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스타크래프트 2 공허의 유산 OST(4) Oblivion Awaits

 안녕하세요. 공허의 유산이 작년에 풀리고 노바 비밀 작전이 3/31 풀린 이후 한참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들 캠페인 이미 깨셨을 텐데요, 뒷북 한번 크게 치러 왔습니다.




 제 캠페인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위와 같이 나름 업적충이구요, 캠페인만 오질나게 팠습니다. 뭐 100%가 안 된놈이 말이 많다 하시면 부끄럽기 그지 없지만, 자유의 날개를 시작으로 해서 차례차례 100%로 만들어 볼 계획이니 차근차근 잘 봐주세요. 조만간 인증을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2는 스토리가 담긴 캠페인이 스타크래프트 2의 80%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깊은 서사시에 반한 사람입니다 ㅎ



 공허의 유산 캠페인의 시작은 아이어 탈환 입니다. 스타크래프트 1 당시 초월체의 공격으로 인해 아이어를 저그에게 뺏긴 상태에서, 칼라이 프로토스는 칼라를 버려 쫒겨난 네라짐의 행성인 샤쿠라스로 피난을 가 정착하였습니다. 그리고 스타 1부터 헐벗던 아르타니스가 멋진 갑주와 함께 스타2에선 대신관으로써 멋지게 델람의 신관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금수저를 잡았고, 아이어 탈환이라는 명분 아래 칼라이와 네라짐을 단합하였습니다. 그 시작이 바로 공허의 유산입니다. 


(고향 앞에 오와 열을 맞춰 서 있는 프로토스들)

 공허의 유산의 컨셉은 전체적으로 프로토스의 '간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삐까번쩍한 금색으로 꾸며진 깔끔한 디자인의 프로토스 구조물들을 보노라면 자유의 날개에서 레이너한테 호구처럼 버틸수가 없이 쓸려나간 잡부대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탈환에 앞서 열심히 연설하시는 아르타니스 옹(262세))

 프로토스는 사람보다 대강 10배 정도 더 산다고 보면 되는데, 인간 나이로 따지만 20대 중반 정도 입니다. 아르타니스는 이렇게 젊은 나이에 정말 만만찮은 직위를 갖춘 능력있는 프로토스입니다. 1000살 까지 장수하는 프로토스의 세계에 있어 지난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날 - 브루드 워 까지 이어지는 (몇 년이지만 프로토스의 입장에선)짧은 기간동안에 테사다르, 제라툴, 피닉스 같은 굉장한 인물들과 함께 했던 유일한 프로토스 였으니까요. 따라서 그는 칼라이와 네라짐의 연합인 댈람 프로토스의 신관이 되어 이번 탈환 작전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설정 덕후들이라면 살짝 뒷목 잡을 만한 일이 있는데,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날 프로토스 캠페인을 전부 깬 분이라면 아실 법한 프로토스의 집행관(매번 임무 시작 전 브리핑 때 Executor! 하고 인물들이 말을 거는 '플레이어 당사자')이 바로 아르타니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피닉스와 만나 안티오크에서 저그를 격파하고, 신관회의 명령을 거부한 테사다르를 추적하고, 레이너와 만나 제라툴을 구출하고, 마지막에 초월체에 테사다르가 간트리서를 갖다 박기 전까지 함께 했던 그 업적들을 아르타니스가 세운 셈입니다. 물론 이것이 정말 원 설정대로라면 현 금수저 상태창 인정 해야겠지만....


 브루드 워에서 나오는 아르타니스는 혈기 왕성한 젊은 법무관의 모습(짧은 신경삭으로 보아 그 당시 설정은 네라짐으로 추측)으로 하늘의 환자 스카웃을 타고 나오는데, 초월체 레이드를 인간이였던 레이너와 함께 했던 베테랑 프로토스가 그 당시 적대 세력으로 만난 UED를 '고작 인간' 이라면서 무시하는, 자신의 칼라만큼이나 짧은 금붕어 기억력을 보입니다.

 즉, 원 설정이라면 아르타니스는 그저 젊고 실력 있고 혈기 넘치는 법무관으로 브루드 워 때 갑툭튀한 네라짐 소속의 영웅에 불과했으나, 원래 캠페인 진행 때 플레이어의 몰입을 위해 확실히 플레이어가 누구인지 정하지 않은 것을 이용하여 아르타니스를 공허의 유산 주인공으로 밀어주고자 벌어진 블리자드의 흔한 설정 붕괴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스타크래프트 1 리메이크를 하지 않는 이상 스타크래프트 1 캠페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계속해서 불편한 사실로 남을 것 같습니다. 공허의 유산 캠페인을 깨다보면 캠페인 내부에선 아르타니스의 카리스마와 고뇌하는 지도자 캐릭터를 잘 살려놓았기 때문에 신관이라는 위치가 자연스럽지만, 저 설정붕괴 때문에, 전작을 기억하는 사람들 머릿속의 그려진 아르타니스의 대한 이미지는 연결고리(하늘의 환자를 탄 벌거벗은 그 시절)가 약해진 셈입니다.


(영과으이 전투를 기다리는 광전사들)

 공허의 유산으로 와서 달라진 점이라면 일부 유닛들의 대사가 소소하게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광전사의 그 유명한 버틸수가 없다! 는 영광의 전투가 펼쳐진다! 로, 추적자의 어둠 속으로 후퇴하라! 는 적에게 우리 분노를 보여주자!로 변경되었습니다. 둘다 해병하고 불곰들한테 얻어 터지고 다녔던 예전 잡졸들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대사를 새로 바꾼 것 같은데, 이 캠페인에서도 최강 깡패 유닛 혼종 앞에선 우리는 여전히 그들을 잡졸이라 부르게 됩니다. 즉, 자원은 자원대로 꾸역꾸역 먹는데, 여전히 게임 진행 하는 데에 있어선 정말 버틸수가 없는 존재들입니다. 자세한 건 아둔의 창 캠페인 아주 어려움 난이도를 깨시다 보면 알게 됩니다.


 칼라는 과거 영원한 분쟁에서 프로토스 사회를 통합시켜 지금껏 발전시켜온 고귀한 종교, 이념이며, 서로가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읽을 수 있게 하는 프로토스의 신경삭을 이용한 종특입니다.(그리고 이는 결국 아몬의 훌륭한 떡밥였다는 것이 얼마 안 있어서 밝혀지게 됩니다.) 현실 인도의 카스트 제도처럼 심판관-기사단-칼라이로 계급이 나뉘어지는데, 각자의 계급에 따라 하는 일이 정해지게 됩니다. 심판관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과거 스타1 때 프로토스의 얼굴 마담인 알다리스, 현재의 아르타니스가 있으며 프로토스 사회 내에서 핵심적인 정치를 담당합니다. 칼라이는 칼라를 믿는 모든 프로토스 혹은 '시민'이나 '공돌이'들을 일컫는 것으로 프로토스의 사회를 구성하고, 오버 테크놀로지 기술을 발전시키는 기타 계급입니다. 공돌이 카락스가 이 계급에 속해있습니다. 기사단은 우리가 게임 상에서 볼 수 있는 광전사와 고위 기사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프로토스의 특성 중 전투 종족으로써의 기능을 담당하며 피닉스, 공허의 유산 오프닝 외눈 칼달리스 등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후에 프로토스 관련된 DLC가 출시되어 프로토스의 사회상을 블리자드가 묘사를 해준다면 더 자세히 알 수 있겠습니다만, 현재는 프로토스가 전장에서 어떻게 열불나게 싸우는 것을 제외하곤 제대로 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습니다. 블리자드가 프로토스가 어떻게 종족 번식을 하는지 조차도 제대로 설명을 안 해주고 있는 상황(曰 아마도 인간과 비슷하겠죠?)인걸 봤을 때, 프로토스에게도 발견할 수 있는 인간사들을 묘사하는 순간 프로토스 특유의 신비함과 카리스마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입을 안 여는 것 같습니다.

 (딴 건 몰라도 종족 번식을 어떻게 하는건지 알려줬으면 좋겠네요.)



자유의 날개에서 출연했던 셀렌디스가 인물상과 몸매가 개선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자유의 날개의 셀렌디스)
 아주머니가 아가씨가 되었습니다.


 공허의 유산 프롤로그를 함께 했던 슈퍼 노익장이자 공허의 유산 주인공 자리를 빼앗긴 제라툴의 등장입니다. 원래 제라툴이 자유의 날개, 군단의 심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만큼, 그를 주인공으로 내정하여 스타크래프트 2 캠페인의 3부작이 마무리 되려고 했었으나, 프로토스를 전체적으로 다뤄야 하는 위치가 주인공이여야 하는 만큼 본인은 끝까지 조력자로써 남고, 캠페인 초반에 사망하시고 말았습니다. 그의 전사 장면에서 전 세계 스타 팬들이 모두 울었다죠.


 스토리 내부에서 보면 시리즈 내내 우주를 구하려고 열심히 레이너한테도 뛰고 케리건한테도 뛰고 해서 끝에 아몬을 조질 기반을 만든 셈인데요, 결과적으로는 타락한 젤나가 아몬에게 빅 뻐큐를 먹인 마지막 젤나가 오로스의 대리인이 된 셈입니다. 제라툴을 움직인건 테사다르의 형체를 띄었던 오로스였기 때문이죠.(물론 그 전에 예언을 따라 움직이게 한건 제라툴 스스로의 속죄 때문이지만) 따라서 아몬에게 저항하기 위해 맞서는 프로토스만의 이야기가 되어야 할 공허의 유산 본편에서 주인공을 아르타니스로 교체한 건 블리자드의 적절한 선택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제라툴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면 부제가 프로토스가 주 종족인 공허의 유산이 아니라 그냥 테란, 저그, 프로토스 짝짜꿍을 통한 아몬 조지기가 되었을 테니까요.


 천둥벌거숭이 같은 셀렌디스가 감히 슈퍼 노익장을 체포하기 위해 명령하는 장면입니다. 근데 캠페인 2장에서 아르타니스가 칼라에서 끊기자, 다시 제라툴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아군의 포지션이 됩니다. 그리고 다음화에서는 곧바로 아몬의 하수인이 되어 버리죠. 

 (진정해 샐렌!)

 설득에 들어간 제라툴

 샐렌디스가 저런 발언을 하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샤쿠라스로 도망친 많은 칼라이 프로토스들은 제라툴이 정신체 자츠를 죽이는 순간 초월체와 연결되어 그들의 고향이 침략당했으므로, 그를 여전히 원수로 생각하는 이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제라툴의 행보를 더욱 더 비극적으로 만드는데, 그가 고향을 지키고자 하여 했던 영웅적인 행동이 결과적으론 고향을 말아먹게 되는 아이러니였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손으로 족장을 죽이고, 자기 때문에 아이어에서 수많은 프로토스인들이 학살당하고... 그 어느 것도 자신의 잘못은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때문에 그는 스타크래프트 1 브루드 워 비밀 미션(고대 젤나가의 하수인 사미르 듀란과 혼종과의 최초 조우), 자유의 날개, 군단의 심장 등에서의 행보처럼 고향에 이어 궁극적으로 우주의 멸망을 막고자 열심히 동분서주하게 됩니다. 레이너에게 준 이한 수정, 원시 저그로써 케리건을 다시 태어나게 한 제루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동족에게 돌아와 최종적으로 아몬을 막을 열쇠를 설명하고, 더 큰 위협을 막고자 합니다.

 하지만 동족들은 그가 겪었던 일들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케리건을 다시 저그의 지도자로 부활시키고, 앞서 언급한 아이어의 침략이 제라툴로 부터 시작했다는 사실 때문에 제라툴이 동족들에게 돌아온 순간 본인은 곧바로 자신에게 칼을 꺼내들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위의 셀렌디스가 바로 제라툴이 예상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가 가장 믿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옛 종족 전쟁 시절부터 함께 했던 아르타니스가 있는 구역으로 왔습니다. 그 라면 자신의 이야기를 믿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아르타니스는 옛날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블리자드가 오리지날 집행관 플레이어로부터 금수저를 뺏어 넘겨준 것도 넘겨준 것이지만, 그는 댈람 프로토스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신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원정을 취소하기위해 고향 탈환을 함께 결의하고 머리를 맞댔던 수많은 동족들을 져버릴 순 없었습니다.

 제라툴도 아르타니스의 말을 듣는 순간 고개를 살짝 떨굽니다. 그는 현명한 프로토스인 만큼, 지금 아르타니스의 반응 또한 익히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아르타니스는 중요한 메시지를 가지고 온 제라툴을 뒤로하고 전군에게 출정 명령을 내립니다.

 그와 동시에 모선에서 출정 준비를 하고 있는 기사단들 사이로 거대한 빛이 뿜어져 나옵니다.

 그리고 수 많은 기사단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소환을 시작합니다.

 수많은 동족들의 무덤이자, 절대로 잊을 수 없어 수백만 번 탈환을 결의했던 그 장소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고향, 아이어를 되찾기 위해.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