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렇게 하면 다 해결된다는 얘긴 아니고,
그냥 의견을 나누고 싶어서 적는 글입니다.
일단 저는 나이 먹어서 손가락 잘 안돌아가는 심해어라는거 참고 하시고, 남들한테 제 의견 고집부릴 위치 아닌거 잘 알고 있으니 그냥 재밌게 의견이나 나누자구요.


1. 고정포지션시스템

일단 이 게임이 누군가는 탱커를 해주고 누군가는 힐러를 해줬음 좋겠다는 유저들 모두의 모종의 욕심 같은게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현실은 6명이 다 딜러픽 박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어요.  "나는 힐러 유저다"  "나는 탱커 유저다" 뭐 이런 분들 있는거 압니다.  그런데 솔직히 님들 희귀종 아니 멸종위기종이에요.  천상계는 물이 좀 맑아서 괜찮으려나 모르겠는데 제가 사는 이 혼탁한 하류에는 힐러나 탱커는 보기 힘든게 현실입니다.  결국 6명이 다 딜러 꼴픽한 상황에서 한조 위도우 고른 놈만 욕을 처먹는거죠.

고정포지션시스템은 이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예를 들어 탱2 공1 수1 힐2 이렇게 포지션이 고정이 되어버리면, 어쨌든 제대로 구색은 맞춘 팀으로 경쟁이 가능해진다는거죠.  픽이 늦어서 원하는걸 못골랐다고 욕할 수도 없는게 손 빠르고 컴터 성능 좋은 사람이 먼저 좋은 픽 하는게 팀에 더 유리한게 아닐까요?



2. 중복없는 턴제 픽 시스템

롤 대회를 좀 흉내내보는것도 좋을것같습니다.
메타가 교복화되는 부분도 많이 지적되는 것 같은데, 이건 사실 캐릭터밸런스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픽에 불확실성을 주는게 더 좋을 수 있다는거예요.
그래서 한 팀이 윈스턴을 고르면 다른 팀은 윈스턴을 고를 수 없게 되고, 다른 팀이 탱커에서 손해를 본 대신 힐러나 딜러에서 선픽할 수 있게해줘서 나름의 공평함과 불확실성을 주는겁니다.

이 방법은 고정메타도 파괴할 뿐더러 원챔러들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치도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캐릭 하나만 죽자고 파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팀에서 승률 제일 낮은 사람이 그 원챔을 뺏는 식으로, 픽에서부터 두뇌싸움 정보싸움을 유도해 좀더 신중한 픽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소 12개의 챔프를 소화할 수 있어야되겠죠.


물론 어떤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트롤러는 트롤러일거고, 심해어가 이런다고 갑자기 티어 올라가는게 아니라는거 압니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건 심해에 남는다 하더라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에서 플레이를 재밌게 좀 하고싶다는거예요.  그걸 위해서 자유도가 지나치게 높은 현행 시스템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수년 전에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해서 교복을 폐지했더니 죄다 똑같은 노스페이스 패딩을 입던 시절이 있었죠.  지금 오버워치 내의 '자유도'라는게 오히려 모두가 노스페이스 패딩을 입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되어버린게 아닌가 합니다.  조금은 강제적으로 손대는게 있었으면 하네요.

물론 이런 실험적인 시스템을 경쟁전에서 갑자기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아케이드를 통해 실험은 가능하리라 봅니다.  이런 시스템 변화를 블리자드측에서도 좀 검토를 해주면 어떨까 하네요.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