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우의 설계는 근본적으로 잘못되었으며, 루시우 리메이크는 너프입니다.
다시 말해 이 글의 핵심은 루시우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루시우는 광역힐과 이속버프를 가진 영웅, 그리고 소리방벽과 밀치는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루시우의 픽률이 독보적으로 1위니까 좋은 영웅인거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루시우가 픽률이 1위인건 '이속'을 유일하게 줄 수 있는 영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리메이크 이전, 지금의 루시우는 그나마 팀 전체에 영향은 줄 수 있었습니다.
나름 광역힐과 광역이속은 꽤 쏠쏠한 재미를 주고, 아나를 지키기에도 괜찮은 힐러였죠.
그래서 필수픽으로 고정되었던 것이지 루시우가 재미있거나 캐리를 할 수 있어서 선택하는게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가만히 wasd만 누르면서 돌아다녀도 1인분은 하는 영웅'인 셈이죠.

그게 루시우 버스충이라는 말을 만들어낸겁니다.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1인분을 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이걸 해결하려고 내놓은 리메이크가 되려 독이 될수도 있다는겁니다.






리메이크 이전의 지금 루시우가 줄 수 있는 영향력을 살펴봅시다.

1. 소리방벽
2. 소리파동을 통한 낙사각
3. 한타 때 이속

3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확실히 이 3가지 덕분에 루시우가 너프를 계속 먹어도 
관짝에 들어가지 않고 픽률 1위를 고수할 수 있었죠. 그러나 리메이크가 되면 대부분 어려워집니다.


우선 힐 범위가 30에서 10으로 1/3 가까이 축소되기 때문에 당연히 힐량이 줄어듭니다.
이건 복합적으로 보셔야하는데, 루시우가 제아무리 벽을 타면서 전지역을 활보한다고 해도 
6명 전체에게 힐을 주는건 무리입니다. 루시우의 벽타기 이속이 최근 다시 줄어들면서 더 어려워졌죠.

게다가 최근 핵심이 되는 메타는 돌진메타, 즉 윈스턴/겐지/트레이서를 바탕으로 적 힐러를 (특히 아나)
빠르게 제압하고 승리를 얻는게 가장 큰 흐름세입니다. 이건 최근 루나틱하이와 러너웨이의 결승전에서도 히트였죠.
루시우는 자기팀에 윈스턴, 겐지, 트레이서같이 빠른 영웅들이 등장하면 힐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이속이 워낙 빠르고 한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루시우가 같이 따라들어가지 않는 이상 힐하기 어렵다는거죠.

6명 중 3명에게 힐을 주기가 어려워지면 당연히 전체 힐량은 줄어들고, 소리방벽의 숫자도 더 줄어듭니다.






또한 소리파동을 통한 낙사각도 당연히 더 어려워집니다. 이건 이른바 밸런스의 도미노 현상인데요.
루시우가 리메이크가 되어 힐범위가 너프될 경우 대체로 앞 전선에서 힐을 해야 합니다. (탱커 뒤쪽에서)
상대적으로 뒤에서 혼자 힐을 하고 있는 아나는 힐을 해주기 어렵습니다.


(+ 왜 루시우가 아나를 안지키고 앞에 있어야 하냐면, 궁극기를 채우기 위해선 인원이 많은 앞쪽에 있는게
맞습니다. 뒤에서 아나 한명한테만 힐을 주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힐을 
못주게 되면 당연히 앞쪽 전선에 있는게 맞습니다. 지금처럼 중간에 있다고 해도 아나에게 힐을 줄 수 없어요.)



그러면 자힐 수단이 생체수류탄밖에 없는 아나의 생존력도 더 줄어들게 됩니다.
생체수류탄을 자힐로만 쓰면 팀 전체의 생존력도 떨어지죠. 
류제홍같이 수면총을 잘 쏘는 아나면 상관이 없지만 오버워치 대다수의 유저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는 돌진메타가 더 힘을 얻는다는겁니다. 겐지, 트레이서, 윈스턴이 한꺼번에 덮치면 아나는 위험해지고
그러면 생존력 싸움에서 우위이기 때문에 나머지 적도 쉽게 끊을 수 있다는겁니다. 
루시우가 리메이크되면 이런 도미노현상이 발생합니다. 그간 루시우의 광역힐로 아나는 후방에 있어도
자힐을 위해 수류탄을 쓸 일이 그렇게 많지 않았죠. 그러나 앞으론 자힐을 위해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아나를 보호하기 위해 탱커들이 지켜줘야 하는게 맞는데, 이젠 그게 필수가 됩니다. 
아나를 잘 보호할 줄 아는 수비형 자리야나 로드호그가 많으면 좋을텐데 애석하게도 브실골엔
그런 유저들이 많지 않죠. 그게 되려면 상당히 합을 잘 맞춘 다인큐정도여야 합니다.


이렇게 돌진메타가 더 힘을 얻게 되면, 당연히 낙사각을 보기가 더 어렵습니다.
윈스턴을 밀쳐봤자 점프해서 올라올 수 있고, 트레이서도 역행 능력이 있으며, 겐지도 기어올라올 수 있죠.
라인, 자리야, 호그 등 밀쳐내기 좋은 힘싸움 메타의 전장은 대부분 낙사를 할 수 없는 맵에서 나옵니다.
루시우가 낙사각을 볼 수 있는 리장타워, 일리오스, 오아시스, 네팔 등에서는 돌진메타가 더 자주 나오죠.

요약해보자면 루시우의 힐 범위 축소로 아나의 생존력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게 되면
당연히 돌격메타가 더 큰 힘을 얻게 되어 자주 등장할 것이고, 낙사각을 보기도 여려워진다는 겁니다.
이른바 밸런스의 도미노현상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타 때 이속 역시 직접적인 너프에 해당됩니다. 지금까지 루시우가 픽 1위를 고수했던 것은
캐리력이 있거나 재미가 있다기 보다는, 바로 이 이속때문이었죠.
자리야의 중력자탄이나 라인의 대지분쇄 등 궁극기를 사용하는 한타 때 이속을 통해 
팀원들이 빠르게 적을 제압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핵심입니다. 
그 외 쟁탈전에서 보다 자리를 빨리 잡기 위한 이속 셔틀인 것이죠.

그러나 30에서 10으로 이속 범위가 축소되면서 팀 전체에게 이속을 주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으며,
이속 버프를 받기 위해 모일 경우 오히려 적 궁극기에 팀 전체가 위험해질 우려도 높아집니다.
게다가 이속은 범위만 축소되었고 속도는 더 늘지 않았죠. 너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블리자드의 의도를 살펴봅시다. 

- 힐 범위 감소 (30 -> 10)
- 이속 범위 감소 (30 -> 10)
- 소리방벽 범위 감소 (30 -> 20)
- 루시우 자힐량 고정 (현상 유지수준)

- 루시우 공격력 증가 (16 -> 20)
- 루시우 투사체 공속 증가
- 루시우 소리파동 방향 추가
- 루시우 벽 이동 시 이속 증가 


이건 결국 루시우를 수비적으로 사용하지 말고 공격적으로 사용하라는 의미입니다.
토템 힐의 성격을 갖고 있던 루시우니까 공격적으로 사용하게 하자는건데,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필자도 루시우 모스트 유저로 그마와 마스터에서 계속 게임을 해왔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공격적인 루시우'를 운용해왔구요. 








그러나 루시우는 딜러가 아닙니다. 루시우가 공격적으로 운용되려면 역시 '낙사', 그리고
상대방의 라인방벽이나 윈스턴의 방벽을 최대한 빠르게 부셔서 도움을 주는 것. 
마지막으로 딸피인 적에게 막타를 가해주는 것 정도죠. 루시우는 '힐러'입니다.

루시우가 그나마 싸워볼만한 적은 가까이 있다는 전제 하에 위도우메이커 정도입니다.
그 이외의 영웅들은 대부분 이길 수 없죠. 투사체 공속이 올라가거나 데미지가 일부 향상되었다고
해서 루시우가 딜러에 준하는 능력을 갖출 수는 없습니다.

자꾸 공격적인 루시우의 대명사인 '토비'를 언급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세최루라 불리는 토비에
국한된겁니다. 토비를 비롯한 크리스, 실프, 겜블러, 러너 등 프로팀의 루시우는 확실히 무빙도 다르고 좋죠.
그러나 이 게임은 프로게이머 소수의 게임이 아닙니다. 대다수 루시우 유저에게 '토비'를 비교하면 안됩니다.







결국 제가 말하고 싶은건 루시우의 기본 설계가 잘못된 것 같다는 뜻입니다.
루시우를 좋아하는 유저로써 루시우를 픽했다는 사실만으로 '버스충'이라는 소리를 듣는건
참 괴롭고 힘듭니다. 루시우의 캐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성능이나 스킬 자체를
뜯어고치는게 좋다고 봅니다. 루시우를 버프하자는게 아닙니다.

다른 힐러들은 특화되어 있는 분야가 있고, 궁극기도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젠야타의 장점은 공격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부조화, 그리고 한번 붙여놓으면 알아서 힐을 시켜주는
조화의 구슬이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나아갈 때 탁월하죠. 초월 역시 특정 궁극기 외에는 굉장히 위력적이죠.

메르시의 장점은 궁극기를 빠르게 채운다는 점, 그리고 파라나 윈스턴 같이 상공에 있는 팀에게도 자유자재로
힐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나아가 '부활'은 잘 사용하면 적 한타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아나의 장점은 수면총, 힐밴, 수류탄 등 힐량 등 다양한 유틸리티를 갖고 있는 힐러, 게다가 나노강화제라는
강력한 캐리수단이 있습니다. 아나가 루시우보다도 필수픽인건 당연한 일이죠.


그러나 루시우의 소리방벽은 정말 애매한 편입니다. 
확실히 지금의 루시우는 그나마 소리방벽을 채우고 사용할 때 한타를 막아낼 수는 있습니다.
루시우가 리메이크된 이후에는 소리방벽의 숫자도 줄어들게 되고, 범위도 20으로 줄어듭니다.
나아가 소리방벽은 단순히 잠깐 'hp'를 증폭시키는 것일 뿐, 근본적으로 ''이 되는게 아닙니다.
소리방벽이 빠지기 전에 힐을 열심히 해서 원래 상태로 돌려놔야 하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여기에 젠야타와 메르시는 궁극기 사용시 본인은 '무적'이지만 루시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궁극기를 사용하기 위해 땅으로 내려쳐야 하는 특유의 모션으로 인해 루시우는 사용 직전에 죽기도 합니다.

아나는 현재 힐러 필수픽인데다가 강력한 캐리수단인 나노강화제가 있으므로 굳이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루시우의 리메이크를 다시 했으면 하는 바램인겁니다.
루시우라는 캐릭터의 성능을 기초부터 다시 재설계 하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것이죠.

루시우를 정말 공격적으로 운용하게 하고 싶으면 히트스캔으로 바꾼다거나,
전체 광범위 힐이 아니라 투사체 공격을 우리팀에게 맞추면 힐이 증폭되는 방식으로 바꾸거나
루시우가 게임 전체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수정되었으면 하는 바램인겁니다.

지금 루시우의 리메이크는 단순히 '픽률'을 낮추기 위한 너프인 것이지,
루시우의 근본적인 문제점이었던 '버스 논란'과 '노잼'을 바꾸는게 아닙니다.
조작이 조금 어려운 버스, 자주 뛰어다니지만 노잼인 영웅이 되는 것일 뿐.







루시우가 공격적이라고 해도, 팀에 큰 영향을 끼칠 수는 없습니다.
위 사진들만 보셔도 아실 수 있지만, 제아무리 루시우가 힐과 소리방벽, 딜을 넣어줘도
팀을 잘 만나지 못하면 패배하는게 루시우입니다. 여기에서 성능이 너프되는 리메이크가 가해진다면?

물론 다른 영웅들도 팀을 잘못 만나면 지곤 합니다. 그러나 2~3인분을 해내서 이길 수도 있죠.
루시우는 그 2~3인분이 낙사맵이라는 제한 조건이 있는겁니다. 리메이크 후엔 낙사맵이 아니면 
2~3인분을 하기 더 어려워집니다. 

심지어 한조, 위도우, 토르비욘, 솜브라조차 궁극기를 잘 사용하면 굉장히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메르시조차도 '부활'만 잘쓰면 2~3인분은 해낼 수 있습니다.






현재 루시우의 또 다른 이점으로 '오더'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루시우는 하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오더'와 '브리핑'을 잘 해야 하고, 이걸 잘하면
캐리가 된다는 분들이 많죠. 물론 루시우가 지금은 하는게 별로 없고 힐은 알아서 들어가기 때문에
오더와 브리핑의 중심이 되는게 맞습니다.

그러나 리메이크 이후에는 루시우가 그렇게 가만히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힐 범위를 계산해서 팀원들과 붙어 있어야 하니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볼 수가 없죠.
오더나 브리핑을 여유롭게 하는 것이, 리메이크 전보다도 어려워지겠죠.







결론을 적어보자면, 현재의 루시우는 버스챔이 맞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루시우도 '낙사'나 '비비기'를 통해 게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지금 테스트섭처럼 리메이크가 되면 그마저도 더 힘들어지게 됩니다.

랭커나 프로게이머들은 어떤 영웅이건 그 이상을 해내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루시우가 어떻게 리메이크가 되도 잘할 사람들입니다.
어떤 트롤픽이라도 랭커나 프로게이머들이 들면 2인분 이상씩은 할 수 있죠.
그러나 오버워치는 500위권의 랭커, 프로게이머들이 전부인 게임이 아닙니다.

랭커나 프로게이머들은 '버스'라는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루시우가 현재처럼 리메이크가 된다면 픽률은 줄어들겠지만 팀에 영향을 미치는건 더 줄어들게 됩니다.
루시우 리메이크를 기본 성능이나 스킬을 다시 재작업하는 방향이 더 옳지 않았을까 합니다.




+ 분명 현재 루시우의 픽률은 '이속'의 특성이라고 위에서 언급했습니다.
루시우가 픽률 1위니까 당연히 좋은 픽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겁니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지금 현재 루시우 자체는 노잼이지만 어쩔 수 없이 픽해야 하는 영웅,
즉 이속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영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픽하는 영웅인 것이고,
이 글의 핵심 주제는 '리메이크 된 이후'의 루시우입니다. 

이속 범위 감소, 힐 범위 감소, 소리방벽 범위 감소는 당연히 루시우라는 '힐러'의 성능 너프이며,
루시우 리메이크를 다시 재조합해서 '정말 잘 운용하면 2~3인분 할 수 있는 루시우'로 제작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루시우가 픽률이 1위인건 '이속', 그리고 '가만히 wasd만 눌러도 1인분을 하는 영웅'이기 때문이지,
이 영웅이 다른 영웅들처럼 2~3인분을 할 수 있는 영웅이거나 재미가 있어서 픽되는게 아닙니다.

젠야타는 부조화만 잘 걸고 포커싱만 해도 상대 탱커들을 완전히 녹일 수 있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카이저의 라인이 류제홍의 젠야타에게 무력화되기도 했었죠.
메르시 역시 부활이라는 궁극기에 상대방 한타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캐리력이 있습니다.
아나는 당연히 말할 것도 없이 캐리력을 갖고 있구요.

루시우는 딜을 해서 적을 잡기도 어렵고, 힐도 모기힐이며, 그나마 한타 때 이속을 줄 수 있는 정도입니다.
이것조차 범위가 더 너프되면 당연히 캐리력은 더 줄어드는 것이죠. 

그러면 루시우 하지말고 딴거해라 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루시우의 리메이크가
새롭게 개편되어서 재미있는 루시우가 되었으면 해서 글을 쓴거지, 매장당하라고 쓴게 아닙니다.
루시우가 아직 본섭에 적용되지 않았다면, 차라리 대대적인 작업을 통해 진정 루시우가 버스캐가 아닌,
잘 사용하면 2~3인분을 해낼 수 있는 영웅으로 변화하길 바랄 뿐입니다. 

루시우 역시 캐리력이 있긴 합니다만, 다른 영웅들에 비해서 현격히 부족한 영웅이라는 점,
나아가 지금 방식대로 리메이크가 되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리메이크의 개선이 필요하다는게
이 글의 핵심 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