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입학 시즌인 동시에 취업 경쟁을 뚫고 신입사원들이 본격적인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시기다.

마땅히 기업에서도 신입사원을 위한 새로운 PC를 장만할텐데 PC방처럼 고사양 게임을 돌려야 할 필요가 없으니 업무에 필요한 성능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동안 기업용 PC는 대부분 인텔 보급형 프로세서가 들어간 시스템이 안전성과 낮은 가격으로 주로 선택되었으나 작년 상반기에 인텔 CPU 보안 문제가 터지고 하반기에는 CPU 물량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기업에서도 이제는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특히 AMD 프로세서가 라이젠(Ryzen) 발표 이후 성능과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어 이제는 PC 사용자들에게 인텔의 저렴한 대체품이 아닌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율)를 갖춘 합리적인 선택으로 각광받고 있다.

 

PC 구성 요소, CPU-메인보드만 다르고 나머지는 공통

데스크탑 PC는 크게 인텔과 AMD 시스템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사실 이를 구분하는 것은 CPU와 메인보드 뿐이며 나머지 부품들은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고 똑같이 쓸 수 있다.

PC 구성 요소 가운데 메모리, 저장장치, 외장 그래픽 카드, 파워 서플라이, 케이스는 물론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 그리고 윈도우 운영체제도 인텔과 AMD 시스템을 가리지 않고 사용 가능하다.

따라서 인텔과 AMD 시스템의 가성비를 논한다면 공통된 부품을 제외한 CPU와 메인보드 구성에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만 파악하면 된다. 이번 기사에서도 공통되는 스펙에 해당되는 부분은 다루지 않고 CPU 부분만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저사양 사무용 시스템에 적합, 애슬론 200GE

AMD 애슬론(Athlon) 200GE는 고사양 작업이 필요없는 PC 환경에 적합하다.

AMD CPU에서 가장 친숙한 '애슬론' 브랜드를 사용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예전 애슬론 시리즈와 차별화된 최신 젠(Zen) CPU 아키텍처와 라데온 베가(Radeon VEGA) 내장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븐 릿지(Raven Ridge)' 계열에 해당한다.

 

애슬론 200GE는 3.2GHz 클럭으로 동작하는 AMD 젠(Zen) x86 듀얼코어 4스레드 지원 CPU와 라데온 Vega3 내장 그래픽 기능이 결합되어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 작업, 이메일 작성, 동영상 감상 등에 적합한 성능을 갖췄다. DDR4-2666MHz 메모리를 공식 지원하며 열설계전력(TDP)도 35W로 인텔보다 낮다. 

특히 인텔 CPU 물량 부족으로 AMD 애슬론 200GE의 경쟁 제품이었던 인텔 펜티엄 골드 G5400의 국내 판매 가격이 크게 올랐고, 애슬론 200GE보다 스펙이 떨어지는 인텔 셀러론 G4900조차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정품이 아닌 벌크 제품을 구입해야 겨우 애슬론 200GE 정품과 비슷한 가격대가 된다.

AMD 애슬론 200GE를 지원하는 A320 메인보드나 인텔 펜티엄 골드 G5400 및 셀러론 G4900을 지원하는 H310 메인보드 가격대는 비슷한 5만원대 중반이라 사실상 CPU 가격 차이가 전체 시스템 가격 차이를 만드는 셈이다.

 

AMD에서 사용하는 소켓 AM4 메인보드는 인텔과 달리 CPU 세대에 따라 사용 가능한 메인보드 등급을 나누지 않는다. AM4 메인보드 가운데 가장 저렴한 A320 칩셋 메인보드에 애슬론 200GE를 사용하더라도 나중에 필요하면 고성능 라이젠 프로세서로 손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A320 메인보드는 라이젠 CPU 오버클럭 기능이 빠졌을 뿐 메모리 오버클럭은 전혀 문제없고 메인보드 제품에 따라 USB 3.1 Gen2 포트와 NVMe M.2 슬롯, 내장 그래픽 4K 디스플레이 출력 등의 고급 기능도 지원한다.

 

가성비 뛰어난 사무용 PC, 라이젠3 2200G

AMD 라이젠3 2200G 프로세서도 14nm 레이븐 릿지를 기반으로 쿼드코어 CPU와 우수한 내장 그래픽 성능을 갖춘 중급형 사무용 시스템으로 적합하다. 고사양 라이젠 게이밍 PC나 영상 편집 PC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작업 중 사용할 세컨드 PC로 라이젠3 2200G를 많이 선택한다.

 

라이젠3 2200G는 동급 경쟁 모델을 찾기 힘들 정도로 높은 가격대비 성능을 갖췄다. 비슷한 가격대의 인텔 프로세서는 듀얼코어 CPU가 들어간 펜티엄 라인업이고, 라이젠3 2200G과 비슷한 스펙을 가진 4C/4T 구성의 인텔 코어 i3-8100은 AMD 상위 모델 라이젠5 2400G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 번에 여러 대의 PC를 주문해야 하는 회사에서는 라이젠3 2200G를 사용하면 CPU 비용을 절약해 전체 견적 비용을 낮추거나 메모리나 스토리지 같은 다른 부품의 스펙을 올릴 수 있으며, 인텔과 같은 가격대라면 더 높은 CPU과 그래픽 기능을 제공하는 라이젠5 2400G로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 구성이 가능하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AMD 라이젠3 2200G 성능이 인텔 코어 i3-8100보다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업무 환경의 생산성을 비교할 수 있는 PCMark10의 생산성(Productivity) 점수는 동일 시스템 환경에서 35% 가량 높은 성능을 보였다.

내장 그래픽의 3D 성능을 측정한 3DMark Fire Strike 점수는 라이젠3 2200G에 탑재된 라데온 베가8이 코어 i3-8100에 들어간 UHD 그래픽스 630보다 2배 이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간단한 영상 편집 작업도 외장 그래픽 카드 없이 라이젠3 2200G 시스템으로 할 수 있다. 영상 편집 프로그램 중 하나인 블랙매직디자인 다빈치 리졸브(DaVinci Resolve) 15는 모든 편집 과정을 하나의 툴에서 할 수 있도록 통합시킨 것이 특징인데, 그래픽 카드에서 OpenCL 또는 CUDA 가속을 지원해야 사용 가능하다.

인텔 코어 i3-8100에 들어간 인텔 UHD 그래픽스 630의 경우 다빈치 리졸브 15에서 GPU 가속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로 인식되지 않아 프로그램 실행이 불가능하고 외장 그래픽 카드를 써야 한다. 그러나 AMD 라이젠 3 2200G에 들어간 라데온 베가8 내장 그래픽은 OpenCL 가속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로 인식된다.

 

영상 편집 및 모델링 작업까지 가능한 라이젠5 2600

간단한 동영상 클립이나 짧은 스트리밍 영상은 개인이 스마트폰으로도 찍고 편집할 수 있지만 홍보 채널에 올릴 영상이라면 아무래도 전문적인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편집 작업과 고품질 출력 과정을 거치게 된다. 영상 편집 뿐만 아니라 모델링 작업 같은 비교적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는 업무 환경에서도 좀더 CPU 코어와 스레드 처리를 지원하는 고사양 시스템이 필요하다.

어차피 고성능 외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업무용 PC라면 내장 그래픽이 차지하는 공간을 빼서 CPU 성능을 높인 AMD 라이젠5 2600 프로세서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6코어 및 12스레드 CPU 구성으로 작업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영상 편집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렌더링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스템 궁합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고성능 CPU에 내장 그래픽 기능을 사용한다던지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듀얼코어 CPU가 들어간 시스템에 장착한다면 한 쪽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해 작업 효율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라이젠3 2200G 시스템에 다빈치 리졸브 15 영상 편집 성능을 올리려고 지포스 GTX 1060 6GB 그래픽 카드를 추가하면 동일 작업에서 CUDA 가속 능력을 절반 밖에 활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6코어에 12스레드를 지원하는 라이젠 5 2600 프로세서로 교체하면 CPU와 GPU 가속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게 된다.

 

실제로 다빈치 리졸브 15.2에서 4K로 촬영한 영상 소스를 편집 작업을 거친 다음 유튜브에 올리기 위한 YouTube 2160p 24fps 포맷으로 출력하는 시간을 측정했다. 3분 13초 길이의 영상 가운데 60%는 GPU 가속이 들어가고 나머지 40%는 CPU로만 처리하도록 작업했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외장 그래픽 카드로 지포스 GTX 1060 6GB를 장착했을 때 쿼드코어 CPU인 AMD 라이젠3 2200G나 인텔 코어 i3-8100보다 6코어 12스레드를 지원하는 라이젠5 2600 프로세서가 비용대비 효율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8코어 16스레드를 가진 라이젠7 2700의 렌더링 시간이 더 짧았지만 GPU 처리 과정에서 CPU 성능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GTX 1060보다 높은 고사양 외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할 때 필요한 제품으로 생각된다.

  

AMD 라이젠5 2600 프로세서는 같은 예산으로 인텔 6코어 시스템을 구성할 때보다 10만원 이상 절약 가능하므로 이를 외장 그래픽 카드 구매 비용에 추가하면 한 등급 위 제품을 선택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인텔 코어 i5-8400 시스템에 지포스 GTX 1050 Ti 그래픽 카드를 사용한다면, AMD 라이젠5 2600 시스템으로는 지포스 GTX 1060 6GB 모델를 설치할 수 있다.

반대로 CPU 성능이 더 중요한 업무 환경이라면 인텔 코어 i3-8100 구매 비용으로 AMD 라이젠5 2600 프로세서를, 인텔 코어 i5-8400 구매 비용으로 8코어 16스레드를 지원하는 AMD 라이젠7 2700 시스템을 맞추면 된다.


출처 : https://www.bodnara.co.kr/bbs/article.html?num=153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