다 딸리는데 우리팀 버스탈 수도 있고
팀원이 내 가위바위보에 안 따라줘도 내가 유달리 잘해서 이길 수도 있음
근데 그런 판이 너무 적음.
내가 잘해도 우리팀이 안따라주면 져야되고
내가 못하면 당연히 져야됨

즉, 오롯이 내 능력에 의해서 승리가 결정되는 판이 너무 적다는거

이쯤에서 똑똑한 옵붕이들은 뭔가를 알아차렸을 거임

탱커가 못하면(던지면) 그판은 뭘해도 이기기 힘들다
= 딜힐 입장에선 탱커 못하는거 너무 잘보이고 개답답함
= 내가 딜러 상성 딸려도 우리 탱이 잘해주면 내가 다 따줄텐데 탱차이 오지네

탱커
= 아니, 상대 탱 내가 카운터 치는데 같이 유리한 조합으로 맞추자니깐 답답하네
= 내가 프로도 아니고 같은 티어 경쟁전에서 어떻게 내가 다 해줘. 나 혼자 게임 하냐.

근데 여기서 딜러는 같이 가위바위보 해주기 힘듬. 
탱버워치는 패치를 거듭할수록 가위바위보가 심해지는 양상으로 흘러가서
탱은 이길려면 바꿔야 되는데 딜러는 안바꿔도 이길 순 있거든.
그리고 딜러는 궁극기의 킬밸류가 높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 쉽게 픽을 바꾸기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큼.
(소전 차징, 용검, 타이어로 동시 처치,  몰래 그림자밟고 가서 죽음의꽃 다 개꿀잼임)
무엇보다 캐릭풀도 많아서 그걸 모두 잘 다루긴 힘듬.

* 디바 자폭이 있지만 탱은 상대적으로 궁극기 킬밸류가 옵치2와서 많이 낮아짐.
이제 자탄으로 묶어도 팀원 호응 안 되면 킬 안나는 경우도 많고 오리사궁도 생각보다 명중 어려움.
프로들이 윈스 드리블로 킬 막 내서 쉬워보이는데 그거 개어려움.

자, 그럼 옵치1 때부터 이어져온 이 길고긴 탱커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일단 탱커 힘, 내지 탱커 재미를 키우자고 투탱으로 돌아가는 건 난 결사 반대임
투탱 시너지로 느끼는 재미보다 조합과 합때문에 역으로 스트레스 받는 게 더 큼.
탱 유저로서 원탱이 훨씬 나음.

그래서 내가 생각해본 문제 해결 방향성은...

퇴근하고 와서 글쓰다 보니 벌써 시간이 40분은 흘러서 내일 이어서 쓸게.
관심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옵치 애정인으로서 긴 똥글 한번 써봤다.
반박시 니 말 다 맞음. 그럼 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