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은 쓰레기다.

모든 팀플레이 게임은 탱커-딜러-힐러로 구성된다.

오버워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것이 노잼의 주요인이다.

팀게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일단 탱커랑 딜러랑 힐러가 하나씩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각 포지션이 사망했을 시 그 역할을 잠시 맡아줄 보조탱커랑 보조딜러랑 보조힐러가 하나씩은 있어야 한다.

(메인이 사망하지 않더라도 측면에서 거들어주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따져보면 딱 6명이다.

 

그래서 노잼이 된다.

재미가 있을라면 다양한 변수를 가진 챔피언들이 많이 출현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변수 캐릭터들은 항상 이 6명에게 밀려서 나올 수가 없다.

 

수류탄? 지뢰와 덫까지 1+2 사은행사란다.

좋다. 심지어 재미있다.

활? 뭐...좋다고 치자.

저격총? 최고다.

타운포탈? 수비의 정점.

해킹기술? 와! 특이하다.

액화질소를 들이부어? 재.미.있.다.

그런데 이들은 항상 존재의미가 불안정하다.

특출한 개성으로 획득한 존재의미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송두리째 흔들린다.

 

"님, 다른 거 하면 안됨?"

이들은 메인탱딜힐, 서브탱딜힐의 역할을 도맡기에는 안정성이 떨어진다.

경쟁전을 시작한다. 시작하자마자 아군이 3탱과 2힐이 칼픽이 박은 상황이라고 치자.

 

여기서 위메 고를 사람?

픽하는 본인도 껄끄러울 것이다.

'모처럼 개념픽이 다섯 픽이 박혔는데, 딱히 내멘탈깨진것도 아닌데 위메를 고르는 게 맞을까...?'

본인도 아리까리 하고, 팀원들은 아주 심기가 불편해진다.

어쩔수없이 위메대신 솔져를 고른다.

게임은 이기고 점수는 오른다.

근데 뭔가 기쁘진 않다.

기분탓일까?

기분탓으로 치고,

게임을 계속 하다보니까 점점 질리게 된다.

그리고 결론은 난다. "오버워치 노잼." 이라고.

 

잠깐 현자타임이 와서 그러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생각이 그렇게 된다.

플레 이상만 되도 라인은 기본으로 나와야'만' 되고, 6:6 방벽싸움을 시작한다.

왜냐하면 그게 전략의 전부니까.

 

어지간히 잘하는 사람들의 게임에서는 종종 라인하르트 거르고 다른 픽을 하기도 한다.

근데 극히 일부고, 거기다 그런 '품질보증' 딱지가 붙은 초고수들도 빡겜할 땐 라인 없으면 이기기 힘들다.

왜냐하면 그게 승리의 유일한 공식이니까.

 

블리자드도 이런 걸 개선하기 위해서 많은 패치를 한다.

의도는 뻔하다.

"철밥통 캐릭터들의 출현비중을 줄이겠다."

'라인 좀 그만 뽑고 다른 거 해도 되게 해 줄게.'

'아나 픽률 떨구게 너프 좀 시켜주고 메르시 픽률 올리게 버프 좀 시켜줄게.'

'루시우 덜 나오게 너프해줄게.'

'바스티온 더 나오게 버프해줄게.'

'라인 대체품으로 오리사 만들어줄게.'

근데 이런 시도들은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왜? 핵심을 못 잡은 거니까.

중요한 건 성능이 아니니까.

중요한 사실은, 일정 이상의 승률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메인/서브 + 탱/딜/힐이 필요하다는 사실.

한마디로 자리가 모자란다.

 

저격수는 한 방에 전황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5명이 숨죽이고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류탄은 후방에서 화력지원하기 아주 유용하며 변수를 제공해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화력지원(=눈 먼 포탄)'이 변수를 만들때까지 나머지는 손가락만 빨 수는 없다.

타운포탈은 다소 밀리는 전장에서도 계속 버틸 수 있는 지속력을 제공한다.

근데 그러기 위해서 시메를 픽하면 '당장 버틸 수 있는 힘'이 떨어진다.

한마디로 표현해보겠다.

 

"시메를 넣기 위해서 솔져나 아나를 뺄 수 있겠나?"

 

대부분의 수비군들이 이렇다.

수비군의 특징이라면, 가장 개성이 특별한 역할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성이라는 건 그만큼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이렇기 때문에 '나오는 놈만 계속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주장한다.

9:9 게임이 되어야 한다.

 

9:9가 되면,

당장 쓰이지 않던 캐릭터들이 크게 활용될 여지가 많아진다.

물론, 탱3딜3힐3 의 픽이 고정이 되고 여전히 나오는 놈만 나오게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확률은 떨어질 것이다.

거듭, 전술했듯이, 일정이상의 승률과 최소수준의 게임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6명만 있으면 된다.

여기다가 탱딜힐 111씩 추가하는 것보다 뭔가 특능이 있는 챔피언을 쓰게 되거나, 한쪽에 편중된 픽을 하는 게 더 승률이 높게 나온다(당연히 이쪽이 재미있을 터임.)

 

예를 들어서,

라인/자리야/로드호그/솔져/아나/루시우

이렇게 픽했다고 치자. 여기서 3명을 더 뽑는다고 치자.

 

윈스턴/트레이서/메르시 이렇게 추가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그런데 솜브라/위메/트레이서 3공을 추가하는 것이 훨씬 더 나아보이지 않을까?(위메는 사실상 공격챔).

공격팀이라면 말이다... 그러면 3탱 4딜 2힐이 된다.

만약 수비팀이라면?

바스티온(토르비욘)/시메트라/메이 3수를 추가하는 것이 괜찮을 것이다(시메는 사실상 수비챔).

셋 중에 하나둘 빼고 디바나 오리사 넣던가. 그러면 3탱 3수 1딜 2힐이 되겠지.

벌써 공격팀과 수비팀의 캐릭구성이 틀려진다.

 

그러면 각 팀마다 비슷하지 않고 라인업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현재의 오버워치는 쟁탈이든 화물이든 점령이든 뭐던 다 픽이 똑같다.

왜냐하면 무슨 임무를 띠던 간에 메인서브x탱딜힐은 일단 기본으로 있어야 되거든...

그러니까 임무가 달라져도 똑같은 놈만 나오는 것이다.

그 중에서 제일 개성 밥말아먹고 대신 제일 안정적이고 제일 평범한 놈들만 나오는 거다.

 

위쪽의 예는 눔바니나 아누비스같은 점령전에서 볼 수 있을 것이고.

도라도나 66번같은 화물전에서는 어떻게 될까?

옆으로 돌아가는데 많이 투자할 수 있으니 트레나 맥크리 공격픽이 즐겨나올 것이고,

그들을 전문적으로 막기 위해서 한조나 정크랫 토르비욘 등이 한둘은 꼭 픽될 것이다.

아예 1탱 5수비 3힐(그 중에 하나는 시메)로 수비하거나 5탱 4힐로 수비할수도 있다.

그걸 카운터치기 위해서 공격팀은 로독+6공+아나루시우로 공격팀을 꾸릴 수도 있고.

생각만 해도 맵마다, 라운드마다 계속 픽이 달라지게 되지 않겠나?

난전이 더 규모가 커질테니 사방에서 몰아치는 공격을 라인방패로 막아내는 게 메리트가 없어져서 라인픽률이 줄어들지도 모르고.

 

결론은 6:6은 아무리 캐릭터 성능 패치를 해도 노잼화를 피할 수 없다.

9:9, 최소한 7:7 이상은 되어야 게임이 재미를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