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인텔·AMD '모두' 실적 감소…미·중 무역전쟁 영향
AMD, '3세대 라이젠'으로 점유율 싸움서 인텔 '추월'
하반기 AMD가 우세할 것…인텔 '반격' 내년 말부터?

지난 상반기 PC용 CPU 시장은 AMD가 인텔의 점유율을 추격하는 모양새였다. 한국과 독일 등에서는 실제 시장 점유율을 AMD가 인텔을 따라잡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실적에서도 이런 현상은 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는 상반기 인텔과 AMD의 싸움을 AMD의 '판정승'으로 보고 있다. 또한 AMD의 우세는 올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AMD의 거센 추격에 인텔의 CPU 점유율을 일부 뺏기면서, 인텔의 매출도 함께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MD의 7나노(7nm) 기반의 프로세서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배포되면 인텔의 PC 점유율이 더욱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텔이 같은 수준의 공정에서 경쟁사의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인텔의 14나노 칩과 AMD의 7나노 칩의 가격과 성능 대결에서는 AMD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인텔이 10나노 아이스레이크를 생산하고 있지만, 해당 CPU가 탑재된 컴퓨터는 연말에나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은 AMD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2분기 인텔·AMD '모두' 실적 감소…미·중 무역전쟁 영향

2분기 양사의 실적은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전체적인 감소를 보였다.

지난달 25일 인텔은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인텔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3% 감소한 매출은 3% 감소한 165억 달러(약 20조 원)를, 수익은 17% 감소한 42억 달러(약 5조 원)를 각각 기록했다. 당초 예상치보다는 선방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진했다는 평가다.

인텔의 데스크톱 PC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4% 감소했으며, 전년 대비 총 9% 감소한 기록이다. 인텔은 실적발표에서 14나노 제품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아톰과 펜티엄 같은 소형 코어 CPU 생산량을 줄여 고수익 제품 판매에 주력했지만, 결과는 판매량 감소로 나타났다.


(이미지=양대규 기자)
30일 발표한 AMD의 2분기 실적에 따르면, AMD도 전년 동기보다 13% 매출이 감소했지만, 전분기보다는 무려 20% 증가한 15억 3000만 달러(약 1조 86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에서 41%로 개선된 1억 1100만 달러(약 1350억 원)를 기록했다.

AMD는 2분기 컴퓨팅과 그래픽의 매출이 13% 감소한 9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그래픽 채널 매출 감소 때문으로 파악된다. AMD는 클라이언트 CPU와 데이터센터 GPU 매출 증가로 인해 하락 폭이 일부 상쇄됐다고 밝혔다. AMD와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점은 라이젠 판매 증가로 클라이언트 프로세서의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했고, 데이터센터 GPU 판매 덕분에 GPU 평균 판매가격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에는 3세대 라이젠을 앞세운 AMD의 시장이 인텔보다는 좀 더 흐름이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최근 국내 시장과 독일 시장 등에서 보인 인텔과 AMD의 점유율을 보면 알 수 있다.

AMD, '3세대 라이젠'으로 인텔 '추월'

지난달 10일 AMD는 다나와에서 인텔의 CPU 점유율을 추월했다. AMD가 국내 CPU 시장에서 인텔을 꺾고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전자제품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AMD CPU 판매량 점유율이 51.9%를 기록하며 약 47%의 판매량을 기록한 인텔을 추월했다. 다음날인 11일 다나와는 AMD의 판매량과 판매액 모두 각각 53.4%, 50.8%를 기록하며, 수량뿐만 아니라 매출에서도 AMD가 절반을 넘었다.

최근 독일 최대의 DIY 소매 전자 상거래 회사인 마인드팩토리가 발표한 올해 7월까지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AMD 프로세서가 판매량의 약 79%를 차지했으며 인텔의 점유율은 21%에 불과했다. 이는 마인드팩토리가 정기적으로 판매 결과를 발표한 이래 가장 큰 격차로 알려졌다.


AMD 라이젠(사진=AMD)
라이젠 7 3700X 판매량은 인텔의 총판매량과 거의 같은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남은 베스트셀러 3위권에는 라이젠5 3600과 라이젠5 2600이 포함된다. 단, 인텔 프로세서의 평균 판매 가격이 더 높기 때문에 판매 수익은 인텔이 25%, AMD가 75%를 차지했다.

다나와 역시 AMD가 1위를 차지한 이유에 대해, "지난 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의 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나와에서도 AMD CPU는 개별 제품별 판매량 점유율에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세대 라이젠5 3600과 라이젠5 3700X는 출시 3일 만에 각각 10.45%와 7.15%의 판매량 점유율을 기록했다. 인텔의 대표 프로세서 코어i5-9세대 9400F의 판매량 점유율은 7월 9일 21%에서 7월 11일 17.7%로 3%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하반기 AMD가 우세할 것…인텔 '반격' 내년 말부터?

올해 하반기 AMD는 상승세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발표된 3세대 라이젠은 지난 6월 29일에 끝난 상반기 실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AMD는 3분기 18억 달러의 매출을 전망했다. 3세대 라이젠을 포함해, 에픽, 라데온 등의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AMD의 CEO 리사 수 박사는 “7나노 제품군 생산을 시작한 지금 2분기 성과에 만족한다”며, “라이젠 및 라데온, 에픽 프로세서 등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있다. 하반기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한 “1세대 에픽 프로세서와 비교할 때 자사는 2배 이상의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다”며, “자연스럽게 고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텔은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AMD의 공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반기 10나노 기반의 아이스레이크가 시장에 나오지만, 인텔의 발표에 따르면 ‘연말’에 대중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하반기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 10나노 아이스레이크(사진=인텔)
인텔의 CEO 밥 스완은 마진율이 높은 일명 빅 코어에 집중하면서 2분기 ‘약간의 점유율’을 잃었다고 밝히며, 저가 칩 수요에 발맞추지 못한 경향이 있다고 인정했다. 밥 스완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 분쟁과 미국 상무부의 무역 제재에 따른 불확실성을 여전히 우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텔의 본격적인 성과는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밥 스완은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가 현재 출하되고 있다며, 두 개의 10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더 많은 제품을 계속 생산함에 따라 수율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10나노 공정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2021년 시장에 나올 예정인 7나노 공정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밥 스완은 데이터센터용 10나노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의 생산은 2020년 상반기에 시작될 것이며, 그해 하반기에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AMD의 공세에 대한 인텔의 반격의 시점은 2020년 후반 또는 2021년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