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장이라고는 가끔 포화만 즐기는 초식유접니다. 

사제죠.

제가 이번 밸패에서 정화 5초 쿨로 늘어날 예정이라는 걸 알자마자 떠올린 건 발상 1넴과 막보였습니다. 아 네, 저는 이미 정화에 쿨감 문장 찍고 쌍속격을 박은 채 쓰고 있기에 1.7초 짜리가 3.4초가 된다면 저에겐 1초 증가가 아니라 2배 증가라서, 바로 힘들어지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도대체 도합 1초 증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뇌가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화 쿨감 찍고 쓰던 사제한테는 단순히 1초 증가가 아니라 2배 증가인데요. 왜 문장 비활성화 상태를 문장찍은 상태와 비교하는 거죠?)


헌데 정령도 아니고 사제가 발상 따위가 어렵다고 징징대는 거 보니 컨 수준이 어쩌고 저쩌고.. 쉽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 오시는 인벤 분들은 다들 어느 정도 컨이 되고 숙달된 사람들이죠. 하지만 공팟으로(지인 한 둘 끼더라도 대부분 사람을 모집해서 갔습니다) 발상 100회 찍은 제가 감히 말하건데, 공팟에서는 사제조차 힘들게 하는 파티원 많습니다. 

1넴 정화패턴 때 제 뒤로 텔포하는 법사님, 저 멀리 락온도 되지 않는 곳에서 근폭을 빼는 무사님, 아예 근폭을 뺄 생각을 않는 탱님, 그 와중에 미친 것처럼 저주 난사하는 용. 

2넴 바닥 수시로 밟는 딜러님, 벼락 패턴 때 잘 피하겠다고 미리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딜러님, 벼락 정화 하자마자 이동하다가 바닥 밟는 누군가. 

3넴 봉인된 힘 발동했을 때 멀리 서서 꿈쩍도 하지 않는 딜러님, 마침 쫄이 생겨서 멀리 도망갔다가 급하게 달려오고 있는 탱님. 

염상 1넴도 빼놓을 수 없겠죠. 출혈 걸리면 피가 줄줄새는데 힐러는 어딨는지 모르겠고 그냥 가만 서 있으면 사제가 정화 줄거라고 믿고 꿈쩍도 하지 않는 딜러님들. 그리고 수시로 출혈에 걸리는 탱과 옆구리에서 딜하며 같이 출혈 걸리는 딜러님들. 공팟에선 흔한 분들입니다.

가끔 회당에 매칭을 갑니다. 아직도 초기화 주문서가 남아서요. 1넴에선 가시가 나올 때마다 딜러들 여기저기에서 피가 보라색인데다 줄줄새고 막보에선 출혈 패턴 때 정화를 연타로 두 번 세 번 해야 합니다. 매칭 아니어도 이런 팟 은근히 많기도 하고요.

정화 쿨감 문장 찍고 쌍속격에 2재감 다 했지만 정화 쿨이 모자라다 싶게 날려야 한다는 거 아실 거에요. 

사제 앞에 안 온게 잘못이다, 안 되는 사람은 그냥 버려라... 그리고 그렇게 버려서 돌아오는 건 비아냥과 욕이죠.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거든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살려주고 싶은 게 힐러의 마음이기도 하고요. 

정령도 힘들다고요? 힘들겠죠. 두 배로 힘들겠죠. 그러니까 인던 정령을 상향하라고요. 근데 왜 거기에 사제 너프가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지는 이해 못하겠습니다. 상대적박탈감이 사제 하향의 원인이라니, 이 얼마나 웃긴 말입니까. 납득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반발이 일어나는 건 당연하다고 봐요.

피빕 사제님들 정화를 이용해서 다운 경직 버티는 거, 압니다. 5초로 늘어나는 건 피빕 유저에겐 인던 유저보다 더 큰 타격이라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저는 인던 유저기 떄문에 인던을 예로 들었을 뿐인데 제 손가락이 ㅄ이라느니 이런 말을 듣네요.

하향이 싫다고 말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까? 지금 인던에서 아주 죽을 똥을 싸진 않으니까 싫어도 그냥 참아야 돼요? 안 참으면 내 손가락이 ㅄ이라는 뜻입니까? 아무튼 저는 내내 주절거릴 겁니다. 피빕 영향력이 워낙 지대한 사안일 뿐이지 인던에 전혀 영향이 안 가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인던에서 사제가 외면당할 일은 없을 것'

이라고 말하시는 분들... 사제 정화 쿨이 길어지면서 인던에서 정화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그런 패턴 위주로 나오게 될 거라는 게 지금 예상이 되는데... 그건 정령에게도 마찬가지로 정령 정화만으로도 할만한 인던이라는 소리고, 그때가 바로 힘법/광기 중복 적용으로 인던사제가 사레기가 되는 때입니다. 버프셔틀이 되는 때죠. 

힘법/광기 중복 적용은 미친 짓이에요.



그리고 저 밸패가 적용되는 순간, 각인서 종류 중 여신의 권능은 버려질 겁니다.