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소에 접속해서 핏빛 상어항 파티를 찾는다.
괜찮은 파티를 만나 1시간 반 정도 걸려 해무진까지 잡았지만 무기는 실패.

핏빛 상어항을 나와 세력 퀘스트를 하려 안개숲으로 이동.
조금 여유롭게 돌았는데도 1시간도 안걸려 대사막까지 완주를 끝냈다.

바다뱀 보급기지를 가도 얻을 것은 없고.. 이젠 무엇을 해야하는 걸까.



45레벨을 달성한 유저들은 과연 게임에 접속하면 무엇을 할까.
현재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핏빛 상어항은 하루에 한 번만 입장이 가능하고,
세력 일일 퀘스트를 끝내고나면 할 만한게 무엇이 남아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남는 시간에 문파원이나 지인들을 도와주러 하위 던전을 가거나
돈을 벌고 수시로 바뀌는 시장 시세 멍하니 보고 있는 것도 하루 이틀.


아이템 셋팅이 되지 않아 핏빛 상어항에 갈 수 없는 경우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만족할만한 아이템이 나올 때 까지 자신이 갈 수 있는 던전 한 곳만 계속 가는 수 밖에 없다.




▲ 현재 블레이드&소울의 콘텐츠 부족에 대한 의견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능력치 등급별로 오로지 한 곳만, 던전 사냥의 반복


캐릭터를 생성하고 스토리를 따라가며 퀘스트를 수행해보면 알겠지만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은 레벨업이 어렵지 않다.
처음 접하는 유저라도 1레벨부터 45레벨까지 몇 일이면 가능 할 정도.


레벨업이 빠른만큼 중간 단계에서 마주하게 되는 콘텐츠를
오랫동안 즐기려 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주요하게 여기지는 편이 아니라
현재 만 레벨인 45레벨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 큰 기대를 하게 되는 성향이 강하다.


일단 45레벨을 달성하거나 혹은 그 전에 스토리 퀘스트를 완료하고 나면 남은 것은 던전 파밍.


영린족 유적지(과거에는 4대 인던)에서 사냥하며 최상급 아이템을 얻고
바다뱀 보급기지로 진출하여 보다 좋은 아이템을 얻기 위한 반복 사냥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출근 도장을 찍듯 하루에 한 번씩 핏빛 상어항 다녀오기.



▲ 하루에 단 한 번, 최종이자 최후의 콘텐츠



가장 큰 문제는 45레벨에 아이템을 얻으러 갈 수 있는 던전은 단 3곳이며,
이마저도 획득 가능한 아이템의 등급이 전혀 달라 선택의 여지조차 없다는 것이다.


핏빛 상어항에서 사냥을 하는 유저는 굳이 바다뱀 보급기지를 갈 필요가 없고,
바다뱀 보급기지에서 사냥을 하는 유저는 영린족 유적지를 가야할 이유가 없다.
결국 자신의 아이템 등급에 따라 단 한 곳의 던전만 가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핏빛 상어항은 하루에 한 번만 입장할 수 있는 던전인데다
던전을 완주하는데 빠르면 1시간이면 되기 때문에
그 후에는 딱히 할 일이 없어 접속을 종료하게 된다.


영린족 유적지와 바다뱀 보급기지에서 사냥을 하고 있는 유저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좋은 아이템, 만족할 만한 아이템이 나올때까지 끊임없이 사냥을 하는 수 밖에.


지난 9월 말 업데이트로 나류국 주화로 교환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했지만
아이템 획득의 기회가 증가했을 뿐, 주화 아이템 등장 자체를
신규 콘텐츠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지난 6월 OBT가 시작되었을 당시 최종 콘텐츠는 36레벨의 던전인 희생의무덤.
이는 약 3주 후인 7월 13일에 수월평원 업데이트가 공개 될 때까지 변함이 없었다.


수월평원 업데이트로 만레벨이 36에서 45로 증가했지만
최초 만 레벨 달성자가 단 하루만에 나올 정도로 레벨업이 빠른 편이었다.


그리고 45레벨 콘텐츠로 준비 되어 있었던 것은 4대 인던이라 불리던
홍돈족 소굴, 거미둥지, 낙원사원, 영린족 유적지와
당시 최종 콘텐츠였던 영웅급 던전, 바다뱀 보급기지까지 총 5개의 던전.


하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최종 콘텐츠였던 바다뱀 보급기지는 약 일주일만에 공략 성공의 소식이 들려왔고,
4대 인던은 바다뱀 보급기지를 가기 전 장비를 맞추기 위한 준비 단계의 던전이었다.


공략 정보가 알려지며 4대 인던을 졸업한 많은 사람들이 바다뱀 보급기지로 향했는데
약 2달 후 핏빛 상어항이 등장하기 전까지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몬스터만 상대해야했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간략하게 보는 블레이드&소울 OBT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D-Day (6월 21일) - 블레이드&소울 OBT 시작
D+2 - 전 서버 최초 만 레벨 유저 등장 (36레벨)
D+4 - OBT 최종 콘텐츠 염화대성 다운
D+9 - 정식 서비스 시작
D+22 - 수월평원 업데이트 (만 레벨 45로 상승)
D+23 - 전 서버 최초 만 레벨 유저 등장 (45레벨)
D+29 - 수월평원 최종 콘텐츠 포화란 다운
D+69 - 6일 이지 모드가 가능한 봉황 기둥 등장
D+83 - 신규 콘텐츠 핏빛 상어항 등장
D+84 - 핏빛 상어항 등장 15시간만에 해무진 다운
D+99 - 7가지의 업데이트가 포함된 7 Waves 발표



오로지 파티 플레이, 솔로 플레이 콘텐츠 부족에 의한 문제


매번 똑같은 던전에서의 반복적인 사냥이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은 꽤 즐거운 편이다.


하지만 던전에 가기 위해서는 파티를 모집해야 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데
파티가 빨리 모이면 모르겠지만 막연하게 기다리면 몇 분에서 10분 이상은 훌쩍 넘어간다.


많은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 1시간만 게임을 즐기고 싶어서 접속한 경우
파티 모집 시간이 부담스러워 던전 사냥을 갈 수도 없을 때,
그리 길지도 않은 1시간 동안 과연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웅패를 모아 아이템을 구입 할 목적이 있다면 일일 퀘스트를 하면 되겠지만
아이템 구매 욕구도 없고 필요한 아이템이 없다면 일일 퀘스트의 이유도 떨어진다.
그렇다고 40레벨 초반 대의 1인 던전 보스인 육손과 평생을 싸울 이유도 없다.


즉, 긴 시간을 들여 파티 플레이를 하지 않는 이상
짧은 시간 동안 혼자서 즐길 수 있을만한 콘텐츠는 없다고 해도 무방한 상태인 것이다.



▲ 45레벨을 달성한 유저가 육손 콘텐츠를 즐길리는 만무하다




조금씩 등장하는 7Waves 업데이트, 기대 반 걱정 반의 상황


물론 이런 상황을 엔씨소프트도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얼마전 공개한 향후 업데이트 계획인 7 웨이브는 콘텐츠 부족으로 불만이 쌓인 유저들에게
하나의 청사진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발표였다.


24명 파티로 진행되는 폭풍의 바다뱀 보급기지,
1인 던전으로 총 8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무신의 탑,
통합 서버 매칭 시스템, 핏빛 상어항 다음 던전이 될 나선의 미궁,
36대 36의 PVP를 즐길 수 있는 나류 영석 전장,
1:1로 겨루는 PVP 시스템인 천하제일 비무대회와 신규 직업 린족 검사까지


이런 부분이 모두 업데이트가 된다면
어쩌면 콘텐츠 부족이라는 블소에 새로운 즐길거리로
다양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대가 높으면 그만큼 걱정도 커지는 법.
이런 신규 콘텐츠를 '얼마나 오래 즐길 수 있을까'하는 점은 여전히 걱정으로 남는다.


예를 들어 무신의 탑과 나선의 미궁은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예상되지만
각 던전이 가지고 있는 재미와 그 곳에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종류에 따라
외면을 받을 위험도 갖고 있다.


새로운 던전에서도 기존과 동일한 전투 방식이 이어지고
이 역시 하루 혹은 며칠 안에 공략이 완료되어 버린다면,
새로움이라는 느낌은 사라지고 결국 아이템 파밍만이 존재하는 던전이 되어버린다.


이에 더해 새로운 던전에서 얻게 되는 아이템의 가치가
기존의 아이템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그 가치가 떨어질 때는
해당 던전을 방문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PVP 콘텐츠인 나류 영석 전장과 천하제일 비무대회는
밸런스라는 무거운 숙제가 담겨 있어 실제 공개 전까지 쉬이 말하는게 어려운 상황이며
PVP를 즐기지 않는 성향의 유저들에게는 다소 거리가 먼 콘텐츠이다.


  • 총 7가지의 업데이트 예고, 7 Waves 영상





    수 많은 의견과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걱정


    7 웨이브즈가 발표되었음에도 많은 유저들이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유는
    더 강한 아이템을 얻기위해 어쩔 수 없이 주어진 콘텐츠를 플레이 해야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새로운 던전이 나왔기 때문에 즐기는 것이 아니라
    즐길거리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즐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콘텐츠에 대한 필요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던전 사냥에서 벗어난, 지속적인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유저들이 이야기하는 블소에 필요한 콘텐츠는 무엇이 있을까.



    ▲ 현재 블소는 던전을 제외하면 그 어떤 것도 이야기 할 수 없는 상황



    문파 시스템의 구현 및 확장

    현재 문파 시스템은 가입 및 탈퇴, 메세지 등 기본 시스템과
    누가 접속을 했는지만 알 수 있는 목록 등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만 구현되어 있는 상태.


    함께 이야기하고 파티를 좀 더 쉽게 맺는 것을 뛰어넘는
    문파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생긴다면, 아이템 획득을 위한 던전 반복이 아닌
    또 다른 즐길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문파 공동 소유의 아지트를 하우징 시스템을 통해 외관이나 내부를
    함께 힘을 함쳐 꾸미게 한다거나, 아지트 내부에 문파 전용 던전을 생성해
    여가 시간을 활용해 공략하는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미로 찾기 등 캐주얼하게 꾸며 쉬우면서도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 단순히 '모여 있는 것'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많다



    업그레이드 된 사냥, 8인 이상의 레이드 시스템

    계속 되는 바다뱀 보급기지 및 핏빛 상어항의 난이도 하락은
    던전 사냥이 어려운 라이트 유저에게 진입 장벽을 낮추는 좋은 방법이 되고 있다.


    하지만 쉬운 난이도로 인해 던전 사냥이 지루하거나
    도전 할 곳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이 떨어지는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하드 유저뿐만 아니라 라이트 유저에게도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도록
    약 8인 이상이 참가할 수 있는 레이드 던전을 추가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단지 인원수만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패턴의 공격이 이어지고 파티간의 연계 플레이가 중요시 하도록 만든다면
    전투 시작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쉽고 간단하게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블소만의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전투를 즐기고 싶은 유저들에게
    레이드 던전 시스템은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단순히 아이템을 얻기 위해 반복적으로 방문해야하는 던전이 아닌
    전투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생기는 것이다.



    ▲ 갓 45레벨이 되어 4대 인던을 골라 돌던 그 재미, 재미있는 전투를 해보고 싶을 뿐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사람이 항상 밥만 먹고 살 수 없듯이 가끔은 빵도 먹고 싶고 라면도 먹고 싶다.
    빵과 라면을 먹고 싶은 사람에게 쌀밥, 현미밥, 오곡밥 등
    밥의 종류를 다양하게 준비했으니 마음껏 고르라는 말이 와닿을까.


    이렇듯 현재 던전 사냥이라는 획일화 된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규 던전을 계속해서 추가하는 것 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미니 게임과 같은 캐주얼한 방식의 콘텐츠를 추가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캐주얼한 콘텐츠는 던전 사냥과 같은 주 콘텐츠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잘 꾸며진 서브 콘텐츠는 주 콘텐츠에 지친 유저들을 잘 아우를 수도 있는 법.


    실 예로 최근 확장팩이 등장하여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펫을 다른 유저의 펫과 겨룰 수 있도록 하는
    애완동물 대전을 선보이고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오히려 애완동물 대전이 제일 재미있다고 말하는 유저가 나올 정도.


    꼭 이런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게임 내에서 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또다른 콘텐츠가 필요하다.



    ▲ 다른 MMORPG에서 등장 한 애완동물 대전, 이 재미에 푹 빠진 유저가 한 둘이 아니다



    블소의 콘텐츠 부족에 대한 지적은 사실 오픈베타 이전부터 계속되어왔던 것이다.


    뛰어난 퀄리티의 게임인 만큼 새로운 콘텐츠를 완성도있게 추가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하면, 누구나 쉽게 만레벨에 도달하고 던전을 반복하는 것이 끝이었던
    블소의 지난 과거는, 왜 더 많은 콘텐츠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는지 의아한 부분이기도 하다.


    7 웨이브즈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엔씨소프트는 '아직 최종 던전을 클리어한 사람이
    얼마되지 않는다'며 콘텐츠 부족에 대한 지적이 사실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듯 이야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최종 보스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쓰러뜨렸느냐가 아니라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해서 어떤 다양한 콘텐츠를 각자 즐기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오직 하나의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많은 유저가
    블소를 즐기는 시간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은 계속된 콘텐츠 부족에 대한 대답으로 발표된 7 웨이브즈를
    좀 더 빨리 업데이트하는 것이 아마 개발사로서도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하지만 더 높은 레벨, 더 나은 등급의 좋은 아이템, 기존 콘텐츠를 재사용하는 콘텐츠 외에
    최종 콘텐츠를 클리어하지 않은 상태의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향의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